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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9월 9일 09시 46분 등록
북악에 기대어

지는 것도 잊은 채

쉬어 걸터앉은

연한 해가

나를 사로잡는다.

어찌 저리도 평화로운가

구름일어 흩으면 흩으는대로

아침, 그 직선의 화려함이

저녁 곡선을 이루며

끝없는 잔상이

내 지친눈에

고요로 흔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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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갈 짐을 정리하려고 메모들을 정리하다가
서서 쓴 꾸불거리는 글씨를
발견했어요.

성곽을 따라 걸으려던 계획은 비를 맞았지만,
출퇴근길을 따라 가쁜 숨을 쉬며
마음을 새로이 했던
그 길만 생각해도 힘이 납니다.

오리나무들 아래서 본 햇살과
여전히 왕성하게 자라는 소나무와
새로 심긴 아기 소나무들
드문드문 구상나무
아래 아침이면 색색의 나팔꽃들이
머리장식이라도 하는 걸까
까실한 가지를 타고
피어납니다.

누가 소나무아래 과꽃을 심어놨는데
그 어울림이 멋스러워 한동안 그 나무를 바라봅니다.

팔월에서 구월이 넘어가는 시간들
늦여름
시원한 바람
강렬한 햇빛

일년중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계절이
지나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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