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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4월 23일 00시 50분 등록
 

천의 얼굴을 가진 영웅

   조셉 캠벨 지음/ 이윤기 옮김  민음사

 

1. 저자에 대해서

오늘 WTV에서 조셉캠벨선생님을 모시고 인터뷰가 이루어졌다. <인문학 토크쇼>에 초대된 선생님의 모습은 멋졌다. 조셉캠벨 선생님에 대해 조금 해박한 지식을 가졌다는 이유로 내가 MC를 보게 되었다.

윤정: 요즈음 한국의 청년들이 힘든 시기를 지나고 있습니다. 좋은 말씀 부탁드립니다.

조셉캠벨: 저는 청년시절엔 방랑을 하면서 여러 가지 경험과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것을 권하고 싶어요. 저는 여덟 달 동안 그저 이리저리 돌아다녔고 내가 무엇을 할 것이며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할 것인지에 대해 탐색하러 다녔지요. 그때 ‘오늘 무엇을 할 것인지’ 는 생각했지만, ‘내일 무엇을 해야지’하고 생각하지 않았어요. 그때 저는 굶는 것도 걱정하지 않았어요. 남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를 생각하지 않았기에 날마다 기쁨이었고 희열이었지요. 이런 시기를 한 번 가져볼 것을 권합니다.

윤정: 방랑을 하려면 큰 용기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요즈음 한국에는 “지금 이 순간을 살아라”는 제목을 가진 혹은 그런 내용을 담고 있는 책들이 넘치고 있습니다. 그런데 선생님의 ‘바로 여기’와는 좀 다르다는 생각이 듭니다.

조셉캠벨: 저는 환희 속에서 살아가는 것이 건강한 삶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각자의 희열을 따르는 것은 방종한 것이 아니라 생명력이 넘치는 것입니다. 우리가 환희 속에서 살아가기 위해서는 “바로 여기”가 필요한 것입니다. 굳이 다른 곳으로 갈 필요도 없이, 누구를 마나거나 무언가를 소유할 필요도 없이 “바로 여기”에서 행하면 됩니다.

윤정: 젊은이들이라 결혼에 관심도 많습니다. 선생님의 결혼이야기와 결혼관을 듣고 싶습니다.

조셉캠벨: 새러 로렌스칼리지에서 제자였던 현대무용가 ‘진 에드먼’과 결혼했어요. 그녀에게 내 마음을 전하기 위해 졸업할 그녀에게 슈펭글러의 <서구의 몰락>이라는 책을 선물했어요. 결혼이란 상대방을 책임지고 사랑함으로써 상대방과 진정한 일체가 되는 것입니다. 좀더 어려운 말로 하자면 ‘결혼이란 여러분이 자기 자신을 상대방에게 희생시키는 것이 아니라 여러분이 자기 자신을 그 관계됨에 희생시키는 것이다.’ 이렇게 말하고 싶어요.

윤정: 부부란 결국 관계맺음이며, 그 사이엔 희생, 헌신이 따라야 한다는 말씀이군요. 선생님은 평생 부와 명예를 누린 분으로 알고 있습니다. 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 지요?

조셉캠벨: 나는 이제껏 돈에 관해 완전히 무심한 삶을 살아왔습니다. 대신 나는 정말 하고 싶은 일을 함으로써 제법 많은 돈을 벌게 되었어요. 돈을 따른다면 여러분은 돈을 잃을뿐더러 아무 것도 얻지 못할 것입니다. 돈을 잘못된 곳에 사용하는 일은 여러분의 삶을 파멸로 이끌 수도 있어요. 저는 오래 전에 한 권에 75달러짜리 책을 펴낸 적이 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책값이 너무 비싸다고 하더군요. 그러면서 식당에서 150달러짜리 저녁식사를 아무렇지도 않게 먹을 것입니다. 우리들은 돈을 머릿속에 넣는 것이 오래가는지, 뱃속에 넣는 것이 오래가는지를 생각해야 합니다. (웃음)

윤정: 위트 넘치는 말씀입니다. 선생님께서는 연구를 위해서 세계여행을 많이 하셨습니다. 여행하실 때 가장 중요시하게 생각하는 것이 있을 것 같습니다.

조셉캠벨: 저는 같은 장소를 두 번제로 갔을 때는 특별히 선호하는 방이 없어요. 아무런 특징도 없는 방, 실용적인 방을 선호해요. 나는 가방을 열어 나의 책을 꺼내 탁자에 올려놓고 옷걸이에 옷을 걸어놓으면 그만이죠.

윤정: 어떤 의미인지 이해가 잘 가지 않습니다. 그 깊은 뜻을 말씀해 주세요.

조셉캠벨: 여러분은 필요할 때면 어느 장소든지 간에 성스러운 공간으로 만들 수 있다는 것입니다. 어딜 가든지 자기만의 성스러운 공간을 만들어보셔요. 제가 인도에 머물면서 본 것인데요, 어떤 막대기나 돌로 주위에 붉은 원을 둘러놓은 것에 불과한데도 그 공간은 성스러운 공간이 되었어요. 아, 그런데 먼저 성스러움이 무엇인지를 배워야 합니다. 명상훈련이라든지 성스러운 공간의 경험을 통해 성스러움을 배워야 합니다.

 윤정: 선생님께서도 명상을 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조셉캠벨: 나는 명상이란 것을 하지 않았어요. 하지만 저는 명상이 가지는 그 행위를 무척 좋아합니다. 명상으로 인해 내가 지금 노젓고 있는 이 배의 진로를 지연시키는 갖가지 것들이 드러나지는 않을까 두려웠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목적지에 도달하기 위한 의도적인 차단이었습니다. 결국 나는 그 목적지에 도달했습니다.

윤정:   자신의 목표를 위해서는 버려야 할 것은 버리고 츃야 할 것은 취해야 빠르게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다는 말씀이군요.

책을 쓰려거나 예술을 하려는 젊은이들에게 조언 부탁드립니다.

조셉캠벨: 예술에 관해서는 이런 말이 있어요. “우선 모든 규칙을 배운 다음, 그 규칙을 모두 잊어버려야 한다.” 다시 말해서 규칙들이 순수한 행동 속으로 녹아들게 만들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책을 쓰기 위해서는 막대한 양의 공부가 거대한 빙산처럼 물속에 잠겨 있어야 하고, 책으로 드러난 것은 물 위에 나온 빙산의 한 조각 일뿐입니다. 많은 공부가 필요하겠지요. 책을 한 권 쓰는데 있어서 여러분은 우선 자신의 영감과 직관에서 출발한 다음 곧이어 어려운 과정을 맞닥뜨리게 될 것입니다. 그때 여러분이 규칙을 끌어내야 할 때입니다.

윤정: 죄송하지만 좀 어렵게 들립니다.

조셉캠벨: 한마디로 말하면 예술에서는 “학생은 공부하고, 공부하고 또 공부해서 기술과 법칙을 배우는 것” 이것이 전부입니다. 그리고 반드시 분투해야 하는 것입니다. 예술가가 되기 위해서는 기예를 배워야 하지만, 배우고 나서는 기예에 얽매여서는 안됩니다. 자신의 창의력을 발휘해야 합니다.

윤정: 마지막을 선생님 젊은이들을 위한 한 말씀만 해주세요.

조셉캠벨: “여러분이 모든 것을 원한다면 신들은 그것을 주리라. 하지만 여러분은 반드시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윤정: “공부하고 또 공부하라”는 선생님의 좋은 말씀 가슴에 새기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조셉갬벨의 <신화와 인생>을 읽고 젊은이들에게 지침이 되는 내용을 골라 인터뷰 양식으로 정리했습니다.


2. 내 마음에 무찔러 드는 문장

머리말

***이 책의 목적은 종교와 신화의 형태로 가려져 잇는 진리를 밝히되 비근한 실례를 잇대어 비교함으로써 옛 뜻이 스스로 드러나게 하는데 있다. (6페이지)

***세계각처에서 채집된 신화와 민간 전설을 한곳에 모아놓고 상징으로 하여금 스스로 입을 열게 하는 일일듯 하다. 이렇게 모아놓고 보면 그 유사성이 한눈에 두드러져 보이고, 여기에서 우리는 인간이 이 땅에 살면서 오랜 세월 삶의 길잡이로 삼아온 방대하면서도 놀라우리만치 일정한 상태로 보존된 바탕되는 진리와 만나게 된다. (6페이지)

***베다 경은 <진리는 하나되, 현자는 여러 이름으로 이를 드러내다>구 했다. (7페이지)


프롤로그 원질신화

1. 신화와 꿈

***변화무쌍한 듯하지만 실은 우리가 일상적으로 만나는 이야기의 일정한 패턴을 따르고 있다는 것이다.(13페이지)

***신화는, 다함없는 우주 에너지가 인류의 문화로 발로하는 은밀한 통로라고 말해도 지나친 말은 아니다. .....바닥 째 흔들어 수면을 엎어버리는 꿈, 신화의 불가사의한 고리, 이 모두가 은밀한 통로를 지나 인류의 문화로 현현(顯現)한 것이다. (14페이지)

***신화의 상징은 영혼의 부단한 생산물인데, 이 하나하나의 상징 속에는 그 바탕의 근원적 힘이 고스란히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14페이지)

***우리의 내부에는 속으로 알찬 꿈의 판테온(萬神殿)이 있다. 최신형 오이디포스의 화신, 미녀와 야수의 속편이 오늘 오후에도 뉴욕의 42번가와 50번가 모퉁이에 서서 신호등이 바뀌기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15페이지)

***인간이 가진 심성 중에 가장 끈질기게 남는 성향은 동물 중에서도 인간이 가장 오랫동안 어머니 젖가슴에 매달려 있다는 사실이다. (16페이지)

***유아가 죽음과 사랑의 충동을 구분하는 숙명적인 행위는 오이디포스 콤플렉스의 바탕을 형성한다.(17페이지)

***무의식은 꿈을 통해서, 혹은 벌건 대낮에 아니면 정신착란을 이용하여 갖가지 부질없는 몽상과 기이한 상념과 공포와 정신을 어지럽히는 허상을 마음으로 올려보낸다. 인간이라는 왕국에서 우리가 의식이라고 부르는, 비교적 깔끔하고 비좁ㅇ느 처소의 바닥 밑으로는 뜻밖에도 알라딘의 동굴이 뚫려 있다.

여기에는 보물뿐만 아니라 위험하기 짝이 없는 꼬마 정령, 그리고 우리로서는 생각해 본적도 없거니 감히 우리 일상의 삶으로 통합하지 못했던 불편한 혹은 억압당한 심리적인 힘이 도사리고 있다. 이러한 것들은 우리에게 감지되지 않는 채 그대로 눌러 잇지만, 혹 한마디 말, 주위의 냄새, 차 한 잔의 맛, 또는 어느 사람의 시선에 촉발되면 무서운 사신(使臣)으로 우리 머릿속에 나타나기 시작한다.(19페이지)

***자기의 발견이란 소망스럽고도 무서운 모험의 영역을 여는 열쇠를 가져다준다는 의미에서 보면 참으로 매력적인 것이기도 하다.(21페이지)

***신화의 제의의 주요 기능은 과거에다 묶어두려는 경향이 있는 인간의 끊임없는 환상에 대응하여 인간의 정신을 향상시키는데 필요한 상징을 공급하는 것이다. 어쩌면 우리 내부에 있는 타락의 길을 버리고 영험적인 정신의 도움의 따르게 하는 우리 내부의 고차원적인 신경증인지도 모르겠다.(23페이지)


***영웅이란 스스로의 힘으로 복종(자기 극복)의 기술을 완성한 인간이다. 그렇다면 무엇에 대한 복종인가? 이것은 바로 오늘날 우리가 우리 자신에게 물어야 하는 수수께끼이며 영웅의 바탕이 되는 미덕과 역사적 행위가 풀엇어야 하는 문제다.(29페이지)

***탄생(낡은 것의 새로운 태어남이 아닌 새로운 것의 탄생)만이 죽음을 정복할 수 있다. 죽음의 끈질긴 재현을 저지하기 위해서는 영혼의 내부에, 사회적인 무리의 내부에 끊임없는 탄생의 재현이 있어야 한다. 왜냐하면 우리가 갱생하지 않는다면 응보 천벌 여신의 복수만이 우리가 얻게 되는 승리가 될 것이기 때문이며, 파멸은 우리 미덕의 껍질부터 깰 것이기 때문이다.(29페이지)

☆☆☆우리는 날마다 새로워져 하고 새롭게 탄생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여신으로부터 그에 대한 응보를 받게 된다. 머물러 있는 것은 곧 퇴보이다.


