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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1월 3일 10시 55분 등록

“주4일 근무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렇게 질문하면 봉급쟁이들은 눈이 휘둥그레 질 것이고, 경영자 분들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을지도 모르겠다. 주5일 근무제를 놓고 온통 시끌벅적인데, 웬 뚱딴지같은 소리냐고 항의하는 분들도 적지 않을 줄 안다.

그런데 이 아이디어는 필자의 독창적 아이디어가 아니고, 이미 오래전에 -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1960년도 신문기사에 실렸던 것이라는 말을 라디오에서 듣고 꺼내 보는 것이다. 라디오 DJ의 말대로 하자면 그 기사는 미래를 예측해 보는 내용이었는데, “이처럼 과학이 눈부시게 발전한다면 40년이 지난 21세기에는 봉급쟁이들이 일주일에 4일만 일하고 3일을 노는 세상이 올 것 같다.”라고 주장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미 40년은 흘러갔고, 21세기가 시작되고서도 이미 3년이란 시간이 더 흘러갔지만 아쉽게도 그 꿈같은 예측은 아직 성취되지 않았다. 하긴 적어도 주5일 근무제가 우리 기업체들에게도 확산되는 것을 봐서는 조금씩 그 꿈에 다가서고 있는 듯도 하다. 하지만 현실을 냉철하게 들여다보면 적어도 우리나라의 경우, 아직은 주5일은 고사하고, 정시에 퇴근하고, 주말에 꼬빡꼬빡 쉴 수 있는 환경에서 일하는 근로자들이 아직 그렇게 흔하지 않다. 여전히 우리는 몸으로 때우는 것으로 생산성의 취약점을 보완하는 후진적 상황에 머물러 있다 할 것이다.

그런데 라디오에서 60년도 신문기사를 소개했던 그 DJ는 그 이야기를 다음과 같이 마무리 했었다. “우리가 아주 포기하지는 맙시다. 다시 40년 정도를 더 기다린다면 4일만 일하고 3일을 쉴 수 있는 그런 날이 올 것 같지 않습니까?” 사실 그렇다. 컴퓨터가 발명되고 온갖 첨단 기술들이 눈부시게 쏟아져 나오고 있는 세상에 우리가 살고 있지 않은가? 도대체 그 기술들은 무슨 목적으로 발명되고 제작되어 쏟아져 나오는가 말이다. 결국 인간의 삶의 질을 더 높여주기 위한 것이 아닌가? 주객이 전도되어선 결코 안 될 것이다.

그렇다면, 왜 현실은 더 악화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일까? 생존 경쟁은 더욱 격화되고, 우리네 삶은 더욱 치열해지며 각박해 지는 것만 같다. 이제 우리는 정신없는 달음질로부터 잠시 멈추어 서서 본질에 대한 사색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 왜 기술은 우리의 삶의 질을 더욱 악화시키는 것 같은가? 왜 주객이 전도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으며, 왜 주4일 근무제는 고사하고 주5일 근무제조차도 현실화되지 못하고 있는 것일까?

오늘은 이에 대한 처방전을 모색해 보기로 하자.
우선 무엇보다 먼저 우리 모두의 - 경영자나 근로자나 모두 - 패러다임을 바꾸는 것이 시급하다. 과거 그저 열심히 일하는 근로자들이 칭찬받던 패러다임은 이제 변화해야 하는 시점에 와 있음을 주장하는 것이다. 이제는 스마트하게 일하는 프로들이 필요한 때이다. 즉, 우리 모두는 이제 적은 노력으로 최대한의 결과를 가져올 줄 알고 결국 일과 여가의 균형을 지킬 줄 아는 지식근로자들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이런 이들을 우리는 화이트 칼라도 아니고 블루 칼라도 아닌 골드칼라라고 부른다는 것은 이미 밝힌 바 있다. 상사의 눈치를 보며 저녁 늦게까지 자리를 지키는 직원들을 칭찬할 것이 아니라, 제 시간에 자신이 맡은 업무를 깔끔하게 처리하고 정시에 퇴근할 줄 아는 직원들을 오히려 칭찬하는 그런 문화가 우리 기업과 직장 내에 정착되기를 간절히 희망한다.

두 번째로는 생산성에 관한 언급을 해야 할 것이다. 만일 충분한 생산성 향상을 보여주지 못하면서 무조건 주5일 근무니 주4일 근무니 주장만 한다면 이 또한 설득력이 없다. 우리나라 근로자들의 생산성이 아직도 선진국 수준에 못 미치고 있음에 대한 객관적 자료들은 얼마든지 있다. (올해 초 한국생산성본부의 조사에 의하면 OECD 30개국 중 우리나라는 23위로 조사되었다. 자세한 기사내용은 아래 인터넷 페이지를 참조 바람. http://www.chosun.com/w21data/html/news/200301/200301020371.html)

어떻게 하면 생산성을 더욱 향상할 수 있을까? 사실 이 질문은 골드칼라들이 해야 할 아주 원초적인 질문이다. 적은 자원과 노력을 투자하여 최대의 결과를 얻고자 하는 것 - 이것은 경제란 용어의 정의이자 동시에 우리가 끊임없이 추구해야 하는 중요한 기본 목표이어야 한다. 어찌 보면 인류는 이 질문을 토대로 문명을 발전시켜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필자가 지금까지와 그리고 앞으로 계속해서 소개하고자 하는 21세기 ‘연금술’이란 다름 아닌 바로 이러한 생산성 향상에 관한 것이다. 납덩어리를 금덩어리로 바꿀 수만 있다면 이보다 더 큰 생산성이 어디 있겠는가? 우리는 상징적인 의미에서 이러한 연금술을 연마하여야 한다고 보는 것이다. 예컨대, ‘왜라고 질문하자’라는 제목의 글이나 ‘인재를 중요시 여기라’, ‘행운을 믿어라’ 등 모두가 당신의 생산성 향상을 위한 지침들이라고 보아 틀림이 없을 것이다.

필자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이러한 연금술들을 소개할 것이다. 시간관리 기술을 통해서, 미래를 예측하는 통찰력을 통해서, 의사소통의 기술을 통해서, 팀워크의 상승효과를 통해서, 그리고 좋은 리더십 계발을 통해서 대한민국의 모든 개인과 조직이 생산성 향상을 이룰 수 있도록, 그래서 궁극적으로 주4일 근무제가 실현되는 날까지 연금술의 연마는 계속되어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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