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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2월 26일 10시 08분 등록

44. 파우스트 괴테

1. 저자에 대하여

<파우스트와 괴테>

마법사 파우스트는 16세기 독일 전역에 유행한 전설의 주인공이다. 그는 악마와 계약한 대가로 평생 갖가지 향락을 즐겼지만 결국 천벌을 받아 지옥에 떨어진다. 이 교훈담을 보다 의미심장한 이야기로 바꿔놓은 사람은 엘리자베스 시대 영국 최고의 극작가 중 한명인 크리스토퍼 말로(파우스트 박사의 비극_1592)이다. 말로는 주인공을 마법사가 아닌 학자로 설정하고, 일신의 쾌락이 아닌 인간으로 차마 도달할 수 없는 갖가지 지식을 손에 넣기 위해 악마와 계약을 한다. 소년시절부터 파우스트 이야기에 친숙했던 괴테는 이런 말로의 해석의 영향을 받아 만일 인간이 외적인 속박을 받지 않고 마음껏 자기 의욕을 실현할 수 있다면 결국 어떠한 결과에 도달하는가를 묘사하고, 비록 세상의 죄를 짓는다 할지라도 내연적 자기 확충의 충동에 따라 행동하는 자는 그의 심정과 행동의 순수성으로 해서 신에게 용납된다는 확신을 녹여내고 있다.

 

괴테는 <파우스트>의 구상에서 완성에 이르기까지 60년의 시간을 보냈다. 대학 졸업 직후에 쓰기 시작했으나 미완성 상태에서 간행되었던 <파우스트 단편>을 읽은 실러가 감탄하며 완성을 독려한 덕분에 1797년에 다시 집필을 시작할 수 있었다. 이로부터 11년 뒤인 1808년에 <파우스트> 1-게르만적 요소를 바탕으로 하여 파우스트 박사가 메피스토펠레스에게 영혼을 팔아 여러 가지 일들을 겪는 과정을 그림-가 간행되었고, 2-서구 문명 전통의 그리스적 요소들을 이용하여 인간의 구원의 문제를 폭넓게 탐구-의 집필은 또 많은 시간이 지난 1825년에 시작되었다. 결국 1831년인 괴테 사망 1년 전에 비로소 완성되었다.

 

60년이란 시간으로 완성된 <파우스트>는 시대와 함께 변화한 저자의 생각이 반영된 덕분에 문학사적으로 질풍노도와 고전주의, 낭만주의 시대를 관통한다. 흔히 <파우스트>를 떠올리면 중세적인 분위기의 제1부를 더올리게 마련이지만,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제2부에서 만년의 괴테가 근대 사회의 도래를 목도하여 내놓은 통찰 중에 주목할 만한 것이 많다.

 

<괴테의 문학과 사회적 영향>

괴테는 80년 넘는 생애동안 시와 소설, 희곡과 산문, 그리고 방대한 양의 서한을 남겼다. 문학뿐 아니라 신학과 철학, 과학 등 여러 분야의 공부를 했고, 유능한 관료이자 탁월한 인격의 소유자로 존경을 받았다. 괴테가 세계 문학사에서 독보적인 인물인 까닭은 오랜 활동기간과 그의 다재다능함 때문이다. 18세기 중반에서 19세기 초에 이르는 그의 생애 동안 산업혁명과 프랑스 혁명, 나폴레옹의 대두 등 세계사의 굵직한 사건들이 일어난다. 이런 역사적 격동기 속에서 괴테의 문학은 다른 여느 작가와 다른 깊이와 넓이 모두를 성취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괴테의 생애는 수많은 공국과 도시로 분열되었던 오늘날의 독일이 처음으로 민족적이고 문화적인 정체성에 눈뜨기 시작한 시기와 맞물린다. <파우스트>를 비롯한 괴테의 작품들은 다른 유럽 문화에 비해 낙후되었다고 평가되었던 독일 문학의 수준을 드높일 수 있었다. 셰익스피어가 영국 문화와 영어에 끼친 영향 못지않게 괴테는 독일 문화와 독일어에 막대한 영향을 끼친 것이다. 괴테의 작품들은 괴테 이후의 문화 전반에 큰 영향을 끼쳤다. 괴테의 명시는 슈베르트가 곡을 붙인 물레질하는 그레첸’, ‘마왕’, ‘들장미같은 독일 가곡의 대표작으로 거듭났다. 당대 최고의 작곡가였던 모차르트나 베토벤이 <파우스트>를 오페라로 작곡해 주기를 바랐던 괴테의 희망은 실현되지 못했으나, 이후에 베를리오즈와 구노가 <파우스트의 저주> <파우스트>의 작품으로 승화시켜 좋은 평판을 얻었다. 앙브루아즈 토마의 오페라 <미뇽> 역시 괴테의 <빌헬름 마이스터의 수업시대>에 나오는 에피소드를 각색한 것이다.

 

<파우스트 줄거리>

노력하는 사람을 구제하는 신이 못마땅한 악마 메피스토펠레스는 지식인인 파우스트를 유혹할 수 있다는 내기를 걸면서 희곡이 시작된다.

 

온갖 지식에 절망하고 있던 파우스트가 자살하기 직전에 이 악마가 유혹을 한다. 파우스트에게 이 세상의 모든 쾌락을 경험할 수 있게 해 주는 대신 파우스트의 입에서 멈춰라, 너는 정말 아름답구나.”라는 말을 내뱉는 순간 파우스트의 영혼은 영원히 악마의 것이 되는 것이다.

 

그리하여 20대의 청년으로 젊어진 파우스트는 소녀 그레첸과 사랑에 빠지기도 하고, 전설 속의 미녀 헬레나와 결혼도 하게 된다. 그는 자신의 하사받은 불모지를 지상낙원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다가 100살이 되어 맹인이 되어버리고 만다. 하지만 이 때부터 그의 심안은 더욱 밝아진다. 그리고 결국 멈춰서라, 너는 정말 아름답구나라고 외침과 동시에 숨을 거두게 된다. 드디어 이 말을 들은 악마 메피스토펠레스는 자신의 승리에 도취된다. 하지만 천사들이 파우스트의 영혼을 빼돌려 천상으로 들어가면서, 이야기는 끝이 난다.

