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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8월 27일 00시 21분 등록

그리스 비극(GREEK TRAGEDY)

 

1.     저자에 대하여

 

아이스킬로스(BC 525,524~456,455)

 

엘레우시스(아테네에서 서북으로 20킬로 떨어진 데메테르 여신의 영지)에서 태어남. 神職가문에 속함. 20대에 극작가 대열에 끼었으나 연극 경연에서의 첫 우승은 41세에, 그 뒤 12번 우승을 함.

 

그리스 극작가. 비극의 아버지라고 불리운다. 고대 아테네의 3대 비극 작가 가운데 최초의 인물.

합창과 낭송만으로 이루어진 초기의 극예술을 노래와 대사 및 행위가 어우러진 완전한 형태의 극예술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의 연극은 무대 중앙에 정치적 존재인 한 남자가 서 있어서 작가의 관심과 살았던 시대를 반영한다. 참주정치(한 사람의 통치자가 절대 권력을 행사한 정치)시대에 태어나 민주주의가 확립되어 가던 혼란기에 성장. 아테네와 페르시아 사이에 벌어진 첫 번째 전쟁에 참전함. 그의 작품은 제목이 알려진 것이 80편이상이며 그 중 52편이 1등을 할 정도로 그의 생애는 성공의 연속이었다. 로마의 정치가 겸 웅변가인 키케로는 그의 작품에서 수많은 단락을 인용하고 번역도 했지만 차츰 로마인들에게는 그의 표현의 어려움을 이해하지 못하고 되어 관심 밖으로 밀려나다가 18세기말에 재발견됨. 20세기에 그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은 작가는 프랑스의 시인이자 극작가인 폴 클로델과 미국의 유진오닐이다.

 

오레스테이아 3부작은 기원전 458년 봄에 아테네의 디오니소스 대극장에서 상연. 아이스킬로스의 희곡 중 마직막 작품임(2년 후 세상을 떠남) 이 작품은 그리스 비극의 전형적인 3부작 양식을 취하고 있어 그리스비극 가운데 중요시되는 작품임. 3곡으로 이루어져 하나하나의 곡이 지니는 독립성(형식상, 내용상, 또는 의도)으로 나타남. 관객이 그 줄거리를 대체로 알고 있음을 전제로 하고 있음. 오레스테이아(오레스테스의 이야기란 뜻)는 기원전 1300년 무렵, 그리스 반도에서 위세를 떨치고 있던 미케네 왕 아가멤논이 왕비 글리타임네스트라와 그 정부 아이기스토스의 음모로 살해되고, 뒤에 아들 오레스테스가 귀국하여 어머니와 정부 두 사람을 죽이고 원수를 갚은 이야기임. 기원전 470(그의 나이 55)무렵 지중해서쪽의 패권을 잡고 대도시 시라쿠사의 참주로서 유명한 히에론의 초청을 받아 시칠리아로 건너가 자작의 비극 <페르시아인들>을 상연함. 기원정 458(그의 나이 67)에 시칠리아로 다시 건너가 2년 후 그 섬의 젤라 시에서 세상을 떠남.

작품특징, 힘차고 남성적인 리듬과 가락에 뛰어나 그리스적임 힘과 정의의 문학을 남김

 

소포클레스(BC 496~406)

 

코로노스 히피오스(아테네 변두리)에서 무기 제조업자 소필로스의 아들로 태어남.

유복한 기사계급에 잘생긴 얼굴과 뛰어난 재능을 지님. 기원전 468년에 선배인 아이스킬로스를 물리치고 비극 경연에서 1등상을 받음. 평생 24번의 1등을 했다고 함. 90세까지 살면서 창작력은 쇠퇴하지 않았음. 아시스킬로스의 뒤를 이어 비극의 완성을 위해 노력했고 코러스 대원의 수를 12명에서 15명으로 늘렸다.

그의 작품은 123편을 썼지만 남아있는 것은 7. 가장 널리 알려진 작품은 <오이디프스 왕>이다

그는 아테네가 문학적 정치적 경제적으로 발전해가고 있던 BC5세기에 복잡하고 모순된 경험을 고대 그리스의 다른 극작가들보다 깊은 통찰력을 갖고 심오하게 표현했다는 평을 받음. 그는 희곡을 통하여 생애 동안 최고의 존경을 받음. 그는 매년 아테네에서 열리는 디오니소스 대축제에서 상연할 희곡을 쓰고, 연극에 삽입할 음악과 무용을 고안하고, 연극에 출연할 배우와 합창단원을 지휘하고 훈련시켰으며, 가끔 직접 출연도 하면서 생애 마지막까지 보냈다. 그의 희곡은 신이나 자연력의 작용보다 대표적인 인간상들간의 상호작용을 무대에 올림으로 등장인물과 관객을 시작과 변화의 과정 속에 끌어들인다. 그의 우주관 세계관은 신적인 동시에 자연적이고, 비 개인적인 동시에 개인적이며 우주를 응집력 있는 하나의 통일체로 봄. 그가 쓴 비극의 주요주제는 시간과 고통 죽음이다. 이것을 통해서 인간은 우주의 질서와 확실하게 접촉 할 수 있다고 보았다.

 

에우리피데스(BC 484~406)

 

그의 생애에 관해서 확실히 알려진 것이 거의 없다. 2차 페르시아 전쟁때에 태어난 것으로 추정. 집안은 부유한 지주계급으로 어머니의 가문도 좋았다고 추측. 충붅한 교육을 받은 듯하며 당시로서는 드문 藏書家장서가 였다는 점으로 보아 부유한 집안이었을 것.

아테네 작가. 고대 아테네의 3대 비극 작가 가운데 아이스킬로스와 소포클레스에 뒤이은 마지막 인물. 그의 생애 가운데 확실한 연대는 처음으로 연극제전에서 우승한 BC441(어떤 작품인지는 알려져 있지 않음)마케도니아의 왕 아르켈라오스한테서 초청을 받아 아테네를 영원히 떠난BC408, 그리고 세상을 떠난 해임. 그의 생애는 특별히 알려진 것이 별로 없다. 다만 후세에 그를 위해 극적일 만큼 비참한 결혼생활을 꾸며냈다는 정도. 그의 희곡에 나오는 사악한 여인들은 분명 그의 체험에서 비롯된 인물일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근거를 마련해주기 위함이었을까.

그의 작품은 제목만 알려진 것까지 67편으로 알려짐. 그의 비극 관은 감정적이고 걸핏하면 절망에 빠지곤 했다. 그는 가혹하고 냉정하지만 대체로 지적인 기본질서를 보는 대신, 인간이 함께 살기에는 훨씬 더 가혹하고, 예측할 수 없는 우주를 보았다. 우연과 무질서, 광기와 열정, 인간 이성이나 도덕에는 무관심한 것처럼 보이는 등 이 그의 비극을 이루는 주요요소임.

BC4세기 경에는 그의 명성과 인기가 아이스킬로스나 소포클레스를 능가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임. 이는 본질적으로 정치적이고 종교적인 아이스킬로스나 소포클레스의 비극보다 명백한 감정적 효과와 선정적 효과까지 갖고 있는 그의 비극이 더 호소력을 가지고 있었으리라고 이해된다.

후세 작가들의 글에서 발견된 인용문들도 두 사람의 작품을 합한 것보다 많다.

 

출 처 : 그리스비극/곽복록,조우현 옮김/ 동서문화사

    http://100.daum.net/encyclopedia/view.do?docid=b14a2145b

 

두번읽기

느낌

 

개인적 평가

 

18세기 영국 문인 호레이스 월풀은세상은 생각하는 사람에게는 희극이고, 느끼는 사람에게는 비극이다라고 했다. 나는 느끼는 사람인가 생각하는 사람인가. 마지막이 비극이면 비극인가. 다 살아본 이후에 비극인가 아닌가를 이야기하는가. 세상을 인간을 깊이 생각하고 느끼는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이 극작가이지 싶다. 이는 지금도 다르지 않다. 예술인들의 삶을 들여다보고 그들이 살아내는 삶을 보고 그들이 표현하는 작품들을 보면서 사람이 살아가는 방식의 변함없음을 알게 되고, 스스로는 아니라고 부정하고픈 밑바닥을 들춰보게 된다. 당시로는 짧지 않은 생을 작가로 살아간 사람들의 작품에 푹 빠져서 가슴 아파하며 눈물을 흘리며 다양한 인간사를 들여다 보게 해준 이야기였다.

 

