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커뮤니티

자유

주제와

  • idgie
  • 조회 수 1734
  • 댓글 수 5
  • 추천 수 0
2005년 3월 23일 00시 19분 등록

여섯시 성당 종소리는 벌써 흩어진지 한시간이나 지났지만,
아직 새벽비로 적신 해가 남아 있다. 어서 걷자.

나만의 라팽 아질, 그 길로 어서 접어들자.
살아남은 도시의 작은 숲이 어둑히 서 있는 그 곳에.

이제는 정겨운 이름의 인왕도 검은 잠옷을 꺼내고 있다.

수 많은 낱장의 일기를 떨구고 새 일기를 쓰기 시작한
나무가지 너머로 달무리가 퍼지는 구나.

저기 양지바른 곳 뽕나무옆에 들어앉은 친구 소나무들아,
겨울동안 잘 지냈니?

지난 여름 놀랍도록 자라나 나를 놀래킨 친구들아,
달빛만으로 걷기 힘든 이 행인을 위해 이 가로등들을 심은 이들을
너희는 알고 있겠지.

이 숲의 좁은 공간도 놀랍도록 활용한 친구들아
지나버린 유행처럼 내 무기력의 옷,
지난 가을 낙엽 아래 삵고 있는 것도
너희는 알고 있지.

반가와, 이젠 자주 볼 수 있을껄, 봄이쟎아.

도시의 가로등에도 두 눈 꼭 감고 잘자렴.

나처럼 낮에 졸지 말고.
IP *.42.252.158

프로필 이미지
김달국
2005.03.23 08:51:12 *.150.69.222
봄비를 머금은 꽃들이 더욱 아름다운 계절입니다. 꽃의 화원을 걷는듯한 아름다운 詩語입니다. 시인과 같이 하면 시인이 된다는데 나도 조만간 시인이 될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프로필 이미지
박노진
2005.03.23 13:21:46 *.247.50.145
idgie님! 글이 생활입니다 그려. 근데 어케 알았죠? 제가 낮에 졸았다는걸.
프로필 이미지
idgie
2005.03.23 23:37:40 *.42.252.158
:-) 호호홍 글쎄요.
프로필 이미지
idgie
2005.04.16 00:03:55 *.42.252.177
그 길에서 깊은 밤보다 더 달콤한 쉼을 누린다.
프로필 이미지
idgie
2006.05.19 17:55:46 *.72.66.253
이제 나는 그 길을 ruach와 함께 걷는다. 루아가 후웃 입김을 더해준다. 신선하게 배달된 새아침의 교향시를 듣는다.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

VR Left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568 꿈벗 봄소풍은 언제하려나 [28] [15] 운제김달국 2010.04.07 113911
3567 엑스터시 가설 바람95 2016.08.19 43923
3566 구본형 MBC TV 특강 - 11월 26일 수요일 1:35분 [6] 부지깽이 2008.11.24 36344
3565 Love Virus 그림엽서 신청하세요 file [1] 타오 한정화 2014.10.31 28917
3564 자연을 그.리.다. 생태드로잉 수업합니다! file 미나 2014.09.10 25729
3563 파일첨부 안되는 경우 참고하세요 file [20] [10] 관리자 2008.12.30 22911
3562 <내 인생의 첫 책쓰기>프로그램에 참여할 22기를 모집합니다 오병곤 2022.06.21 21516
3561 한쪽 방향으로만 도는 기어 file [1] [29] 한정화 2009.11.29 20868
3560 -->[re]사이트 개편에 적응이 안되네요^^ [1] 운영자 2003.01.22 20868
3559 연구원/꿈벗 리프레쉬 강좌 참여자 모집 [4] 부지깽이 2012.10.31 16101
3558 이직 이야기 3- 이직 후 적응이 어려운 다섯가지 이유 [2] [1] 교산 2009.02.12 15608
3557 MBC 다큐멘터리 가장슬픈 이야기 풀빵엄마... 강호동 2010.01.06 14877
3556 책을 읽다 보니, [1] 구본형 2003.02.05 14272
3555 -->[re]사이상에서의 명칭(인격) 대해 [6] 테리우스 2003.01.26 14271
3554 꽃동네에서 꽃은 떨어졌다 [2] [1] 꽃동네후원자 2003.01.29 13727
3553 <삼성레포츠센터> 글쓰기입문강좌 4주 [1] 한 명석 2014.12.11 13495
3552 사이상에서의 명칭(인격) 대해 오태진 2003.01.26 13028
3551 자연의 마음으로 구본형 2003.02.03 12897
3550 책을 다시 읽으며........ [3] 이운섭 2003.01.28 12700
3549 퇴사후 어떻게 먹고살까? [8] 맑은 2012.01.21 124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