 

신은 왜 파우스트를 마지막 순간에 구원하였을까? 이는 신이 메피스토펠레스에게 인간은 노력하는 한 방황하는 법이니까.”라는 말에서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파우스트는 중세 종교적 후원에서 벗어나 끊임없이 회의하고 비판적인 근대적 인간의 전형이었다. 그는 학자로서 온갖 지식에 대해 회의적이었고, 그저 세상을 관통하는 본질적인 무엇인가를 알기 위해 노력하고 행동했던 것이다. 하지만 불완전한 인간으로서 그의 행동은 죄를 짓는 것으로 이어지곤 했다. 신은 순수하게 노력했음에 구원의 손길을 내밀어 준 것 같다. 괴테는 에커만에게 이것이 바로 파우스트 구원을 이해하는 열쇠라고 이야기했다고 한다.

 

faust.png

<파우스트> 한번은 꼭 읽어 보고 싶은 책이었다. ‘걸작이라고 하는데, 도대체 왜 그런 평가를 받는지 궁금했다. 이 책을 읽고 나서도 확 와닿지는 않는다. 아직 작품을 보는 안목이 많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어렴풋이 괴테가 자신의 생에서, 집필하는 60년간의 시간에서 깨닫고, 경험한 것들, 사회적인 현상 등 많은 것을 쏟아 부으려고 했던 것만은 확실히 알 것 같다. 또한 그의 욕심, 경험, 통찰 등이 각각의 캐릭터, 그들의 대화 등으로 굉장히 집약적으로 표현한 것 같다. 책을 읽으면서, 그리고 읽고 나서 한번에 이해하지는 못했지만, 다행히 관련 자료들을 찾아 읽으면서 괴테가 주로 전달하고자 했던 메시지도 이해할 수 있었다. 물론 이는 마지막에 메피스토펠레스가 파우스트의 영혼을 놓치고 넋 놓고 스스로를 한탄하는 장면에서도 어느 정도는 이해를 했지만 말이다. 이 글을 통해 괴테가 살았던 당시의 사회적 상황, 사람들의 생각 등을 폭넓게 알 수 있다. 평생을 글을 쓴 작가. 괴테의 생이 참 부럽다.

<참고자료>

1)     http://navercast.naver.com/contents.nhn?contents_id=2500

2)     위키백과 http://ko.wikipedia.org/wiki/%ED%8C%8C%EC%9A%B0%EC%8A%A4%ED%8A%B8_(%EA%B4%B4%ED%85%8C)

3)     책읽는 엄마의 보물창고 http://jungsu19.egloos.com/590618

4)     베짱이 세실의 도서관 괴테:파우스트 박사는 왜 구원받았을까?

 http://bjcecil.tistory.com/169

5)     그림 출처 http://ask.nate.com/qna/view.html?n=8914582

 

 

2. 내가 저자라면 내 책에 활용하기

- 희곡이라 그런지 각각의 분명한 캐릭터와 그들의 대사. 가히 괴테의 걸작이라 할만하다. 산문체로 쓰여진 <시와 진실>과는 또 다른 느낌. 짧은 글에 이렇게 많은 내용을 담을 수 있다는 것이 놀랍다. 함축적이다.

- 괴테의 글과 와젠 들라크루아 막스 베크만의 그림이 묘하게 어우러진다. 글에 어울릴 법한 그림이 들어가면 책이 한층 더 풍성해 질 것 같다.

- 내 글에도 글 중간에 대화가 들어간다. 대화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효과적일 것 같다.

- 목차가 그냥 1, 2, 3…’이 아니라 내용을 함축적으로 담을 수 있는 제목이었다면 더 좋았을 것 같다.

 

3. 내 마음을 무찔러 드는 글귀 내 책에 적용하기

헌사

무대 위에서의 서연

어릿광대 :

사람 기분을 편안하게 어루만져주는 재주를 가진 자는,

관객의 기분 따위로 크게 마음 상해하지는 않지요.

è  이런 재주를 가지면 좋겠다. 사람의 기분을 편안하게 어루만져 주는 재주 말이다.

극단주 :

제대로 영향력을 발휘하고자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가장 훌륭한 도구를 가지고 있어야 하는 법일세. p9

관객들을 그저 혼란하게만 해보시라,

그들을 만족시키기란 어려운 일이라네….. p10

è  가장 훌륭한 도구라. 과연 내게 가장 훌륭한 도구란 무엇일까? 글을 쓰면서 내게 필요한 도구. 글로써 독자들을 만족시키는 것도 어려운 일이다. 나는 과연 어떤 독자들을 만족시키고 싶은 것인가?

 

주님 :

인간은 노력하는 한 방황하는 법이니라.

 

네가 그를 붙잡을 수 있다면,

어디 너의 길로 유혹하여 이끌어가보려무나.

그러나 넌 언젠가 부끄러이 다시 나타나 고백하게 되리라.

선한 인간이란 어두운 충동 속에서도 올바른 길을 잘 알고 있다고 말이다. p14

è  선한 인간. 내가 선한 인간인지는 모르겠지만, 어두운 충동, 지금 방황의 시기에도 올바른 길을 잘 알고 가고 있다고 믿는다.

비극 제1

파우스트 :

공상이란 평상시에는 대담한 날개를 펴고

희망에 부풀어 영원한 것으로까지 확대되다가,

기대했던 행복이 시대의 소용돌이 속에서 연달아 파멸하면,

이젠 조그마한 공간으로도 만족해버리고 만다.

근심은 곧 마음속 깊은 곳에 둥지를 틀게 되고,

거기에 남모르는 고통을 움트게 하고,

불안스레 흔들거리며 기쁨과 안식을 방해하는도다. p23

 

사용하지 않는 재산이란 무거운 짐이 될 따름이며,

우린 순간이 창조하는 것만을 이용할 수 있는 것이다.

 

불타는 수레 하나가 경쾌하게 흔들거리며

내게로 다가온다! 난 마음의 준비가 되었음을 느끼나니,

새로운 길을 떠나 창공을 꿰뚫으며,

순수한 활동의 새로운 영역으로 나아가리라. p24

 

성문 앞에서

서재

파우스트 :

너의 붓이 지나치게 서둘러 가지 않도록,

첫 구절을 신중하게 생각도록 하라! p39

è  사부님이 늘 말씀하신 첫 문장을 채집하라가 떠오른다. 첫 구절을 신중하게 생각하고, 그것으로부터 글을 꾸준히 이어나가기.