연구원 해외연수를 시칠리아로 다녀왔다. 여행을 가면서 단테의 신곡, 오비디우스의 변신이야기 그리고 그리스비극 중 한 권을 가지고 가라는 스승의 말씀이 있었다. 여행 전 시칠리아에 대한 정보를 찾는 작업을 했다. 책과 영화 영상물등 그리고 인터넷검색모파상의 여행기와 박제의 여행기 김영하의 여행기. 시네마 천국, 그랑블루, 여행을 떠나기 전 시칠리아는 이미 내 안에 많은 정보를 가져다 주었다. 그 중에서도 유독 그리스극장과 로마극장에 관심이 많이 갔다. 연극을 위한 공간으로 지어진 그리스 극장, 오락을 위하여 지어진 로마극장. 그 목적이 너무나 다른 두 극장을 머릿속으로 그리며….여행을 가서 얼마나 책을 볼지 알 수는 없으나 그리스비극을 가지고 가고 싶어졌다. 여행의 짐을 생각하면 문고판 책을 가지고 가면 좋겠지만 늘 그렇듯이 우선순위에 맞는 것으로 선택한다. 그리 열심히 본 것 같지 않은 책은 언제 그렇게 너덜거리게 되었는지 하드커버가 불안하다. 그래도 혹시 또 아나. 그리스극장에서 그리스비극을 볼 수 있는 행운이 찾아와줄지….첫 번째 그리스극장은 타오르미나에 있다. 우리가 도착한 날은 기온이 44도를 웃돌고 있었다. 오후 5시까지만 대형버스가 들어갈 수 있다는 말을 하면서 가이드는 초조해했고 우리는 부랴부랴 한낮의 열기를 품고 있는 그리스극장으로 올라갔다. 책은 무슨태양이 내리꽂히는 그리스극장에서 기원전사람들의 열기를 상상하기에는 날이 너무 더웠다. 입장료를 받지 않는 서늘한 저녁에 앉을 수 있는 날은 아마도 공연이 있는 날이리라극장에 앉아 건너편으로 보이는 지중해를 바라보며비극 한 편을 감상하는 상상은 집에 가서 하고여기서는 일단 햇볕을 피하는 것이 상책이다 싶다. 그래도 시칠리아에서 처음 맞는 그리스극장이다. 한 칸 한 칸 돌아다녀 본다. 그리고 돌계단에도 앉아본다. 따끈한 것이 엉덩이를 데워온다. 나쁘지 않다. 덥다고 너무 빨리 그늘을 찾는 것은 그리스극장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생가하며….이곳 저곳을 다녀본다. 그 옛날 음향시설이 없이 공간과 돌을 활용하여 지어낸 그들의 실력이 놀랍다. 신분에 따라 앉는 자리가 달랐다고 하니지금의 VVIP, VIP를 나누는 우리나 그때나 같다. 한낮인 지금은 그 로얄석보다 저 윗자리 낮은 신분의 사람들이 앉았었다는 곳이 더 좋아 보인다. 맨 꼭대기로 올라보면 그 뒷편에 지중해가 보인다. 난간이 있고 아랫쪽에 타오르미나의 건물들이 빼곡히 들어차 있고 푸른바다가 보이며 바람이 시원하다. 난간에 다리를 넣고 올라앉아 본다. 이런 곳에서는 어울리는 노래를 한곡해야 하는데이런 맹추는 노래를 할 줄 모른다. 아쉽다. 그래도 바람이 시원해서 좋다. 모이라는 시간까지는 아직 여유가 있고 옆에 있던 콩두는 이런 곳에서는 울 증이 나을 것 같아요. 한다. 나도 동의한다. 모파상도 우울증 때문에 시칠리아를 찾았다고 하지 않았던가…! 이런 쨍쨍한 날씨에 우울할 겨를이 있을까 싶다.  돌아와 읽는 그리스 비극은 처음보다 훨씬 잘 읽힌다. 아이스킬로스가 시칠리아 시라쿠사에서 작품을 쓰고 다시 말년에 건너가 살다가 사망한 곳이라고 하니 더욱 정이 간다. 타오르미나 그리스극장에서는 매년 극 공연을 한다고 하니 혹시 나에게 그런 기회가 있을까 싶다. 상상만으로도 좋다.

 

2.     인용문

 

결박당한 프로메테우스

 

나오는 사람

 

헤파이스토스: 제우스와 헤라의 아들. 불과 대장장이의 신. 약하면서 친절한 마음씨의 소유자.

: 제우스의 부하, 의인화된 악령

폭력: 제우스의 부하, 의인화된 악령

프로메테우스: 티탄의 일원, 인류를 동정하여 하늘 나라에서 불을 훔쳐 땅의 인간에게 가져다 줌

오케아노스: 잘난체함, 남의 일에 참견 잘함, 유머러스하고 인정미가 넘침

이오: 이나코스(강의 신), 헤라의 질투로 황소로 변한 채 정처 없이 방황

헤르메스: 프로메테우스 와 같은 운명에 놓여 있는 무례한 청년, 권력이 있다고 뽐내지만 내심

 불안해함

코러스:오케아노스의 딸들로 구성, 온순하고 관습의 테두리를 벗어나지 못하는 평범한 소녀들이지

만 유사시에는 누구보다도 용감해진다.

 

16-17  태양의 따가운 빛에 살갗이 이글이글 온통 변해 버리겠구려. 별빛이 가득한 밤이 와서 햇볕을 모아내 주면 좋으련만, 그러나 먼동이 트면 태양은 또다시 새벽녘의 이슬 방울을 산산이 흩어지게 하고 말겠지. 견딜 수 없는 이 고역에 그대는 기진맥진하고 말 거야. 바로 이것이 그대가 인간을 사랑한 데 대한 대가란 말일세. 그대는 신의 처지에 있으면서도 다른 신들의 노여움을 두려워 않고 인간들에게 당치도 않은 선물을 주었네. 거기에 대한 벌로 그대는 이 무시무시한 바위 꼭대기에서 똑바로 선 채 잠도 못 자고, 한 번 제대로 쉬지도 못한 채 보초를 서야만 하게 된 거야. 그대 입에서 나오느니 신음뿐이고 말소리는 애통뿐이다. 그것도 아무 소용이 없을 걸세. 제우스 신의 마음은 쉽사리 풀리진 않을 테니까. 새로 왕이 되면 누구나 무자비해지는 법이니까.

새로운 권력에는 새로운 질서가 필요한 법이니까.

 

17 핏줄이란 이상한 힘을 가지고 있는 법이지. 게다가 오랜 친구였으니까.

 

19  무슨 일이 일어날지 나는 다 알고 있다. 그 어떤 고통도 내가 예기치 않았던 것은 없어. 참고 견디는 수밖에. 운명이 내게 보내 준 그것을 되도록 가볍게 견뎌 보아야지. 필연과 맞서 거역을 해 봐야 아무 소용도 없는 걸 나는 알고 있네. 앞으로 내게 닥쳐올 재앙에 대해 입을 벌릴 수도 없고, 그렇다고 가만히 있자니 그것도 못 견디겠군. 나는 인간에게 좋은 선물을 주었지. 그래서 이같이 사슬에 묶인 거야. 불의 숨은 원천을 찾아냈거든. 그걸 움쳐 인간에게 주었어. 이 불은 인간에게 모든 기술을 가르쳐 주고 훌륭한 자원이 되는 거야.

 

21  제아무리 감언이설로 나를 꾀어도 나는 거기 넘어가진 않을 거야. 그 어떤 협박을 하더라도 내가 알고 있는 그 사실을 알아내진 못하지. 이 잔인한 감옥에서 나를 풀어 주고, 이 고역의 대가를 보상해 주기 전에는 어림도 없는 일.

21-22  그가 야수와도 같다는 건 나도 알고 있어. 정의도 제 구미에 맞도록 꾸미고 있지. 그러나 언제나 멸망하는 날이 오면 그의 의지도 약해지고야 말걸. 굽힐 줄 모르는 그의 성미도 누그러지겠지. 그러면 나를 만나러 급히 달려올 거야. 나와 화해를 하고, 나와 손을 잔기 위해서 언젠가는 내게 오고야 말겠지.

 

23  모든 폭군에게 뿌리 박혀 있는 병이 곧 이거야. 옛 친구를 믿지 못하는 병 말이야

 

23-24

프로/인간들이 앞날의 운명, 다가올 재양을 내다보지 못하도록 만들었지

코러스/불행을 내다본다는 건 좋지 못한 병이죠. 어떻게 그 병을 고치셨나요?

프로/그들에게 맹목적인 희망을 불어넣어 주었지.

코러스/그것 참 훌륭한 선물을 주셨군요

프로/그뿐 아니라 불도 주었어

코러스/그럼 인간들이 저 빛나는 불을 갖고 있군요?

프로/그렇소. 그걸 가지고 많은 기술을 배우 것이오.

 

24 당신네는 자유로운 몸이야. 그러나 내 발은 묶여 있어. 불행을 모르는 사람이 고생하는 놈에게 충고를 하고 꾸짖기란 쉬운 것이야. 나는 내 운명을 미리 내다보고 있었어. 그리고 내가 죄를 범했다면 나는 뚜렷한 목적이 있어서 그랬던 거야. 그것은 부정하지 않지. 나는 인간을 도왔고 그 때문에 고통에 빠지고 말았어. 그러나 설마 이처럼 외딴 바위 위에 외로이 매달려 고문을 당하리라곤 미처 몰랐네. 근심 걱정이란 멀리멀리 떠돌아다니는 것같이 보이지만, 언제나 우리 주위에 가까이 있는 것이니까

 

25 내가 타고 온 이 새는 굉장히 속도가 빠르거든. 고삐도 없이 오직 내 마음 하나로 여기까지 몰고 왔어.

인간의 욕망. 나는 것. 우리는 비행기를 타고 헹글라이더를 타고 낙하산을 타면서 날고자 하는 욕망을 채운다. 과학이 발달하지 않았던 시기에 유관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것이 새였겠지. 새보다 더 빠른 것은 우리들의 생각. 상상. 무엇이던지 가능한 것이 상상이다. 그 상상을 대변하는 언어가 새나 마음으로 표현된듯하다.

 

26 이 일에서 손을 떼란 말이야. 내가 불행하다고 해서 남에게까지 불행이 다가오기를 원하지는 않으니까. 그건 안 될 말이지. 이미 내 형제들이 당한 운명을 생각할 때 내 가슴이 아픈걸.

2012년이 유독 더 심한 것일까. 아니면 심해지고 있었는데 내 눈에 내 귀에 더 들어오는 걸일까. 묻지마 강력범죄. 그들의 아픔이 무엇이었는지 우리는 그런 것에는 관심이 없는 듯하다. 어떻게 저런 일이이 정도에서 끝나는 문제가 아니다. 환자이다. 그들의 범죄를 두둔하는 것이 아니라 남에게 피해를 주고 상해를 입히는 그들의 내면에 인간에게 가장 소중한 사랑과 관심의 부재가 내가 살고 있는 지금 이 시대의 아픔이지 싶다. 외견상으로 나타날 때까지 수많은 징후가 있었을텐데 그것을 들여다보는 자신도 주위의 사람도 없어서. 급기야는 행동으로 나타나는 것이겠지.

나의 불행과 남의 불행은 같은 것이지만 다른 것이기를 바란다. 나만은 피해가기를 바라는 것이다. 내가 불행하다고 남의 불행을 원하지는 않는다. 이 정도는 성숙한 성인으로 살아야 할 텐데말이다.