***전쟁은 올가미다. 변화도 올가미이며 항구불변성이라는 것도 올가미다. 죽음이 승리하는 날이 오면 죽음이 다가온다. 그때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십자가에 달렷다가 부활하는 길 뿐, 갈가리 해체되었다가 재생하는 길 뿐이다.(29페이지)


***해탈 혹은 물러섬 과정은 외적인 세계에서 내적인 세계로, 대우주에서 소우주로 그 중심을 옮김으로서, 황무지의 절망에서 내부에 존재하는 영원히 평화로운 영역으로 물러섬으로써 이루어진다.(30페이지)

***어른이 되어도 의식할 수 없는 삶의 잠재력, 우리들 자신의 또 한 부분이 여기에 있다는 것이다. 이 황금의 씨앗은 마르는 법은 없다. 우리가 상실해 버린 이 전체성의 일부라도 나날의 현실로 끌어올릴 수 있다면 우리의 능력은 놀라운 수준까지 신장될 것이며, 아울러 생기 넘치는 재생의 순간을 체험하는 것도 가능하다. 우리는 더 높이 솟아야 한다.(30페이지)

***미궁으로 들어가는 영웅이 한 끝을 미구의 입구에다 매어놓고 들어가면서 풀어야 하는 실타래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란 이 얼마나 하찮은 물건인가! 그러나 이나마 없으면 미궁으로 들어간다는 것은 아무 희망도 없는 모험과 다름 없는 것이 아닌가. 사소한 것일수록 손쉬운 법이다.(37페이지)

☆☆☆문제해결의 실마리는 결코 거창하지 않다. 작은 희망이 큰 희망을 만들고, 날마다의 성실이 큰 행운을 가져온다.

***수세기동안 다이달로스는 장인 및 과학자, 기이할 정도로 냉담하고 거의 악마적인 현상의 상징, 사회정의의 정상적인 경계를 넘어 자기 시대의 도덕률이 아닌 자기 예술의 도덕률에만 봉사하는 인간유형을 대표해왓다. 그는 단순하고 용기에 차 있으며 진리가 우리를 자유롭게 할 것이라고 확신하는 영웅이다.

***모든 시대의 영웅들은 우리에 앞서 미궁으로 들어갓고, 미궁의 정체는 모두 벗겨졋으며, 우리는 단지 영웅이 깔아놓은 실만 따라가면 되는데도 그렇다. 추악한 것이 기다리고 있다고 생각하는 곳에서 우리는 신을 발견할 것이고, 남을 죽일 수 있다고 생각하던 곳에서 우리는 우리 자신을 죽일 것이ㅕ 박으로 나간다고 생각하던 곳을 통해 우리는 우리 존재의 중심으로 들어갈 수 있을 것이고 외로우리라고 생각하던 곳에서 우리는 세계와 함께 하게 될 것이다. (39페이지)


2. 비극과 희극

***연민이란 인간의 고통중 엄숙하고 부단한 것에 마음을 빼앗기게하고 이를 고통받는 사람과 하나가 되게 하는 감정이다.

공포는 인간의 고통 중 엄숙하고 부단한 것ㅇ 마음을 빼앗기게 하고 이를 보이지 않는 원인과 하나가 되게 하는 감정이다.(40페이지)

***신화나 동화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은 환상적이며 비실재적이기 때문에 이들이 표상하는 것은 심리적인 승리지 육체적 승리는 아니다. (43페이지)


3. 영웅과 신

***영웅이 치르는 신화적 모험의 표준 궤도는 통과 제의에 나타난 양식 즉 분리, 입문, 회귀의 확대판이다. 이 양식은 원질신화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즉 영웅은 일상적인 삶의 세계에서 초자연적인 경이의 세계로 떠나고 여기에서 엄청난 세력과 만나고 결국은 결정적ㅇ니 승리를 거두고 영웅은 이 신비스러운 모험에서 동료들에게 이익을 줄 수 있는 힘을 얻어 현실 세계로 돌아오는 것이다. (44~45페이지)

***황제, 모세 혹은 아즈텍의 테까틀리포카 같은 종족적, 혹은 국지적 영웅은 한 종족에게만 그 선물의 은혜를 베풀지만 모하멧, 예수, 부처 같은 우주적 영웅은 전세계에 넉넉히 한 소식을 전해준다.(53페이지)

***모험적인 여행은 성취하기 위한 노력이 아닌 재성취하기 위한 노력, 발견하기 위한 노력이 아닌 재벌견하기 위한 노력이엇던 듯하다. 영웅이 애써 찾아다니고 위기를 넘기면서 얻어낸 신적(神的)인 권능은 처음부터 영웅의 내부에 있었던 것으로 드러난다. (54페이지)


4. 세계의 배꼽

***풍성한 수확은 신의 은총의 표적이다. 신의 은총은 영혼의 양식이다. 번개를 풍요를 약속하는 비의 전조인 동시에 신이 방출한 에너지의 현현이다. 은총, 양식, 에너지 이러한 것들은 나날의 삶이 있는 이 땅으로 내려오는데 이것들이 내려오지 않으면 살아있는 것들은 죽을 뿐이다.(58페이지)

***신의 화신으로서의 영웅은 영원의 에너지가 시간성 안으로 흘러드는 배꼽, 즉 세계의 배꼽이다. 따라서 세계의 배꼽은 연속적인 창조의 상징, 모든 사물 안에서 약동하는 소생의 연속적인 기적이 일어나게 하는 세계 보존의 신비인 것이다 (58페이지)

***가정의 난로, 신전의 제단은 땅이라는 바퀴의 중심이며 만유의 어머니의 자궁인바, 이 어머니의 불이 곧 생명의 불이다. (60페이지)

***전세계의 회교도 사회에서 하루에 세 차례씩 행해지는 기도도 세계라는 바퀴의 살처럼 일제히 카아바Kaaba를 향한다. 카아바는 개인 및 전부를 알라의 의지로 굴복시키는 살아있는 거대한 상징이다. (61페이지)

***큰 사원은 어디에든 세워질 수 있다. 결국 <전체>는 도처에 있으며 도차가 권능의 자리일 수 있기 때문이다.(61페이지)

***세계의 배꼽은 도처에 있다. 그리고 이곳은 존재의 근원이기 때문에 세상의 하고 많은 선과 악을 두루 산출한다. 추한 것, 아름다운 것, 죄악과 미덕, 쾌락과 고통이 모두 이 세계의 배꼽의 공평한 산물이다. (62페이지)

***헤라클레이토스는 이르기를 <신에게는 모든 것이 공정하고 선하고 정당하지만, 인간은 어떤 것을 그르다고 하고, 어떤 것을 옳다고 한다.“고 했다. (62페이지)

***직관은 짝짝으로 된 상대적 반대 개념을 초월한다.(62)

***미덕은 자기 중심적인 자아를 완화시켜 범개인적 중심성을 지향하게 한다. (62)


제 1부 영웅의 모험

1. 영웅에의 소명

***소명을 받는 장소로 전형적인 곳은 깊은 숲속, 큰 나무아래, 샘가....운명의 힘을 전하는 하찮은 모습으로 나타난다. 우리는 이러한 상황을 세계의 배꼽에 대한 상징으로 인식한다.(72페이지)

***동화에 나오는 징그럽고 욕지기나는 개구리나 용은, 태양을 입에 물고 솟아오른다. 이 징그러운 뱀이나 개구리, 즉 징그러운 동물은 무의식 심층을 상징한다.(73페이지)

***운명적인 영역은 여러 가지 형태로 다양하게 표상된다. 오지, 숲, 지하 왕국, 해저, 천상, 비밀의 섬, 험한 산꼭대기, 혹은 꿈꾸는 상태로 표상되는 것이다. 그러나 이곳에는 항상 변화 자재하는 존재, 다형태를 취하는 존재, 뜻밖의 고통, 초자연적인 행위, 그리고 초현실적인 환희가 있다.(80페이지)

***영웅은 자신의 의지력으로 모험을 완성할 수 있다.(80)....예로 들은 것 꼭 한 번 살펴볼 것.


2. 소명의 거부

***미래란 생과 사의 부단한 연속만은 아니다. 개인이 가진 현재의 이상과 미덕과, 목적의 체계가 어떻든 이득이 마땅히 따라야 하는 것이고 또 보장되어야 한다. (82)

***미노스왕은 그가 속한 사회의 신의의지에 복종한다는 의미로 희생을 들려야 하는 신의 수소를 사유물로 취햇다. 그는 자기 상상력보다는 경제적 이득을 앞세웠다. 때문에 그는 자기에게 맡겨진 생의 역할을 감당하는데 실패했고, 우리가 보았듯이 엄청난 불운을 격어야 한다. 신성(神性)이 그 자신의 적이 된 것이다.(82)

***개인이 자기 자신의 신이기를 고집하면 신의 의지, 즉 자신의 자기 중심적 체계를 파괴할 수 있는 힘인 신 자신은 괴물로 변하는 것이다. (82)

***인간은 밤이고 낮이고 자신의 어지러운 심성의 폐쇄된 미궁 안에 있는 살아있는 자기의 이미지인 신적인 존재에 쫓긴다. 문을 나가는 길은 막힌 지 오래다. 출구는 없다. 인간은 사탄처럼 죽자고 자기 자신에게 매달린다. 이때 그가 있는 곳이 지옥이다. 혹자는 그러다 신 안에서 마침내 파멸하기도 한다.(83)

☆☆☆ 자기 집착은 파멸을 가져온다. 불가에서는 집착을 버리라고 한다. 집착은 자신의 세계를 더욱 좁게 만든다.


3. 초자연적인 조력

***영웅을 도와주는 노파나 요정 노파는 유럽의 민담에 자주 등장한다. 기독교의 성인전에서는 성모마리아가 이 역할을 맡는다. 단테의 작품에서는 베아트리체와 성모라는 여성의 모습으로, 괴테의 파우스트에서는 그레첸, 트로이아의 헬렌, 그리고 성모로 나타s는 영웅의 보호령이다.(95~96)

***영웅이 빠져드는 환각은 곧 안식처이며 낙원의 평화에 대한 약속이다. 모태 안에서 처음으로 경험했던 이 낙원의 평화에 대한 약속은 아직도 유효하다.  이 약속은 현재를 지탱케하고 과거와 미래까지 주관한다. 이러한 약속이 존재한다는 사실은 여러 단계에 이르는 삶의 문턱을 넘으면서 그리고 삶을 자각하면서 무산의 위기를 겪지만 보호 세력은 항상 영혼의 지성소에, 심지어는 이 세상의 낯선 사건에 내재하거나 그 배후에 존재한다. 모험을 나선 당사자가 그것을 알고 그 존재를 믿기만 하면 시공을 초월한 안내자는 언제나 나타난다. 소명에 응답했고 용기있게 미지의 사건에 대한 체험을 경험해 왔기 때문에 영웅은 무의식의 힘을 자기 편으로 끌어들인다. 대자연은 항상 위대한 임무를 지원한다.(96페이지)

☆☆☆자기 안에 내재된 가능성을 믿으라는 것이다. 불가에서는 이미 자신이 부처의 성품을 가지고 있음을 하는 것이 깨달음이라고 한다. 우리는 자신의 가능성과 무한한 능력을 믿지 않기에 신의 은총을 받지 못하는 것이다.

***고급신화에서는 조력자는 스승, 나룻배 사공, 영혼을 내세로 안내하는 안내자로 발전한다. 그리스 로마의 신화에서 이러한 안내자는 헤르메스와 메르쿠리우스이고 이집트에서는 토트(따오기 비슷한 신)이며 기독교 문화권에선 성령이다. (97페이지)


4. 첫 관문의 통과

***자신을 안내하고 자신을 도와줄 운명을 인격화함으로써 영웅은 모험의 영역으로 한 걸음더 들어가 이윽고 한 단계 어려운 영역의 입구에서 <관문의 수호자>를 만나기에 이른다. 수호자는 영웅의 현재 상황, 혹은 삶의 지평의 한계를 상징하면서 사방에서 세게의 경계를 나타내고 있다. 이 수호자 뒤로는 어둠이며, 미지의 세계이며 위험이다. (105)

***집단의 보편적 믿음이 미지의 땅으로 첫발을 내딛으려 하는 사람을 두려움에 떨게 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105)

***벼락vajra은 속세의 허망한 현실을 분쇄하는 부처의 영적인 힘(불멸의 깨달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불화(佛畵)에 자주 등장하는 중요한 상징의 하나다. 고대 메소포타미아(수미르와 아카드, 바빌로니아와 앗시리아)에서 전해져 내려오는 신상(神像)도 금강고와 같은 형태의 벼락을 쥔 모습을 보인다. 이것은 후일 제우스에게도 그대로 계승되었다.(118페이지, 각주)

***한 짝을 이루는 대립물(존재와 비존재, 생과 사, 미와 추, 선과 악, 희망과 공포의 기능을 통합하고 방어와 습득 행위를 일으키는 기관을 연계시키는 그 밖의 양극성)은 여행자를 향해 시로 부딪혀 오는 바위이며 영웅은 항상 이 길을 지난다. 이것은 세계 전역을 통해 익히 알려진 모티프다.(120페이지)


5. 고래의 배

***마법의 문턱을 넘는 다는 것은 곧 재생의 영역으로 들어가는 것이라는 관념은 세계 어디서나 볼 수 있는 고래의 배라는 자궁 이미지가 상징적으로 나타난 것이다. (120페이지)

***제우스만은 예외지만 그리스의 모든 신들은 제우스의 아버지인 크로노스에게 삼켜지고 있다.(122페이지)

***관문의 통과가 자기적멸(自己寂滅)의 형태를 취한다는 교훈을 강조하고 있다.

***영웅이 외부로의 관문, 즉 가시적 세계를 넘는 대신 다시 태어나기 위해 안으로 들어간다. 이 들어감은 신도가 신전 안으로 들어가는 것과 일치한ㄷ다. 신도는 이 신전 안에서 자신은 불멸의 존재가 아니라 티끌에 불과하다는 정체를 깨닫게 된다. 신전 안, 고래의 배, 세게라는 한정된 공간 건너 위, 아래로 보이는 천상적 공간은 결국 하낟. (123페이지)