 

메피스토펠레스 :

악마와 도깨비들에겐 한 가지 법칙이 있답니다.

반드시 숨어들어온 곳으로 나가야만 한다는 것이지요.

첫번째는 자유이지만, 두번째 것에는 노예가 되지요. p43

 

서재

메피스토펠레스 :

한마디로 간단히 말씀드리건대,

당장 나와 같은 옷차림을 하시지요.

그러고는 모든 속박에서 벗어나 자유로이,

인생이 무엇인지를 체험해보도록 하십시오.

파우스트 :

나는 그저 놀기만 하기에는 너무나 늙었고,

아무런 소망도 없이 살기에는 너무나 젊도다. p46

è  매 순간 이렇게 느낄 것 같다. 사람은 누구나 남이 나이드는 것은 눈에 보이지만, 본인이 나이 들어가는 것을 알지 못한다. 그리고 늙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평생을 어떤 소망을 좇아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은 어쩌면 행복한 삶일지도 모르겠다.

 

메피스토펠레스 :

인간의 최고의 힘이라고 하는,

이성이나 학문 따위를 경멸하도록 하라.

그저 현혹과 마술 속에서

거짓 정령에 이끌려 기운을 차리도록 하라.

그럼 네놈은 무조건 내 것이 되고 말 것이다.

운명이 저놈에게 부여해준 정신이란,

무조건 언제나 앞으로만 치닫는 것이니,

그 놈의 너무나 성급한 노력이

이 지상의 기쁨을 뛰어넘어버리고 만단 말이다.

내 저놈을 기어이 거친 생활 속으로,

평범하고 무의미한 세속으로 이끌어가리라. p53

 

라이프치히의 아우어바흐 지하 술집

마녀의 부엌

길거리

산봇길

이웃 여인의 집

길거리

정원

파우스트 :

이렇게 소박하고 천진난만한 성품은 결코,

자기 자신과 자신의 성스러운 가치를 인식하지 못하는구나!

겸손이나 자신을 낮춘다는 것이 자애롭게 나누는 자연의

가장 고귀한 은혜라는 것을- p91

è  …. 겸손하게, 자신을 낮추면서 자애롭게 나누는 삶을 살아야겠다.고 다짐해 본다.

 

정자

숲과 동굴

메피스토펠레스 :

당신과 같은 가련한 지상의 아들이,

내가 없었더라면 그 인생을 어떻게 살았겠소이까?

환상의 잡동사니 속에 사로잡혀 있는 것을

얼마 동안만이라도 내가 고쳐주었지요.

그리고 만일 내가 없었더라면, 당신은 벌써

이 지구상에서 사라지고 말았을 것이외다.

대체 어찌하여 당신은 이런 동굴 속, 바위틈 사이에

마치 부엉이처럼 쑤셔박혀 있는 것이오?

참으로 훌륭하고 달콤하게 시간을 낭비하고 있소이다! p96

 

그레첸의 방

마르테의 집 정원

파우스트 :

아무리 크더라도 당신 가슴을 그것으로 가득 채우구려.

그리고 그런 감정에 젖어 성스러운 기분을 느낀다면,

그것을 행복! 마음! 사랑! 혹은 하나님!이라고 부르든.

당신이 원하는 대로 이름을 붙이도록 해요!

나는 그것을 무엇이라고 이름해야 할는지

모르겠소! 내겐 감정이 전부요. p101

 

성벽의 안쪽 길

발푸르기스의 밤

합창 :

존경받을 사람은 존경해야지!

è  존경받고 싶어하는 사람은 많다. 하지만 존경받을 만한 사람은 적다.ㅋㅋㅋ

 

마녀들의 합창 :

오늘 날지 못하는 자, 영원히 날지 못하리라. p118

è  , 정말. 이 말은 명언이다. 오늘 날지 못하는 자, 영원히 날지 못하리라. 요즘 내 인생의 모토인 지금 행복하기와 일맥상통하는 듯?

 

메피스토펠레스 :

커다란 세계는 그냥 떠들게 내버려두고,

우린 여기 이 조용한 곳에 자리를 잡읍시다. p119

 

장관 :

요즘 사람들은 정도에서 너무 벗어나고 있어요.

난 선량했던 옛사람들을 칭송하고 싶답니다.

물론 우리가 모든 일에 관여하고 있던,

그때가 진정 황금시절이었기 때문이지요. p120

 

저술가 :

요즈음에 와서 도대체 어느 누가,

비교적 현명한 내용이 담긴 책을 읽으려 한단 말이오! p120

è  괴테가 살았던 시절이나, 지금이나 책 잘 안 읽는 건 비슷한 모양이다.

 

발푸르기스의 밤의 꿈 혹은 오베론과 티타니아의 금혼식

이상주의자 :

이번에는 상상력이 내 마음속에서

너무나 지나치게 활개를 치는구나

현실주의자 :

존재란 정녕 나의 두통거리로,

나를 무조건 괴롭히고 있구나.

나 여기에 처음으로 찾아와보니,

내 발 밑이 확고하지 못함을 느끼겠구나. p127

 

아리엘 :

자비로운 자연과 성스런 정령이

너희에게 날개를 주셨나니,

나의 가벼운 발길을 따라,

저 장미의 언덕으로 올라오너라! p128

 

흐린 날, 벌판

, 광활한 벌판

감옥

 

5막으로 구성된 비극 제2

1

우아한 고장

합창 :

감미로운 자장가 속삭여주고,

마음을 달래어 아기처럼 잠들게 하라.

여기 이 고달픈 사람의 눈앞에서

하루의 문을 닫아주어라.

 

밤의 장막이 벌써 내려깔리고,

별들은 성스럽게 서로 어울려,

커다란 불빛, 작은 불꽃

가까이 반짝이고 멀리에서 빛난다.

여기 호수에 반사하여 반짝이고,

저기 맑은 밤하늘에 빛나며,

깊은 휴식의 행복 약속하면서

영화로운 달빛 하늘 가득 흐르누나. p141

è  이런 표현은 도대체 어떻게 하면 나오는 걸까?

 

파우스트 :

줄지어 떨어지는 폭포수는 이제 수천 갈래로,

다음엔 다시 수만 갈래로 흩어져 쏟아지며,

하늘 높이 공중으로 끝없는 물거품 되어 튀어 오른다.