 

27 화가 가득 차 폭발할 지경일 땐 억지로 눌러 봐야 아무 소용이 없는 걸세. 때가 올 때까지 기다려야지. 그러면 수그러질 테니까_화는 참는 것이 아니라 바라볼 수 있으면 되는 것 같다. 치밀어오르는 화를 내는 것 그것은 어찌 보면 쉬운 일이다. 시간이 흐르면서 후회를 동반하면서 문제를 더 좋지 않은 방향으로 끌고 간다. 내 안에 일어나는 화를 바라볼 수 있는 수준까지는 가야 하지 않을까 한다. 이제는…조금 나이를 먹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29 내가 입을 다물고 있는 것은 오만 때문도 아니고 고집 때문도 아니라오. 이와 같이 억울함을 당하고 있는 나 자신을 볼 때, 깊은 생각에 잠기게 되는 구려. 새로운 신들에게 영광을 돌려 준 것이 나 외에 그 누구란 말이오? 그 얘기는 그만 하기로 합시다. 다들 알고 있는 일이니까. 그러나 이것만은 들어 두시오. 인간이 겪고 있는 고통이 어떤 것이었는가.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는 인간을 보고 그들에게 생각하는 능력을 주었지. 나를 통해서 그들은 이해력을 얻은 거요. 그들을 원망하지는 않고.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을 그들에게 내가 선심을 베풀고 훌륭한 선물을 주었다는 그 사실뿐이오. 그들은 앞을 보지도 못하고 소리를 들을 줄도 몰랐지. 마치 꿈 속에서처럼 되는 대로 살고 있더군. 벽돌이나 잘 자란 나무를 가지고 태양을 가릴 만한 집 한 채도 지을 줄 몰랐어. 가냘픈 개미 떼들이 햇빛도 안 드는 저 땅 속 깊이 묻혀 살 듯이 인간들은 동굴 속에서 살고 있었어. 겨울이 다가오고, 꽃이 피는 봄이나 과실이 무르익은 더운 여름이 다가오는 것조차도 모르고 살아왔지.

 

30 사계절을 가늠하는 별들이 떴다 졌다 하는 것을 찾아내는 것도 나한테 배웠고, 무엇보다도 으뜸가는 기술인 셈하기와 문자의 사용법 같은 것도 가르쳐 주었어. 모든 예술의 어머니인 상상력도 주었지. 짐승을 붙잡아 멍에를 걸고 인간 대신 땅을 갈게 해 힘든 일을 시키도록 한 것도 바로 나였어. 고삐 달린 말을 마차에 매달아 부자들의 사치심을 충족시킨 것도 나야. 뱃사람들이 타고 있는 저 말개 돋친 배를 발명해 낸 것도 바로 나였지. 인간들에게 이러한 모든 것을 가르쳐 가며 도와 주었으나, 이제 와서는 나 자신을 구출할 만한 지혜조차도 없는 내가 말이야.

 

30 -31 자신의 병을 고치지 못하는 의사처럼 수치를 당하고 계시는 군요. 남의 질병을 모두 고쳐 주신 그대가 이제 와서 정신은 흩어지고 마음은 희미해져 자기 병에 맞는 약을 찾아내지도 못하게 되었군요.

프로/끝까지 들어 보시오. 그러면 더욱더 놀라겠지. 내가 인간에게 준 선물 가운데 가장 훌륭한 것은 바로 병을 낫게 하는 기술이었어. 누구나 병에 걸리기만 하면 먹을 것도 마실 것도 없었고, 먹는 약도 바르는 약도 없었지. 질병을 물리쳐 주는 약초를 고루 섞어 쓰는 방법을 가르쳐 줄 때까지 그들은 병만 나면 그대로 죽고 말았어. 또 온갖 점치는 방법도 가르쳐 주었어. 꿈에서 본 것 가운데 어떤 일이 실제로 일어날 것인가. 그것을 가려내는 방법을 가르쳐 주었고, 해석하기 어려운 불길한 소리를 분간할 수 있도록 해 주었지. 한길에서 생기는 일을 보고 길흉을 가려내는 방법, 날아가는 새를 보고 길조와 흉조를 알아내는 법도 가르쳐 주었지. 또 인간이 살아가면서 서로 사랑하고 미워하고 다정한 모임을 갖는 법과 미래를 알고자 신에게 바치는 제물의 내장이 어떤 색과 어떤 모양이어야 신의 마음에 든다는 것도 가르쳤어. 신에게 영광을 돌리는 제사장에서 고깃덩이를 기름에 싸돌리고 긴 넓적다리 뼈 따위를 제단 화롯불에 태우는 방법도 내가 가르쳐 주었지. 그뿐 아니라 인간을 이끌어 어려운 과학의 세계를 소개한 것도 바로 나였어. 불길이 갖고 있는 길흉의 징조 같은 것도 내가 가르쳐 주기 전까지는 인간에겐 무의미한 것이었어. 발명에 관한 얘기는 그만하기로 하고, 땅 속 저 깊은 곳에는 인간에게 유익한 물건들이 숨겨져 있지. , , , 철 등이. 이러한 것들을 내가 일러 주기 전에 파낸 일이 있다고 말할 자가 어디 있는가? 아무도 없지. 허풍을 떠는 자를 제외하고는 말이야. 모든 기술, 모든 물질이 바로 내 손에서 인간에게 넘어간 거야.

 

31 모든 일을 매듭지을 운명의 신이 아직까지는 나를 석방시킬 그러한 결정을 하지는 않았어. 나는 오랜 세월을 두고 고통과 슬픔에 잠겨 있어야 해. 그렇게 해야만 사슬에서 풀려 나올 수 있을 거야. 그 어떤 재주를 부려 보아도, 꾀를 내 보아도 모두 필연 앞에선 어리석은 것에 불과할 테니까

필연을 움직이는 신은 누구신가요?

세 가지 얼굴을 가진 운명의 신과 그 무엇도 잊을 줄 모르는 복수의 여신이지.

 

31 아무리 제우스라도 이미 운명 지어진 것에 반항할 수는 없으니까

 

35 가슴이 아플 때 같이 울어 줄 수 있는 사람과 얘기를 하는 것도 좋은 일이니까요.

함께 울어주는 사람. 얘기를 들어주는 사람. 공감해야 하는 일이고 함께 울어주기도 들어주기도 쉽지 않다. 무엇이 전제되어야 할까. 깊은 곳에 애정이 있어야 공감하고 들어 줄 테지. 이기적인 사람이 자신이 아닌 타인의 일에 동할 수 있는 동인에 대하여 생각해 본다. 자신의 빗장을 풀고 다가오는 사람에게 우리는 마음을 열게 된다. 내가 여유가 있을 때 다가 와야 하는 타이밍도 중요하다. 한마디를 하고 두 마디 섞기가 어려운 사람. 며칠 사이에 줄곧 생각하던 나의 이미지다.  그러던 차에 금요일 선배언니를 만났다. 전화를 넣을 때는 만날 생각까지는 아니었는데 좋은 일과 나쁜 일 근황이야기를 하다가 무심코 내뱉은 말이이야기할 사람이 없더라. 그 말 한마디에 급 약속을 잡았다. 그녀의 가정사. 평범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아주 특별할 것도 없는 가정사이다. 그 안에서 자라나고 있는 딸아이가 정규교육을 거부하고 있는 거다. 어쩔 수 없는 벽에 부딛힌 선택은 자퇴. 차선을 선택했다고. 만나본 언니의 얼굴은 주름이 많이 늘었다. 돈벌이는 잘 된다는데 행복하지 않은 얼굴. 얽힌 실타래를 풀어야 하나. 끊어 버려야 하나. 좀더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지만 그녀도 나도 여의치 않은 시간이었다.

 

36 저를 동정하시느라고 거짓말은 말아 주세요. 거짓으로 엉킨 말이란 고약한 질병과도 같은 것이니까요.

 

42 결혼이란 같은 지위와 같은 신분끼리 하는 것이 최상이라고, 가난한 집의 딸들은 부

나 문벌을 자랑하는 남자와 결혼을 하여 들어서는 안 된다고 했지.

결혼은 사랑이 아니라 계약이기 때문이지. 계약은 서로의 조건에 차이가 나면 불평등계약이 될 확률이 놓아지기 때문이다. 불평등계약의 피해자는 양자 동일하겠지만 상대적으로 가난한 집이 피해자가 될 확률이 더 많다.

 

42 사랑에 사로잡힌 신과의 싸움은 싸움이 아니라 절망이기에 교활한 제우스한테 걸린다면 도대체 어디로 도망칠 수 있단 말인가.

 

45 적에 대한 증오심을 광기라고 부른다면 나는 미친놈이다.

 

45 때가 되면 알겠지. 세월은 흘러가면서 모든 것을 가르쳐 주는 법이니까

 

46 어떤 신이든지 제 발로 걸어와 너 대신 벌을 받겠다고 하기 전에는 말이야.

 

47 그리고 멸망 당했을 때 운명을 탓하지 마라. 자기가 한 일이니까. 예기치 못한 상처를 제우스 신께서 내리셨다고 외치지 마라. 비록 자신이 저지른 잘못 때문에 멸망의 구렁텅이에 피할 수도 없는 길에 빠진 거니까. 갑자기 당하는 것도 아니다. 비밀리에 다가오는 것도 아니다.

 

아가멤논/오레스테이아

 

파수병

코러스 : 아르고스 장로들로 이루어짐

전령 : 막 상륙한 아가멤논의 군대로부터 온

클리타임네스트라 : 아르고스 왕비

아가멤논 : 아르고스 왕

카산드라 : 트로이 왕녀, 포로로 아가멤논의 시녀가 됨

아이기스토스 : 왕의 사촌동생이며 왕비의 정부

 

50 교만과 포만이 파국을 부른다는 것, 사람들은 오직 고뇌에 의해서만 배운다는 것, 행위에는 반드시 보답이 있다는 것을 노래한다.

 

61 반가운 소식은 속담에도 있듯, 이 새벽은 따뜻한 어머니인 밤으로부터 비롯되는 것이오.

 

63 부디 병사들 모두가 탐욕에 빠져서 손 대선 아니될 것을 약탈하려는 생각을 하지 않았으면 좋으련만, 이제부터는 고향으로 탈 없이 돌아와야 되니까. 가고 오는 길은 둘, 아직도 그 한쪽 길이 남아 있으니, 게다가 비록 이 크나큰 군대가 신들에게 죄를 짓지 않고 돌아온다 해도 전사한 이의 괴로움은 잠만 깨면 늘 떠나지 않는 법, 당장에는 재난이 닥치지 않는다 해도 언제 어느 때 닥칠지 모르는 일이니.

 

67 어느 집이나 가슴에 견딜 수 없는

비탄을 지니지 않는 이 없으니

간장을 태우는 일은 수없이 많다.