***신자가 신전으로 들어가는 순간 변형을 체험한다는 사실을 나타내 보인다. 이 순간 신도의 세속적 성격은 사라진다. 그는 뱀이 허물로 싸여 있듯이 이 신전을 허물로 삼는다. 신전 안에서 신도는 시간적으로는 이미 죽어 세계의 자궁, 세계의 배꼽 지상의 낙원으로 돌아갔다는 암시를 받을 수도 있다. (123페이지)

***신전으로 들어가는 것과 고래의 입을 향한 영웅의 돌진은 같은 모험인 셈이다. 즉 회화적 언어로 말하면 둘 다 구심화 행위, 거듭하는 행위를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123페이지)

*** 존재를 구만두지 않고는 어떤 생명체든 보다 높은 차원의 존재를 획득할 수 없다.(124페이지)

***영웅의 육신은 이집트 신화에 나오는 구세주 오시리스처럼 정말 죽고 해체되고 땅이나 바다 위로 뿌려지는 지도 모른다. (124페이지)

***프뤼기아의 의식 -프뤼기아에서는 십자가에서 죽어 부활한 구세주 아티스를 가려, 3월 스무하룻날이면 소나무를 베어 어머니 여신 퀴벨레의 신전으로 가져온다. 성전에서는 이 나무를 갂아 시신을 만들고 여기에다 붕대를 감고는 오랑캐 꽃다발을 건다. 다음에는 나무 한가운데 젊은이의 화상을 붙인다. 다음날에는 나팔이 울리면서 애통의 의식이 열린다. (124페이지)


2. 입문

1. 시련의 길

***일단 관문을 통과한 영웅은 기묘할 정도로 유동적이고 모호한 형태로 이루어진 꿈의 세계로 들어간다. 영웅은 이곳에서 거듭되는 시련을 극복하고 살아남지 않으면 안된다. 신화와 모험에서 가장 흥미롭게 다루는 부분도 바로 이 국면이다. (128페이지)

***인간의 무리는 집단의 이상(理想)에 다라 행동하는 법인데, 이 집단의 이상이라는 것은 항상 유아기 상태에 뿌리를 두고 있는 것이다. 이 유아기 상태란 성장으 과정이 진행됨에 따라 수정되고 역전되다가 현실에 적용될 필요가 있을 때 재수정된다. (132~133페이지)

***주술사는 그 사회 성인들의 심성에 내재하고 있는 상징적 환상 체계를 출몰시키는 역할을 하는 데 지나지 않는다. (133페이지)

***어떤 사회에 속하는 사람이든지 고의적으로든 타의에 의해서든지 자기 정신의 미궁이라는 미로로 내려가 어둠 속을 헤메는 사람이면 누구든지 저 시베리아의 ‘푸닥’과 성산에 못지않는 상징적인 것들에 둘러싸여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자기 정화에 이르는 길의 두 번째 단계에 해당한다. 즉 감각이 <정화되고 , 스스로를 낮추어> 모든 에너지의 관심이 <초월적인 것에 집중될 때>인 것이다. (133페이지)

***수메르의 신화는 서구 세계에 특히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이 수메르의 신화는 바빌로니아, 앗시리아, 페니키아 전통 및 성서 전통(회교와 기독교를 잉태시킨0의 근원인 동시에 켈트인, 그리스인, 로마인, 슬라브인, 독일인의 이교적 종교에도 막대한 영향을 끼쳤다. (143페이지)

***영웅은 자신이 자존심, 미덕, 아름다움, 삶을 팽개치고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이 적대자에게 저릉ㄹ 하거나 복종한다. 이윽고 영웅은 자신과 적대자가 둘이 아닌 하나임을 깨닫게 된다. (143페이지)


2. 여신과의 만남

***세상에 유혹하는 것, 기쁨을 약속해 주는 것이 잇다면 그것은 바로 잠자는 여성이 지향하는 존재의 예조(豫兆)에 해당한다. 이러한 유혹과 약속은 이 세상의 도시나 숲에서가 아니라 우리가 깊이 잠들어 있을 때 찾아온다. 그녀의 존재가 바로 완전성이라는 약속의 화신이며 조직화된 불완전한 세계 속에서 오랜 방황을 끝낸 영혼의 안식이며 한때 인류가 맛보았다가 언젠가 다시 맛볼 은혜이기 때문이며, 위안과 자양, 그리고 우리가 아득한 옛날에 그 사랑을 받던 좋은 어머니이기 때문이다. (147~148페이지)

***아르테미스(디아나(가 젊은 사냥꾼 악타이온을 철저하게 파멸시킨 예는 정신과 육체의 차단된 욕망의 상징 안에 얼마나 엄청난 공포가 도사리고 있는지 확연히 보여준다. (148페이지)

***환상이란 원래 저절로 생기는 것이다. 왜냐하면 어머니에 대한 어린아이, 주위의 물질 세계에 대한 성인의 자세에는 밀접하고도 노골적인 상응체계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많은 종교 전통에는 자신을 가시적 세게의 자연 속으로 입문시킬 목적으로 이러한  원형적 심상을 의식적으로 통제하는 교육적인 이용방법이 전해져 왔다. (150페이지)

***여신은 자기 존재를 알아보는 자에 의해 해방된다. 지나치게 흥분한 상태에서가 아닌, 여신이 바라는 친절하고 침착한 상태에서 그 여신의 정체를 알아볼 수 있는 영웅은 여신이 창조한 세계의 왕, 즉 인간으로 화신한 신일 수 있는 것이다.(154페이지)

*** 여신(모든 여신에게 현현)과의 만남은 사랑의 은혜(자비, 운명에의 사랑)를 얻기 위해 영웅이 맞는 마지막 재능의 시험단계다. 이 사랑의 은혜는 바로 우리 삶이 누리는 영원성의

그릇과 같은 것이다.(157페이지)


3. 유혹자로서의 여성

*** 이상적인 삶에 대한 의식적 견해가 실제의 현실적 삶과 잘 일치하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우리는 우리 자신의 본질을 이루는 것, 우리 친구들에게 내재해 있는 것, 우리가 추구하는 것, 자기 방어적이고, 악취가 나고 탐욕적이고 음탕한 흥분 상태, 즉 우리 조직 세포의 본질을 인정하려 하지 않는다. 대신 우리는 이를 윤색하고 회칠을 하고 재해석하려고 한다.(160페이지)


4. 아버지와의 화해

***여성의 마법(중재의 능력)덕분에 영웅은 자아가 송두리째 흔들리게 하는 아버지의 무서운 입문 의식 경험으로부터 보호를 받는다. (171페이지)

***아버지 한 아이가 자라 어머니 품속의 목적인 자장가를 떠나 어른의 세계에 눈을 돌리게 될 때 이 아기는 정신적으로 아버지의 세계를 엿보게 된다. 아버지는 아들에게 있어서 미래 세계의 상징이요, 딸에게 있어서는 미래 남편의 상징이다. 알든 모르든, 그리고 사회의 지위가 어떻든 아버지란 존재는 자식이 더 넓은 세계로 나갈 때 마땅히 거쳐가는 입문식의 사제다.(177페이지)

***입문의 영광을 입는 자는 자기 인간성을 모두 박탈당하고 비개인적인 우주적 힘을 대표하는 사람이 된다. 그는 이제 거듭난 자이며, 그 자신이 곧 아버지다. 그는 끊임없이 삶의 싸움판에 나서야 하고 입문의 사제, 안내자, 태양을 향한 문 노릇을 해야 한다. (178페이지)

***이 당에 살기 시작한 이래로 인간은 이러한 신성한 절차를 통하여 현상계에 대한 공포를 이기고 불사의 존재를 향한 초월의 희망을 획득할 수 있다. (186페이지0

***시간의 본질은 유동하며, 한순간 존재하던 것의 흐름이다. 그리고 생명의 본질은 시간이다.(192페이지)

***영웅은 자기 몸에 박힌 가시(약점)를 통해 삶을 초월하여 한순간이나마 그 근원을 투시한다. 그는 여기에서 아버지를 만나고 아버지의 자기가 화해에 이르렀다는 것을 깨닫는다.(192페이지)


5. 신격화

***관세음보살 인간에게 알려진 신들 가운데 관세음보살만큼 많은 기도를 가납(嘉納)하는 신도 없을 것이다. 관세음보살은 인간으로 이 땅에 살다가 관문을 넘어서는 순간에 이를 작파하고 모든 중생을 정각에 이르게 한 연후에 공(空)에 들겠다고 맹세했기 때문이다. 그 이후부터 그는 신의 은혜 안에서 중생을 돕는 존재로  중생의 존재 안으로 삼투한다. 따리서 광대한 부처의 정신적 왕국 도체에서 그에게 하는 기도는 모두 가납된다. 왼손에는 늘 이 세상이라는 연화(蓮花)를 들고 있다.

***관세음보살 그는 8천 날의 빛으로 짠 화환을 쓰고 있는데, 이 화환은 아름답기가 그지없다. 그의 몸은 자금(紫金)빛이다. 손바닥엔 8천 송이 연화의 빛깔이 어우러져 있는데 각 손가락 끝에는 8만4천개의 인장이 붙어있고, 각 인장은 8만 4천 가지 빛깔로 이루어져 있다. 그리고 각 빛깔은 존재하는 만물을 비추는 8만4천 날의 은은한 빛으로 짜여있다. (197페이지)

***밝고 능동적이고 남성의 원리인 양(陽)과 어둡고 소극적이고 여성의 원리인 음(陰)은, 그 상호작용으로 형상이 있는 모든 세계(만물)을 빚고 구성한다. 이 음양은 하나로 어우러져 도(道) 즉 존재의 근원과 원리를 빚어낸다. (198페이지 각주)


***성자이며 시인인 밀라레파의 노래 이다. (209페이지)


육계(六界)미망의 도시 가운데

으뜸가는 소인(素因)은 악업에서 나온 죄악과 우매함이다.

여기서 중생은 좋고 싫음에 의지하니

언제 이 좋고 싫음이 다르지 않음을 알 틈이 없다.

오호라 좋고 싫음의 무상함이여.

만상이 본래 비었음을 알면,

그대 마음에 대자대비가 일어나리라.

그대와 남이 다르지 않음을 알면

남을 섬길 수 있으리라.

남을 능히 섬겨 내면

나를 만날 수 있으리라.

나를 만나면 불성에 이르리라.


***우리는 모두 보살 이미지의 그림자이다. 우리 내부의 고통은 바로 저 신적인 존재다. 우리와 보호자인 아버지는 한 몸이다. 이것은 구원의 통찰이다. 우리가 만나는 사람은 모두 우리 보호자인 아버지다. 그러니 이 무지하고 위협을 받을 경우에도 그 적 또한 신이라는 걸 알아야 한다.

도깨비는 우리 기를 꺾지만 유능한 후보자인 영웅은 사나이답게 입문한다. 그 도깨비가 바로 아버지였다. 우리는 그 안에 있고 그는 우리 안에 있다.(211페이지)


***우리는 기적적으로 재생한다. 이대에 우리는 과거으 우리가 아닌 그 이상의 존재다. 재생한 우리에겐 욕망도 공포도 없다. 우리 자체가 곧 욕망과 공포의 대상이 되어버린 것이다. 모든 신들, 보살, 부처가 우리에게 세상이라는 연화를 든 우리의 후광 속으로 들어오는 것이다. (212페이지)

***신이 우주 자체의 주인이라면 우리는 전사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 존재, 즉 모든 인간이 한 형제임을 깨달은 존재다. 어느 경우든 유아기의 부모상과 선악에 대한 관념이 억압받는 것은 마찬가지다. (212페이지)

***보살신화에서 주목해야 할 두 번째 경이로움은 보살이 삶과 삶으로부터 해탈의 없애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것은 보살이 열반을 단념한다는 사실로 상징되고 있다. (213페이지)

***보리수 밑에서 부처가 유혹을 받던 대목, 카마마라는 미래의 부처를 적대했다. 이 카마마라는 ‘욕망과 적의, 혹은 어리석음을 일으키는 마술사인 ’사랑과 죽음‘이다. 카마마라는 다름 아닌 세 겹 불의 화신, 마지막 시련에서 나타나는 마지막 고비의 화신, 열반을 향하여 영향하는 우주적 영웅이 극복해야 하는 마지막 관문의 수호자이다. (213페이지)

***형상은 빈 것이며 빈 것은 즉 형상이다. 빈 것은 형상과 다르지 않고 형상은 빈 것과 다르지 않다. 형상이라고 하는 것 그것은 빈 것이며 빈 것이라고 하는 것 그것은 형상이다. 관념, 이름, 개념 그리고 지식 역시 마찬가지다. 소품 반야바라밀다경 중 (216페이지)

☆☆☆ 색이 곧 공이요, 공이 즉 색을 이야기하고 있다. 깔끔한 번역이 마음에 든다.