그러나 이 폭포수에서 생겨나는 오색찬란한 무지개는

변화무쌍한 모습으로 무지개다리 그려내니, 이 얼마나 아름다운가.

 

우리 인생은 채색된 영상에서 파악될 뿐이로다. p143

 

황제의 궁성, 옥좌가 있는 궁실

재상 :

가축을 훔치고 부녀자를 약탈하고,

제단에서 성배, 십자가, 촛대를 훔쳐간 놈도

여러 해 동안 털끝 하나 다치는 일 없이,

건전하게 제가 한 짓을 자랑하고 있사옵니다.

이제는 고소인들이 법정으로 몰려오는데,

재판관들은 높은 보료 위에 앉아 거드름만 피우고 있으며,

그러는 동안에 어지러운 폭동은 점점 켜저서

성난 파도처럼 물결치고 있나이다. p146

 

궁내상 :

유태인 장사꾼은 인정사정도 없이,

세입을 담보로만 돈을 꾸어주기 때문에,

일 년을 앞당겨 먹고 마시는 셈이 됩니다. p148

 

메피스토펠레스 :

신비란 암흑 속에 자리를 잡고 있는 법이외다. p152

 

천문박사 :

선한 것을 원하는 자는 우선 자신이 착해야 하며,

즐거움을 원하는 자는 자신의 혈기를 달래야 할 것이며,

술을 갈망하는 자는 무르익은 포도알을 짜야 할 것이며,

기적을 원하는 자는 자신의 믿음을 굳게 해야 할 것이외다. p153

è  무언가를 바라는가? 그러면 그것이 이루어지기 위해 일단 시작하라.

 

곁방들이 달린 넓은 홀

의전관 :

그 모자를 머리에서 귀에까지 푹 눌러써보십시오.

그러면 미쳐버린 바보들과 흡사한 것 같지만,

벙거지 밑에선 무슨 짓이든 할 수 있게 총명해진답니다. p154

 

여정원사들 :

오색으로 물들인 색종이들을

좌우 똑 같은 꼴로 맞추었어요.

조각조각 보시면 비웃으시겠지만,

전체를 보시면 마음이 끌릴 거예요. p155

 

장미꽃 봉오리

약속하고 그것을 지키는 일은,

꽃들 나라에선 눈매와 생각과

마음을 동시에 다스리는 것이랍니다. p156

 

클로토 :

아무런 쓸모없는 실오리들은

햇빛과 바람 속에 오래 잡아매놓고,

희망에 부푼 훌륭한 실들은 잘라서 묘혈 깊이 이끌어가지요.

 

그러나 나 또한 젊은 혈기에 벌써 몇 백번 잘못을 저질렀어요.

오늘은 나 자신 억제하려고,

가위를 상자 속에 넣어두었어요. p162

 

공포 :

보라! 여기 한 친구가 벌써 원수가 되었으니,

나는 그가 쓴 가면을 벌써 알고 있다.

저자는 나를 찔러 죽이려 했지만,

이제 탄로가 나니 슬금슬금 도망을 치는구나. p165

 

수레 모는 소년 :

멈추어라!

용마들아, 너희 날개를 접어라.

이 익숙한 고삐를 느낀다면,

내가 너희를 제어하듯 너희 스스로를 제어하라. p167

 

수레 모는 소년 :

알고 보니, 당신은 가면에 관한 건 잘 전해주는데,

껍질 속에 쌓인 본질을 파헤치는 일은,

궁정 의전관이 맡아야 할 소임이 아닌가 싶군요.

그런 일에는 좀더 날카로운 안목이 필요하지요. p170

è  본질을 파악하는 데는 좀 더 날카로운 안목이 필요하다. 나 역시 책을 읽을 때에도 수박 겉핥기 식으로 하고 있지는 않은건지, 본질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건지 잘 모르겠다.

 

수레 모는 소년 :

제가 뿌린 작은 불꽃이 작열하고 있습니다.

그 불꽃은 이 사람에게서 저 사람에게로 튀기도 하고,

어떤 이에겐 그대로 있는데, 어떤 이에게선 달아나기도 합니다.

아주 드문 일이긴 하지만 어떤 때는 불길이 솟아올라,

순식간에 훨훨 불꽃이 피어나기도 합니다.

그러나 대부분은 알아차리기도 전에,

슬프게도 타버려 완전히 꺼져버립니다. p171

 

풀루투스(수레 끄는 소년에게) :

이제 너는 성가신 이 일에서 벗어났으며,

자유로이 해방되었으니, 이제 힘차게 네 영역으로 가거라!

여긴 너의 영역이 아니다! 여기서는 일그러진 형상들이,

잡다하게 뒤엉키어, 사납게 우리에게로 몰려들고 있다.

네가 명료하게 사랑스런 명료함을 바라볼 수 있는 곳,

오직 네가 네 자신의 것이 되며 자신만을 믿을 수 있는 곳,

미와 선만이 마음에 드는 곳,

그 고독의 영역으로 가거라! – 거기서 너의 세계를 창조하라. p172

è  이번 졸업여행이 생각난다. ‘고독이라는 키워드. 고독의 시간을 거치고나면, 나의 세계가 창조될까? 그렇다고 믿고 싶다.

 

플루투스 :

법률도 강력하지만, 필연의 힘은 더욱 강력하니라. p175

 

산림의 신 사티로스 :

자유로운 공기로 원기를 북돋우며,

저 깊은 계곡의 안개와 연기 속에서

그래도 삶을 사노라고 안일하게 생각하는

여자나 남자나 아이들을 비웃고 있답니다.

정결하고 방해 받지 않는 곳, 저기

저 높은 산은 그들만의 세계이기 때문이지요. p176

 

유원지

어두운 복도

메피스토펠레스 :

전혀 생소한 영역에 손을 내밀었으니,

결국에는 무모하게도 새로운 빚을 지게 될 것이오. p187

 

파우스트 :

그런데 완전히 버림받은 채 홀로 살지 않으려고,

결국엔 악마에게 내 몸을 맡기고 말았노라.

 

메피스토펠레스 :

그런데 당신이 망망대해를 헤엄쳐 다니면서,

끝없이 아득한 바다를 바라본 적이 있다고 하신다면,

물 속에 빠져죽을까봐 두렵긴 하겠지만,

거기에선 그래도 계속 밀려오는 파도를 볼 수 있었을 것이오.