용사를 내보낸 집들은 그들의 모습을

잊지 못하는데, 그리운 그 사람을

대신하여 고향에 돌아온 것은

하나의 항아리와 재뿐이라니

 

68 특히 세상에서 행운을 칭송받음은

위험한 일, 높은 자리는 자칫하면

제우스의 벼락을 맞기 쉬우니

69 여자란 꾀임당하기 쉬운 기질로서는

확인하기도 전에 성급히 믿어 버림은 흔히 있는 일.

멍청히 남을 잘 믿는 여인의 말은

손쉽게 받아들여지기 쉬운 것, 하지만

그녀의 억측이 지어낸 이야기처럼 사라져 버린다.

 

71 오랜 세월 동안에는 본디부터 운이 좋았다고 할 수 있는 것도 나빠질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신들 말고 그 누가 한평생 아무 괴로움 없이 지낼 수 있겠습니까?....왜 죽은 자를 생각해야 합니까? 살아 있는 자가 사나운 운명에 학대받고 있는데,

 

72 노인이라도 배움에 있어서는 언제나 젊은 법이니까.

 

76 아기사자가 어미와 헤어져

애타게 젖을 찾는 것을 양치는 사나이가

집으로 데려와 키워 왔다.

처음 자라날 때는

온유하여 아이들과 잘 어울리고

노인들의 마음에까지 들었었다.

순진한 젖먹이처럼

가슴에 안겨 여러 가지 것을 얻어먹고

사람의 손만 보면 눈을 반짝이며

배가 고프면 별 수 없이 꼬리를 흔들었지.

 

차츰 세월이 흐르면서

부모에게서 물려받은 기상을 보이기 시작했다.

양육한 은혜에 대한 보답으로

거칠게 굴고 양을 죽여

불청객처럼 먹어 버렸다.

 

온 집안은 피로 물들고

하인들에게는 어찌할 수 없는 고민의 대상

수많은 사람들을 해친 그 재난은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였다.

하늘의 뜻에 따라, 말하자면 재난의 성직자로서

집에 빌붙어 자라는 자다.

 

77-78 처음 트로이의 도시로 헬레네는

바람도 없는 잔잔한 날씨처럼 왔었다.

건들건들 제멋대로 구는 부의 우상

그 눈썹에서는 부드러운 화살을 쏘아 대어

가슴을 찌르는 애련의 꽃과 같이

하지만 순식간에 변해 버려 혼례의 뒤끝을 쓰디쓴 종말로 만들었다.

거처하는 곳마다 모든 반려자들에게

불행을 불러 일으킨 손님을 지키는 제우스에 의해

프리아모스 일족에게 보내진

눈물의 신부인 복수의 여신인 까닭에

 

옛부터 인간 시상에 전해 오는 속담에

사람의 행복이 너무 커져 버리면

자식에게 저주를 가져온다고 했다.

더욱이 기막히게 좋은 행운으로부터는 그 자손에게 아무리 해도

가라앉힐 수 없을 만한 불행이 싹터 자란다고

하지만 나는 그 사람들과 다른 의견을

갖고 있다. 신을 두려워하지 않는 불경스러운 일이야말로

뒷날 더욱 꼬리를 달아 자기 혈통과 가문에

어울리는 자식을 낳겠지만

바르고 늘 정의를 지키는 집에서는

언제나 변함없이 훌륭한 자손을 얻게 될 운명이라고,

 

지난날의 교만한 마음은 그 당연한 소치로 비뚤어진 사람에게

언젠가 때에 따라 또한 가장 앳된 교만심을 낳는 법

새로운 자식을 낳는 가장 중요한 날이 오면

다시 항거도 적대도 불가능한 신령

불경하고 불손한 마음도

부모를 닮아 그 궁전을 어둡게 휩싼다, 사랑에 어두운 여신마저도,

 

그런데 정의는 그을음투성이가 된 집안에서도 빛을 밝히고

절도 있는 사람을 칭찬하지만

온통 황금으로 칠한 주택이라도 손을 죄로

더럽힌 자에게서는 눈길을 돌려

그곳을 떠나 올바른 집을 찾아간다. 잘못하여 부가

영예의 표적을 준다 해도, 그 권세는 존경하지 않고

만물을 종말로 이끄시는 신이시다.

 

79 운 좋게 일을 성취시킨 자에게는 고생마저 기분 좋은 것이라는 말을

 

행복한 이에 대해 질투하지 않고, 기꺼이 이를 받아들이려는 마음씨를 본디부터 지닌 사람은 아주 드문 법이며, 이것이 세상의 관습이다.

질투는 왜 하게 되는 건가. 우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질투를 하지 않겠지. 내 경험상에는 그렇다. 질투의 감정을 가지게 되는 경우가 아주 가끔 있다. 일을 하다가 생길 때도 있고 좋은 마음을 가지고 있는 사람한테 생기는 경우도 있다. 이럴 때의 내 마음상태를 들여다 보게 된다. 질투를 하는 것 만큼 못나 보이는 경우도 없다. 생각으로 정리되지 않는 감정이라 바라볼 뿐이다.  이것이 세상 관습이라고 하면 이를 극복하기 위한 일은 당연히 힘든 일일게다.

 

81 배를 무사히 지켜 주는 밧줄, 높은 지붕을 버티는 튼튼한 굵은 기둥, 또 아버지에게 있어 단 하나뿐인 외아들처럼, 폭풍 뒤의 화창한 햇빛처럼, 길을 가는 목마른 나그네가 맑은 물이 솟는 샘을 만난 것처럼, 어쨌든 모든 고통이 자나갔다는 것은 기쁘기 한이 없는 일이다.

 

82 찬란하게 꾸민 비단 위를 언젠가는 죽어야 할 인간의 몸으로 걷는다는 것이 나는 두렵소, 나를 신이 아닌 남편으로서 공경해 주오. 발을 엮은 깔개와 취향 껏 꾸민 비단은 없을지라도 사악하지 않은 사려가 가장 좋은 신의 선물이니, 행복 속에서 세상을 마친 자를 행복한 사람이라 할 수 있을 것이오, 이것이 나로서 안심하고 할 수 있는 행동인 거요.

 

90 여러 가지 불행에 대해

점치는 점술가 들의

말 많은 요술이란

인간에게 두려움을 알리고 가르쳐 주는 것일 뿐.

 

93 누구 한 사람 내 말을 곧이듣지 않았어요. 그 죄를 범한 뒤로는

 

93. 하지만 이런 말을 믿건 믿지 않건 결과는 같아요. 안 그런가요? 올 것은 꼭 오고야 마니까요

.

95 내 소원은 단 일격에 버둥대지도 않고 편히 죽을 수 있는 겁니다. 있는 피를 다 쏟고 이 눈을 감아 버릴 수 있도록.

 

96 , 덧없음은 세상의 인간사, 행복하다는 것도 알고 보면

그림자와 같은 것.

또한 운이 나쁘다 해도

젖은 걸레로 한두 번 훔치면 당장에 지워질

그림과 다를 바 없다.

그러니 이것이야말로 사람들의 운명보다

더욱 슬픈 일

 

99 그 사람을 쓰러지고 마지막 숨을 거두었던 것입니다. 하지만 그때 칼자국 상처에서 피가 몹시 흘러 새빨간 핏줄기가 검붉게 내 몸을 물들였는데, 나는 그게 어찌나 기뻤는지, 마치 하늘에서 내리는 자비로운 비를 받아 기뻐하는 통통한 껍질 속의 보리알처럼 말입니다.

 

105 빼앗은 자는 빼앗긴다, 죽인 자는 그 보상을 받는다. 제우스 신이 옥좌에 계시는 한, 일을 저지른 자가 (그 벌을)받음은 정해진 운명, 그것이 법칙인 이상에는 

그 누가 이 저주의 씨앗을 궁전에서 제거하겠는가.

 

107 늙은 이로서 그토록 나이를 먹고서도, 분별을 배운다는 게 얼마나어려운지 잘 알았을 것이다.결박의 괴로움, 또는 단식의 배고픔은 늙은 이를 가르치는 데 가장 알맞은 마음의 의사 같은 것, 이 꼴을 보면서도 그대들은 알지 못하는가. 뾰족한 말뚝에는 발길질하지 말라. 부딪쳐서 오히려 아프다고 울 것이니.

 

109 멋대로 해라. 할 수 있는 동안에 정의를 모독하고 얼마든지 살찌려무나. 아이기스토스, 잘 기억해 두게. 머지않아 그 욕설의 대가를 치르게 해 줄 터이니

 

제주를 바치는 여인들

 

오레스테스 : 아르고스 왕이었던 죽은 아가멤놈의 아들

필라데스 : 오레스테스의 사촌이며 친구

코러스 : 왕비를 섬기는 시녀들로 이루어짐

엘렉트라 : 아가넴놈의 딸, 오레스테스의 누나

종복 : 왕비의 종

클리타임네스트라 : 죽은 아가멤논의 왕비

유모 : 오레스테스의 유모

아이기스토스 : 왕비의 정부

시동 : 아이기스토스의 종

 

114 꿈을 풀이하는 사람들은

신의 힘에 의지하여 말하기를

땅 속에서 죽은 자들이 유독

자기를죽인 자를 원망하여

마음 속의 원한을 잊지 않는다고 하였네.

 

그래서 그 화근을 없애고자 없는 정을 구하려

애꿏은 저희들을

그 신을 경멸하는 부인이 보냈습니다.

 

끝끝없은 이기주의을 본다. 죽은 자가 되어있는, 그것도 자신이 공모하여 살인한 사람의 무덤에 회개하러 온 것도 아니고 아랫사람을 시켜서 화근은 없앤다…? 참 이해 안 가는 발상이다. 본인의 필요에 의해서 살인이란 범죄를 저질렀다고 치자. 그 후에 자신에게 미칠 좋지 않은 상황을 감안하고 있어야 하는 것 아닐까. 21세기를 살고 있는 나는 이해를 할수가 없다. 저자는 어떤 상황에서 이런 글이 나왔을까.

 

115 공경하는 마음이 전에는 백성들을 온전히 사로잡아

귀나 가슴을 통해 항거하지 못하게

억누르고 있었건만, 그것이 이제는 사라지고

모두 두려움에 사로잡혀 있네.