***에고를 초월한 그를 통하여 공은 자체를 현현한다. 이것이 바로 그의 위대한 대자대비로운 행위다. 왜냐하면 이 행위로 인해 중생은 자신의 욕망과 적의와 미망이라는 세 겹의 불을 끄고 이 세상이 바로 열반임을 깨닫기 때문이다.(216페이지)

***일본의 다례(茶禮)는 도교 신봉자이 지상낙원의 정신을 그 근간으로 한다. ,안식의 집.이라고 불리는 다실(茶室)은 시적인 직관의 순간을 감안해서 세운 가건물이다. <무위의 집.이라고도 불리는 이 방에서는 장식이 배제된다.  혹 그림이나 꽃꽂이가 잠시 놓이는 수도 있다. 다실이 있는 건물은 <파격의 집>이라고 불린다. 불상칭(不相稱)의 파격은 움직임을 암시한다. 의도적인 미완성 공간은 보는 사람의 상상력을 촉발하는 공간이다.

손님은 뜰길을 따라 들어와 허리를 구부릭 문을 들어서야 한다. 이어서 그림이나 꽃꽂이 소리를 매며 물이 끓고 있는 주전자에 예를 표하고 바닥에 정좌한다. 통제된 단순성에 의해 지배되는 극히 단순한 분위기는 신비스러운 아름다움 안에서 무한한 존재의 비밀을 안은 침묵으로 일관된다. 손님은 자신과 관련된 경험을 묵상할 수 있다. 다도모임에 참석한 사람들은 축소된 우주를 명상하고 그 축소된 우주와 불사의 선인의 보이지 않는 관계를 깨닫는 것이다. 위대한 다도의 달인은 천상적 경이를 체험된 순간으로 만드는 데 힘썼다.(219페이지)


***신적인 차원의 언어ㅗ 일컬을 때 시간의 세게란 곧 위대한 어머니의 자궁이다. 아버지에 의해 끼쳐진 생명은 그 안에서 어머니의 어둠과 아버지의 빛으로 합성된다. (223페이지)


***힌두의 여신 칼리는 배우자 시바신의 부북한 형상 위에 서 있는 것으로 자주 나타난다. 칼리는 정신의 수련을 뜻하는 죽음의 칼을 휘두른다. 피가 뚝뚝 흐르는 인간의 머리는 신도에게 칼리를 위해 목숨을 버리는 자는 진리에 이를 것이라고 말한다. 영우너을 향한 자에겐 찰나적 선과 악의환상은 비록 여신 자신이 시바를 짓밟고 있으나 사실은 그 시바의 꿈에 지나지 않듯이 찰나적인 선과 악의 환영도 실은 마음의 그림자에 지나지 않음을 가르치고 있다.(224페이지)


6. 홍익

***꿈은 개인의 삶이 미분화(未分化)에너지 속으로 해소되는 지점이다. 해소되어 버리면 곧 죽음이다. 불이 꺼진다는 것은 역시 죽음을 상징한다. 먹어도 먹어도 없어지지 않는 음식은 끊임없이 생명을 부여하고 형체를 만드는 우주적 근원의 권능을 상징한다. (226~227페이지)

***1세기의 마니교나 그노시스파에서는 축복받은 영혼이 천국에 이르면 그때를 대비해서 간직했던 빛의 옷을 입은 성인과 천사를 만난다고 가르친다.(230페이지)

***세상은 온통 경건하게 만들어버리는 유치한 행복에 젖어 잇는 무리와 진정으로 자유로운 무리 사이에는 엄청난 심연이 존재한다. 여기에서 상징은 무너지고 추월당한다. 천국을 떠나면서 단테는 이렇게 쓰고 있다.


“듣고 싶은 마음 간절하여 작은 쪽배에 있는 그대들이여, 노래를 부르며 저어가는 나의 배를 뒤따르라. 그리고 돌아서서 그대들의 물기를 굽어보라. 나를 잃으면 길을 잃을지도 모르니, 바다 한가운데로 깊숙이 들어가지 마시라.


내가 지나는 물은 일찍이 아무도 건넌 바 없다.

미네르바가 나에게 영감을 주고 아폴로는 내 길을 인도하며

아홉 뮤즈는 내게 북두칠성을 일러준다.”


이것이 바로 생각이 무용해지고 이곳을 지나면 모든 느낌이 죽는 경지다. (232페이지)


***신들과 여신들은 원초적인 상태의 궁극적인 존재가 아닌 불로불사 영약의 화신이나 그 수호자로 파악된다. 따라서 그들과의 만남을 통해 영웅이 얻으려는 것도 그들 자체가 아니라 그들의 영광, 말하자면 그들의 불로 불사적 존재를 가능케 하는 권능이다. 이 기적적인 에너지 본질만이 불멸적인 존재이며 도체에서 이 에너지를 현현시키고 나누어주고 표상하는 신들의 이름과 형상은 가변적인 적이다. 이것이야말로 제우스와 야훼와 궁극적인 부처의 벼락, 비라코챠의 비가 내리는 풍요의 은헤, 성별식미사의 방울이 고지(告知)하는 덕목이며 성자와 현자가 도달하는 궁극적인 깨달음의 광명이다.(237페이지)


***만물은 나아가고 일어나고 되돌아온다. 나무는 꽃을 피우나 오직 뿌리로 되돌아가가ㅣ 위함이다. 뿌리로 되돌아감은 정일(精溢)을 찾음이다. 정일을 찾음은 천명으로 합일함이다. 천명에 합일함은 영원에 합일함이다. 영원을 아는 것은 깨달음이요 영원을 깨닫지 소하면 혼란과 마(魔)가 인다.

영원을 알면 이해력이 넓어지고 이해력이 넓어지면 포용력이 넓어진다. 시야가 넓어지면 귀함을 얻는다. 귀함이란 천상적인 것과 다름아니다. (248페이지)


***개인적인 한계를 넘는 고통은 곧 전신의 성숙에 따른 고통이다. 예술, 문학, 신화, 그리고 밀교, 철학과 수련은 모두 인간이 자기 한계의 지평을 넘고 드넓은 자각의 ud역으로 건너게 해주는 가교인 것이다. 차례로 용을 쓰러뜨리고 관문과 관문을 차례로 지남에 따라 영웅이 고도로 갈망하는 신의 모습은 점점 커져 이윽고 우주 전체에 가득 차게 된다. 영웅의 마음은 마침내 우주의 벽을 깨뜨리고 모든 형상(모든 상징, 모든 신성)의 경험을 초월하는 자각에 이르게 된다. 이것이 바로 불변의 공(空)에 대한 자각이다.(249페이지)


***지상적인 것이든 천상적인 것이든 이 세상의 모든 형체는 불가해한 신비, 즉 원자를 조립하고 별들의 궤도를 통제하는 권능을 가진 우주의 힘을 반영한다.(250페이지)


***생명의 원천은 개인의 핵이며 인간은 자기 내부에서 그것을 찾아낸다. 인간이 자기 os부의 뚜껑을 열어젖힐 수 있을 때, 그렇다. (250페이지)


***보리수 아래에서 얻었던 부처의 승리는 이러한 행위의 동양적인 일례라고 할 수 있다. 그가 마음의 칼로 우주의 거품을 찌르자 거품은 흩어져 무화(無化)됐다. 대륙, 하늘, 전통종교, 신앙의 지옥 같은 자연적 경험 세게는 그 신들과 마귀의 개념과 함께 일거에 폭발했다. 그러나 기적 중의 기적은 폭발한 뒤에도 재생되고 부활하여 참 존재의 광휘로 영광을 얻었다는 것이었다. 실재로 부활한 하늘의 신들은 그들을 꿰뚫고 드높여 찬양했다.(251페이지)


3. 귀환

1. 귀환의 거부

***근원을 투시함으로써, 혹은 남성이나 여성, 인간이나 동물로 화신한 자의 은혜를 입음으로서 영웅의 임무가 수행되엇다고 하더라도 모험 당사자인 영웅은 아직 생을 역전시키는 전리품을 가지고 귀환하는 모험을 치러야 한다. (253페이지)


***원질신화의 규준인 완전한 순환 체계는 영웅에게 지혜의 시문(詩文), 황금양털 혹은 잠자는 미녀를 인간의 왕국으로 데려오는 또 한 번의 수고를 시작할 것을 요구한다, 그래야 이 은혜가 사회, 국가, 그 천체 아니면 일만 세계를 재생시키는데 환원될 것이기 때문이다. (253페이지)


***무추쿤다왕은 크리슈나를 둘러싸고 있는 광휘로 대번에 그가 신의 화신임을 알아본 것이었다. 무추쿤다는 구세주 앞에 무릎을 꿇고 다음과 같은 기도를 올렸다.

“내 주님이신 신이시여, 인간으로 살고 업을 쌓을 때 저는 닥치는 대로 살고 닥치는 대로 업을 쌓았습니다. 인간이 나고 죽기를 여러 번 할 동안 저는 어디에서 멈추어야 할지, 어디에서 쉬어야 할지도 모르는 체 그저 뛰고 괴로워했습니다. 저는 근심을 기쁨으로 잘못 알았습니다. 제가 기쁨을 잡으면 손 안에 남는 것은 고통뿐이었습니다. 왕의 권능, 지상의 소유, 부와 권력, 벗과 자식들, 아내와 추종자들 이 모든 존재는 제 오감을 홀렸습니다. 저는 이 모든 것을 원했습니다. 이런 것들이 저에게 복을 준다고 믿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나 제 것이 되는 순간부터 이 모든 것들은 그 본성을 벗고 불길이 되었습니다.”(256페이지)

☆☆☆신을 향한 진실한 기도이다. 우리는 기쁨을 기쁨으로 알고 있지만, 기쁨이 고통으로 바뀔 때가 얼마나 많았던가?


2. 불가사의한 탈출

***공포에 질려 혼비백산 도망치는 영웅이 추격자 쪽으로 던진 불가사의한 장애물(자기 방어적 해석, 원리, 정당화 같은 것)은 공격해 오는 천상의 사냥개의 속도를 지연시키거나 흡수하여 영웅을 그가 얻은 전리품과 함께 안전하게 고향으로 귀환시킬 수가 있다. 그러나 영웅이 물어야 하는 통과세가 늘 가벼운 것만은 아니다.(265페이지)


***그리스의 오르페우스와 에우뤼디케 신화, 그리고 세계 전역에서 채집되는 수백 가지의 비유적 전설들은 영웅에게 실패의 기록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 무서운 관문 건너 쪽에서 애인과 함께 귀환할 가능성이 있음을 암시한다. (269페이지)


*** 두 세계의 상호 관계를 불가능하게 하는 것은 언제나 사소한 실수, 즉 인간의 약점이라는 사소하나 치명적인 증세이다. 그래서 인간은 사소한 일만 피하면 모든 것이 잘 풀려나갈  것이라는 터무니없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 (269페이지)

***단일 신화가 완성될 수 있으렴년 우리는 여기에서 인간적인 실패나 초인간적인 성공이 아닌 인간적인 성공을  읽을 수 있어야 한다. 귀환의 문턱에 도사리고 있는 위기가 중요한 문제일 수 있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269페이지)


***거울과 칼과 나무의 의미는 분명하다. 여신의 모습을 반영시켜 비현현의 은거상태에서 밖으로 이끌어낸 거울은 세계 곧 반영된 형상의 장(場)을 상징한다. 거울을 통하여 신은 자신의 영광을 보고 기뻐하는데 이 기쁨은 현현 혹은 <창조>의 행위를 유발시키는 자극제가 된다. 칼은 벼락에 해당된다. 나무는 열매를 맺고 소원을 성취시킨다는 의미에서 <세계의 축>이다. 이 나무는 기독교도들이 동지(冬至, 크리스마스) 에 가정에 장식하는 나무와 같은 것이다. 동지는 태양의 귀환하는 순간, 혹은 재생하는 순간이다. 동지에 집 안에다 나무를 장식하는 풍습은 태양을 을 섬기던 게르만 이교도들 제사에서 유래한 유쾌한 풍습이다.(276~277페이지)
***기독교의 십자가가 죽음의 심연을 향한 신화적 통로를 뜻하는 웅변적인 상징이다.(277페이지)

***외부로부터 구조를 받든 내적 충동에 따라 살아나든 신들의 안내를 받든 영웅에게는 오래 잊고 있던 곳으로 애써 얻은 전리픔(홍익)을 가지고 돌아가야 할 단계가 남는다. 뿐만 아니라 천신만고 끝에 얻은 재생의 영약을 가지고 돌아가 원래 속해 있던 사회와 맞서면서 그들의 까다로운 신문과 서릿발 같은 증오와 맞서야 한다. 뭐가 뭔지 영문을 모르는 선한 사람들까지 설득하지 않으면 안된다. (280페이지)

☆☆☆기존사회의 벽을 깬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모른다. 장제스가 개혁에 실패한 이유를 두고 수천 년동안 쌓여온 사람들의 의식을 변화시키지 못했음을 고백했다.