아무튼 무엇이든 볼 수가 있지요. 고요한 바다의

푸른 물 속을 지나가는 돌고래라도 볼 테지요.

흘러가는 구름이나 해와 달과 별들이라도 보겠지요-

그러나 영원토록 공허한 저 먼 곳에서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당신이 걷는 발소리도 들리지 않으며,

몸을 쉬려 해도 견고한 자리조차 찾을 수 없을 것입니다. p189

è  지금 나의 상황을 이야기하는 것 같다. 망망대해를 헤엄쳐 다닌다. 하지만 먼 곳에 무언가가 보이지는 않는다. 그저 지금 상황을 부딪히며 나의 주변을 지나치는 것들을 볼 수 있을 뿐. 하지만 그것이 절대 쓸모없는 짓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밝게 불이 켜진 홀들

메피스토펠레스 :

미라고 하는 보물을 끌어오려는 자는,

현자의 마술이라는 최고의 기술이 필요하니까요. p191

 

존경할 만한 것은 존경토록 하시오!

 

시동 :

저는 사랑에 빠져 있는데, 사람들이 어른 취급을 해주지 않아요.

 

메피스토펠레스 :

너무 젊은 계집에게서 재미 보려 하지 말게나.

나이깨나 먹은 여자라야 자네를 소중히 여겨줄 걸세- p193

 

기사의 방

천문박사 :

성운 좋은 이 시각을 경건한 마음으로 맞으시오

이성일랑 마법의 주문으로 묶어놓으시고,

그 대신 화려하고도 대담한 상상력을 자유자재로 폭넓게 이끌어오도록 하시오.

여러분이 대담하게 갈망하던 것을 이제 눈으로 보십시오.

그것이 불가능한 것이기에,

믿을 만한 가치가 있을 것입니다.

 

파우스트 :

그 옛날 언젠가 온갖 광채와 가상 속에 존재했던 것이,

거기서 움직이고 있으니, 그것은 영원하기를 원하기 때문이다.

전능의 위력을 지닌 그대들은 그것을 나누어서,

대낮의 천막으로, 밤의 지붕 밑으로 보내고 있도다.

어떤 자는 즐거운 인생 행로를 잡을 것이고,

어떤 자는 대담한 마술사를 찾아가리라.

마술사는 자신만만하게 누구나 소망하는 것을,

그 기적 같은 일들을 아낌없이 보여주리라. p195

 

귀부인 ;

! 피어오르는 청춘의 힘이 어쩌면 저렇게도 찬란할까!

 

둘째 귀부인

싱싱하고도 즙이 풍부한 복숭아 같군요!

 

셋째 귀부인 :

예쁘고도 달콤한 저 포동포동한 입술! p196

 

노년 귀부인 :

그건 청춘의 꽃냄새라오.

젊은이의 몸 속에서 영약으로 마련되어

주변의 대기 속으로 퍼지는 것이라오. p197

 

2

높고 둥근 천장을 이룬 협소한 고딕 식 방

메피스토펠레스 :

이 작은 녀석들을 뜻밖에 만나니 기쁘구나!

씨를 부려놓으면, 언젠가는 수확을 하기 마련이로다. p203

 

학사 :

착하디 착한 학생으로서,

두려워 가슴 죄며 찾아왔던 곳이 아니냐?

그리고 저 수염 난 작자들을 믿고,

그들의 허튼 소리에 감동하던 곳이 아닌가? p205

 

메피스토펠레스 :

젊은 사람에게 순수한 진리를 말해주면,

아직 주둥이도 노란 것들이 전혀 좋아하질 않는단 말이야.

그러나 그 뒤에 여러 해가 지나서,

모든 것을 직접 자기 피부로 경험하고 나서는

그것이 마치 자기 머리에서 나온 것처럼 착각하며,

선생님은 바보였노라고 떠들어댄단 말이야. p206

 

학사 :

이것이 젊은이들의 가장 고귀한 사명이올시다!

세계는 내가 창조해내기 전에는 존재하지 않았고,

태양은 내가 바다에서 끌어올린 것이며,

달도 그 교차하는 운행을 나와 더불어 시작하였고,

하루하루는 내가 가는 길을 장식해주고 있으며,

대지는 나를 맞아 푸르러지고 꽃을 피우는 것입니다.

수많은 모든 별들도 저 첫날 밤에,

내 눈짓 하나로 찬란한 빛을 내게 되었지요.

속물적으로 편협한 사상의 굴레에서

당신네들을 해방시킨 것이 내가 아니고 누구였습니까?

그러나 나는 정신이 일러주는 대로 자유로이,

내 내면의 빛을 즐거운 마음으로 따라가며,

광명을 앞으로 하고 암흑을 뒬로 물리고서,

독자적인 황홀경에 젖어 재빠르게 나가고 있습니다. p208

è  이 말에 나는 크게 용기를 얻는다. 정신이 일러주는 대로 자유로이 내면의 빛을 따르면 나만의 독자적인 황홀경에 빠질 것이다. 그 황홀경이 어떤 모습인지 아직 알 수는 없지만 말이다.

 

메피스토펠레스 :

결국 우리는 우리가 만들어낸,

인간에게 끌려다니는 신세가 되었구나. p214

 

고전적 발푸르기스의 밤

탈레스 :

자연이나 또 자연의 생생한 흐름이란

결코 낮이나 밤이나 시간 등에 얽매여 있지 않다네.

자연은 어떠한 형상이라도 그 법칙에 따라 형성하는데,

위대한 것에 있어서라도 절대 폭력을 쓰지는 않는다네. p242

 

메피스토펠레스 :

누구나 버리고 온 것을 그리워하는 법이거늘,

자기가 살던 고장은 언제나 천국과 같은 곳이지. p245

 

네레우스 :

현명한 말도 굳어버린 귀에는 마비되고 마는 법이지. p250

 

호문쿨루스 :

저 괴상한 모습들을 보고 있자니,

흙으로 만든 형편없는 항아리 같군요.

그런데 현인들은 그것들과 맞붙어서,

그 딱딱한 머리들을 깨뜨리고 있군요.

 

탈레스 :

저런 것이 바로 모두들 갈망하는 것이라네.

동전도 녹이 슬어야 값이 나가는 법이거든.

