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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7월 15일 07시 34분 등록


날씨가 청명하고 맑아 책을 읽기 좋습니다. 다시 다산을 읽었습니다. 자세하고 세심한 분입니다. 최근에 미국의 학자 셋이서 좋은 직업인의 조건으로 ‘유능함과 윤리성’을 지적했었는데 이미 다산 선생은 인재의 두 가지 특성을 아들들에게 일러 간곡히 충고하고 있었습니다. 다음은 둘째아들 학유에게 보내는 편지입니다.

“ 네가 닭을 기른다는 말을 들었는데 참 좋은 일이다...농서를 잘 읽어 그 좋은 방법을 실험해 보도록 하여라. 색깔과 종류로 분류해 보기도 하고 홰를 다르게 만들어 사육관리를 남다르게하고 다른 집 닭보다 더 살찌고 더 번식하도록 해라. 간혹 시를 지어 닭의 정경을 읊어 사물로써 사물을 볼 수 있는 것, 이것이 선비의 양계하는 법이다. 만약 이익만 보고 의리를 알지 못하며, 기를 줄만 알고 취미를 알지 못하여 부지런히 힘써 골몰하면서 이웃에서 채소를 기르는 사람들과 아침저녁으로 다투기만 하면 이는 졸렬한 자의 양계법이다. 이미 양계를 시작하였다하니 여러 학자들의 서적에서 양계에 대한 이론을 뽑아 계경(鷄經)을 만들어 육우의 다경(茶經)과 유득공의 연경(煙經)과 같이 한다면 이 또한 좋은 일이다. 세속의 일에서 맑은 운치를 간직하는 것은 항상 이런 방법으로 예를 삼도록 하여라. ”

이 글을 읽고 하루 종일 기분이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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