4. 귀환관문의 통과

***두 세계, 곧 신의 세계와 인간의 세계는, 삶과 죽음, 밤과 낮처럼 서로 다르다. 영웅은 우리가 아는 세계에서 암흑의 세계로 들어간다. 이 암흑의 세계에서 영웅은 그 모험을 완성할 수도 있고 거기에 갇힘으로써 우리들로부터 사라져 버릴 수도 있고 엄청난 위험에 직면할 수도 있다.  영웅의 귀환은 그 저승에서의 귀환을 말한다. 이승과 저승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실 하나의 세계다. 신화나 상징을 이해하는 중요한 열쇠는 바로 이것이다. 신들의 세게는 우리가 아는 세계의 잊혀진 부분이다. 기꺼이 이 일을 맡든 어쩔 수 없어서 맡게 된든 우리가 영웅의 행위를 이해하자면 이 잊혀진 부분의 탐험을 d이해하지 않으면 안 도니다. (281페이지)


***일상생활에서 중요하게 보이던 두 세계의 가치나 차이는 지금가지 전혀 다른 것으로 인식하던 타자와 자아를 동화시키는 동시에 사라져버린다. 개인의 개성화 상실의 이 공포는 자격미달인 개인에게는 초월적인 경험이라는 만만치 않은 짐이 될 수가 있다. 그러나 영웅에 값하는 인간은 대담하게 쳐들어가 마귀 할멈이 여신이 되고 용이 신들의 번견(番犬)이 되는 것을 목격한다. (281페이지)

***수많은 실패의 사례가 이 삶을 확장하는 관문의 통과가 얼마나 어려운가를 실증하고 만다. 귀환하는 영웅이 당면하는 첫 번째 문제는 성취의 더할 나위 없이 만족스러운 체험을 격은 이후에 덧없는 기쁨과 슬픔, 삶의 범용과 소란한 외설스러움을 현실로 받아들이는 문제다. 왜 그런 세상으로 되돌아와야 할까? 밤에 꿈으로 꿀 꿀때엔 중요하게 보이다가도 밝은 대낮에 생각하면 하찮게 여겨지는 것들이 있다. 그래서 시인이나 예언자는 맨정신으로 전날 밤에 했던 기도를 후회한다. (282페이지)

 ***천국에서의 1년이 지상에서의 백 년에 해당한다는 등식은 신화에 자주 등장하는 모티프다. 백년이라는 주기는 전체성을 의미한다. 360도라는 원의 중심각도 전체성을 뜻한다. 힌두교의 푸라나에 따르면 신들의 1년은 인간의 360년에 해당한다. 올림포스의 관점에서 보면 지구의 역사는 순환주기의 조화로운 형상을 드러내 보이면서 영겁토록 흘러갈 뿐이다. 인간의 눈으로 보면 이러한 세계는 변화와 죽음으로 보이고 신들의 눈으로 보면 불변하는 형상, 곧 끝없는 세계일 뿐이다. 그러나 문제는 직접적인 지상의 고통과 기븜을 무릅쓰고 어떻게 이 같은 우주적 관점이 유지되겠느냐는 것이다. (288페이지)

***속세의 지식이라는 과일 멋은 정신의 집중점을 영겁의 세계에서 말초적 위기의 순간으로 옮겨놓는다. 이렇게 되면 균형은 무너지고 정신은 비트적거리며 이윽고 영웅은 타락하고 만다. (289페이지)

***영웅과 땅의 직접적인 접촉을 단절시키면서도 그 세상 사람들 사이로 돌아다닐 때 탈 수 있는 절연 수단으로서의 백마는 초자연적인 권능을 가지 s자가 설정하는 금기의 생생한 실례라고 할 수 있다.

***신성한 인물이나 터부가 되어있는 인물은 이 신성성, 주술력이 방전, 고갈되지 않도록 땅과 접촉하지 말아야 하는 것이다. 결국 이러한 인물에게 그 신성한 실체가 목구멍에 이르기까지 충만되어 있도록 하려면 이러한 인물과 대지 사이에 절연체(絶緣體)가 있어야 한다. (290페이지)

***자기 모험을 완성하기 위해서 귀환한 영웅은 세계의 충격을 견디어야 한다.(291페이지)

***덧없는 만남과 헤어짐, 이것이야말로 전형적인 사라의 고통이 아닌가. 한 영혼이 제 운명을 저주하고 운명의 장난에 저항할 때 그의 고통은 더욱 고통스러워진다. 위험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여기에 대응하는 것은 감정이 아닌 힘이다. (294페이지)

***세계도처에서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는 이런 이야기를 한 곳에 모아보면 일치하는 하나의 필연적인 공통분모가 엿보인다. 기억 속에서 자기 영혼의 다른 부분과 만났음을  상기시키는 신비스러운 반지는 영웅이 그곳에 간 적이 있음을 시사한다. 이 반지는 도 일상의 현실은 저승의 현실을 배반하지 못한다는 생시의 믿음을 재확인시켜 준다. 이 반지는 두 세계를 통합하려는 영웅의 희망을 상징한다. (294페이지)


5. 두 세계의 스승

***다음의 이야기는 힌두교 <신의 노래> <바가바드 기타>에서 취한 것이다. 이 대화에 등장하는 주인공, 아름답고 젊은 크리슈나는 우주신 비쉬누의 화신이고 아르쥬나 왕자는 그의 제자 이자 친구다.


아르쥬나가 말했다.

“주님, 저에게 그럴 신심이 있다고 여기시면 요가의 왕이시여, 당신의 거룩한 모습을 보이소서.”

주가 말했다.

“나의 모습은 수십만 가지니 그 종류와 형상이 가지각색이니라. 볼지어다. 모든 신들과 천사들을. 일찍이 인간이 보지 못했던 수많은 경이로움을 볼지어다. 비러 오늘 너는 나의 이 몸 안에서 살아있는 것들과 살아있지 않은 것들이 모두 하나로 이루어져 있는 우주를. ps가 보고 싶어 하던 모든 것을 보게 될 것이다. 허나 네 눈으로는 나를 볼 수 없다. 내 너에게 영험한 신의 눈을 줄 터인 즉 볼 것이다. 궁극적인 내 여가의 권능을........” (300페이지)

***상징이란 의미 소통의 수레에 불과하다. 상징은 그 언급하는 바의 궁극적인 의미 즉 진로롤 오해되어서는 안된다. 아무리 매력적이고 도 인상적이라고 하더라도 상징이란 이해를 돕기 위한 편의적 수단에 지나지 않는다. (305페이지)

***성토마스 아퀴나스는 이렇게 쓰고 있다.

“하느님이 인간의 생각이 미칠 수 없는 높은 곳에 계신다는 믿음만 가지고 있다면 우리도 하느님을 진정으로 알고 있는 셈이다.” (305페이지)

***<케나 우파니샤드>에도 같은 말이 나온다.

“아는 것은 알지 못하는 것이요, 알지 못하는 것은 아는 것이다.”

***크리슈나는 아르쥬나가 익히 보아온 모습을 보이고 나서 이렇게 말햇다.

‘베다를 공부한다 하더라도 무서운 고행을 한다 하더라도 보시를 행한다 하더라도 또 의식을 행한다 하더라도 네가 본 나의 이 최고의 모습은 볼 수 없느니라. 그러나 오직 믿는 마음이면 나를 알 수 있고 참답게 볼 수 있으며 내게 들어와 하나가 될 수 있느니라. 항상 나를 위해 일하고 오직 나만을 목적으로 알고 진실로 나를 정성으로 빋으며 아무것에도 집착하지 않고 살아있는 모든 것에 악의를 품지 않는 자, 그런 자가 내게 오느니라.“(306페이지)

*** 예수는 똑같은 것을 훨씬 간명하게 가르치고 있다.

“나를 위해서 목숨을 잃는 사람은 생명을 얻을 것이다.”(306페이지)

이제 의미는 분명해진다. 이것은 모든 종교적 관행이 좇고 있는 것이다. 심리적 훈련을 통하여 개인적인 한계, 독특한 습관, 희망, 공포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진리르 froeke고 거듭나는 데 필수적인 자기 적멸에 대한 저항을 버리면 개인은 위대한 ‘하나됨’, 즉 ‘자기 화해’에 이를 수 있다는 것이다. (306페이지)


6. 삶의 자유

*** 영웅이 불가사의한 여행을 끝내고 귀환한 결과는 과연 무엇인가?

영웅이 지난 전장은 모든 피조물이 다른 피조물의 희생으로 삶을 영위하는 삶의 현장을 상징한다. 자기 삶을 영위하려면 죄악을 피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는 다는 것은 참으로 구역질 나는 것이다. (307페이지)

***신화의 목적은 개인의 의식과 우주적 의지를 화해시킴으로써 생명에 대한 그 같은 무지를 추방하는데 있다. 이 목적은 덧없는 시간적 현상과 삶의 죽음이 혼재하는 불멸의 삶과의 진정한 관계를 자각해야 달성이 가능하다. (308페이지)

***바가바드 기타 중

“사람이 마치 계절에 따라 헌 옷을 벗고 새 것을 입는 것처럼 이 몸속에 와 계시는 그 ‘실재’도 낡은 몸뚱이를 버리고 새 것으로 옮겨가신다. 칼이라고 해서 이를 벨 수 없고 불이라고 해서 이를 태울 수 없으면 물이라고 해서 이를 적실 수 없고, 바람이라고 해서 이를 시들게 할 수 없다. 벨 수 없는 것이 이것이요, 태울 수 없고, 적실 수 없고, 시들 게 할 수 없는 것이 이것이니, 이것은 모든 존재의 심연에 두루 퍼져 불변이요, 부동이다. 따라서 이 실재는 언제나 하나이니라.” (308페이지)

***변화가 영속성을 파괴할 때도 다음 순간 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원래의 형태를 보존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위대한 재생의 손길인 자연은 부단하게 형상에서 형상을 만들어나간다. 온 우주 안에서 사라지는 것은 하나도 없음을 알라. 오직 변화하고 새로운 형상으로 재생될 뿐인 것이다. (313페이지)

***한 순간은 다음 순간으로  이어진다. 영원이라는 왕자가 세계라는 공주에게 입맞출 때 잠자던 공주의 저항은 끝난다.(313페이지)


4. 열쇠

***원래 살던 오두막이나 성에서 떠난 신화 속 영웅은 꾐에 빠지거나 납치당하거나 자진해서 모험의 문턱에 이른다. 여기에서 영웅은 길을 안내할 그림자 같은 부정적인 존재를 만난다. 영웅은 이를 퇴치하거나 이 권능을 지닌 존재와 화해하여 산 채로 암흑의 왕국으로 들어가거나 적대자의 손에 죽음을 당한다. (의절, 고난)이 문턱을넘어선 영웅은 낯설면서도 이상하게 친숙한 힘에 이끌려 이 세계를 여행하는데 경우에 따라 위협을 받기도 하고 (시련)초자연적인 도움을 받기도 한다.(조력자) 신화적인 영역의 바닥에 다다르면 영웅은 절대한 시험을 당하고 그 시험을 이긴 보상을 받는다. (316페이지) 원래 이 승리는 자기의식의 확장이며 존재와의 합일이다(깨달음, 변모, 자유). 마지막 단계는 귀환이다. 영웅이 그 권능의 축복을 받은 경우 전리품은 영웅을 보호한다.(使者) 그렇지 못할 경우 영웅은 도망치고 부정적인 세력의 추격을 받는다. 귀환의 관문에서 초월적인 권능의 소유자는 뒤에 남아야 한다. 영웅은 혼자서 그 무서운 왕국에서 귀환한다(귀환, 부활>. 그가 가져온 전리품(홍익)은 세상을 구원한다(불사약). (317페이지)

***불을 일으키는 행위는 성적인 행위를 상징한다. 두 개의 막대기(암막대기 수막대기)는 각각 여성과 남성으로 알려져 잇다.(318페이지)

***신화의 이미지를 생생하게 되살리려면 이를 현대의 문제에 적용시키려 할 것이 아니라 영감으로 살아 숨쉬던 과거의 형태로부터 암시를 읽어내어야 한다. (320페이지)

***사제는 손을 물 위에 대고 물 사탄의 악의로부터 정화되기를 기도한 다음 물 위에 성호를 긋고 손으로 물을 가르고는 세게의 네 귀퉁이로 뿌린다. 그러고는 십자가 형상인 물 위에서 세 번 숨쉬고 유월절 초를 물에 적신 다음 “성령의 기운이 이 세례반의 물 위로 임하소사.”하고 기도한다. 이어 양초를 뽑았다가는 조금 더 깊이 담그고 보다 큰 소리로 .....

