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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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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3월 13일 23시 32분 등록

4주차 - 신이란 무엇인가

 

신이라는 존재에 대해서 관심을 갖기 시작한 때가 언제였던가?

초등학교 4학년. 같은 반 단짝 친구의 아버지가 우리동네에서 가장 큰 교회의 목사님이셨는데 나는 매일 아침 그 친구의 집에 들러서 그 친구 부모님과 인사를 나누고 학교에 갔었다. 매일 갈 때마다 든 생각은 우리 집과 너무 다르다는 것이었다. 뭔가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공기속에 서로 포옹하면서 사랑한다는 말을 너무 자연스럽게 나누는 장면이 낯설기도 하면서 많이 부럽기도 했던 것 같다. 그 친구의 전도로 나도 교회에 다니기 시작했지만 오히려 교회 안에서는 그 친구의 집에서 느꼈던 것 같은 분위기를 느낄 수 없었고 매번 내야하는 헌금이 부담스럽기도 하여 얼마 못가 그만 두었다.

 

그 후 나는 수녀회에서 운영하는 중, 고등학교와 기독교 재단의 대학교를 다니면서 신이라는 존재에 관심을 가지기 쉬운 환경 속에 있었지만 결정적인 순간에 매번 내가 과연 신을 믿고 있는가?’라는 자문과 함께 몰려드는 두려움(믿지 못하면서 믿는 척하는 나를 보고 계실 것만 같은) 때문에 신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지 못하고 뒷걸음질 쳤던 것 같다.

그 뒤로 대학원이나 스터디 모임 등에서 내가 만나는 사람들 중에도 꼭 나에게 자신의 시간을 내어 따로 성경공부를 함께 해주거나 책을 선물로 주거나 자신의 종교적 체험을 공유해주는 사람들이 나타나서 내가 신에게 가까이 갈 수 있도록 지원해주곤 했다.

그 종교적 체험이라는 것은 정말 놀라운 것이어서 허무주의와 삐딱함이 주된 정서였던 사람이 갑자기 모든 것에 감사하며 자신을 내려놓기도 하고, 자살 충동이 끊이지 않고 고통 속에 있던 사람이 생의 에너지를 다시 회복하여 의욕적으로 사람들과 소통하고 삶의 즐거움을 찾아 가게 만들기도 했다. 그런 것들을 지켜보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나에게도 신에 대한 호감과 관심, 그리고 어느 정도의 존재에 대한 믿음이 생겼으나 뭔지 모르게 나를 적극적으로 행동하게 만들지 않는 무언가가 있었던 것 같은데 김용규의 서양문명을 읽는 코드 신을 읽으면서 그간의 의문들이 많이 해소된 것 같다. 그리고 내가 가지고 있던 신에 대한 잘못된 오해들이 씻겨나가면서 존재로서, 창조주로서, 인격이자 유일자로서의 신을 받아들이게 되었다.

 

신이란 무엇인가? 신이란 존재자체, 선자체, 아름다움자체로서 인간의 삶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고 항상 함께 있던 바람같은, 공기같은 존재이다. 그래서 그 존재를 의식하고 가까워지고자 노력할 때 인간의 삶도 선과 아름다움을 닮아갈 수 있다. 그리고 유일한 존재이지만 배타적이기보다는 포용적이고 사랑을 베푼다.

 

나에게 신이란 내 삶의 순간순간에 항상 함께하던 든든한 그 누군가라고 느껴진다. 그 당시에 나는 알지 못했으나 지금 돌아봤을 때 함께 있었구나 하고 깨닫게 되는.... 그런 존재이다.

앞으로는 좀 더 가까이 만나고 싶고 나아가서는 나를 내려놓고 전적으로 의지하고 믿을 수 있는 그런 분이시기를 기대한다.

IP *.224.4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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