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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4월 17일 12시 02분 등록

 1. 저자에 대하여

 

저자 클라우스 베를레 KLAUS WERLE는 하이델베르크대학과 영국의 엑서터대학에서 역사학, 영문학 및 독문학을 공부했다. 헨리난넨언론학교를 졸업한 뒤 독일 시사 주간지 《슈피겔》, 《슈테른》, 독일 신문 《프랑크푸르터알게마이네존탁스차이퉁》, 《프랑크푸르터룬트샤우》 등 주요 언론에 정기적으로 글을 쓰고 있으며, 2004 4월부터 《매니저 매거진》의 커리어 담당 편집자로 재직 중이다. 2004 DKV의 〈인간 센터〉에서 수여하는 언론인상을 수상하기도 했고, 현재는 함부르크에 살고 있다. 지은 책으로 『독일 퍼즐―ADAC에서 곡물 빵까지 20가지 부문』, 『논평하지 마라! 강자의 언어를 위한 메모』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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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찾아 보니 넉넉한 몸매의 소유자다. 몸을 최적화해야 한다는 신념에 저항하기 위해 그런 걸까 하는 생각을 잠깐 해보았다. 그는 1973년 생이다. 나와 동갑이다. 아마도 그는 나와 같이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 책을 썼는지도 모른다. 완벽주의자가 말하는 완벽주의의 함정! 저널리스트 출신답게 그의 글에는 다양한 정보와 주장이 명확히 드러난다. 내가 한 때 가고 싶었던 언론인의 길을 가고 있는 그가 이야기하는 완벽주의에 대한 이야기가 매우 흥미로웠다.

 

2. 내 마음을 무찔러 드는 문구

 

들어가는 말

 

P10 인생은 누구나 성공적으로 끝마치기는 간절히 원하는 어떤 것이다. 영국의 이동통신업체 보더폰은 현재를 최대한 활용하라 Make the most of now’라든가 이제 너의 시간이다 It’s your time’같은 강력한 요구가 담긴 말들을 광고 문안으로 채택했고, 나이키는 이미 예전에 훨씬 더 높은 수준의 요구를 담은 광고 문안을 내세웠다. “은메달을 따는 것이 아니라, 금메달을 잃는 것이다. You don’t win silver, you lose gold.”

 

자신의 삶에서 최고의 결과를 이끌어내라는 요구는 위대한 이념이 사라진 시대의 마지막 신앙과도 같다.

 

P11 시장경제의 가장 중요한 원칙 중 하나는 누구나 원한다면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당연히 환상이다. 아주 무서운 환상. 그러나 완전히 틀린 말도 아니다. 실제로 기회는 더욱 많아졌고 사회는 더욱 투명해졌기 때문이다.

 

서구 민주주의에 어떤 보편적인 신앙고백 같은 것이 있다면 아마 이런 식일 것이다. 항상 더 나아져야 한다. 기회는 주어져 있으니 이를 이용해야 한다. 인간의 새로운 이상형은 불굴의 의지로 기회를 모색하고 자기의 능력을 십분 발휘하는 기업가적 인간이다. 자신의 삶을 최적화시키는 인간이다.”

è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것은 나의 신앙이었다. 자기계발서를 탐독하며 더 나은 삶을 위해 맹렬히 도전하는 나, 그것이 나의 모습이었다.

 

딱히 틀린 말은 아이다. 더 나아지고 싶다는 소망이 결국 창의성, 혁신, 진보를 이루어내는 추진력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완벽해지려는 노력은 지난 몇 년 사이에 완전히 새로운 차원에 도달했다. 이제 그것은 우리 삶의 모든 영역을 관통하는 주제가 되었다. 더 좋은 직장, 더 많은 수입, 더 매력적인 몸, 더 똑똑한 자녀, 더 멋진 집 등 모든 사람이 항상 똑 같은 주문을 왼다. 너는 능력만큼 행복한 삶을 살지 못한다. 네가 행복하지 못한 것은 다른 누구의 탓도 아닌 바로 너의 탓이다. 완벽한 삶은 가능하다. 행복은 스스로 만들어가는 것이다. 그러려면 먼저 너 자신이 행복을 원해야 한다.”

è  동생에게 항상 너의 삶을 잘 관리해라고 잔소리를 하곤 하는데 나의 그러한 생각의 기저에는 완벽주의적 성향이 자리 잡고 있어서 그런 것 같다.

 

P12 인생의 잭팟을 터뜨릴 기회가 이렇게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탓에 경쟁이 엄청나다는 것이 문제일 뿐이다.

 

기회와 위험은 똑 같은 정도로 그 확률이 높이 치솟았고, 우리는 자신을 남과 더욱더 비교하게 되었다. 그러나 더 나아지고 더 새로워지고 더 완벽해지려는 목표는 그만큼 압박을 키운다.

 

실패하는 사람은 충분히 노력하지 않은 탓이라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게 되었다.

 

P13 자기 자신을 경영하는 1인 기업가로서 우리는 당연히 좋은 수익을 거두고자 한다. 완벽의 추구는 21세기의 지상 명령이 되었다.