이때 성령이라는 남성적인 불에 영적으로 응감된 여성적인 물은 모든 신화의 심상적 체게에 익히 알려져 있는 기독교식 변형의 물이다. 이 의식은 힌두교의 링감(남근상)으로 상징되는 비의인 세계와 남성을 생성, 재생시키는 근원적인 자용으로서의 신성한 결혼의 변형이다.(321페이지)

***인도에서는 신의 권능은 여성의 형태로 인격화되며 이 여성은 곧 신의 배우자다. 오늘날의 의식에서도 이 은총은 비슷한 상징으로 나타나고 있다. (322페이지 각주)


제 2부 우주 발생적 순환


1. 유출

***신화체계란 전기나 역사, 그리고 우주론으로 오독(誤讀)되어 온 심리학이다. 현대의 심리학자들은 이를 적절한 의미로 재해석하여 오늘날의 세계에 인간의 특징적 심층에 관한 풍부하고 웅변적인 자료를 장만해 주고 있다. 여기에 하나의 투시경으로 소개하는 예화들은 동양과 서양, 미개인 및 문명인 현대 및 고대 호모사피엔스의 수수께끼에 관해 지금까지 묻혀있던 사실을 밝혀준다. (327페이지)

***호메로스의 서사시, 단테의 신곡, 창세기, 그리고 동양의 시간을 초월한 사원이 반영하고 있는 우주적 메타포는 어찌된 일인가? 최근에 이르기까지 이러한 상징적 심상들은 인간의 삶을 버티고 철학, 시, 그리고 예술의 영감을 자극해 왔다. 노자, 부처, 조로아스터, 그리스도 혹은 모하메드에 의해 거론된 전승적 상징(도덕적 형이상학적 가르침을 전교한 위대한 정신적 스승들에 의해 채용되었던 덕분에 우리는 암흑이 아닌 깨어있는 의식과 함께 할 수 있는 것이다.(327페이지)

***과학에서는 에너지라고 부르고, 멜라네시아인들은 마나, 수우족 인디언들은 와콘다, 힌두교도들은 샤크티, 기독교도들은 하느님 능력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정신분석가들은 심성에 나타나는 이 존재를 리비도하고 부른다. 이 존재의 우주적 현현이 바로 우주 자체의 구조며 우주의 변화인 것이다.(330페이지)

***인간이 지닌 감각 능력의 형식과 인간이 지닌 생각의 범주는 이 권능의 현현 그 자체다. 그런데 바로 이것이 마음의 기능을 제한하고 있기 때문에 다채롭고 유동적이고 변화무쌍하고 복잡한 현상계 너머에 존재하는 것은 느낄 수도 볼 수도 없을 것이다. 제의와 신화의 기능은 유추작용을 통해 이를 볼 수 있고, 이를 촉진시키는 기능이다. 마음과 감각이 감지할 수 있는 형상과 관념은 초월적인 진리와 개방성을 암시하도록 제시되고 조정된다. (330페이지)

***명상의 조건이 완비되면 개인은 홀로 남는다. 신화는 부수적인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마음이 현상계 저쪽 세계(공(空), 혹은 범주를 초월한 존재로 들어가 적별에 드는 것이다. (330페이지)

***신들은 우리 마음을 움직이고 마음을 깨우며 우리 마음을 겨낭 할 상징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정신분석학자들은 천국, 지옥, 신화적 시대, 올림포스 산 및 그 박의 신들의 거처는 모두 무의식의 상징으로 해석한다. (331페이지)

***개인의 탄생, 삶, 죽음은 무의식으로의 하강 및 회귀로 볼 수 있다. 영웅은 살아있을 동안에 창조과정 중에는 지각되지 않는 초의식의 요구를 알고 이를 대리하는 자다. (331페이지)


2. 우주의 순환

개인의 의식이 잠이 들어 밤의 바다로 하강하고 다시 거기에서 깨어나는 것처럼 신화의 메타포에서도 우주는 시간을 초월한 배후에서 떠오르고 원기를 회복하다 다시 소멸된다. (333페이지)

***개인의 정신적 육체적 건강이 의식의 어둠으로부터 깨어있는 시간대로 흘러나오는 생명력의 질서 정연한 흐름에 달려 있듯이 신화에서도 우주질서의 연속성은 근원으로부터의 통제된 힘의 흐름이 있어야 가능하다. (333페이지)

***신들은 세게의 새벽과 더불어 태어나 석양과 함께 더불어 소멸된다. 신들은 이 밤이 영원히 계속된다는 의미로 영원한 것은 아니다. 인생이 너무나 짧기 때문에 우주 발생적 시간의 회전이 영원한 것처럼 보일 뿐이다.(333페이지)

***우주 발생적 순환에 의해 설명되는 철학적 공식이란 존재의 세 단계를 통한 의식의 순환을 말한다. 그 첫 단계는 깨어나는 체험의 단계, 즉 태양의 조명을 받고 만물에 공통된 외계 우주의 험난의 단계, 즉 꿈을 꾸는 당사자와는 본질상 동일한 개인적 내부 세계의 유동적이고 모호한 형태를 인식하는 단계다. 세번째 단계는 깊은 잠에 빠지는 단계, 꿈을 꾸지 않는 지복의 단계다. (338페이지)

***첫번째 단계에서 우리는 삶에 관한 교훈적인 체험과 만나고, 두 번째 단계에서는 이러한 갓들이 소화되어 꿈을 꾸는 당사자의 내적인 힘에 동화되며, 세 번째 단계에서는 내부적 통제자가 들어앉은 방 안, 모든 것의 근원이자 끝인 상태, 즉 마음속에 있는 공간 안에서 모든 것을 즐기고 의식할 수 있게 된다. (338페이지)

**** 살아있는 존재의 일상적 실제 체험이나 살아있는 우주의 광대한 양상은 같은 것이다. 잠의 심연 속에서는 에너지가 재충전되지만 일을 하다보면 이 에너지는 고갈된다. 우주의 생명도 고갈되면 재생되어야 한다.(339페이지)

***우주발생적 순환은 현현의 세계로 나아갔다가 미지의 침묵이 지배하는 비현현의 세계로 되돌아온다. 힌두교에서는 성스러운 음절인 옴AUM으로 이 신비를 나타낸다. 여기에서 A는 깨어있는 의식을 나타내고 U는 꿈의식, M은 깊은 잠을 나타낸다. 이 음절을 둘러싸고 있는 침묵은 미지의 것으로 그저 네 번째로만 불린다. 이 음절 자체는 창조자이자 수호자이며 파괴자인 신을 뜻하나 침묵은 순환의 개방 및 폐쇄와 아무 상관없는 영원한 신이다. (339페이지)


***우파니샤드에서 

보이지 않고, 말할 수도 없고, 느낄 수도 없고,

추정할 수도 없고, 상상할 수도 없고, 그릴 수도 없다.

의식 상태에 있는 만물이 공유하는 자기 인식의 본질.

현상계는 이 안에서 소멸한다.

이는 평화요, 행복이요, 둘이 아닌 것이다.


***신화는 이 순환 속에 머문다. 그러나 신화는 이 순환을 침묵에 둘러싸인 형태, 순환과 침묵이 서로 삼투하는 형태로 드러낸다. 신화는 존재하는 원자 안팍에 충만해 잇는 침묵의 계시록이다. 신화는 고도로 세련된 형성화 작업을 통하여 마음과 가슴을 모든 존재를 채우고 둘러싸고 있는 궁극적 신비로 향하게 하는 풍향계다. 우스꽝스럽고 어처구니없는 이야기로 보여도 신화 체계는 마음을, 가시(可視)의 세계너머에 존재하는 비현현의 세계로 향하게 한다. (339~340페이지)


3. 허공에서-공간

성토마스 아퀴나스는 이렇게 선언하고 있다.

“우주의 끝을 헤아리고 그 끝이 곧 시작임을 아는 자라야 현자라고 불릴 수 있다.”

모든 신화체계의 기본 원리는 끝과 시작이 함께 한다는 바로 이 원리다.


4. 공간의 내부에서- 생명


언어가 밤을 만들었다.

큰 밤, 긴 밤,

낮은 밤, 아주 높은 밤,

두껍게 느껴지는 밤,

만져지는 밤,

보이지 않는 밤,

죽음과 더불어 끝나는 밤. (349페이지)

***우주적 알(宇宙卵)의 이미지는 많은 나라의 신화 체계에 등장한다. 이 우주란은 그리스이 밀교, 이집트, 핀란드, 불교문화권, 그리고 일본의 신화체계에도 등장한다. 힌두교의 성전에도 이런 구절이 엿보인다.

“한처음, 이 세상엔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다. 그래도 세계는 존재했다. 세계는 발전하여 알이 되었다. 이 알은 일 년을 기다렸다. 그러나 이윽고 갈라졌다. 갈라진 두 부분의 알껍질 중 하나는 은이 되고 또 하나는 금이 되었다. 은이 된 알껍질은 땅이고 금이 된 알껍질은 하늘이다.

바깥의 막(膜)이었던 것은 산이고, 안의 막이었던 것은 구름이고, 안개다. 핏줄이었던 것은 강이며, 그 안의 액체는 곧  바다다. 그 안에서 생겨난 것이 저 하늘의 태양이다.”

***우주란의 껍질은 공간에 떠 잇는 세계의 뼈대요, 그 안에 잇는 풍요한 생식력은 식을 줄 모르는 자연계 생명력의 역동성을 나타낸다. (353페이지)

***“공간은 넓게 펼쳐진 것이 아닌 오목한 현상으로 끝이 없다. 존재하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 무한 위로 떠있는 껍질이다.”

현대의 물리학자가 1928년에 그가 본 세계를 그리는 이 간략한 표현은 신화체계의 우주적 알과 정호가하게 일치하고 있다.(353페이지)

***동양 신비주의자는 자기 내부로 명상해 들어감으로써 원초적인 양성 상태인 이 심오하고 영속적인 존재를 만난다.(356페이지)

 “하늘과 땅과 대기아래 있는 그는 꾸며진 존재다.

  마음과 생명의 모든 숨결 또한 마찬가지다.

  사물을 영혼으로 아는 자는 그뿐, 다른 말을 해서 무엇하랴?

  그는 불사에 이르는 교량이다.”

***플라톤의 <향연>에도 등장한다. 남녀간의 사랑의 신비에 따르면 애정의 궁극적인 경험은 곧 이원성이라는 환상의 배후에 둘은 곧 하나라는 등식의 깨달음이 있다. 이 자각은 우주의 만상(인간, 동물, 식물, 심지어는 광물까지도)은 하나라는 자각으로 확대될 수 있다. 이렇게 되며 애정의 체험은 우주적 체험으로 확산되고 이 자각에 이르게 한 애인은 창조의 거울로 확대된다. 이러한 것을 체험한 남성이나 여성은 쇼펜하우어의 이른바 ‘도처에 널린 아름다움에 대한 앎’을 손에 낳은 셈이다. (357페이지)

☆☆☆ 나와 너는 다르지 않다. 이때의 너는 우주에 존재하는 모든 것을 뜻한다. 너는 나의 일부이며 나는 너의 일부이다.


5. 하나에서 여럿으로

***근원적인 시각에서 보면, 세계는 존재하고 폭발하고 해소되는 형식의 조화를 이루고 있다. 그러나 덧없는 피조물들이 경험하는 것은 전쟁 구호와 고통의 비명이다. 신화는 이 고뇌를 부정하지 않는다. 신화는 안으로 뒤로, 그 주변으로 본질적인 평화(천상의 장미)를 거느리고 있다. 이 장미는 십자가에 의해 인류에게 피어나는 장미다. (366페이지)

6. 창조의 민화

여자가 돌멩이를 한 주워들고 말했다.

“제가 이 돌멩이를 던져보겠습니다. 만일 이 돌멩이가 떠오르면 우리는 영원히 살 것입니다만, 가라앉으면 영원히 죽어 서로의 죽음을 슬퍼하게 될 것입니다.”

여자는 돌멩이를 던졌고, 돌멩이는 가라앉았다. 노인이 말했다.

“그것보아라. 네 운명은 네가 골랐다. 인간에겐 끝이 있을 것이다.”(368페이지)

☆☆☆이렇게 해서 인간은 유한의 생명을 가지게 되었다. 유한의 생명임에 감사하고 또 감사한다.

***인간이 감독하고 통제한다고 하더라도 우주는 그 감독과 통제대로 움직이지 않는다. 넓고 무자비한 우주가 사실은 우주가 관여하는 무서운 사건과 함께 정연하게 계획되고 직접적으로 관리되는 여로라는 순진한 무지가 당연시되고 잇는 찬송가나 설교나 기도를 들을 때면 나는 이보다 훨씬 이성적인 남아프리카 종족의 가정(假定)을 떠올린다.

그들은 신은 선하고 만인의 행복을 바라지만 불행히도 그에겐 멍청한 아우가 있어서 언제나 신의 일에 훼방을 놓는다고 말한다. 신의 멍청한 아우는 만일에 대해 무한한 신의를 가진 전지 전능자가 설명하지 않는 삶의 어려움 및 터무니없는 비극을 설명할 수 있을지 모른다.(372페이지 각주)

☆☆☆불행을 신의 멍청한 아우로 표현한 것이 신선하다. 멍청한 아우는 누구에게나 어느 집이나 마구 방문하여 질서를 헤집어놓는다. 그는 멍청하기에.


2. 처녀잉태

1. 어머니 우주

***세계를 생성시키는 아버지의 정기는 변용하는 매체(세계의 어머니)를 통해 다수의 지상적 체험으로 변한다. 이 세계의 어머니는 ‘물 위에 하느님의 기운이 휘돌고 있었다’고 창세기 1장 2절에 언급된 원초적 요소의 화신이다.(374페이지)

***힌두 신화에서 이 세계의 어머니는 여성적인 형상으로 등장하는데 자아가 모든 피조물을 생성시키는 것은 이 여성적 형상을 통해서다. (374페이지)

***그녀는 자가번식(自家繁殖)하는 절대자를 움직여 창조의 행위를 유발하는 유혹자인 것이다. (374페이지)

***창조자의 부성적 측면보다는 모성적 측면을 강조하는 신화 체계에서 이 원초적 여성은 태초의 세계를 지배하면서 남성에게 맡겨졌을 법한 역할을 수행한다. 그리고 이 원초적 여성은 배우자가 눈에 보이지 앟는 미지의 존재이기 때문에 처녀다.(375페이지)


2. 운명적 모태

****우주적 여신은 여러 가지 가면을 쓴 모습으로 인간에게 나타난다. 왜냐하면 창조의 결과란 다양하고 복잡한데다 창조된 세계의 관점에서 경험할 때면 상호모순적이기 때문이다. 생명의 어머니는 동시에 죽음의 어머니다. 이 어머니는 기근과 질병이라는 추악한 마귀의 가면을 쓴다. (380페이지)

***수메르 및 바빌로니아 별의 신화 체계는, 금성(金星)의 형상과 우주적 여성상을 일치시킨다. 금성이 새벽별로 반짝일 때 우주적 여성은 처녀였고, 저녁별일 때 달의 배우자인 밤하늘의 매춘부, 일출과 더불어 그 모습이 사라졌을 때엔 지옥의 마귀할멈이었다. 이 메소포타미아의 영향권 안에 있던 곳에서는 여신의 특징은 늘 이 변화하는 별빛의 영향을 입었다. (383페이지)


3. 구세주를 낳는 자궁

***인간의 시야도 이제는 좁아져 오직 가시적이고 손에 잡히는 존재의 표피만 이해할 수 있을 뿐이다. 심연을 투시할 전망은 이제 사라졌다. 인간 고뇌의 의미심장한 형상은 이제 보이지도 않는다. 사회는 오류와 재난 속으로 빠져든다. 소자아는 대자아의 재판석을 강탈했다. (389페이지)

***고만고만한 마을에서 한 처녀가 태어나는데 이 처녀는 자기 세대의 오점이 하나도 묻지 않은 순수한 인간으로 자란다.

 <어느 날 마리아는 항아리를 들고 우물 가에 서 있었는데, 주의 천사가 나타나 이렇게 말했다.

