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커뮤니티

자유

주제와

  • idgie
  • 조회 수 2962
  • 댓글 수 3
  • 추천 수 0
2009년 1월 24일 07시 51분 등록
뜨신 이불자리 가만히 들추고 
덮인 함박눈 치우며 나는
새벽 나무삽 소리

어느 부지런한 지나가는 이의
뽀드득 뽀드득 발자국 소리에
눈이 떠진다.

이렇게 춥고 눈오는 날
바퀴 두 개, 다리삼아 일하러 
바튼 호흡, 새벽 담배연기가 먼저 깨어난다.
어릴적 담뱃내마저 좋았던 나의 우상,
그 아버지의 오늘 아침이 그려진다.


눈오는 밤,
오렌지 빛 가로등
크리스마스 츄리보다 이쁘게 달고 있는
낙산 성곽에서 남산을 바라다 보며 걷는다.
나,☆,◐,石.. 그리고 엄마, 아빠
둘레둘레 걸으며 따뜻하고 구수한
군고구마를 사주셨던,
골 때리는 세상 웃으며 살려고
이제 머리 굵어졌다고 웃지 않아
자식들에게 하지 않는 농담과 유행어를 즐겨 하시던
그 아빠의 오늘 아침이 자꾸 눈에 밟히는 요즘

낙산꼭대기 시장길 노점들도 
천막안으로 물건들을 넣고 집으로 가고
버스종점쯤에서 일까
군고구마 한 봉지 사서
식을까 가슴에 품고
집으로 사와 모여 앉아서
그 날 하루의 일에 대해서
자세히 말하시기를 즐기시는
아 빠,  아 버 지.


내가 아는
이 세상에서 가장 그윽한 눈동자의 소유자
누가 그 눈동자의 환희를 앗아갔나

차마 못할 말, 죄인인 나로다.

그 래 도
내게 남은 한 가지 일,
다시 사랑하는 법을 배우는 일,
죄와 허물로 멍울진 가슴이라도 
사랑하기를 주저하지 않는 일
그렇게 싫어하시던 짓..
제발 울지 않는 것.

그 런 데
지금 나 울고 있다.










IP *.142.180.35

프로필 이미지
차칸양
2009.01.24 07:55:33 *.178.33.220
휴.............
프로필 이미지
써니
2009.01.24 21:29:41 *.36.210.4
아빠, 아버지, 꿈 할아버지, 내 남자의 장인

그리고

영혼까지 녹아드는 눈

피 같은 그리움이 퍼내는 눈물

그저

오래 오래 건강하세요.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

VR Left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568 단군신화와 나의 신화 file id: 숲기원숲기원 2012.05.30 2991
2567 오랜만에 [1] 2008.10.06 2990
2566 이런 공모전을 내면 어떨까요? [2] 인희 2010.10.17 2985
2565 행복을 찾아서 [1] 인디안핑크 2009.02.04 2984
2564 염원했던 일! [6] 운전 정희근 2011.01.20 2982
2563 구본형 선생님께 감사인사 드립니다. [1] 박기호 2010.11.24 2981
2562 구변경연-함성 영남권 8월모임 공지! [3] 운전 정희근 2010.08.16 2981
2561 연구원과 꿈벗, 단군 여러분 감사합니다 file [8] 승완 2012.09.25 2979
2560 세상의 길 [1] 시나브로 2009.01.21 2978
2559 선생님책 중에서 오늘 깊게 공감하는 글귀 [2] 푸른바다 2008.04.16 2978
2558 7기 꿈두레 송년회 후기-꿈이 무르익어가는 겨울 밤에 file [10] 오병곤 2007.12.27 2978
2557 도서관프로젝트 오프 모임했어요. file [3] 정승훈 2019.08.05 2976
2556 [나침반 프로그램] 20~30대 방향성 탐색 프로그램: 1월 ... file 박승오 2011.12.20 2976
2555 제1회 대한민국 <명풍경속살>체험단 및 아름다운 길 연구소... [1] 여행자 2009.01.12 2976
2554 춤 테라피 교육과정을 찾고 있습니다 [2] 정도영 2013.02.18 2973
2553 가을 소풍에서 듣은 것들, 느낀 것들 [8] 타오 2012.10.29 2973
2552 구변경연 함성사모, 영남 41차 송년 모임 후기 file [16] 형산 2014.11.16 2971
2551 대보름날에 맞춰서 변경연모두모임있었습니다. file [6] id: 숲기원숲기원 2012.02.06 2971
2550 새홈피오픈 축하드려용~ [1] 2008.09.02 2971
2549 [퇴근길 인문학 교실] 꽃피는 4월, 미술과 함께 철학해보... file 옹박 2018.03.21 29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