 

P14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완벽해지고자 하는 우리의 노력을 통해 이득을 보는 사람이 따로 있다는 것이다. 바로 각종 학원, 코치, 자칭 행복 전문가 등 사교육 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다. 기업은 그 중에서도 가장 큰 수혜자다. 기업을 위해서 우리는 대학에서 열심히 스펙을 쌓고, 직장에서 기를 쓰고 일하며, 일상생활에서는 열성적인 고객이 되어 기꺼이 값비싼 서비스를 구매한다. 국민의 건강과 연금에 인색한 국가도, 고객의 특별한 취향이나 더 좋은 것에 대한 욕구 덕택에 벌어먹고 사는 모든 업종에 종사하는 사람들도 수혜자에 속한다.

 

주변의 모든 사람에게 이익을 가져다 주는 행위로 인해 정작 우리 자신은 완벽주의의 모순에 빠지게 된다. 완벽해지려는 노력은 근본적으로 위험 회피 전략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실수를 통해 배우는 대신 아무런 실수도 저지르지 않기를 바라고, 따라서 발전의 기회를 놓친다. 모든 요구에 부응하고자 하는 탓에 정작 우리에게 재미를 주는 일, 우리에게 정말 유익한 일에는 제대로 집중하지 못한다. 끊임없이 약점을 고치려고만 드는 탓에 자신의 강점을 살리지 못한다. 이렇게 모두가 똑같은 이상을 추구한다면 모두 똑같이 완벽해질 수는 있겠지만 결국 남다른 특별함은 존재하지 않게 된다. 최적화의 궁극적인 목표가 무언가 특별한 존재가 되는 것이라면 정반대의 결과를 얻는 셈이다.

è  모든 일을 완벽하게 해내려 하는 나 같은 사람들이 생각해 봐야 할 점. 정말 필요한 일에는 집중하지 못함, 약점을 고치려 하다 강점을 살리지 못함, 특별해지려다 비슷해지고 말게 됨.

 

1부 원인 : 현대사회의 새로운 신앙, ‘완벽

 

P22 사회적 지위의 유동성은 실현 가능한 현실이라기보다는 간절한 소망에 더 가깝다. 하지만 현실성의 여부와 상관없이 이런 기대와 요구가 개인의 생활에 미치는 영향력은 그것이 환상에 불과할 때 조차도 결코 과소평가할 수 없는 것이다. 지위 상승 욕구가 강한 사람은 지위 상승에 성공한 3분의 1과 자신을 동일시 한다. 그렇기 때문에 완벽에 대한 열망의 원인을 규명할 때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사항은 사회적 지위 상승에 대한 약속이 얼마나 이행되었는지에 대한 통계가 아니라 약속 자체이며 그것을 실제로 증명하는 구체적인 사례다.

è  나 역시 그랬다. 성공한 소수를 바라보며 나도 그처럼 될 수 있을 거라 믿었다. 그리고 달렸다.

 

P25 긍정적인 경제 전망, 개선된 교육 기회, 복지국가의 합의를 통해서 60년대와 70년대에 국가 공동체의 내적 동질성은 절정에 도달했다.

 

그러나 석유파동과 더불어, 늦어도 80년대가 시작되면서부터 상황은 다시 바뀌었다. ‘황금시대’(에릭 홉스봄)은 지나갔고, 부의 분패에 다시 불평등이 증가했다.

 

P29 개인은 자기 행복을 스스로 두드려 만드는 대장장이가 되어야 한다.

 

P30 우리에게 더 많은 가능성이 이론적으로 열려 있을수록 우리는 더 많은 요구를 받게 된다. 그리고 요구를 이행하라는 압박과 더불어 실패의 위험이 더 커진다. 다중 선택 사회에서 완벽을 향한 열망은 가능성의 양에 비례하여 커진다. 다시 말해, 많은 가능성이 주어져 있기 때문에 우리는 가능한 한 많은 것을 성취해야 하는 것이다. 또한 실패에 대한 책임이 우리에게 있기 때문에 우리는 모든 것을 최대한 완벽하게 계획해야 하고 발생 가능한 모든 문제점을 최대한 제거해야 한다.

 

지위 상승의 요구가 비록 사회의 전반적인 현실이 되지는 않았지만 약속은 그리고 그 약속의 실현이 가능함을 몸소 증명해낸 소수의 인물은 그 존재 자체만으로도 자신의 삶을 끊임없이 점검하고 개선시키고자 하는 개인의 욕망에 불을 지르기에 충분했다.

 

P31 모든 영역에서 한없이 많은 경쟁자를 상대로 싸워야 하는 경쟁에서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답은 간단하다. 스스로 남들보다 재능 있는 분야를 찾아야 한다. 스스로를 더욱 차별화함으로써 개별화된 다중 선택 사회의 압박에 맞서야 한다. 공식적인 계급이 더 이상 존재하기 않기 때문에 비공식적인 경제와 표지가 점점 더 중요해진다. 인생은 이제 대중 속에서 자신을 드러내고 돋보이게 하기 위해 끊임없이 다듬고 완성시켜나가야 하는 하나의 종합예술이 되었다.

 

P36 90년대 중반에 사회학자 게하르트 슐체는 이런 체험 지향이 목표하는 것은 즉각적인 행복의 추구라고 말했다.