교활하게 행동하는 것

그것만이 만인의 신이요

신 이상으로 숭상 받는 일이 되었도다.

정의란 저울은 빛이 비치는 사람들만

조속히 저울질하지만

어둠 속을 헤매는 고뇌가 기다리고 있어

꾸물거리는 사람

또는 끝내 뜻을 이루지 못해

밖에서 붙잡히는 사람도 있네.

생명을 기르는 땅이 흠뻑 들이킨 피

그 원수를 찾는 애꿏은 죽음은

곧게 스며들어 녹아 없어질 줄 모르는 채

그 죄인을 쫓아 영원히 떨어지지 않는

끊임없는 고뇌를 초래하는 저주야말로

그 죄인을 쫓아 영원히 떨어지지 않는

근심으로 가득 채우리라

이를 테면 신부의 침실을 더럽힌 자에게는

어떠한 희망도 수단도 없을 것이며,

이 땅의 모든 강 줄기를 하나로 합쳐

피로 더렵혀진 손을 아무리 씻어도

깨끗해지지 않으리라.

 

그러다 우린 신의 뜻으로 고향 땅을

어쩔 수 없이 조상 대대의 집을 떠나 종 신세가 된 운명을 짊어진 이상

정의도 부정도 참아야 함이 뜬세상의 관습인 것처럼

체념하고 따를 수밖에 없지

 

116 마음 속의 분노를 억누르고

그러나 옷자락은

왕의 불행을 슬퍼하는 눈물로

젖는 것을 누가 알랴.

 

116 이 제주를 아버지 무덤에 뿌리면서도 무슨 말을 하면 좋을지 모르겠어. 이렇게 말하면 어떨까? 세상 사람들의 관습대로 이 꽃관을 보낸 이에게 응분의 보답이 있기를 바란다고……저지른 일에 대한 응분의 보답을!

 

116 운명으로 정해진 일은 자유로운 사람이든 남의 종살이를 하는 사람이든 피할래야 피할 수 는 일이니까요. 좋은 생각이 있다면 가르쳐 줘요.

 

117 정확히 말하면 살해한 보답으로 살해해 주려는 사람들이지요/그런 것을 신에게 기원해도 불경죄가 되 않을까요?/물론이지요. 적에게 화를 화로써 보복함은 정당한 일이니까요.

이에는 이 눈에는 눈…똑 같은 방식의 보복이 태초의 사람의 모습이었나. 다수의 사람들이 살아가는 사회로 변하면서 예전방식의 보복을 할 수 없는 환경이라. 다른 대체수단을 강구하기 시작했겠지. 지금도 법보다 주먹이 가깝다는 이야기를 하기는 한다. 또 그렇게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들도 있고. 요즘 자주 접하는 흉악범죄를 보고 있노라면 인간의 바닥은, 악의 끝은 어디까지 인지, 그 인과관계는 어디서부터 찾을 수 있는 건지,

 

119 나 역시 슬픔이 이 가슴 가득 물결치고 있어요. 가슴팍을 정면으로 창에 찔린 것처럼 눈물이 막을 길 없이 흘러내려요. 갑자기 터진 조류처럼.

 

120 내가 바로 그 사람입니다. 더 이상 찾을 필요가 없습니다./아마 나를 속이려는 것이겠지요./그렇다면 내가 나를 속이고 있는 격이 됩니다./아니면 내 비참한 신세를 조롱할 셈이군요/그렇다면 나 자신을 조롱하는 것이 되겠지요.

 

121 아비 독수리를 잃은 새끼들을. 아비는 독사의 덫에 걸려 독사에게 친친 감겨 죽었습니다. 우리 남은 새끼들은 아버지가 잡아 놓은 먹이를 집에까지 나를 힘이 아직 없기에, 심한 굶주림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 나와 엘렉트라는 둘 다 그처럼 아버지를 잃은 자식으로 집에서 쫓겨난 신세입니다.

 

121 나는 그들이 부글부글 송진이 끓는 화염 속에서 타 죽는 꼴을 보았으면 좋겠어요.

뼈에 사무친 한이 눈으로 그려진다.

 

125 비록 악을 저지른 이가 어버일지라도 보복은 이루어질 것입니다.

 

126 어머니는 우리 비위를 맞추며 애걸할지도 모르지요. 하지만 결코 그런 애걸에 넘어가지는 않을 거예요 사나운 늑대처럼 난폭해진 내 마음은 이제 어머니도 어쩔 수 없게 되었으니까요.

 

129 식이란 최후를 맞는 무사에겐  그 이름을 지켜 나가는 실마리지요. 말하자면 어망을 끄게 하는 부표와 같은 것이니, 그물이 바다 깊이 가라앉는 것을 막아 줍니다. 하오니 아버지를 위해 우리가 부르는 조가弔歌를 구절구절 들으시고, 당신께서 이 기원의 뜻을 기리시어 스스로를 지키실 수단을 강구해 주소서.

 

127 , 일족에게 뿌리를 내린 고난

노래로도 부를 수 없는 피어린 재난의 타격으로

견딜 길 없는 심한 한탄의 번뇌

그리고 언제 끝날지 모르는 이 고통

그러나 이러한 깊은 상처를 치유하는

단 한 가지 방법은 다른 이의 도움을 기다리지 않고

스스로의 힘으로 만들어 내는 것

처절한 피투성이 투쟁에 의하여

이것이 저승의 신들에게 바치는 노래입니다.

 

129 자식이란 최후를 맞은 무사에겐 그 이름을 지켜 나가는 실마리지요. 말하자면 어망을 뜨게 하는 부표와 같은 것이니, 그물이 바다 깊이 가라앉는 것을 막아 줍니다. 하오니 아버지를 위해 우리가 부르는 조가를 구절구절 들으시고, 당신께서 이 기원의 뜻을 기리시어 스스로를 지키실 수단을 강구해 주소서.

 

하지만 일을 벌이기로 작정하신 바에는 운을 하늘에 걸고 과감하게 행동으로 옮기십시오.

 

밤에 찾아 드는 무서운 꿈 때문에 신을 두려워하지 않는 마님께서 이와 같은 제물을 보내게 된 것입니다.

 

혈연의 정, 표식, 부표 내 마음속에 자라나던 감정을 보며 그의 자식사랑을 보며 깨달은 바이다.

또 재판의 현장에서 살고 있는 사람의 이야기를 들으며 혈연과 인연의 차이를 실감케한다. 애정과 애증 그리고 범죄 범죄로까지 이어지는 사람들의 감정의 골. 그것을 걱정하고 있었다. 용케도 그는 이것도 잘 짚어낸다. 며칠 전 여행을 다녀온 후 만나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하던 말도 결국은 당신네들이 두려워하고 있는 것이 그것아닙니까?로 결론 낸다. 결론내기 선수. 남자들의 특징이지. 그렇지 우리는 인간이고 또 덤태기를 왠만해 선 쓰고 싶지 않으니까.

 

132 무참한 여인의 가슴에서 솟아나

인간 세상의 재난을 늘 함께하는

대담무쌍한 그 애욕을

정들었던 부부의 인연도

여심을 사로잡는 끔찍한 욕망 때문에

깨어짐은 짐승이나 인간이나 마찬가지

짐승은 이러지 않지 않을까. 인간만 그럴 것 같다. 또 하나…여심의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

개인의 차이 사람의 차이이겠지.

 

136 슬픔을 가득 담고, 그 슬픔은 삯도 받지 않고 당신을 따라다니는 것 같구려.

 

어머니의 뱃속에서 태어나자마자 내 손으로 기른 오레스테스, 울 때마다 밤잠도 안 자며 보살펴 기른 보람도 없이 모두 헛일이 되었단 말인가. 철이 들기까지는 짐승이나 다름 없이 키워야 하는 법, 그렇지 않은가요? 이건 생각하기에 달렸다오. 포대기에 싸여 있는 동안은 말도 할 줄 모르니까요. 배가 고파도 목이 말라도 오줌이 마려워도, 아기의 배는 제멋대로 작용하니 그런 것을 미리 알아서 보아주었지요. 하기야 무척 속기도 했지만, 아기의 기저귀를 채우고 빨래도 하고 두 가지 일을 겸했지만, 두 가지를 다 잘 해내어 선왕을 위해 오레스테스님을 맡아 기를 수 있었건만, 그런데 그 도련님이 돌아가셨다니 이런 슬픈 소식이 어디 있담.

짐승이나 다름없이 키워야 하는 법며칠 전 우리집 강아지 미순이가 새끼를 낳았다. 세 마리다. 풍덩풍덩 잘 낳았다고 하는데 그 에미는 아팠을 것이다. 낳아서 먹이고 핧고 그런다. 시도 때도 없이 그런다. 한 시간에 한 번 정도 젖을 먹을 듯하다. 그러는 사이 많이 컸다. 요즘 에미는 젖만 주고는 집에서 나와 널부러져 누워있는다. 산후우울증인가? 사람과 같다는 생각이 든다. 새끼들도 일주일이 조금 지나니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는 상태에서도 뒤집고 구른다. 사람이 백일에 뒤집는 것과 같네신기하다.

 

143 이 사내가 그립습니까? 그렇다면 같은 무덤에 묻어 주지요. 죽은 뒤에는 서로 배반하지 못할 테니까.

 

그놈 때문에 응당 사랑해야 할 사람을 미워하지 않았나요.

관계속에서 반드시 사랑해야 할 사람이 있다는 것. 이것도 삶의 고다.

 

144 여자로서는 남편과 떨어져서 사는 것만큼 괴로운 일은 없단다/하지만 남자가 밖에서 고생하는 것은 여자를 집 안에서 편히 살게 만들기 위해서지요.

많이 듣던 이야기다. 과연 그럴까? 남자가 밖에서 고생하는 것이 여자를 집안에서 편히 살게 하기 위해서? 조금은 이유가 되겠지만 남자의 존재이유 때문이지…일로서 존재감을 드러 내야 하는 기질적 특성.

 

148 그 누구도 사람으로서 재난 없는 생활을 일생 동안 계속할 수는 없는 법, 보상 없이는 아, 그 무거운 짐은 곧 닥치는가, 또는 앞으로 닥쳐오리라.