 

프로테우스 :

나같이 늙은 공상가에겐 저런 것이 마음에 든단 말이야!

이상하면 이상할수록 더욱 훌륭하게 여겨지거든. p254

 

메아리 :

싱싱한 생명을 솟아나게 하는 것은 바로 그대 뿐이다. p260

 

호문쿨로스 :

자비로운 물의 세계에서는

내가 여기서 무엇을 비쳐 보아도,

모든 것이 매력적으로 아름답구나.

 

프로테우스 :

생명의 물 속에서야말로

네가 비추는 빛도 비로소

화려한 소리를 내며 빛나리라. p261

 

스파르타에 있는 메넬라오스 왕의 궁전 앞

헬레나

여러 가지 일이 일어났으며, 그것은 널리 세상 사람들의

즐거운 이야깃거리가 되었지요. 그러나 자기 이야기가 커져서

장황한 소설처럼 늘어난다면, 누구나 듣기 좋지는 않을테니까요. p263

 

헬레나 :

될대로 되어라! 앞에 무슨 일이 가로막힌다 할지라도.

지체 없이 왕궁으로 올라가는 것이 내게는 당연할 것이오.

오랫동안 애타게 그리워했으며 하마터면 잃을 뻔했던 왕궁.

이 왕궁을 다시 눈앞에 보게 되니, 내 마음 어쩔 바를 모르겠어요. p266

 

합창 :

하지만 신께서 손을 뻗치어,

멀리 떠나셨던 여왕을 붙잡아,

일리오스의 폐허로부터

단장도 새로 한 이곳,

옛 조상의 궁전으로

다시 모셔왔어요.

이루 말할 수 없는

기쁨과 슬픔을 겪으신 후에 옛날의 청춘 시절을

생생하게 생각하실 수 있도록.

 

헬레나 :

제우스의 딸인 나에게 웬만한 두려움쯤은 어울리지 않고,

순간에 지나가는 가벼운 놀라움 따위에는 손도 까닥하지 않아요. p267

 

그런데 그 괴물이 재빨리 바닥에서 일어나서는

도도하게 내 길을 가로막고 섰는데, 그 모습은

바싹 마른 큰 키에, 눈은 움푹 파인데다 핏발이 서고 음산했으며,

눈과 마음을 혼란시키는 괴상한 형상이었어. p268

 

합창 :

청춘의 고수머리가 관자놀이 주위에 물결치지만,

나는 많은 것을 경험했어요!

흉악한 일, 전쟁의 참상 같은 것도

이 눈으로 많이 보았지요. p269

 

헬레나 :

안주인의 면전에서 하녀들을 비난하는 자는,

주제넘게도 그 부인의 집안 다스리는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칭찬할 것을 칭찬하고 벌줄 것을 벌하는 것은,

오로지 안주인에게만 주어진 권한이니까.

 

주인은 하인이 누구냐를 보지 않고, 어떻게 봉사하느냐를 묻는 법이다.

그러니 그대로 입을 다물고, 더 이상 그들을 비난하지 말도록 하라. P271

 

그대는 욕지거리하는 것이 완전히 몸에 배어서,

비난하는 소리가 아니면 입술을 놀릴 수가 없는 모양이구나? p278

 

성채의 안마당

헬레나 :

하나의 소리가 다른 소리를 따라가는 듯하고,

하나의 말이 귀에 들어오면, 다음 말이

따라 나와서 첫번째 말을 애무하고 있었어요. p289

 

말해주세요, 어떻게 하면 저도 그토록 아름답게 말할 수 있나요?

 

파우스트 :

아주 쉬운 일이지요. 마음에서 우러나오면 됩니다.

그리고 가슴이 그리운 정으로 넘쳐흐르게 되면,

뒤를 돌아보며 묻지요- p290

 

나는 숨이 막힐 지경이며, 몸도 떨리고 말이 막힙니다.

시간도 장소도 다 사라져버렸으니 이건 꿈과도 같습니다.

 

헬레나 :

저는 삶을 다 산 것도 같고 새로 시작하는 것도 같아요.

낯선 당신에게 정성을 다 바쳐 하나로 짜인 듯도 해요.

 

파우스트 :

단 하나뿐인 운명을 너무 깊이 생각지 마십시오!

그것이 비록 순간이 될망정, 현존한다는 것은 의무입니다. p291

 

고요한 나무 그늘에서는 미지근한 젖이 솟아나와,

어린아이와 어린 양들을 어미답게 기르고 있다.

평원의 무르익은 음식인 과일들도 가까이 있고,

오목하게 팬 나무둥치에서는 꿀이 흐른다.

 

자연이 순수하게 다스리는 곳에서는

모든 세계가 감동하여 화합하기 때문이리라. p296

 

포르키아스 :

걱정스런 어머니가 소리 치더라. 네 마음대로 몇 번이고 뛰어라.

그러나 나는 것은 안 된다. 자유롭게 나는 것은 금지되었다.

아버지도 진정으로 경고하더라. 대지에는 탄력이 깃들어 있어서,

널 그렇게 위로 밀어 올리는 것이다. 발가락을 바닥에 대기만 하면,

너는 대지의 아들 안테우스처럼 곧 힘을 얻는 것이다.

그리하여 그 아이는 거대한 암벽으로 뛰어올라가,

공이 부딪쳐 튀어오르듯 이 끝에서 저끝으로 뛰어 돌아다녔단다.

그러다 갑자기 거친 계곡 갈라진 틈으로 사라지고 말았는데,

그 아이는 이제 끝장난 것 같더라. 어머니는 울고 아버지는 위로하고

나도 불안하게 어깨를 움찔대며 서 있었다. 헌데 그때 다시 나타나다니!

그 속에 보물이라도 숨겨져 있었던가? 그 아이는 꽃무늬 진 옷을

고상하게 차려 입고 있단 말이다. p299

 

사람 마음에 감동을 주려 한다면,

마음에서 우러나와야만 하는 법이니까. p300

è  감동. 감동을 주고 싶다. 내 글과 내 책을 통해서.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글을 써야겠다.

 

오이포리온 :

더 이상 땅바닥에

처박혀 있고 싶지 않아요.

제 손을 놓으세요.

제 머리를 놓아주시고,

제 옷을 놓아주세요!