 

P38 트레이딩다운 특정 분야의 지출에는 의식적으로 매우 인색한 소비

트레이딩업 절약한 돈으로 특정 분야의 고가품을 구매하는 행위

 

사람들은 자신의 생각에 삶의 질을 향상시킨다고 여겨지는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해서는 20%에서 200%까지의 돈을 기꺼이 더 지출하고, 그 대신 정서적인 만족감, 중요도가 떨어지는 부분에서는 절약하려는 태도를 보인다.

 

P39 소비의 발전 단계 : 생존을 위한 투쟁 > 품질 발견 > 편리함에 대한 욕구> 개별화에 대한 갈망

 

P46 ‘우리가 지금 빌 게이츠가 베컴 같은 사람들처럼 부유해지는 것은, 예전에 평민이 루이 14세처럼 부자가 될 수 없었던 것만큼이나 가능성이 희박한 일이다. 다만 우습게도 우리는 그것을 더 쉽게 여기며, 그렇기 때문에 더 많은 고통을 받는다고 영국의 철학자 알랭 드 보통은 말한다.

 

P47 ‘거지는 거지를 시샘하고 가수는 가수를 시샘한다고 고대 그리스의 시인 헤시오도스는 말했다.

 

P52 사회 중간 계층의 특징을 이루는 요소, 즉 지위 상승의 가능성과 지위 하락의 위험, 그리고 그 사이에서 끊임없이 행해지는 남과의 비교는 이제 모든 개인의 현실이 되었다. 이런 상황은 위험에 대한 두려움을 높이는 한편 기회를 탐색하고 포착하려는 노력 또한 자극한다. 선택의 압박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P60 19세기의 골드러시에 실제로 큰돈을 벌어 부자가 된 것은 금 캐는 사람들이 아니라 삽과 체를 만드는 제조업자였다.

è  기막힌 아이러니!!

 

누구나 다 도약에 성공하지는 못한다. 그러나 그것을 해낸 사람은 남에게 모범이 되고 원동력이 된다. 그들은 시스템을 계속 돌아가게 하는 윤활류다.

 

P61 관심을 풍족하게 얻는 사람은 그것 하나만으로도 부자가 되고, 관심을 끌지 못하는 사람은 그것만으로도 이미 기회를 잃는다.

 

P64 하버드 대학이 대학생 1700명의 페이스북 프로필을 연구한 결과에 따르면, 어떤 사람이 자신의 네트워크에서 차지하는 지위나 서열은 건강, 행복, 직업적 성공, 파트너 관계 등 그 사람의 모든 중요한 생활 영역에 두루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이제 15분의 명성을 얻는 일이 아니라 15명의 사람들에게 알려지고 특별한 존재로 인식되는 일이 더 중요하다고 슈미트는 설명한다.

 

P66 지금까지 우리는 우리에게서 최적화의 노력을 이끌어내는 네 가지 대표적인 원동력을 살펴 보았다. 21세기의 이론적으로 개방적이고 개별적인 사회, 사치의 대중화, 사회적 비교 가능성의 상승, 2.0이 꽃피운 관심의 경제가 그것이다. 이 모든 발전은 우리에게 자신을 스스로 결정하고 더욱 자유롭게 펼칠 기회를 제공했다. 하지만 그와 더불어 주어진 기회를 반드시 이용해야 한다는 압박도 심해졌다.

 

2부 증상 : 요럼에서 무덤까지, 인생설계

 

P73 완벽주의 세계를 가로지르는 여정은 그 첫 단계부터 최적화의 열기가 몹시 뜨겁다. 여기에는 두 가지 중요한 이유가 있다. 첫째로 인생의 첫 도입부에는 우리가 인생을 만들어갈 수 있는 가능성이 다른 어느 시기보다 많이 열려 있다는 믿음 때문이다. 둘째는 가족이 적대적인 외부 환경 속에서 편히 쉴 수 있는 안식처로 이상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P75 자녀 교육에 대한 압박은 교육을 신분 상승과 성공의 보증수표라고 여기는 데서 온다.

 

P77 조기교육 열풍의 핵심은 언제나 한 가지다. 미래에 예상되는 경쟁에서 승리할 수 있도록 자녀가 유리한 출발선에 서게 만들어주는 일이다.

 

P82 기필코 자녀를 잘 길러내야만 한다. 그래서 앞서 말했듯이 아버지와 어머니는 마치 회사를 경영하는 기업가처럼 자녀 양육 프로젝트에서 최선의 상품을 찾아내고 비교와 선택을 통해 자신의 투자를 최적화한다.

 

P90 자녀가 나중에 뒤처질지 모른다는 두려움은 부모의 완벽주의를 더욱 부추긴다. 모든 투자가 그렇듯이 자녀에 대한 투자도 미래를 내다보는 일종의 도박이다. 투자가 이익을 가져올지, 가져온다면 그 이익이 얼마나 될지 등은 아무도 확실히 예측할 수 없다. 그래서 그때가 될 때까지 실제로 극대화되는 것은 따로 있다. 바로 자녀라는 투자 대상을 중심으로 형성된 산업의 매출이다.

