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커뮤니티

살다

여러분이

  • 박주선
  • 조회 수 2774
  • 댓글 수 2
  • 추천 수 0
2011년 3월 14일 12시 03분 등록
PL04b.jpg
William BLAKE; 'Paradise Lost'

바흐 인간의 기쁨이신 예수 http://www.youtube.com/watch?v=FwWL8Y-qsJg
(이 음악을 듣고 있으면 정말 신의 존재가 느껴지고는 한다)

신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해서 대답하기 위해서는 다시 나란 누구인가로 돌아가야 한다
그래서 예전의 내가 생각했던 신에 대한 이야기를 조금 해볼까 한다.
장자는 도가도비상도라 얘기하면 이 우주의 질서에 대해서 은유적 함구를 하였고
불교에서도 색즉시공 공즉시색을 이야기하면서 이 우주적 진리를 표상화하길 조심스러워한다.
 언제나 우주적 신비와 이 천체의 질서는 신비롭고 또 누구도 보지 못한 신의 존재는 더더욱 신비스러울 수 밖에 없는게 당연한 것 같다. 그런데 유일하게 기독교에서의 신만이 나에게 늘 명확하고 직접적으로 다가왔던 것 같다.
어떻게 기독교인들은 그토록 신의 존재를 혹은 모습을 확신하는 것일까
신은 말 그대로 선택적으로 누군가에게 다가가 그 모습을 드러내는 것일까라는 생각을 해보기도 하였다
기독교를 접해 본 것은 유치원 다닐 때에 그리고 초등학교에 올라가서 담임선생님으로부터 전해들은 정도였다.
사실 어렸을 적부터 난 매우 종교적인 사람이지 않았나 싶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물고기자리가 기독교를 상징한다는 것을 알았다. 어떻게든 그 종교성에 연결고리가 있다는 것으로 신기하게 생각했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내 주변에서 보았던 기독교의 모습이 신의 전부라고 생각할 수는 없었다. 너무나 폐쇄적이고 배타적이고 그들밖에는 모르는 그런 모습에서 신이 존재하신다면 그런 모습은 아닐거라고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

모든 종교에서 사랑과 자비를 이야기하고 빅뱅처럼 어느 순간 이 우주가 생성되었다면 그 또한 사랑의 힘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종교에서 피 냄새가 나고(대부분 역사속 전쟁은 종교로 인한 싸움이 아니던가) 기독교에서 이기적인 모습을 보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마음이 많이 아팠다. 신이 계시다면 지금의 아프리카의 식량부족과 그 수 많은 종교 전쟁 그리고 인간이 저지르지 말았어야 하는 수많은 살상은 어떻게 설명이 될 수 있을 것인지 말이다. 그래서 가는 길은 다르지만 (종교) 결국 이르러야 하는 곳에는 신이 계시겠거니 (혹은 우주적 질서 혹은 도)라고 생각을 했었던 것 같다. 어쩌면 기독교인의 입장에서는 이러한 비기독교인의 신에 대한 담론은 제대로된 믿음이 아니라고 할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난 불교에서 얘기하는 본래면목이 결국 신의 모습과 닮아 있는 것같고 그리하여 다시금 우리가 있는 그대로 이 모든 것을 보게 될 때에 (자기 자신의 틀에 갇히지 않고) 비로소 신을 영접할 수 있는게 아닌가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 책을 통해서 저자의 신에 대한 사랑이 너무나 크게 느껴졌고, 나는 얼마나 그렇게 가까워지려고나 해보았던가 싶었다. 처음 설악산 봉정암에 올라서 1080배를 했을 때에 하염없이 나오던 눈물은 대체 무엇일까 그 마음으로 돌아가야 하는건가 싶은 생각이 든다. 아무런 이유도 없다 슬프지도 않았다 그저 절을 하는 내내 나도 모르게 계속해서 눈물이 흘렀다. 언제나 기독교에서는 실낙원의 죄인 원죄를 물으며 인간을 구속하고 속박했으나 이 책에서는 그러한 원죄로서의 인간과 신이 아닌 소통과 존재로서의 신을 만날 수 있게 해주어서 기쁜 마음이 들었던 것 같다. 불교에서도 이것이 있음으로 저것이 있다고 이야기 한다. 더 이상 아무것도 인연이 얽히지 않으면 비로소 그 윤회의 속박에서 풀려난다는 것이다. 기독교에서도 선악과를 따 먹는 그 시점에서부터 파라다이스와는 결별하게 된다. 결국 신과의 괴리는 인간의 업에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곳에 존재하는 나는 어떠한 연유로 이곳에 있는가라는 생각이 든다. 신의 사랑으로 이곳에 존재하고 그 원초적 원죄나 업으로까지 올라가지 않는다고해도 그저 그렇게라고만은 설명이 될 수 없다. 모든 생명체에는 생명이 깃들고 그 영혼에 신의 숨결이 함께한다는 것은 참 아름다운 은유이자 믿음인 것 같다. 처음도 알 수 없고 끝도 알 수 없는 이 변화무쌍항 세계 속에서 신의 존재가 주는 평온함은 종교를 떠나서 무한한 것 같다.

