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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2월 12일 09시 55분 등록


자다 깼는데 느닷없이 아내와 처음 만났을 때의 장면이 생각났습니다. 그녀는 우연히 날 찾아 왔고, 우연은 이내 운명이 되었습니다. 둘의 운명이 얽히고 설킨 길을 웃고 싸우고 또한 즐기며 걸어왔습니다.

부부는 자다가 이불 속에서 방귀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거리에 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정떨어져 그 소리를 못 견디고, 어떤 사람들은 발끝으로 슬그머니 이불을 조금 들춰줍니다. 중간에 헤어지는 사람들과 죽을 때까지 같이 가는 사람들의 차이는 겨우 이런 것들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주 참담한 불균형이 아니라면, 부조화는 우리로 하여금 안팎으로 대화가 진행되도록 도와주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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