 

P94 풀은 잡아당긴다고 더 빨리 자라지 않는다. 어린아이들은 세상을 추상적으로 파악하지 않는다. 아이들은 마치 놀이를 하듯 이것저것을 직접 시험해보고 체험함으로써 세상을 이해한다. 어린아이들이 사물을 대할 때는 스스로 끝까지 탐색하도록 내버려두어야 한다.

 

P96 최적화가 경쟁적 군비 확장과 다를 게 없다는 사실이다. 끊임없이 계속 늘려나가지 않으면 확보해놓은 우위는 순식간에 사라진다. 이런 식으로 인플레이션이 계속되다 보면 어느 순간 위에 있다는 사실 자체가 무가치해진다. 이것은 최적화의 노력이 지닌 근본적인 모순이다.

 

누가 기회를 가장 잘 활용하느냐를 놓고서 벌어지는 싸움을 견뎌내지 못하는 사람은 단지 그 싸움의 패자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그는 공정한 경쟁에서 탈락했기 때문에 변명의 여지없이 패배자로 낙인 찍히고 자신의 불행한 운명에 대해서도 스스로 책임을 져야 한다.

 

P108 어떤 형태로든 대열에서 낙오될지 모른다는 두려움을 안고서 살아가는 요즘의 학생 세대는 대부분 체제 순응적으로 행동하게 된다. – 교육개혁전문가 콘라트 실리

 

P112 헤르만 헤세는 진정한 교육은 완전을 향한 모든 노력이 그렇듯이 특정한 목적을 위한 것이 아니라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고 했다.

 

P125 기업의 요구에 한 치의 어긋남도 없이 부응해서 기필코 출세하겠다는 야심 찬 생각은 많은 학생을 완벽주의의 함정 속으로 돌진하게 만든다. 인간은 늙어 죽을 때까지 배워야 하고 복잡한 관계적 사고 능력이 21세기의 핵심 자질이라는 주장이 옳다면, 오로지 표준화된 출세 모델에 방향을 맞춘 최적화는 결코 올바른 길이 될 수 없다.

 

P130 19세에서 25세 사이의 대학생은 대부분 자신이 어떤 일에 진정한 즐거움을 느끼는지, 정말로 잘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를 고민하는 대신 취업 시장에서 최대의 기회를 보장해줄 수 있는 전공을 선택한다. 그것이 자신의 적성에 전혀 맞지 않는 전공일 가능성에 크게 개의치 않는다. 그리고 많은 학생이 내용보다는 지위와 서열을 생각한다.

 

위험 회피는 완벽주의의 잘 알려진 전략이다.

 

P131 완벽에 대한 집착은 사람들로 하여금 자기 능력보다 더 많은 것을 원하게 만든다.

 

P133 익스트림자버 extreme jobber : 뉴욕의 일과삶정책센터에서는 24시간 연락이 가능하고 주당 60시간 이상 일하는 사람을 이렇게 명명했다.

 

P134 켐니츠공과대학의 산업사회학 교수 게르트 귄터 보스는 최대한 많이 일하는 것이 유행인데 이것은 익스트림 스포츠처럼 새로운 체험을 제공한다고 말한다. 그는 익스트림자버를 자기 자신을 더 강하게 기업가로 여기면서 더 많은 책임을 떠맡으며, 그렇기 때문에 점점 더 불규칙적으로 일하게 되는, 경계를 이탈한 노동자라고 설명한다. ‘조기교육장에서 언급했듯이 우리는 우리 자신을 1인 기업가로 변모시킨다. 그래서 직장에서도 그냥 시간을 때우는 식으로 일하지 않고 스스로를 자신이 소유한 기업으로 이해하여 최대한 성과를 내려고 노력한다.

è  내가 걱정하는 바다. 내가 만일 1인 기업가가 되면 나를 더 착취하게 될까, 더 여유를 즐기게 될까? 나는 직장에서도 나를 단순한 월급쟁이가 아닌 내가 맡은 일의 사장으로 생각했다.

 

P135 직장에서는 마치 집광렌즈에서 빛이 한곳으로 모이듯이 아래와 같은 지배적인 사회적 경향이 집중적으로 나타난다.

-       비약적으로 증가한 선택과 비교의 가능성

-       경쟁에 대한 압박의 증가와 이로 인한 끊임없는 최적화의 강박

-       자신의 삶을 프로젝트로 이해하고, 더 적극적으로 더 많은 책임을 떠맡으며 스스로 주인이 되어 행동하려 노력하고, 그리하여 직장에서 이제는 피고용자가 아니라 스스로 자신을 경영하는 1인 기업가가 되려는 생각

 

P138 자기 주도, 능동적 참여, 노동의 기쁨은 모두 좋은 것이며 중요하다. 다만 문제는 이 모든 것이, 우리가 피고용인으로서 생산품을 지속적으로 최적화하는 것이 정말로 우리 자신을 위한 일인가 하는 것이다.

 

P145 고리타분하고 쿨하지 못한 일중독자는 사라지고 신나는 익스트림자버가 등장한 것이다. 둘의 결정적인 차이는 후자에 속하는 사람이 자신을 희생자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데 있다. 그들은 회전속도계의 rpm이 높이 치솟는 것을 즐긴다. 대부분 아이디어와 결정 능력과 창의성이 관건인 직업을 가지고 있다.