그것은 모두 제 것이에요. p302

 

소용없고, 성벽도 소용없고,

각자는 자기 자신만을 믿을 뿐이다.

 

너희가 정복당하지 않고 잘 살고자 한다면,

경쾌하게 무장하고 어서 싸움터로 나가라.

여자들은 아마존 왕국의 여걸 같이 되고,

어린아이는 누구나 영웅이 되라. p306

 

합창 :

그대는 억제할 길 없이 자유롭게

의지도 없는 그물 속으로 줄달음쳐서,

풍습과 법률에

거센 충돌을 하셨습니다.

그래도 끝내 지고한 생각이

순수한 용기를 소중히 여기고,

훌륭한 과업을 이룩하려 하였건만,

그대는 성공을 거두지 못하셨나이다.

 

누가 성공을 거둘까? – 이 침울한 질문에는,

운명조차 얼굴을 가려버릴 지경이지요.

비길 데 없이 불행한 그날에

온 국민이 피를 흘리며 침묵하던 그때에도,

그러나 새로운 노래를 소생시켜주시고,

더 이상 깊이 머리 숙은 채 서 있지 마세요.

대지는 지금까지 늘 그러했듯이,

앞으로도 끊임없이 노래를 지어낼 테니까요. p309

 

나머지 일부 :

새 술을 담으려면, 서둘러 묵은 술 부대를 비워야 할 테니까 말입니다! p313

è  새 술은 새 부대에

 

4

높은 산악지대

파우스트 :

모두가 하나로 합쳐지는구나-저 황홀한 모습은 잃은 지도 오래된

아득한 청춘 시절의 최고의 보배라면 내가 착각하는 것일까?

가슴속 깊이 간직했던 옛날의 보물들이 하나하나 솟아오르는구나. p315

 

메피스토펠레스 :

아무튼 우리는 비참하게 뜨거운 불구멍에서부터

자유로운 공기가 충만한 곳으로 빠져나왔으니까요.

 

파우스트 :

자연이 자기 자신 속에 스스로를 기초하였을 때,

이 지구를 순수하리만치 둥글게 만들었고,

산봉우리와 계곡들을 만들어 즐거워하였으며,

암벽과 암벽, 그리고 산과 산을 줄지어 늘어놓고,

그 다음 언덕을 쾌적하게 아래로 경사지도록 형성하여,

부드러운 모습으로 골짜기로 흘러가도록 한 것이다.

거기에 초목이 푸르게 자라고 있으니, 자신을 즐기기 위하여

자연은 미친 듯한 천재지변을 필요로 하지는 않느니라. p316

 

지배권을 얻고 소유권을 획득하는 것이다!

행위가 전부이며, 명성이란 아무것도 아니다!

 

나의 눈길은 저 드높은 바다로 이끌리고 있다.

바다는 부풀어오르고 저절로 높이 솟아올랐다가는,

다시 가라앉는 듯하더니만 거대한 파도를 일으켜

평평한 해변의 넓은 들판을 엄습해버린다.

나는 그것이 불쾌하다, 그것은 마치 오만불손한 마음이

정열적으로 요동하고 있는 혈기를 믿고서

모든 권리를 소중하게 여기는 자유로운 정신을

불쾌한 감정으로 뒤바꿔놓는 것과 같단 말이다.

나 그걸 우연이라 생각하고 날카로운 눈길로 바라보니,

거센 파도는 멈추었다가 다시 굴러가며,

오만하게 점령했던 목표물에서 멀어져갔지만,

때가 되는 그런 장난을 또 되풀이하더구나.

 

그리하여 내 정신은 내 힘에 겨운 일을 계획하나니,

나는 여기서 싸우고 싶고, 그것을 정복하고 싶은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가능한 일이다! – 파도는 아무리 넘친다 해도,

언덕이 있으면 그 모두를 피해 돌아가느니라.

파도가 그렇게 오만불손하게 날뛰고 있다 해도,

보잘것없는 언덕이라도 그에 도도하게 맞서며,

보잘것없는 웅덩이라도 그것을 힘차게 끌어들인다.

그리하여 나는 마음속에서 급히 계획에 계획을 세웠노라.

저 광포한 바다를 해변에서 몰아내고,

습기찬 넓은 지역의 경계선을 좁히면서,

파도를 저 멀리 바다속으로 밀어버림으로써

진정으로 값진 즐거움을 얻어보겠노라고. p320

 

메피스토펠레스 :

그리하여 모든 사람들이 적지 않게 담대해졌는데,

산다는 건 곧 방어한다는 뜻이었지요.- 그렇게 되었습죠. p321

 

뚝심장이 :

날치기도 좋지만, 뚝심 있게 붙잡고 있는 게 제일이야. p324

è  뚝심 있게 붙잡고 가는 것. 어쩌면 내가 자신 있게 할 수 있는 부분인 것 같다. 연구원도 과제도 책이 나올 때까지 뚝심 있게 붙잡고 꾸준히 가야겠다.

 

앞산 위에서

황제 :

민중들은 확실한 생각을 하지 못해 요동하다가는,

결국엔 물결이 흐르는 대로 휩쓸려갈 따름이로다. p325

 

파우스트 :

산의 위력이란 참으로 위대하지요.

거기서 자연은 절대적으로 자유롭게 작용하고 있는데,

우둔한 성직자들은 그런 것을 마술이라 비난하고 있나이다. p327

 

머리가 없는 팔다리가 무슨 일을 해내겠나이까?

머리가 잠들면, 모든 것이 아래로 척 늘어지고,

머리가 부상을 입으면, 당장에 모든 것이 상처입는 것이며,

머리가 빨리 건강해지면, 수족도 싱싱하게 소생하기 때문입니다. p328

 

뚝심장이 :

늙은이란 잡은 것을 잘 지키고 있으니,

내가 가진 걸 번갯불도 빼앗지 못할 겁니다. p329

 

파우스트 :

사심없는 선행이란 이자가 많은 법입니다. p332

è  쉽지 않다. 사심없는 선행을 하기란.;;;

 

적군 황제의 천막

황제 :

젊고 활기찬 군주는 허송세월을 할 수도 있겠지만,

세월은 그에게 순간이 지닌 의미를 가르쳐주는 법이다. p

 

시종대신 :

선한 사람에겐 도움을 주고, 약한 자라 할지라도 해치지 않고,

책략을 쓰지 않고 공명하며, 온화하여 기만하지 않겠습니다! p340

 

대헌주관 :

폐하, 젊은이라 할지라도 신임을 받게만 된다면,

아무도 알아채지 못하는 사이에 어른으로 성장하는 법입니다. p341

è  칭찬은 고래를 춤추게 한다. 사람과의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신뢰인가. 신뢰받는 느낌은 그 사람의 역량을 최대한으로 끌어 올릴 수 있는 힘을 가진 것 같다.