  “마리아여, 축복을 받으라. 네 자궁은 하느님께서 거하실 차비가 끝났음이라. 하늘에서 빛이 내려 너에게 거할 것인즉 그 빛은 너로 인하여 세상을 비출 것이다.”> (390페이지)


3. 영웅의 변모

2. 인간적인 영웅의 어린 시절

**** 전설을 만든 사람들에겐 탄생의 순간, 심지어는 잉태의 순간에 영웅에게 초자연적인 능력을 부여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영웅의 생애는 그의 모험을 절정으로 하는 엄청난 장관으로 그려진다. 이러한 관점은 영웅이란 성취되는 j것이 아니고 운명지워진다는 관점과 일치한다. (400페이지)

***예수라는 영웅은 글자 그대로 본이 되는 전형이라기보다는 묵상해야 할 하나의 상징이다. 신적인 존재란 우리 모두의 내부에 있는, 전능한 자아의 계시다. 삶에 대한 묵상은 따라서 정호가한 모방에 이르는 전주곡으로서가 아니라 자기의 내재적인 신성(神性)에 관한 명상의 형태여야 한다. 말하자면 ‘이러저러하게 행동해서 선함을 얻는’것이 아니고 ‘이를 앎으로써 신이 되는 것’이다. (400페이지)

***영웅의 첫 번째 과업은 우주 발생적 순환의 그 전 단계를 의식적으로 체험하는 것이다. 유출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는 것이다. 그리고 두 번째 과업은 심연에서 일상의 삶으로 귀환하여 조물주적 잠재력을 가진 인간적인 변환자재자가 되는 것이다. (402페이지)

***문제의 숙명적인 아기는 기나긴 암흑의 기간을 견디어야 했다. 이 기간은 극히 위험하고 장애물이 많은 상황이며 치욕을 당하는 기간이다. 그는 자기 내부로 깊이, 혹은 미지의 세계인 외부로 던져졌다. 어느 경우든 그를 당혹케 한ㄴ 것은 미지의 암흑이다. 이곳은 의외의 존재, 자비로운 동시에 심술궂은 존재의 영역이다. 이 어린 세상의 신참자는 헤아리고 이름 붙여질 수 있는 세계너머에 존재하는 권능이 있음을 배운다. 신화는 그러한 체험을 견디고 거기에서 살아 나오는데는 범상하지 않은 능력이 있어야 한다는 데 동의한다. 9410페이지)


3. 전사로서의 영웅

***영웅이 탄생하는 곳, 혹은 영웅이 도피 또는 추방당했다가 보통 인간들 사이에서 성인으로서의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떠나오는 머너먼 땅은 세계의 중심 혹은 세계의 배꼽이다. 물결이 물밑의 바닥에서 번져나오듯 우주이 형상도 이 근원에서 둥글게 퍼져나간다.(419페이지)

***신화적인 영웅은 ‘이루어진’사상(事象)의 옹호자가 아니라 ‘이루어지는’ 사상의 옹호자다. 긔 손에 살해되는 용은 현상(現狀)이라는 괴물 비로 그것이니, 괴물은 쇠사슬 같은 과거의 옹호자이다. 영웅은 암흑에서 일어서지만 적은 힘이 세고 권능 또한 엄청나다. 적은 자기 지위와 권위를 자신을 위해 행사하기 때문에 적이며, 용이며, 폭군이다. 과거를 옹호했기 때문이 아니라, 바로 ,옹호>한다는 이유에서 그가 바로 사슬이다. (422페이지)

☆☆☆ 과거를 옹호하는 자, 과거를 따르는 자는 퇴보하는 것이며 누군가에 의해 제거되어지게 마련이다. 앞으로 나아가는 자에게  승리가 주어지며 발전이 주어진다.

***영웅의 행적은 순간의 결정화(結晶化)에 대한 끊임없는 파괴 행위다. 이야기는 순환한다. 신화의 초점은 반전하는 단계에 모인다. 변모, 유동성, 일정하지 않은 무게는 살아있는 신의 특징이다. 한 시대의 위대한 형상은 부서지고 토막나고 이윽고 흩어지기 위해 존재한다. 도깨비(폭군)는 불길한 사상(事象)의 옹호자이며 영웅은 창조적인 삶의 옹호자이다. (422페이지)

☆☆☆과거에도 그랬고, 현대에도 그렇고, 영웅은 창조적인 삶의 옹호자이다. 새롭고 창조적인 것을 좇는 영웅들에 의해 세상은 이렇게 발전되어왔고 발전되어 가고 있다.


5. 황제로서의, 폭군으로서의 영웅

***행동하는 영웅은 우주 순화의 주체이며 처음으로 이 세계를 움직였던 추진력을 생생한 사건을 우리에게 들려준다. 우리의 눈은 이중 초점의 역설에 어둡기 때문에 우리는 그저 영웅이 위험과 고통을 감수하면서 그 튼튼한 팔로 그런 업적을 이루었다고 생각한다. (432페이지)

***최고의 영웅이란 우주 발생적 순환의 원동력을 추진시키는 영웅이 아니라 눈을 다시 뜨고 오고가며 기쁨과 고뇌가 교차되는 세계의 파노라마를 통해 하나의 실재가 다시 드러나게 된다는 것을 깨치는 영웅이다. 이러한 영웅이 되려면 보다 깊은 지혜를 갖추어야 한다. 그리고 이것은 행동의 결과로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의미 심장한 개념 작용의 결과로 나타난다. (432페이지)

***페르시아신화는 아랄 카스피 평원에서 흘러나와 인도, 이란, 그리고 유럽으로 들어간 인도 유럽신화체계에 뿌리내리고 있다. 페르시아 고대 성전(Avesta)에 기록된 주요 신들은 인도의 경전(Vedas)에 등장하는 신들과 거의 일치하고 있다. 그러나 두 지류는 각각 전개된 곳에서 엄청나게 다른 영향을 끼쳤다. 베다경전은 점차 드라빗 인도의 세력권으로, 페르시아 경전은 수메르 바빌로니아 세계권 속으로 흡수되었다. (436페이지 각주)

☆☆☆인도로 이주해온 아리안족에 의해 베다경전이 유입되었던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페르시아 신화가 인도의 원주민인 드라빗족에 전달되었음을 이제야 알았다.

***일찍이 페르시아인들의 신앙은 예언자 차라투스트라에 의해 선의 원리와 악의 원리, 빛과 어둠, 천사와 악마의 엄격한 이원론에 따라 재확립되었다. 페르시아뿐만 아니라 히브리의 신앙, 그리고 나아가서는(몇 세기 뒤) 기독교에도 깊은 영향을 끼쳤다. 이러한 재편성은 선악에 대한 통상적 해석, 즉 선악이 양극성을 초월하고 화해시키는 존재의 유일한 근원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 결과라는 해석으로부터의 극단적인 이탈을 의미했다.

☆☆☆페르시아의 조로아스터교는 인류의 종교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페르시아가 그립다.

****페르시아는 642년 회교 극렬주의자들 손에 무너졌다. 회교도로 개종하지 않는 자들은 목을 잘렸다. 소수의 완고한 자들은 인도로 도피했는데 이들은 지금까지도 봄베이의 파르시스(Parsis)로 남아있다.

☆☆☆텔레비전에서 봄베이의 파르시스(Parsis)들을 보았다. 그들은 아직도 불의 제전을 모시고 조로아스터교를 신봉하며 그 가르침에 따라 살고 있었다. 그들은  파르시스(Parsis)끼리만 결혼한다. 사라진 조로아스터교는 너무 매혹적인 것 같다.


6. 구세주로서의 영웅

 ***광대무변한 무대에서 신의 화신은 영웅의 생애를 실천한다. 다시 말해서 영웅의 과업을 수행하고 괴물을 퇴치하는 것이다. 영웅의 행위가 위대한 것은 사람들이 상상 속에서나 할 수 있으리라고 헤아리던 일을 현실적으로 바로 눈앞에서 해치우데 있다. (438페이지)

***크리슈나는 말했다.(440페이지)

“모두들 슬퍼하지 말아요. 죽지 않고 영생하는 인간은 있을 수가 없어요. 자기가 무엇을 소유하고 있다는 생각부터가 틀린 것입니다. 아버지, 어머니 아들은 존재하지 않아요. 존재하는 것은 오직 생과 사의 끝없는 순환일 뿐입니다.”


7. 성자로서의 영웅

***아버지를 찾아가면서 신화 패턴에서 영웅이 가는 것은 세계의 드러나는 측면이기보다는 드러나지 않는 측면이다. 이곳을 들어갈 때 영웅은 보살이 버린 세계로 발을 들여놓는 것이다. 여기에서는 귀환은 있을 수 없다. 자아는 여기에서 불타버린다. 산들바람에 나부끼는 마른 잎처럼 육신은 세계를 떠다니며 영혼은 임 닷 없는 천복의 바다로 해소된 뒤다. (443페이지)

***삶의 너머에서 존재하는 이런 영웅은 신화를 초월한 영웅들이기도 하다. 그런 영웅들은 이 삶의 너머에 존재하는 것을 다루려 하지 않는다. (444페이지)

***신비에  싸여있던 옆얼굴이 드러나면 신화는 부차적인 언어이며 침묵이 궁극적인 언어기 된다. 정신이 신비 속으로 빠져드는 순간, 남는 것은 오직 침묵뿐이다. (444페이지)


8. 영웅의 죽음

***그럴 계절이 아닌데도 사라수가 꽃을 피웠다. 꽃잎은 여래의 몸 위로 떨어졌다. 여래를 경배하느라고 사라수가 꽃잎을 뿌렸던 것이다. 하늘에서도 천상의 백단향가루가 쏟아졌다.

☆☆☆붓다의 열반을 앞두고 하늘과 땅에서 이변이 일어났다. 하늘에서는 꽃비가 내리고 나무들도 춤을 추고, 대승경전에서는 이런 환상적인 장면이 많이 등장한다. 대승경전에서는 붓다를 신격화시켜 놓았다. 남방불교에서는 붓다를 인격체로 보는 반면 북방불교 대승에서는 신격체로 보기에 경전 또한 많은 차이가 있다. 나는 인격체의 붓다를 더 좋아한다.

***여래의 마지막말은 이러하다.

“축복받은 자는 첫 번째 무아(無我)에 이른다. 첫 번째 무아에서 일어난 그는 두 번째 무아로 들어간다. 세 번째 무아에서 일어난 그는 네 번째 무아로 들어간다. 네 번째 무아에서 일어난 그는 무한 의식의 영역으로 들어간다. 무한의식에서 일어난 그는 무한 공간의 영역으로 들어간다. 무한 공간의 영역에서 일어난 그는 무(無)의 영역으로 들어간다. 무의 영역에서 일어난 그는 지각(知覺)이 있는 것도 아닌 영역으로 들어간다. 지각이 있는 것도 없는 것도 아닌 영역에서 일어난 그는 지각과 감각의 휴식 상태에 이른다. (456페이지)

☆☆☆처음 보는 붓다의 마지막 말이다.


4. 소멸

1. 소우주의 끝

***놀랄만한 권능을 가진 막강한 영웅은 바로 우리들 개개인이다. 거울에 비추어 볼 수 있는 육체 자체로서가 아니라 우리들에 내재하는 왕으로서다. 크리슈나는 이렇게 선언한다.

“나는 모든 피조물의 가슴 안에 있는 실재다. 나는 모든 존재의 시작이며 중간이며 끝이다.” -바가바다 기타 중-

이것은 바로 개인이 소멸되는 순간, 사자(死者)의 머리맡에서 들려주는 기도다. 즉 개인은 생전에 자기 가슴에 반영되어 있던 세계를 창조하는 신에 대한 근원적인 깨달음으로 되돌아가야 하는 것이다. (459페이지)


***신화는 무수한 장애물을 돌파해야 하는 영혼의 여로가 얼마나 위험한가를 잘 보여주고 있다. (460페이지)

***우리 삶이란 햇볕에 몸을 덥히는 것 같은 것이지요.(460페이지)

*** <사자의 서>는 험로를 갈 동안 갖가지 위험에서 사자를 지켜주는 부적으로 미라에 합장되고 각 장은 장례식 때 낭독하게 되어 있었다. 유족들은 미라를 만드는 과정에서 사자의 심장을 절개하고 그 안에다 태양의 상징인 금박 장식이 된 현무암 갑충석을 그 안에 넣는다. (464페이지)

2. 대우주의 끝

***개인이라는 창조된 형상이 결국은 소멸되고 말듯이 우주 역시 소멸된다. (468페이지)

***“여보게들, 십만 년이 흐르면 우주 순환주기가 다시 시작된다네. 이 세계는 파멸에 들 것이고, 바다는 마를 것이네. 이 넓은 땅, 신들의 왕인 수메루 산이 불에 타. 브라마의 세계는 하나도 남김없이 파괴될 것이네. 그러니 여보게들, 선의를 이 땅에 넘치게 하소. 연민과 기쁨과 평등이 여기에 넘치게 하소. 어머니와 아버지를 공경하고 집안 어른들을 섬기소.” (468페이지)

☆☆☆지구가 멸망하기에 연민과 기쁨과 평등이 넘치게 하라는 말씀 인상 깊다.