è  철학자 한병철이 피로사회에서 제기한 자본주의 사회에서의 자기 착취 개념과 유사하다.

 

P152 언론이 토머스 프리드먼의 유명한 일화가 보여주듯이 최적화는 21세기에 들어 이미 하나의 자연법칙이 되었다.

 

매일 아침 아프리카에서 가젤 한 마리가 눈을 뜬다.

가젤은 자신이 가장 빠른 사자보다 더 빨리 뛰어야 한다는 걸 안다.

그렇지 않으면 잡아 먹히므로.

매일 아침 아프리카에서 사자 한 마리가 눈을 뜬다.

사자는 자신이 가장 느린 가젤보다 더 빨리 뛰어야 한다는 걸 안다.

그렇지 않으면 굶어 죽으므로.

사자나 가젤이나 다 똑같다. 날이 밝으면 무조건 뛰어야 한다.

 

P156 키엔바움의 크라흐트 사상은 이렇게 말한다. “특히 30대 중반 세대는 직업적 미래 설계와 끝없는 능력 계발의 요구 때문에 극도로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이 많습니다. 바로 이런 게 그들의 발목을 잡을 수도 있습니다.”

è  나 역시 30대 중반부터 고민이 시작되었던 것 같다. 실무경력 10년이 지나자 일에서 얻는 기쁨은 턱없이 줄었고, 체력은 떨어지기 시작하고, 아이들은 커가며 엄마 손이 필요하다고 아우성이고, 조직에서는 관리자로 자리를 빨리 잡지 않으면 생존이 어려지기 시작하는 시점이 바로 그때였다. 끊임없이 도전했고 나름 성과도 내었는데 행복하지 않았다. 무엇이 문제일까? 고민은 점점 더 깊어졌다.

 

P158 구원의 키스를 기다리지만 현재의 상태만 점점 더 굳어지는 이런 상황을 작가 옌스 바이트너는 잠자는 숲 속의 공주 신드롬이라고 부른다.

 

확고한 위계질서 안에서 일하는 직장인은 누구나 자기 능력을 넘어서는 단계까지 승진할 수 있다는 피터의 법칙과는 달리, 잠자는 숲 속의 공주 신드롬에서는 자기 역량과 능력이 전혀 중요치 않다. 오히려 가장 비효율적인 직원이 곧 피해를 적게 입히는 직원이므로 빠르게 매니저를 승진한다는 딜버트의 법칙이 더 적합하다. 말 잘 듣고 일 잘하는 잠자는 숲 속의 공주는 계속 키스를 받지 못한다.

è  이렇게 다양한 법칙들이 있구나. 피터의 법칙/ 딜버트의 법칙/ 잠자는 숲 속의 공주 신드롬까지

 

이것이 전부가 아니다. 로버트 여키스와 존 도슨이 이미 1908년에 발견한 바에 따르면 인간의 과제 수행 능력은 U모양의 곡선을 그린다. 처음에는 일을 많이 할수록(그래서 스트레스가 심할수록) 생산성이 더욱 크게 향상된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더 이상 오르지 않는다. U자의 정점에 이르면 아무리 더 많이 일해도 성과가 나지 않으며, 잠자는 숲 속의 공주가 주어진 업무를 해내려고 스스로를 채찍질할수록 오히려 스트레스는 커지고 성과는 더 떨어진다. 업무 능력의 최적화는 결국 부메랑이 되어 자신에게로 날아온다.

è  오호, 이런 이론도 있구나!

 

P180 켈하임미래연구소의 크리스티아네 프리데만은 이렇게 말한다. “사람들이 자기 자신을 열심히 가꾸는 이유는 우리가 이 과제도 잘해낼 수 있다는 사실을 과시하고 싶어서다.” 신체는 이제 자본과 라이프스타일이 혼합된 핵심적인 자원이다.

 

P204 로하스식 라이프스타일은 전형적인 완벽주의 전략을 따른다. 그들은 좋은 쪽을 놓치고 싶지 않지만 그로 인한 결과와 똑바로 대면하고 싶지도 않기 때문에 부정적인 결과를 최대한 약화시켜서 보려고 노력한다. 완벽주의는 언제나 위험을 회피한다. 이 경우에 위험은 윤리적으로 잘못된 결정을 내리거나 안락함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을 말한다. 그러므로 최적화 전략이 통하지 않을 때 그들이 안락함 쪽으로 결정을 내리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인간은 원래 그렇다. 윤리적인 요구를 할 때조차도 말이다.

 

P210 이 모든 것은 자립과 자기 계발이라는 익숙하고 그럴 듯한 구호 아래 우리에게 판매되고 있다. 기업은 더 많은 권력, 더 많은 자유, 더 많은 시간, 더 많은 돈을 약속하면서 절약을 통해 얻은 이익은 결국 고객의 몫이라고 주장한다. 포스에 따르면 이것은 기업의 구조조정 압박에 비롯되었다. 고객들의 이런 도움은 실제로 기업에 비용 절감 효과를 가져다 준다.’