 

대주교 :

그뿐만 아니라 장차 건립된 교회에 대하여는, 동시에

십일조, 임대료, 헌납금 등 일체의 수익금을 영구히

헌납해주십시오. 품위를 유지하는 데 많은 돈이 필요하고

조심스럽게 관리하는 데도 막대한 비용이 들 것입니다. p345

 

5

광활한 지방

바우치스 :

물 밑에 있던 땅을 믿어선 안 돼요!

이 높은 언덕을 단단히 고집해야 돼요! p349

 

궁전

망루지기 :

해는 넘어가고, 마지막 배들이

기운차게 항구로 들어오고 있구나

커다란 배 한 척이 운하를 따라,

이쪽으로 들어오려 하는구나.

오색찬란한 깃발들이 즐겁게 나부끼고,

굳건한 돛대들이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으니,

배를 탄 사공은 자신의 행복을 찬양하고,

최고의 순간에 행운이 그대에게 인사하는도다. p350

 

메피스토펠레스 :

힘이 있으면 정의도 갖게 되는 것이다.

무엇을 잡느냐가 문제지, 어떻게는 문제가 아니다. p352

 

파우스트 :

내 소유가 아닌 저 몇 그루의 나무들이

나의 세계소유권을 망치고 있단 말이다. p353

 

부유한 가운데 결핍을 느낀다는 것은,

우리의 고통 중에 가장 혹독한 것이다. p354

è  끝이 없는 인간의 욕심. 무소유를 말한 법정스님이 생각난다.

 

깊은 밤

합창 ;

폭력에는 순순히 복종토록 하라!

만일 네가 대담하여 견디어낼 양이면,

집과 대지 그리고 네 자신까지 걸어야 하리라. p357

 

한밤 중

근심 :

제 목소리는 귀로는 듣지 못하여,

마음 속에서는 굉장히 울릴 거에요.

저는 여러 가지 형상으로 변화하면서

잔인스런 힘을 발휘하고 있지요.

 

파우스트 :

나는 오로지 이 세상을 줄달음쳐왔을 따름이다.

쾌락이라면 모조리 그 머리채를 움켜잡았고,

마음에 흡족하지 않은 것은 놓아 버려두고,

내게서 바져나가는 것은 그대로 떠나가게 했다.

나는 오로지 갈망하고 그것을 이룩하였고,

또다시 소망을 품고서는 그다지도 기운차게

일생을 돌진해왔다. 처음에는 거대하고 과격했지만,

지금은 현명하고 신중하게 해나가고 있다.

이 지상의 일은 남김 없이 다 알고 있지만,

저 천상으로 향할 전망은 사라져버리고 말았다. p360

 

도깨비들이 날뛴다 해도 자기 갈 길만 가면 된다.

어떠한 순간에도 만족하지 못하는 자,

그가 계속 가는 길에는 고통도 있고 행복도 있으리라! p361

 

아무 탈 없는 날들마저 네놈들은 그물에 얽힌 고통의

흉측스런 혼란으로 뒤바꿔놓고 있구나. p361

 

궁전의 커다란 앞마당

파우스트 :

멈추어라, 너 정말 아름답구나!

내가 이 세상에 이루어놓은 흔적은

영원토록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이러한 드높은 행복을 예감하면서

지금 나는 최고의 순간을 맛보고 있노라. p365

 

메피스토펠레스 :

어떤 쾌락이나 어떤 행복에도 만족하지 못하고,

끊임없이 변화하는 형상들만 뒤쫓아다니더니,

하찮고 허망한 이 최후의 순간을,

이 가련한 자는 붙잡아두려 하는구나.

내게는 그렇게 거세게 항거하던 놈이지만,

세월 앞엔 별수없이, 백발이 되어 여기 모래밭에 누웠구나.

시계는 멈추었다.

 

영원히 창조한다는 게 대체 무슨 소용인가!

창조된 것은 무 속으로 끌려들어가게 마련이다!

지나가버렸다!”여기에 대체 무슨 뜻이 있느냐?

이거야말로 아무것도 없는 것과 마찬가지인데,

è  후회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일까?

그런데도 마치 뭔가가 있는 것처럼 뱅뱅 맴돌고 있구나.

그래서 난 오히려 영원한 공허를 좋아한단 말이다. p366

 

매장

천사들의 합창 :

너희들의 것이 아니면,

너희들 스스로가 피해야 하고,

너희들 마음을 어지럽히는 것을,

너희들 스스로가 견딜 수 없으리라.

그래도 난폭하게 덤벼든다면,

우리들도 힘차게 싸우리라.

사랑만이 사랑하는 자들을

천국으로 인도하리라! p370

 

메피스토펠레스 :

내게 담보로 잡아두었던 그 고귀한 영혼을,

고것들이 교활하게 살짝 채어갔단 말이야.

 

누가 내 기득권을 되돌려줄 것인가?

나잇살이나 먹은 것이 감쪽같이 속아 넘어가다니.

자업자득이겠지만, 너무나 기분이 나쁘구나.

창피스럽게도 내가 일을 잘못해가지고,

헛수고만 했으니, 정말 치욕스런 일이로구나! p373

 

심산유곡

천사 같은 교부 :

모르는 사이에 계속 성장하여라.

그것은 자유로운 대기 속에 움직이는

정령들의 양식이며, 또한

천상의 열락으로 피어나게 될,

영원한 사랑의 계시이기 때문이다. p376

 

마리아 숭배의 박사 :

어느 누가 자신의 힘으로 정욕의 사슬을 끊을 수 있겠나이까? p380

 

신비의 합창 :

일체의 무상한 것은

한낱 비유일 따름이다.

완전치 못한 일들도,

여기서는 실제 사건이 된다.

형언할 수 없는 것들도,

여기에서는 이루어진다.

영원히 여성적인 것이

우리를 이끌어가는도다. p3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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