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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11월 19일 23시 36분 등록





수확


- 김인영


이 가을엔
아무말 말고
잎을 떨구고

이 가을은
미련없이
가지만 남겨두자

지난 여름
그 무덥고 지루하던 나날을
어떻게 보냈으며

지난 여름
그 뜨겁고 답답했던 가슴을
어떻게 식혔는지

이 가을엔
아무 말 말고
그냥 보내자

지는 잎들은
저마다 지는 까닭으로 지듯이
남은 가지는
또 얼마나 남은 까닭으로
남을까

져버린 잎들은
묻혀가지만

새잎이 돋고 질 때까지
남은 가지는
남아있는 까닭을
얼마나 아끼며 기다려야 하는가

가슴이 아직도
뜨거운 이를 위하여
여름은 저토록 여물게 영글고

가슴이 벌써
차가운 이를 위하여
가을은 저토록 거두지 않았는가

발 아래 밟힌 가을로 하여
마음은 얼마나 노랗게 물드는가

하늘과 땅에 물든
마음이 있어
大地는 얼마나 오래 사귄
벗인가


---下略---





< White as lilies - Andreas Scholl >

IP *.241.103.1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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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형
2004.11.20 05:44:56 *.229.146.16
저렇게 속엣 것이 넘쳐나 다 쏟아내 볼 수 있다면... 해마다 나무 처럼 죽고 다시 시작하고 또 다 쏟아 내고 죽고, 다시 시작하여 새로 모든 것을 만들어 갈 수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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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
2004.11.20 07:35:16 *.91.167.219
상실의 신비를 공감합니다. 가을은 변화와 새로움을 준비하는 계절이겠지요. 세상 잡것을 초월하여 홀로추구하는 비상의 몸부림을 보며 침묵할수밖에 있겠는지요.상실할수록 더욱 충만해져가는 사유, 그 신비로운 공간을 향하여 포효 할수있는 그대는 아름다운 자유인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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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2004.11.20 09:30:37 *.61.127.74
노란 은행잎이 참 예쁘고 모두가 황금으로 보여요.은행을 털었다는 말에 놀란 가슴을 가지고 웃음지었던 일이 생각나는 군요. 자연을 닮아살아가는 epiphany님 늘 행복하세요. 오늘난 은행나무를 닮고싶습니다. (음이 안들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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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2004.11.20 11:22:58 *.160.71.185
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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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phany
2004.11.25 14:25:53 *.237.201.245
소장님/그러면 참 좋겠지요..^^ 문정/공감과 격려에 감사드립니다. 은행/님도 늘 행복하세요.^^* (음 문제는 영문을 모른다는..- -;) 나무/^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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