 

P221 자기 자신을 경영하는 유능한 1인 기업가로서 우리는 결혼이라고 알려진 기업합병의 후보자를 세심하게 스크리닝할 필요가 있다. 한때 번쩍이는 갑옷을 입은 기사와 우아하게 날갯짓하는 나비들만 북적이던 에로스의 제국에 이제는 지식과 냉철한 이성이 밀려들고 있다. 하늘이 정해주던 일이 이제는 경영의 과제가 되었다.

 

P239 본래 자유주의에 바탕을 둔 68세대의 이데올로기는 철저한 규율, 고된 노력, 무조건적인 성공 의지라는 스포츠 정신과 만나 열심히 노력하면 못 이룰 것이 없다는 새로운 생활윤리를 탄생시켰다.

 

P247 우리는 최적화 열망의 기저에 깔려 있는 다음과 같은 기본 원칙을 발견할 수 있다.

-       충분히 노력하기만 한다면 모든 것을 성취할 수 있다는 이데올로기

-       모든 것에는 충족되어야 할 이상이 있다는 관념

 

여기서 완벽주의의 지상명령이 생겨난다. 완벽화의 노력은 우리가 자신을 1인 기업가로, 즉 자기 자신을 경영하는 기업가로 이해하는 데서 비롯된다. 이때 우리의 목표는 이상을 실현하기 위해 자신의 삶을 가꾸고,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통제하는 것이다.

 

P248 이제 진실의 순간이 왔다. 누구나 모든 걸 다 할 수는 없다. 이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누구나 모든 것을 다 이룰 수 있다는 지상명령에 기초한 완벽주의의 가정은 단 한 번도 옳았던 적이 없다. 게다가 사회의 투과성을 고려하면 이는 점점 더 어려운 일이 된다. 물론 모든 사람에게 이론적으로 모든 길이 열려 있는 것은 맞다. 그러나 이 책 1부에서도 언급했듯이 현실에서 사회적 지위의 유동성은 오히려 더 줄어들었다. 세상을 떠난 사회학자 랄프 다렌도르프가 주장한 바와 같이 각 개인의 출신 배경은 더 이상 중요하지 않고 오로지 그의 능력(과 성취)만이 중요하다는 엘리베이터 사회는 이제 신화에 불과하다.

 

P249 다름슈타트대학 사회학과의 미하엘 하르트만 교수에 따르면 엘리트들은 패션, 자신감에 찬 태도, 말하고 생각하고 행동하는 방식, 즉 아비투스를 통해 자신을 차별화한다.

 

P252 미국의 저술가 말콤 글래드웰은 환경과 상황이 특별한 성공의 열쇠이며, 무리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소위 아웃라이어는이 두요소를 자신에게 유리하게 이용할 줄 아는 강인함과 영민함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한다.

 

자신의 능력에 맞는 목표, 그리고 무엇보다도 스스로 재미를 느낄 수 있는 목표를 설정하는 사람만이 성공할 수 있다. 억지로 하는 사람은 실패할 수밖에 없다. 뮌헨의 심리학자 디터 프라이는 무슨 대가를 치르더라도 반드시 버틴다는 태도는 비합리적이라고 단언한다. “목표 선택이 잘못되었다는 사실이 확실하다면 아낌없이 버릴 줄 아는 것이 바로 능력이다.”

è  전직장에서 버티는 놈이 이기는 거라는 말을 수없이 들었다. 그럴까 생각도 했었다. 하지만 무엇을 위해, 누구를 위해 버티는 것인가? 아니다 싶으면 포기할 줄도 알아야 한다.

 

이제 우리는 최적화 노력의 근본적인 문제에 도달했다. 뭔가를 좀 더 잘해보려는 태도는 절대로 잘못된 것이 아니다. 문제는 외부로부터 주어진 요구가 최적화의 기준이 될 때다. 쉴 새 없이 외부의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애쓰는 사람은 자신의 에너지를 무의미하게 소진할 뿐이며, 완벽에 눈이 멀어 자신이 진짜 잘할 수 있고 최적화가 정말 효과를 발휘할 일을 보지 못한다.

è  목표든 요구든 자신이 자신에게 해야 한다. , 그것이 자신의 능력과 재능에 맞는 목표이어야 한다.

 

P255 출세에 대한 많은 직장인의 꿈은 그들로 하여금 시간외근무를 마다하지 않고 24시간 대기 상태를 기꺼이 받아들이고 힘써 건강을 관리하고 닥치는 대로 조언서를 읽게 만든다.

è  내가 정확히 이렇게 했다.

 

물론 이런 이의 제기도 가능하다. 우리가 아무리 열심히 노력해도 모든걸 다 이룰 수는 없다고 해서 우리의 최적화 노력으로 몇몇 업종이 돈을 버는 것을 굳이 문제 삼을 필요는 없지 않은가? 더 나아지려는 욕망이 대체 뭐가 나쁘다는 말인가?

 

하지만 진실은 다른 데 있다. 최적화의 노력은 많은 경우 기대한 만큼의 결과를 보여주지 않는다. 그뿐이 아니다. 오히려 우리에게 해를 끼치고 우리가 원래 달성하고자 했던 목표들을 훼손시키기도 한다. 게다가 장기적으로 보면 완벽주의의 모순 뒤에는 창의성, 도전 정신, 혁신력, 사회적 단결 등을 저해하는 사회 전체에 대한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3부 결과 : 완벽주의의 함정에서 벗어나기

 

P260 가능성이 거의 무한히 많아 보이기 때문에 실패의 책임도 더 이상 남들이나 환경에 물을 수 없다. 모든 실패는 오로지 자신의 탓이다.