결국은 그 연결고리를 따라가서 그 처음과 끝을 이어내는 것이 삶인 것 같고, 다시금 나도 모르는 어떤 힘이 아마도 이 생명의 원리이자 신의 손길이 아닌가 생각을 해보게 된다. 신을 찬양하는 수많은 예술작품을 볼 때 신을 느끼는 것이 아니라 결국은 자신의 마음의 평화가 이루어질 때에 그 갈등 속에서 해방될 때에 비로소 신을 만나게 되는 것 같다. 달을 가리키면 달을 보아야지 손가락을 보면 되는가라는 불가의 말이 생각난다. 용어의 틀에 얽매이지 말고 그것을 넘어서 신을 만날 수 있다면 좋겠다. 편협하고 옹졸한 종교속의 신이 아니라 만물의 근원이자 사랑인 모습으로서의 신을 우리는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매함과 자신의 편협함에 가려서 멀어진 지금의 모습이 안타깝다. 그래서 어느 종교에 귀의하던 착하게 살라고 하시나 보다. 착하게 사는 것이 신에게로 가는 아주 작은 실천의 첫 걸음일테니까. 문득 아프리카에서 평생을 봉사하시다가 떠나신 이태석 신부님을 비록 자신안에 신을 받아들여 평생을 그 손길로 살아간 수많은 성자들의 모습이 스쳐간다. 신이란 결국 내가 나이게 하는 바로 그것 내가 나에게서 벗어날 수 있게하는 바로 그것이 아닐까. 어떠한 집착도 넘어선 그 접점에서 날 기다리고 있을 깨달음의 경지 신과의 만남. 결국 절실함이 신을 만나게 하는 것 같다. 독화살의 비유가 생각이 난다. 이 화살이 어디서 날아온 것인지 어떤 재질로 되어 있는 것인지를 생각하자고 독이 번지기를 기다릴 것인가 지금 이순간 내가 얼마나 절실한가. 그에 따라서 신과의 만남이 더 빠르게 오지 않을까. 나의 절실함에 응답이 올 때까지 아마도 두드리겠지. 갈길이 멀구나.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우겠지. 신은 창이 아니라 하늘에 있으니 창문을 열고 바람을 맞으리. 어디에도 없으나 어디에나 있는 신을 맞으러간다. 

Pour voir le monde dans un grain de sable

et le paradis dans une fleur sauvage,

saisis l'infini dans la paume de ta main

et l'eternite dans l'heure qui passe.

 

William Blake

 

한알의 모래속에서 세계를 보고

한송이 들꽃속에서 천국을 본다

손바닥안에 무한을 거머쥐고

순간속에서, 영원을 붙잡는다

 

윌리엄 블레이크 



IP *.45.10.22

프로필 이미지
2011.03.14 13:33:11 *.124.233.1
누나! 지난 4주간의 즐겁기도 하고 고되기도 했던 레이스 완주를 진심으로 축하드려요!
역시 누나의 글과 세계는 입체적으로 다가와요. 그림과 음악과 시, 이 모 든것이 하나로 어우러져
아름다운 기운을 뿜어내는 것 같아요.
함께 오래 좋은 인연 이어지길 바랄께요!
고생 많으셨어요 누나! ^^
프로필 이미지
범해
2011.03.14 23:39:38 *.113.134.117
사샤, 애 많이 썼어요.
좋은 소식이 있길 바랍니다.

우선 1차 레이스 끝났으니 .....보들레르의 시  "여행"을 읽어줘요. ㅎㅎ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

VR Left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399 [0023]소박한 바람 [2] 햇빛처럼 2011.04.04 2765
3398 [0022] 사랑한다는 이유로 햇빛처럼 2011.04.02 3169
3397 [먼별 3-36] <독일영화: 클라라> 슈만의아내, 브람스의연인 그러나 클라라.. 수희향 2011.03.30 5892
3396 [021]봄이오면 - 박태문 [2] 햇빛처럼 2011.03.30 3153
3395 푸념 푸념 열매 정지은 2011.03.28 2736
3394 [예비 7기 연구원] 면접여행을 다녀와서.. file [6] 김경인 2011.03.28 3773
3393 꽃은 달려가지 않는다/ 박노해 써니 2011.03.28 3469
3392 첫마음의 길/ 박노해 써니 2011.03.25 4044
3391 바닥에 있을 때/박노해 [2] 써니 2011.03.24 2794
3390 [예비 7기 연구원] 그날, 김용규 선생님과의 만남 file [17] 김경인 2011.03.23 3118
3389 [먼별3-34] <조쉬 하트넷의 "모짜르트와 고래"> 모짜르트와 고래는 어떤 연관이 있을까.. [2] 수희향 2011.03.23 3319
3388 열필로 生을 쓴다/박노해 [2] 써니 2011.03.23 2502
3387 갈라진 심장/ 박노해 [1] 써니 2011.03.22 3106
3386 오늘은 한 권도 팔지 못 했다 [6] 김신웅 2011.03.21 2421
3385 진실/ 박노해 - 변경 연구원 3차 면접을 준비하는 벗들에게 [11] 써니 2011.03.17 3258
3384 이별 - 원태연 [1] 햇빛처럼 2011.03.16 2484
3383 [먼별3-31] <소피 마르소의 피델리티> 결혼의 뿌리란 과연 무엇일까.. 수희향 2011.03.16 4047
» [7기 연구원지원] 신이란 무엇인가 file [2] [3] 박주선 2011.03.14 2774
3381 [예비7기] 4주차_신이란 무엇인가 김서영 2011.03.14 2114
3380 [7기]신이란 무엇인가? 이루미 2011.03.14 48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