 

148 이런 행위를 하게 만든 원인, 촉진제가 되었던 것은 델포이의 예언이 가장 큰 힘을 가지고 있고. 그 말씀에는, 내가 비록 복수를 해치울지라도 심한 벌은 받게 되지 않으리라는 분부였소.

 

자비로운 여신들

 

무녀 : 아폴론 신전의 무녀

아폴론신 : 델포이 신전에 있으며 오레스테스를 보호해 줌

오레스테스 : 아가멤논의 아들, 어머니를 죽이고 미쳐서 여러 나라를 떠돌아다님

망령 : 클리타임네스트라의 망령

코러스 : 에리니에스(후에 자비로운 여신으로 변함)무리로 이루어짐

아테나여신 : 오레스테스를 재판할 때 최후의 투표를 함

심판관들 : 아테네의 최고 법정 아레오파고스에서 심판을 맡아보는 아테네 시민들

 

155 아폴론/내 결코 그대를 버리지 않을 것이다. …그대에게 어머니를 죽이라고 설득한 것도 바고 나였으니까.

 

아폴론/잊지 않도록 하라, 공포에 져서 의지가 좌절되지 않도록, 그리고(헤르메스 신을 향해)그대 피를 나눈 나의 참된 형제, 아버지 신을 같이 하는 헤르메스여, 부디 이 젊은이를 호위해 주오. ‘길잡이의 신이라는 별명을 갖는 그대이니, 나에게 기원하는 이 젊은이를 인도해 주오.

 

156 잘 때는 마음이 눈의 역할을 한다고 하니, 낮에는 인간의 운명 따위는 식별할 수 없는 것이지만, 너희들은 내가 바친 제물을 많이들 맛보았겠지.

 

160 아폴론/그렇다면 남편을 죽인 아내는 어떻게 하겠느냐?

코러스./그 죄는 피를 나눈 가까운 사람을 죽인 것과는 다를 것입니다.

아폴론/혼인이야말로 부부에게는 맹세로 두 사람의 운명을 규정하는 것, 그러므로 정의의 이름 아래 보호되어야 하는 것이다.

혈연으로 맺어진 관계, 아들 오레스테스가 어머니 크리타임네스트라를 죽인죄와 크리타임네스트라가 남편 아가멤논을 죽인 죄 그리고 아가멤논이 딸 이피게네이아. 아버지 아가멤논이 제물로 받친 이피게네이아에 대하여는 문제삼지 않는 분위기다. 당시에는 여자가 물건이라고 했으니까 당연한 건가? 엄마(크리타임네스트라)에게는 원한을 산다. 자매간인 엘렉트라도 이건에 대하여는 아무런 언급이 없다. 아폴론이 제기하는 남편을 죽인 아내, 그리고 코러스(여신들)이 이야기하는 어머니를 죽인 아들이 문제이다. 현대에서 발생하는 범죄의 빈도를 보면 혈연간과 부부간에는 부부간이 10배가 많다고 한다. 강력범죄의 경우이다. 이런 기준으로 보면 본성에 가까운 것은 남편을 죽인 부인보다 어머니를 죽인 아들의 죄가 중할 것 같은데 당시의 분위기는 여자와 남자의 관계로 설명되어진 듯 하다.  

 

160 너희들은 한쪽에 대해서는 노여움을 폭발시키면서, 또 한쪽에 대해서는 용서를 하여 그 죄를 적게 보려고 한다. 그러나 이번 일에 대해서는 팔라스 아테네가 그 옳고 그름을 가릴 것이다.

 

163 우리는 정의의 심판관이니

순결한 손을 내미는 사람이면

결코 우리의 노여움을 사지 않고서

일생을 무사히 지내게 되리라.

심판관 앞에 서는 일을 만드는 것. 일생 동안 하지 않아도 좋은 일이다. 부득이 상황이 어쩔 수 없는 경우 아니라면 내가 손수, 먼저 일을 만드는 것만은 하지 않는 것이 좋다는 생각이 든다. 이미 나는 여러 번 경험이 있다. 어떤 경우는 참…기가 찰 노릇이네 싶다. 가벼운 일들까지 송사로 해결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범람하고 있다. 좋은 세상으로 가고 있는 것은 아니지 싶다.

 

168 저희는 밤과 끊으려야 끊을 수 없는 인연의 자식들, 이승에서는 저주라 불리는 것들이랍니다.

 

168 그것은 부득이 해서 한 일인가, 누군가의 원한을 두려워하여 한 일인가?/하지만 어디에 감히 어머니를 죽이게 할 강한 동기가 있겠습니까?/맹세만으로 부정한 것이 승리를 거둘 수는 없다는 말이다.

버선 속 뒤집어 보이기, 증거주의. 심증과 물증…진실은 분명 있을 텐데. 조금 달라졌다. 예전에는 옳고 그름, 좋고 나쁨, 절대로 하면 안될 것 같은 일, 그런 것들의 경계게 모호해지고 있다. 이는 무엇을 말함인가. 사람이 모호해진걸까. 세상이 그래진 걸까. 나의 삶이 그래진 걸까.

 

170 인간들을 감독하는 복수의 여신들마저 이런 행위에 대해 원한을 갚아 주지 않는다면, 사람들은 이렇게 외치게 될지도 모른다. ‘, 그들은 고통을 받고 있어요, 쓰러져 죽어 갑니다, 내 주위에서.’

 

171 그러니 무엇보다도, 정의를 모신 신전을 공경하라.

결코 신을 저버린 발끝으로 이익에 눈이 멀어 정의를 무시하고

발길질하지 마라, 벌을 받는다.

언젠가 반드시 벌 받을 날이 오리라.

그러니 각자 부모를 공경하고,

집을 찾아 드는 손님들을

후히 접대할 것을

꿈에도 잊지 마라.

 

스스로 자진해서 정의를

숭상하는 자에게는 복과 덕이 있으리라.

또한

재난의 구덩이에 빠지지도 않을 것이다

그러나 교만하여 똑똑한 체

정의를 어겨 더러운 재물을 쌓은 자,

이런 자는 때가 지나면 어쩔 수 없이

돛을 내릴 것이다, 돛대 끝이

부러져 어려움이 닥칠 터이다.

종교적()인 차원의 이야기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어른을 공경하는 일, 손님을 접대하는 일, 정의를 숭상하는 일, 교만하지 않는 일…사람과 함께 살아가는 도리이겠지. 도를 이야기하는데 굳이 신의 동참이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

 

175 어머니란 그 어머니의 자식이라 불리는 자의 혈친이 아니라, 그 태내에 새로 깃든 씨를 기르는 데 불과한 것이다. 자식을 만드는 것은 아버지이며, 어머니는 오직 주인이 손님을 접대하듯 그 어린싹을 보육해 나가는 것이다. 이런 이치의 증거라고 하면, 어머니는 없더라도 아버지는 있을 수 있는 예가 세상에 적지 않으며, 현재 우리 가까이에도 증인으로서 올림포스의 제우스 신의 딸 아테나 여신이 있지 않은가? 여신은 일찍이 태내의 어둠 속에서 양육을 받은 적이 없다. 그러나 세상의 그 어떤 신도 이처럼 아름다운 신을 키우지는 못할 것이다.

역설이라고 본다. 신화에 여자를 사람이 아닌 물건과 같은 기준으로 보는 것은. 고대 설화에서는 아버지가 없는 아이가 많다. 어머니에서나 알에서나 땅에서 솟거나 생리적으로 아버지의 존재보다 어머니의 존재가 중함을 몰라서가 아니라 존재를 부인하고픈 때문 아니었을까. 부계사회를 설명하기 위해 제우스라는 신의 머리를 통해서나 허벅지에서 키우는 이야기를 만들어 내었다고 봐야겠다. 밭과 씨앗의 존재의미는 동일하다. 좋은 씨앗도 척박한 밭에서는 잘 자라지 못하고 좋은 밭에서는 좀 실하지 못한 씨앗도 어느 정도 성장이 가능하다. 아폴론의 입을 빌어서 하고 있는 말은 남성위주의 사고가 얼마나 위험한지에 대해서 생각해봐야 할 부분이다. 시대상을 엿보기에는 충분하다.

 

176 저희도 이제 갖고 있는 말의 화살을 다 쏘아 버렸습니다. 이제는 이재판이 어떻게 결정될 것인지, 그것만 기다릴 뿐입니다.

하루에 할 수 있는 단어의 개수가 있다고 함.

 

178 최후의 심판을 결정하는 것이 나의 임무이다. 그러니 나는 이 투표를 오레스테스 쪽에 던지기로 하겠다. 나에게는 어머니가 없으므로 모든 일에 있어 남성의 편을 들겠다. 결혼 상대로서는 절대 안 되지만, 나는 마음 속으로부터 아버지 편이므로, 가장인 남편을 죽인 여자의 죽음을 중요하다고는 보지 않는다. 그러므로 투표가 같은 수로 결정되면 오레스테스의 승소로 한다. , 그 투표 단지에서 돌을 꺼내오, 이 재판의 판결을 맡은 심판관 여러분,

가장, 남편 남자…? 남자들에게 있는 근거 없는 불합리이다. 그걸 믿고 사는 남자들도 많기는 하더라.

 

182 한우리 안세어의 닭 싸움은 쓸데없는 것이다.

 

184 이를테면 패함이 없는 승리를 지향하는, 또는 대지로부터의 모든 은총, 하늘로부터의 바람결이 화창한 이 국토로 불어 오도록, 또는 대지의 수확과 가축들의 풍요로움이 항상 백성들을 찾아 끝없는 번영을 가져오도록, 또 인간도 편안하게 탈이 없도록. 그 대신 불경한 자들은 엄격하게 응징하도록 하라. 나는 나무를 기르는 정원사처럼 옳은 사람들에게 태어난 백성들이 탈 없이 지내게 되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이것이 너희에게 주어질 임무이다. 그러나 꼭 해야만 할 전쟁, 그것도 정당한 전쟁이라면 이 도성을 아낌없이 공공연한 승리로 찬양하고 빛낼 것 이다.

 

185 사람을 약하게 하여 수명을 줄이는

운명일랑 가까이 못 오게 하고

사랑스러운 처녀들에게는

남편을 맞는 즐거운 삶을 부여하시도록

인간의 모든 귀중한 일을 장악하는

어머니와 진배없는 자매들인 운명의 여신들

심판도 정당한 분들께 원하나이다.