 

더 높이, 더 빨리, 더 높이 : 신자유주의적 시대정신의 신조

 

P262 완벽주의자는 모든 일을 하나도 빠짐없이 전부 올바르게 처리하고 싶어 합니다. 그래서 그들의 에너지를 더 이상 한 곳에 집중시킬 수가 없지요.” CEO들의 상담자로 각광받는 코칭 전문가 도로테 에흐터의 설명이다. 그 결과는 비극적이다. 한껏 높아진 성과에 대한 요구가 오히려 성과를 더 떨어뜨리게 되기 때문이다.

 

완벽주의자는 항상 최적의 상태에 도달하기를 오로지 그것만을 원하기 때문에 패배를 극도로 두려워한다. 그래서 위험을 한사코 피하려고만 들다가 기회마저도 놓치고 만다. 벤샤하르는 이를 성공 거부 반응이라고 표현한다. 완벽주의자는 시도하지 않으면 실패도 없다고 여기기 때문에 자주 과제를 뒤로 미루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이런 태도는 실패를 통해서 배울 수 있는 기회마저도 앗아간다.

 

P263 ‘실패에서 배우거나 배움에 실패하거나둘 중 하나라고 벤샤하르는 결론 짓는다. 삶은 결정의 연속이며 결정은 언제나 틀릴 수 있다. 제한된 터널 시야현상을 초래해서 본래의 목표에 도달하는 데 별로 중요치 않는 사소한 부분에 몰두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출퇴근 거리가 먼 사람들은 아무리 좋은 직장에 다니더라도 생활 만족도가 바닥으로 곤두박질친다. 매일 출근하는데 1시간을 사용하는 사람이 그에 따른 삶의 질적 손실을 보상받으려면 급여가 40%정도 더 올라야 한다.

è  맞는 말이다. 출퇴근 거리가 멀면 회사에 대한 만족도도 떨어진다.

 

P267 연구 결과에 따르면 둘 중 누가 더 나은 결정을 내리는지의 여부와 상관없이 만족자는 더 낙관적이고 만족스러운 태도를 보이는 반면 항상 최선의 결정을 내리고자 노력하는 극대화자는 쉽게 의기소침해지는 경향을 보였다. ‘그들은 자신을 끊임없이 남과 비교하기 때문에 스스로 내린 결정을 후회할 때가 많다. 그래서 자주 자신을 비난하고 놓쳐버린 선택의 기회를 두고두고 아쉬워하게 된다고 기거렌처는 말한다.

 

P268 연구에 따르면 상실에 따른 정신적 후유증은 이득을 보았을 때의 만족감보다 훨씬 더 강력하다고 한다. 다시 말해서 무언가를 잃었을 때의 고통이 무언가를 얻었을 때의 기쁨을 능가하는 것이다.

 

후회에 대한 두려움은 그들에게 최선의 선택을 강요하여 전부 또는 전무의 완벽주의 도식에 사로잡히게 만든다. 하지만 선택의 가능성이 많고 기회비용이 많이 발생할수록 결정에는 더욱 큰 후회가 따르기 마련이다. 끊임없는 극대화와 최적화는 결국 우리를 불행으로 이끈다.

 

P270 전문가들은 기본 욕구가 충족되고 나면(연 소득 5만에서 8만 달러 정도) 그 이상의 추가 소득은 대부분 더 큰 만족을 주지 못하며, 따라서 돈은 배부른 선진 국가보다 가난한 나라의 국민에게 더 큰 만족을 준다고 생각했다. 이런 맥락에서 아르투어 쇼펜하우어는 부를 일컫어 마시면 마실수록 갈증이 더 심해지는 바닷물과 같다고 했다.

è  동의한다. 연봉이 어느 정도 수준에 이르자 돈은 나의 동기가 되지 못했다. 쇼펜하우어의 말이 마음 속으로 들어온다.

 

연구가 진행되면서 행복 연구가는 몇 가지 새로운 사실을 발견했다. 여자가 남자보다 더 행복하고, 흑인이 백인보다 더 행복하며, 기혼자가 독신보다 더 행복하다는 것이다. 간단히 말해서 행복 연구가는 할머니의 지혜, 그러니까 이미 오래 전부터 알고 있던 것들, 즉 가족, 친구, 다정한 동료, 직장에서의 인정 같은 요소가 최소한 소득의 변화 못지않게 우리가 느끼는 행복에 중요하다는 사실을 경험 연구를 통해 증명했다. 그밖에도 이런 것에서는 적응 효과가 훨씬 더디게 나타나는 반면, 로또 당첨이나 새로 구입한 페라리에 대한 우리의 기쁨은 생각보다 훨씬 빨리 시든다.

 

P272 인간의 본성은 이웃보다 더 많이 가질 때만 행복을 느끼도록 구성되어 있으며, 이렇게 볼 때 행복감은 인간으로 하여금 진화의 경쟁에서 더 많은 능력을 발휘하게 하려는 자연의 술책이라는 것이다.

