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용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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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편지는 미리 말씀드린 바와 같이 지난 주에 보내드린
편지 끝부분에 남겨 놓은 질문에서 시작해 보겠습니다. 처음 읽으시거나 흐름을 잇기가 어려운 분은 번거로우시더라도
지난 주 목요일의 편지를 다시 한 번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숲 분야에서 ‘지금 다음의 모습’은 무엇일까요?
‘목재의 생산과 활용’이라는 측면에 초점을 둔 것을 편의상 숲에
대한 1세대적 패러다임이라 부르겠습니다. 약용과 식용의 측면을
강조해 오던 경향 역시 1세대적 패러다임으로 보아야 할 것입니다. 2세대적
패러다임은 ‘휴양과 건강, 체험’이라는 측면에 초점을 두고 숲을 바라보고 이해하고 있습니다. 현재
우리 사회를 관통하고 있는 주요 흐름이라는 점 역시 지난 주에 말씀드렸습니다.
숲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경향에 대한 ‘지금 다음의 모습’을 편의상 3세대적
패러다임으로 부르겠습니다. 3세대는 당연히 1, 2세대적
패러다임과 혼재할 것입니다. 인간의 산업, 특히 주거시설과
관련해서 목재는 여전히 매우 중요한 자원이고, 종이 원료인 펄프의 생산에도 나무는 절대적입니다. 1세대적 패러다임이 지속될 수 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2세대적 패러다임
역시 길고 오래, 그리고 강하게 살아남을 것입니다. 소위
‘삶의 질’을 중시하는 경향이 커질수록 여가와 건강에 대한
인간의 욕망과 실천 역시 커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분명히 1,
2세대적 패러다임으로는 분류할 수 없는 새로운 숲에 대한 관점이 자리잡게 될 것입니다.
그것은 아마 ‘영혼과
가슴으로 받아들이는 숲’이 아닐까 합니다. 이것은 숲을 학교로
여기거나 어머니로 여기는 마음으로 바라보는 관점입니다. 예컨대 성황당을 지나는 마을사람의 눈으로 비유할
수도 있고, 창작의 배경처로 숲을 삼았던 괴테 같은 세계적 문호와 베토벤 같은 음악가들이 숲을 바라본
시선 정도로 표현하면 감이 잡히실지 모르겠습니다. 지구 생태계가 균형을 잃어가면 잃어갈수록 숲의 학교로서의
역할은 더욱 커질 것입니다. 마음에 관련된 스트레스와 질병이 커지면 커질수록 숲을 가슴으로 느끼는 것이
중요하다는 흐름 또한 커질 것입니다. 상대적으로 이해를 높이기 위해 비슷한 언어로 1,2세대적 패러다임을 표현해 봅니다. 이를테면 산업과 정주문화를 유지하기
위한 이용의 대상으로 바라봐온 1세대적 패러다임을 벌목공의 마음으로 마주한 숲이라면, 휴양과 건강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2세대적 패러다임은 십전대보탕을
달이는 마음으로 마주하는 숲이라 부르면 무리일까요?
혹시 ‘숲과 인간의
관계에서 지금 다음의 모습’을 다르게 상상해 보는 아이디어가 있으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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