- 동건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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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5.5.
어설픈 엄마 vs 능구렁이 여섯살
"내가 할께, 내가 하고 싶단 말야!"
6살짜리 큰 아이는 현관문 자동키 번호를 자신이 누르겠다고 난리였다.
걱정과 근심이 별나게 많은 나는, 문열기에 한두번 습관을 들인 아이가 다른 사람들 있는데서 비밀번호를 누르지나 않을까 싶어서 사실 매우 꺼리는 일인데 말이다. 그래서 처음에는 한 두번 시켜주다가 아이를 설득해 이건 어른이 해야할 일이라고 가르치고 싶었다. 쉽고도 명쾌한 설명이 필요했다.
"지은아, 너 아까 동화책 읽었지? 늑대랑 양 나오는 거 말야. 거기서 늑대가 아기양한테 엄마인척 하고 집에 들어와서 다 잡아먹었잖아. 엄마도 걱정이 되서 그래. 늑대가 저기 구석에서 보고 있다가 지은이가 누르는 번호보고 '아, 저 집 번호가 저거였구나'하고 알아버리면 어떻게 해?. 그리곤 집에 들어오면 어떻게 해? 그니까 키가 큰 엄마가 빨리 번호누르고 들어가야 해. 알았지?"
아이는 눈을 떼굴떼굴 굴리며 정말 그런가?..하는 눈치였다.
아...아니..그렇게 이해한 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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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설픈 엄마 vs 능구렁이 여섯살
"내가 할께, 내가 하고 싶단 말야!"
6살짜리 큰 아이는 현관문 자동키 번호를 자신이 누르겠다고 난리였다.
걱정과 근심이 별나게 많은 나는, 문열기에 한두번 습관을 들인 아이가 다른 사람들 있는데서 비밀번호를 누르지나 않을까 싶어서 사실 매우 꺼리는 일인데 말이다. 그래서 처음에는 한 두번 시켜주다가 아이를 설득해 이건 어른이 해야할 일이라고 가르치고 싶었다. 쉽고도 명쾌한 설명이 필요했다.
"지은아, 너 아까 동화책 읽었지? 늑대랑 양 나오는 거 말야. 거기서 늑대가 아기양한테 엄마인척 하고 집에 들어와서 다 잡아먹었잖아. 엄마도 걱정이 되서 그래. 늑대가 저기 구석에서 보고 있다가 지은이가 누르는 번호보고 '아, 저 집 번호가 저거였구나'하고 알아버리면 어떻게 해?. 그리곤 집에 들어오면 어떻게 해? 그니까 키가 큰 엄마가 빨리 번호누르고 들어가야 해. 알았지?"
아이는 눈을 떼굴떼굴 굴리며 정말 그런가?..하는 눈치였다.
아...아니..그렇게 이해한 줄 알았다.
오늘 낮 또 다시 제가 문을 열겠다고 졸라대는 아이에게 자신있게 말했다.
"늑대가 나온다니까!"
어이가 없고 답답하다는 어투가 생생하게 느껴지는 아이의 답변이 돌아왔다.
"어유, 도대체 늑대가 어디있다고 그래? 말이 되는 소리를 해야지. 이런 데 늑대가 어떻게 살아!"
"어? 어!.......( 알고 있었냐?.. 쩝....뭐.... 근데 왜 속는 척했냐...무안하게...흐...)"
나는 저 능구렁이 같은 녀석에게 오늘도 또 K.0.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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