 

P274 이 모든 경우에 정상의 자리는 항상 한정되어 있다. 지위를 둘러싼 경쟁에서 누군가가 승리한다면 다른 누군가는 패배해야 한다. 사회가 제공하는 지위는 제한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더 행복해지지 못하는 결정적인 이유라고 행복 연구가 리처드 에이어드는 말한다.

 

P275 극대화자는 아마 모든 분야에서 완벽하고 약점이 없는 사람이 승자가 된다고 말할 테지만 이는 틀린 답이다. 경쟁자들의 무리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특별한 삶이 승자가 된다. 그런데 극대화에게는 바로 이런 능력이 모자란다. 그리고 그들은 아무리 노력해도 그것을 채울 수 없다.

 

P300 런던정경대학 경제성과연구소의 설립위원이자 영국 상원 의원이기도 한 행복 연구가 리처드 에이어드는 관련 논문에서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렸다. “끊임없는 최적화는 행복한 삶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우리는 계속해서 최선의 상태를 뒤쫓아야 하는 때보다는 적당히 만족스러운 결정을 내릴 때 더 행복해진다.”

 

P303 더 나아지려는 소망은 인간적으로나 원칙적으로 나쁜 일이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다. 문제는 자신의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이 정도의 비용을 지불하는 것이 적절한지의 여부다. 그것이 남 좋은 일에 그쳐서는 안 될 테니까 말이다.

 

P310 완벽주의의 덫에서 벗어나기 위한 방법

1) 오랜 세월 우리 곁을 충실히 지켜온 동반자와 이별해야 한다. 바로 양심의 가책이다. – 뭐든 하려면 제대로 하라, 마땅히 이 정도는 되어야 한다. 이상적인 일자리, 완벽한 관계, 착하고 의욕적인 자녀, 계발되어야 할 잠재력, 미쳐 발휘되지 못한 재능 따위에 대한 환상을 조장한다.

2) 극대화의 원칙과 이별하라. 모든 것에서 항상 최고를 얻어내기란 불가능하다.

3) 자신의 약점을 교정하려고 들지 말고 강점을 더욱 강하게 만들어야 한다. ‘많은 분야에서 동네 1등이 되지 말고 한 분야에서 세계 챔피언이 되어야 한다

 

P311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결함에 주목하고 실패의 원인을 자신에게서 찾는 경향이 있다. 성공적인 사람은 자신의 능력에 대해서는 항상 긍정적인 점수를 매기는 반면에 실패는 간단히 운의 탓으로 돌려 버린다. 정말 간단한 전략이다. ‘나만 빼고 모두 멍청하다고 생각하면 끝이다.

 

P314 실수를 피하는 가장 확실한(것처럼 보이는) 방법은 외부로부터의 요구를 최대한 완벽하게 충족시키는 것이며, 극대화자는 정확히 그렇게 행동한다.

 

P320 모든 사람들이 하나같이 특별한 존재가 되기를 원할 때 자신의 올바른 모습을 찾고 온전히 자기 자신이 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란 사실이다. 그리고 그것은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

 

3. 내가 저자라면

 

최근 독일어 번역서를 다수 읽었다. 울리히 슈나벨의 행복의 중심, 휴식, 재독 철학자 송병철의 피로사회 그리고 이 책. 세 권의 책을 읽으며 삶의 질을 무엇보다 중요하게 여길 것 같은 독일 사회의 모습이 우리의 모습과 그리 다르지 않아 놀라웠다. 어릴 때부터 외국어를 배우며 특수 교육을 받고, 좋은 대학에 진학하려 죽도록 공부하고, 좋은 스펙을 쌓아 유망한 회사에 취직하기 위해 끝없이 준비하고, 회사에서는 더 높은 자리에 오르기 위해 야근과 특근을 밥 먹듯 하고, 더 나은 배우자를 찾기 위해 이리저리 재는 모습이 세계인의 모습인가 보다.

 

이 책의 목차는 아주 심플하다. 저자는 완벽주의를 3단계로 설명한다. 원인 증상- 결과. 이러한 구성은 알랭 드 보통의 책 불안에서도 찾아 볼 수 있다. 정의 원인 해법. 아마도 심리학적인 문제를 해결하는데 많이 쓰이는 방법인가 보다. 이 책은 들어가는 말은 있지만 나오는 말은 없다. 내가 저자라면 나오는 말에서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정리하고 마칠 것 같다. (감사의 글도 없다.) 이 책은 다소 제레미 리프킨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저널리스트 출신답게 저자는 다수의 통계자료와 연구결과, 사회적 현상을 철저히 기술하고 분석한다.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꼭 필요한 것이겠지만 독일에 살지 않는 사람들이 읽을 경우네는 다소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을 것 같다.

 

이 책에서는 외부에서 주어진 목표에 대해서 완벽을 추구하는 것은 자신의 에너지를 무의미하게 소진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나는 자신의 설정한 목표라 할지라도 최적화를 위해 소중한 것들을 포기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완벽주의의 가장 큰 문제는 균형을 이루지 못하는 것이 아닐까? All or nothing이라 생각하며 인생의 한 방을 위해 전력질주하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을지 이 책을 읽으며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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