집집마다 한결같이 들어가

언제나 변함없이 올바른 모임으로

단란케 하는, 매사에 있어

신들 중에서도 가장 존귀한 분에게

 

오이디프스 왕

 

오이디프스 : 테베 왕

신관

크레온 : 이오카스테의 남동생

코러스 : 테베의 장로들로 이루어짐

테이레시아스 : 눈먼예언자

이오카스테 : 오이디푸스의 왕비

사자 : 코린토스에서 옴

양치기 : 라이오스 왕의 양치기

다른 사자 : 왕궁에서 옴.

 

196 그런 애원에 마음이 움직이지 않고서야 인정 없는 사람이 될 뿐이니.

 

196 더욱이 염병 귀신이 불을 뿜어 장안을 황폐케 하고 카드모스의 집은 걷잡을 수 없이 황폐해져, 이 어두운 지옥의 세계는 탄식과 슬픔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197 지난날 많은 경험을 쌓은 사람들의 조언은 그 효과 또한 가장 크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핵심에 닿을 수 있는 깊은 통찰은 경험이 바탕이 되어야 가능하다. 책상머리의 지식으로는 도저히 알 수 없는 무엇이 있다.

 

197 성벽도 배도 그 안에 사람이 없고 서야 있으나마나 한 것입니다.

 

198 모든 일이 올바르게 되어 간다면, 아무리 견디기 어려운 고난이라도 끝내는 만사형통일 것입니다.

 

199 한 가지가 모든 일의 실마리가 될 수도 있겠지. 작더라도 희망의 단서을 얻을 수만 있다면

디테일의 힘이다. 크고 먼 비젼도 목표도 눈앞의 작은 일에서 시작된다.

 

199 요사스러운 노래를 부르는 스핑크스가 지나간 어두운 일은 내버려두고, 당장 바쁜 일에만 마음을 쓰도록 만들었답니다.

 

202 밤이 이루지 못하였다면 낮이 이를 이룰 것이니.

 

203 그의 잔악한 행위처럼 평생토록 불행한 일생을 갖게 되라고, 또한 내가 알고도 그자를 내 집에 받아들였다면, 방금 내가 남에게 내린 것과 같은 저주가 내 위에 떨어지기를 기원한다.

 

205 , 지혜가 아무 쓸모도 없을 때, 안다는 것은 얼마나 무서운 일인가! 어쩌자고 내가 그것을 알면서도 잊었단 말인가. 그렇지 않았던들 여기 오지 않을 것을.

경험이 없다는 것은 상상하지 않기 때문에 얼마나 무서운지? 얼마나 아픈지? 얼마나 공포스러운지 모른다. 한번의 경험이 그 깊이를 더한다. 또 여러 번의 경험은 익숙해짐과 단련됨이 함께해서 다른 양상을 띠게 될 수도 있지만…오이디프스의 운명을 알고 있는 예언자의 입장에서는 왕과 마주하는 상황을 안 만드는 것이 좋았겠지만 그것도 예언자의 운명 아닐까.

 

205 모두들 아무것도 모르고 있기 때문입니다. 당신의 불행을 들추지 않기 위해서, 내 불행도 결코 들추어 내지 않으렵니다.

 

206 돌에도 마음이 있다면 화를 낼 것이다

 

206 내가 말하지 않더라도 올 것은 저절로 옵니다.

운명이라고 이야기하는 종류의 것들이지. 운명의 신이라고 이야기 되는 것들이지. 가만히 생각을 해 본다. 오늘의 내가 내일의 어떤 나로 변해갈지. 오늘의 내 행위가 어떤 모습으로 미래를 만들어 갈지. 반드시 해야 하는 일. 그것은 무엇인가. 너무 많은 시간을 경제적 활동을 하면서 살지는 않았는가, 그것에 자유롭기가 이리도 마음을 불안케하는가. 이 예언가의 눈에는 오이디프스가 어떤모습으로 다가왔을까.

 

206 뻔뻔스럽게도 어디서 그런 말이 나온단 말인가, 그러고도 그 벌을 피할 수 있을까?/이미 피하고 있지요, 진실이 내 힘입니다.

 

207 그 따위 말을 하고도 과연 무사하리라 생각하는가?/그렇고 말고요, 진리에 힘이 있다면

 

207 당신 자신이 당신의 재앙입니다.

앞으로 내게 다가올 재앙을 안다고 하면 그것은 더욱 불행하리라. 차라리 모르고 지냄이 훨 인간적이다. 누구나 그렇다. 한치 앞을 모르는 것이 인간인데, 예언자가 있다면 그 자는 삶이 힘이 들것이다. 보통의 사람이 미래를 모르기 때문에 행복한 삶도 살수 있는 것이다.

 

212 분별없는 고집을 무슨 장점이나 되는 줄 알고 계시다면 현명치 못하십니다.

 

213 나처럼 스스로 가슴에 물어 보십시오. 먼저 생각해 보십시오. 왕과 같은 권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무엇 때문에 이 무섭고 불안한 속에서 이 나라를 지배하기 위해 조용한 평호를 버리겠습니까? 나는 왕으로서 행세하기는커녕 왕이라고 불리기를 바라는 마음조차 조금도 없습니다.  그 누구라도 생각이 있는 사람이라면 다 그럴 것입니다. 지금 나는 온갖 필요한 것을 아무 두려움도 없이 당신으로부터 얻고 있습니다. 그런데 내가 왕이라면 싫어도 여러 가지 일을 하지 않으면 안 될 것입니다. 그렇다면 내가 순탄한 지배와 권력을 버리고 왕의 자리를 바랄 까닭이 어디 있겠습니까? 나는 내게 이로운 명예보다도 다른 명예를 더 바랄 만큼 아직 그렇게까지 잘못되어 있진 않습니다. 지금 모든 사람이 나에게 호의를 가지고 있으며, 모든 사람이 나를 반겨줍니다. 왕께 소청이 있는 사람은 우선 나를 먼저 찾아옵니다. 거기에 그들의 소원을 이룰 길이 있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내가 이 생활을 버리고 다른 것을 취할 까닭이 어디 있습니까? 어림없는 말씀입니다. 그런 현명치 못한 행동은 하지 않습니다. 나는 그런 야심에 끌리 적이 없으며, 남이 그런다 해도 그런 데에는 결코 어울리지 않을 것입니다.

 

216 신께서 필요해서 구하시는 일은 그 자신께서 쉽게 밝혀 주실 것입니다.

 

223 마치 배의 키잡이의 근심스러운 얼굴을 보는 것 같아 저희들은 모두 걱정이 태산 같습니다.

225 인간이 걱정해 본들 무엇하겠어요? 인간에게는 운명이 절대적이라서, 무엇 하나 앞일은 분명히 알 수 없으니까요. 그저 마음 내키는 대로 살아가는 것이 상책입니다.

 

228 내 동기간인 변천하는 달과 더불어 나도 때로는 흥하고 때로는 기울기도 하는 것이다.

 

232 이 세상 일, 무엇을 행운이라 하랴! 

세상사 새옹지마塞翁之馬

 

234 ‘너희들이 내게 덮친 수많은 재앙, 내가 저지른 수많은 죄업을 보는 것도 이것이 마지막이다. 내가 보아서는 안 되었던 사람을 보고, 내가 알고 싶었던 사람을 알아차리지 못하게 했던 너희들은, 이제부터는 영원한 어둠 속에 있을 것이다.’

 

235 , 무서운 먹구름의 이 어둠!

손을 쓸 수도 없고 형언할 수도 없이

점점 죄어오는구나

아아, 비참도 해라!

상처의 아픔과 불행한 기억이

얼마나 이 마음을 깊이 찔렀던가!

 

236 , 친구여

그대는 아직도 변함없이 나를 생각해 주는가

아직도 이 소경을 걱정해 주는가

아직도 내 가까이 있는가

내게 들리는 것은 그대 음성이로군

비록 그대 얼굴은 보이지 않지만

몇 년 전 수많은 모임에 얼굴을 디밀고 다니는 내가 안스러웠던지…그런 것 다 필요 없다. 사람의 인연이 그리 쉽게 맺어지는 것이 아니다. 5년 정도 지나면 지금은 인연은 자연스럽게 정리되고 다른 사람들과 지내는 자신을 발견할 것이다. 당시 내 얼굴에 욕심이 드리워져 있었다고 했. 한참을 지나고서야 하는 말이다. 지금은 좋다라고 하시면서. 정말 그렇다. 2012년 오늘에서 정확히 5년 전, 나는 잘 나가고 있었다. 지금은…물론 지금도 좋다. 주변의 사람들을 둘러본다. 내 가족 그리고 절친 한 두 명. 많이 바뀌었다. 지금 내 곁에서 머무르고 있는 사람들도 5년이 지나고 나서 몇 사람이나 있을까 생각해본다. 글쎄다…10 20년 이렇게 함께하는 인연은 소중하게 가꾸어야 한다.

 

236 말해다오, 친구들이여. 어디에 볼 만한 아름다움이 있느냐?

어디에 듣기에 기쁜 것이 있느냐?

어서 빨리 나라 밖으로 데려가 다오.

친구들이여, 데려가 다오.

절망과 저주의 사람으로서

누구보다도 신들의 미움을 받은 이 사람을!

 

237 이제 나는 악인이요, 악하게 태어났음을 알았다.