에필로그


신화와 사회

1. 변신 자재자

*** 신화가 어떻게 기능하고 과거에 어떻게 인간에 봉사해 왔으며 오늘날 어떤 의미를 갖느냐는 관점에서 검토해보면 신화는 삶 자체가 개인, 종족, 시대의 강박 관념과 요구에 의해 부응하듯이 신화 자체도 그 에 부응할 것으로 비친다.(478페이지)

2. 신화 제의(祭儀), 명상의 기능

***삶의 양태에서 개인은 인간의 전체 이미지의 단편이며 일그러진 형상일 수 밖에 없다. 개인은 남성으로서 혹은 여성으로서 제약을 받고 있다.

***개인은 사회라는 공동체의 한 구성요소일 수 있을 뿐이다. 개인은 이 집단으로부터 삶의 기술, 사유의 바탕인 언어, 삶의 지양인 이상을 빚졌다. 그의 육체를 이루는 유전자도 그 사회의 과거로부터 전해 내려온 것이다. 개인이 실제든 상상이나 느낌을 통해서든 그 사회로부터 자신을 단절시킨다는 것은 존재의 근원과의 절연을 의미할 뿐이다. (479페이지)

***출생, 세계, 결혼, 장례, 취임 등의 종족적인 제의는 개인의 삶의 위기 및 행위를 표준적이고 비개인적 형식으로 바꾸는 역할을 한다. 이러한 제의는 개인의 정체를 그 자신에게 보여준다. 인격체로서의 개인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전사로서 신부로서 과부로서 성직지로서 차장으로서의 개인을 보여주는 것이다. 동시에 이러한 제의를 통하여 개인이 속하는 사회는 원형적 무대에서 옛 현인의 가르침을 시연(試演)할 수 있다. (479페이지)

***개인은 사회의 구성요소 그리고 인간성 전체의 구성 요소이기도 하다. (480페이지)

***종교적인 제의의 가장 중요한 동기는 피할 길 없는 운명에 순종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동기는 계절적 축제에서 분명하게 드러난다. (480페이지)

***모든 의식은 자연의 휴식과 더불어 오는 이 혹한의 계절을 견디어낼 수 있도록 사회의 구성원들에게 준비를 촉구한다. 봄이 오면 구성원들에게 자연의 계절에 합당한 노동을 권면한다. 의식은 견디기 어려운 계절과 풍요의 계절을 함께 거느린 이 놀라운 한 해의 주기를 함께 찬미했고 일 년의 주기는 인간 집단의 계속되는 삶의 순환을 표상한다. (481페이지)

***사회적인 의무와 대중적 제의와는 정반대로 향하는 다른 길이 있는 것이다. 의무의 길이라는 관점에서 보자면 사회에서 추방된 자는 아무 것도 아닌 쓰레기다. 그러나 다른 관점에서 보면 이 추방은 탐색 모험의 첫 단계일 수 있다. 모든 사람은 이 두 가지 길을 동시에 간직하고 있다. 따라서 이 길은 자기 내부에서 탐색되고 또 발견되어야 한다. (481페이지)

***명상에 드는 입문자는 준비 작업으로서 자기 마음과 정신을 세속적인 사건에서 분리시키고 자신을 존재의 핵으로 몰고 간다. 명상을 통해 입문자는 자기의 심층에 이르고 마침내 그 껍질을 뚫고 엄청난 자각에 이른다. 그런 경지에서는 되돌아 나올 수 있는 사람도 없고 그런 경지에서 미합중국, 어디어디에 사는 모모씨라는 자기 자신을 대견하게 여길 사람도 없다.  자기 자신을 위대한 인간으로 발견한 아무개씨는 내성적이며 초연한 인간이 된다. (482페이지)

****명상, 이것이 나르키소스가 호수를 내려다보는 단계이며 부처가 보리수 아래 앉아 명상하는 단계다. 목표는 보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이 어떠한 상태에 ‘있는가’를 즉 본질을 깨닫는 것이다. 이때부터 은거, 은둔은 필요없다. 영웅이 어디를 떠돌든 그가 무슨 짓을 하건 그는 자기의 본질적 실재에 머문다. 그에겐 세상을 보는 완전성에 이른 눈이 있기 때문이다. (482~483페이지)


3. 오늘날의 영웅

***모든 것은 오늘날의 입장에서 보면 너무나 요원하다. 자기 운명을 스스로 결정하는 개인의 민주적 이상, 동력으로 움직이는 기계의 발명, 과학적인 연구 방법의 발달이 인간의 삶을 변형시킨 나머지 저 유서 깊은 시간을 초월해서 존재하는 상징의 우주는 무너져버리고 말았다.

***니체의 차라투스트라가 토해 낸 신기원을 예고하는 숙명적인 선언처럼 ‘신들은 모두 죽은’것이다. 신화라고 하는 끔의 집은 이제 무너지고 엇다. 마음은 깨어있는 의식쪽으로만 열려있다. 현대인은 나비가 고치에서 나오듯, 새벽의 태양이 어머니의 밤의 자궁을 빠져나오듯이 현대인은 고대의 무지로부터 빠져나왔다. (484페이지)

***인간은 아득한 존재와 더불어 끝나야 하고 이 아득한 존재를 통해 자아는 십자가에 못박히고 부활해야 하며, 이 사회의 이미지 전체가 개선되어야 한다. 인간은 그러나 ‘내’가 아닌 ‘너’로 이해되어야 한다. 왜냐하면 어떤 종족, 어떤 민족, 대륙, 사회적인 지위 헉은 세기의 이상과 세속적 관습도 우리 모두의 내부에 살아있는 불멸의 놀라운 신적인 존재의 척도가 될 수 없기 때문이다. (488페이지)


역자후기

****<천의 얼굴을 가진 영웅>은 융과 심리학의 입장(인간은 무의식속에다 고대적 경험의 잔존물인 집단 무의식을 고유하는데 꿈의 구조물인 원형 패턴은 곧 고대의 잔존물인 신화 상징을 나타낸다)을 원용하면서 다양한 영웅전설을 통해 인간의 정신 운동을 규명하는 한 편 현대 문명에 대해 하나의 재생원리까지 제시하려는 야심적인 작품이다.

저자 캠벨은 신화, 옛이야기, 동화, 민간 전승, 역사적인 기록, 학술 조사서를 가리지 않고 영웅이 무대면 무엇이든 종횡무진으로 이 책에다 등장시킨다. 그는 특정 영웅이 누비던 시대는 물론 그 영웅이야기가 허구인지 실재인지도 문제삼지 않는다. (490페이지)

***그의 견해에 따르면 모든 신화는 꿈과 동일한 문법을 갖는다. 가령 프로이트의 이른바 <꿈의 작업>즉 응축, 치환, 형상화 작업은 시화형성에도 그대로 적용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거의대부분의 영웅이 공유하는 경험인 비정상적인 탄생, 어린시절의 고난, 방황, 조력자와의 만남, 기적적인 권능의 획득, 귀환의 도식이 캠벨에게 어떤 의미를 갖는 것일까?(491페이지)

*** 캠벨은 무대가 다르고 사건이 다르고 의상이 다르지만 인간의 무의식이 투사된 영웅, 말하자면 인간의 집단이 그려낸 영웅신화는 거의 일정한 형태를 취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캠벨의 주장에 따르면 아폴로든, 동화 속의 왕자든, 듀톤의 신 오딘이든 부처든, 모든 영웅은 일정한 영웅의 싸이클을 따른다. 그는 서로 접촉이 없는 세계 각 문화권의 무수한 영웅 신화와 심층 심리학의 꿈 해석에서 재발견되는 영웅의 상징체계를 분석, 천의 얼굴을 가진 영웅들 가운데서 하나의 영웅, 그러니까 모든 영웅 신화의 본(원형)이 되는 하나의 영웅을 떠올린다. (491페이지)

***그는 어려운 이야기를 어렵게 하지 않고 우리가 나날의 생활에서 만나는 문제와 관련시키거나 세계 여러나라의 예화를 넉넉하게 소개함으로써 독자가 시적 상상력으로 이를 그 나름대로 해석하게 한다. (491페이지)


3. 내가 저자라면

번역자인 이윤기씨는 이 책을 두고 이렇게 후기에 적고 있다.

“<천의 얼굴을 가진 영웅>은 융과 심리학의 입장을 원용하면서 다양한 영웅전설을 통해 인간의 정신운동을 규명하는 한 편 현대 문명에 대해 하나의 재생원리까지 제시하려는 야심적인 작품이다.”

  캠벨은 붓다, 예수, 마호메트 등을 모두 영웅으로 보았다. 신격화하지 않고 인격체로 본 것이 신선했다. 그러면서도 붓다, 예수, 마호메트 등의 이야기를 신화학으로 풀어나간 것은 생소했다.

  책의 제목대로 천 명의 영웅이 등장했는지 세워보지는 않았지만, 혼란스러울 정도로 다양한 영웅들이 등장하였다. 천의 얼굴이란 우리들의 각기 다른 모습이다. 그 영웅이란 “바로 너다”고 조셉캠벨은 말했다. 그리고 영웅이란 과거에 얽매이지 않는 사람이라고 규정했다. 뒤집어서 말하자면 과거에 묶이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는 사람은 영웅이거나 영웅의 요소를 지니고 있는 것이다.

  캠벨은 무대가 다르고 사건이 다르고 의상이 다르지만 인간의 무의식이 투사된 영웅, 말하자면 인간의 집단이 그려낸 영웅신화는 거의 일정한 형태를 취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모든 영웅은 일정한 영웅의 싸이클을 따르는 것이다. 이것을 목차를 통해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제 1장 출발

제 2장 입문

제 3장 귀환

제 4장 변모

영웅의 사이클을 따라 분류하고 기록하다 보니 책 전체가 방대하고 산만한 느낌이 든다. 이것을 좀더 이해가 빠르게 분류하고 기록할 수는 없을까? 한 사람의 영웅이 책 여기저기 언급되면서 책 내용이 산만해지기 시작했고, 한 눈에 요약이 되지 않았다.

종교별로, 민족별로 지역별로 분류해서 기록한다면 인류를 초월한 신화학이 되지 못할 것이다. 그래서 나도 고민에 빠졌다.

책 내용은 그대로 두고 어떻게 분류하면 좋을까? 나는 결국 영웅별로 분류하는 쪽으로 택했다.

1. 영웅 붓다- 영웅에의 소명, 첫 관문의 통과, 입문, 시련의 길, 홍익, 신격화

2. 영웅 예수- 처녀의 잉태, 첫 관문의 통과, 시련의 길,  신격화, 홍익,

3. 영웅 마호메트- 영웅에의 소명, 소명의 거부, 첫 관문의 통과, 시련의 길, 홍익, 귀환,


이렇게 분류하면 각 영웅들을 좀더 쉽게 파악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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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4.29 05:50:39 *.154.223.199

인터뷰 형태로 저자를 소개하는 글을 레이스 기간 이후 만나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윤정'이라는 이름이어서 저는 깜짝깜짝 놀라면서^^ 읽었습니다. 더 잘 이해가 되었어요. 우리 교실에 심부름 오는 아이 중에도 '윤정'이가 있는데요, 그 아이도 같은 이름인게 재미있어서 꼬박꼬박 이름을 붙여서 대답을 하거든요. 내가 저자라면 부분을 읽다가 만약 붓다영웅, 마호메트 영웅, 예수 영웅으로 나눠서 설명을 한다면 종교와 신화가 모두 같은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는 이 책의 논점과는 다르지 않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이번 주 두번 읽기 책으로 <천의 얼굴을 가진 영웅>을 택했어요. 복습 삼아 팔팔이 도반님들의 글을 순방하고 있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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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d: 문윤정
2012.04.29 19:41:16 *.85.249.182

정말 그래요. 이 책이 좀 쉽게 쓰여졌다면 더욱 재미있을 것 같지요.저도 <천의 얼굴을 가진 영웅>을 두 번 읽기로 정했어요.

저는 책보다 조셉캠벨에게 더 매력을 느껴요. 언제가부터 마음 속에 스승으로 모시고 있더라구요. <신화와 인생>이라는 책은 내 옆에 두고두고 읽고 있어요. 그 책엔 조셉의 일대기와 사상이 담겨 있어 재미있어요. 어느 한 부분도 버릴 것이 없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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