악하게 태어남이 아니다. 얽혀진 실타래의 실마리가 나부터 풀려가서 그런게다. 태어남을 의도하지는 않으니까

 

238 너희들, 사람의 몸에서 태어난 자를 더는 귀하게 여기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적어도 만물을 키워 주시는 태양의 불길을 공경하고, 땅도 하늘의 거룩한 비도 햇빛도 받아들일 수 없는 이런 부정을 숨김없이 누구에게나 들춰내기를 삼가야 한다. 자아, 어서 빨리 궁 안으로 모셔 드려라. 집안의 불행은 집안 사람만이 듣는 것이 가장 경건하고 합당한 일이니까

 

240 그 아비는, 얘들아, 조금도 눈치채지 못하고, 나도 모르게 나를 낳은 사람에게서 너희들의 아비가 되었다. 나는 너희들을 위해서 운다. 너희들을 볼 수는 없지만, 이제부터 너희들이 세상의 풍파에 시달리며 살아가지 않을 수 없는 쓰라린 생활을 생각하기 때문이다. 어떤 시민들의 모임에서도 상대를 해 주지 않을 것이고, 무슨 축제를 보러 가도 구경은 커녕 눈물로 되돌아서지 않는 일이 있을 까?  시집갈 나이에 되어서도, 얘들아, 내 자식들에게도 너희 자식들에게도, 틀림없이 매정스러운 비난을 받아들이는 모험을 할 사내놈이 있을까? 비참한 일 치고는 없는 것이 없구나! 너희들의 아비는 제 아비를 죽였다. 자기를 낳은 어미를 아내로 삼았다. 그리고 제가 태어난 몸에서 너희들을 낳았다. 너희들은 그런 조롱을 받겠지. 그렇게 되면 누가 결혼을 해 주겠느냐. 얘들아, 너희는 자식도 없는 처녀로 시들로 말겠지.

부모로 산다는 것. 부모가 된다는 것의 아픔에 대하여 이야기한다. 삶을 놓고 싶은 생각이 들 때 부모라서 그러지 못하겠더라고 한 사람이 있다. 부부의 연이야 맺었다가도 끊어질 수 있지만 부자로 맺어진 인연은 끊고 싶다고 정리가 되지 않는 관계이다. 한 인간으로 성년이 될때까지 그리고 그 이후로도 부모의 자리는 엄중한 자리임에 틀림없다.

 

241 무엇이고 뜻대로 지배하실 생각은 마십시오. 모처럼 손에 넣으신 권세도 평생을 따르진 않으니까요.

 

조국 테베 사람들이여

보라, 이이가 오이디프스이시다.

그이야말로 저 이름 높은

수수께끼를 알고, 권세가 이를 데 없었던 사람

누구나 그 행운을 부러워했건만

보라, 이제는 저토록 거센 비운의 풍랑에 묻히고 말았다.

그러니 마지막 날을 보기를 기다려

괴로움을 벗어나서 삶의 끝에 이르기 전에는

누구든 사람으로 태어난 몸을 행복하다고 부르진 마라.

 

콜로노스의 오이디프스

 

오이디프스 : 테베의 전 왕

안티고네 : 오이디푸스의 맏딸

이스메네 : 오이스푸스의 둘째 딸

테세우스 : 아테네의 왕

크레온 : 테베왕

폴리네이케스 : 오이디푸스의 아들

콜로노스 사람 : 콜로노스 본고장 사나이.

사자

코러스 : 콜로노스 본고장의 장로들로 이루어짐

 

이 작품은 소포클레스가 세상을 떠난 후 손자에 의해 상연된 유작으로 시인의 마지막 작품임. 맏딸 안티고네는 방랑의 나그네 길에서 눈먼 아버지의 손을 잡고, 비렁뱅이 생활 속에서 아버지를 돌보며 함께 고생하다가 마침내 아티카의 콜로노스에 있는 어느 신전 숲에 이르렀다.

 

소포클레스는 신들의 길이 인간의 어떠한 생각도 뛰어넘는 무서운 것이라는 점을 깊이 생각한 시인이다. 신들은 잔인해서 인간의 어떠한 노력도 그것이 옳다든가 나쁘다든가 하는 거셍 관계 없이 신들이 정한 길을 바꾸는 데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런데도 이 작품의 마지막에서 시인은 오이디푸스를 신들과 화해시겼다. 그러나 이 화해는 신들 쪽에서 제의한 것이며, 오이디푸스는 끝까지 의연하게 자기 길을 걸어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소포클레스가 생각한 길도 여기에 있었던 것으로 생각된다. 그가 그린 어둡고 무서운, 내일이라는 날에 대해 아무 안심도 가질 수 없는 인간의 덧없음도 이 인간성의 강함을 통해 버티어지고 있다. 인간은 신들에게 굴복하고 있지 않는 것이다. 그는 꿋꿋한 사람이었다. 그의 유명한 원만하고 온화한 인격은 이와 같은 꿋꿋함에서 나오고 있다.

 

252 어쩔 수 없는 일에서는 다투지 않도록 하자.

 

253 비참한 우리의 운명을 신께 의지하듯이 여러분에게 의지하고 있습니다

 

254 내 소행이란 적어도 내가 했다기보다는 당한 일이오. 내 부모의 이야기를 당신들에게 말해야 한다면 말이외다. 그것 때문에 당신들은 나를 두려워하죠, 그건 나도 알고 있소. 그러나 내가 어찌 천성이 악할 수 있었겠소? 나는 그저 부당한 행위에 정당한 행위를 했을 따름이오. 그러니 내가 알고 했다 해도 나를 나쁘다고 할 수는 없소. 나는 어디로 가는지 전혀 모르고 내 길을 갔던 것이오. 반대로 나에게 해를 입힌 자들은 알면서 나를 망치려 했소.

 

257 이집트에서는 사나이들은 집안에 들어 앉아서 길쌈질을 하지만, 아낙네들은 그날그날의 밥벌이를 위해서 밖에서 일을 한다더라

 

259 그 첫날, 나는 울화가 치밀어 그저 죽고만 싶어서 돌로 맞아 죽기를 바라기만 했었을 때, 어느 누구도 그 소원을 들어 주는 사람이 없었다. 그러나 세월이 흘러 내 괴로움도 이제는 다 누그러지고, 한때의 분노가 지나간 잘못을 지나치게 벌 주려고 했었다고 느끼기 시작했을 무렵, 바로 그 무렵에 내 나라는 억지로 나를 쫓아내려 했던 것이다.

 

261 착한 뜻을 가지고 간다면, 한 사람으로도 천 사람을 위한 빚을 갚기에 충분하리라고 생각한다.

 

262 견디기 어려운, 무서운 괴로움이었소.

 

265 오직 신들만이 늙지도 죽지도 않습니다. 그 밖의 모든 것은 온갖 것을 극복하는 시간에 굽히고 맙니다. 땅의 힘도 쇠퇴하고 몸의 힘도 기울어집니다. 신의는 죽고 불신이 생겨납니다. 친한 친구 사이에도 나라와 나라 사이에도, 한결 같은 마음이 결코 오래 가지를 않습니다. 어떤 자는 당장에, 또 어떤 자는 나중에, 즐거움은 괴로움으로, 그리고 또다시 사랑으로 바뀝니다. 테베와 당신 사이가 오늘은 햇빛 아래에서 아름답다 해도, 숱한 세월에는 많은 낮도 밤도 있으며, 그 동안에는 하챦은 일에서 오늘의 화목의 맹세가 창 끝으로 갈라지기도 합니다.

역설적으로 또한 시간과 함께하면 되지 않을 일이 없다.

 

271 어떤 일에서든 말 잘하는 놈치고 정직한 놈은 못 보았다.

슬프다. 말 잘하고 정직한 놈을 봐야 하는데

 

275 정의를 존중하고 매사에 법을 따르는 나라에 왔으면서도 이 나라의 권위를 무시하고, 함부로 침입해서 제멋대로 사람을 데려가고 폭력으로 납치를 했다. 이 나라엔 사람도 없는 것이, 노예의 나라인 것처럼. 그리고 나를 있으나마나로 생각했던 것이야.

 

276 노여움의 감정이란 죽을 때까지 늙는 일이 없는 법이지요. 고통을 모르는 것은 죽은 자뿐이오.

 

277 내가 빠진 재앙도 그것과 같다. 빠뜨린 것은 신들이었다.

 

277 옳지 못한 수단으로 얻은 것은 곧 잃고 만다.

 

280 너희들 같은 처녀가 말이 많으면 못 쓴다.

 

281 신을 공경하고 정의를 존중하며, 또한 거짓이 없는 것을 나는 오직 당신에게서만 찾아보았기 때문입니다.

 

281 나는 내 일생을 행위보다 말로 장식하려고 생각하진 않소이다.

 

283 옳은 소원을 가진 자를 너무 애태우는 것도, 친절을 받고서 갚을 줄 모르는 것도 보기 좋은 일이 아닙니다.

 

283 적당한 수명에는 만족하지 않고,

더 오래 살고 싶어하는 사람은,

내가 보기에는 참으로 어리석은 자이다.

오래 살면 기쁨보다

슬픔이 많고,

지나치게 오래 살면

어디서도 즐거움은 없다.

마지막으로는 구원의 손길이 누구에게나 고르게 나타난다.

결혼의 축가도, 칠현금 소리도, 춤도 없이

하데스의 운명이 나타날 때,

분명 마지막은 죽음이다.

 

284 아예 태어나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도 좋은 일이지만,

태어난 바엔 온 곳으로 속히 되돌아감이 둘째로 좋은 일이다.

경망스러운 어리석음에 정춘이 지나면,

어떤 괴로운 불행을 면할 수 있을까?

어떤 고통이 덮치지 않을 수 있을까?

질투, 내분, 싸움, 전쟁,

그리고 살인, 마지막으론 누구도 싫어하는 힘없고

친구 없고, 아무도 상대하지 않는 늙음이

온갖 불행과 함께 닥쳐온다.

누구나 싫어하는 힘없고 친구 없고 아무도 상대하지 않는 늙음. 늙음의 프레임을 잘 짜서 살아야 겠다는 생각이 불현듯 일어난다. 나이를 먹을수록 지갑은 열고 입은 닫으라고 했다. 사람들은 청개구리인가보다. 자꾸만 반대로 한다. 늘 명심할 일이다. 입을 닫자. 지갑을 열자. 지갑만 연다고 외롭지 않은 인생의 오후가 가능할까? 그도 아닌 듯 하다. 나이가 들수록 대문의 빗장을 활짝 열고 있어야 하는데들고 날고를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집. 나의 집을 이런 집으로 가꾸어갈 수 있을까 싶다.

 

285 가엾은 분, 무엇을 구하고 계시는지 직접 말씀드리세요. 이 얘기 저 얘기하는 동안에는 기쁜 일, 화나는 일, 불행한 일도 있어 말씀하지 않던 입이 짐짓 열리실지도 모르니까요.

 

287 내가 살아 있는 한 나를 죽인 놈이 네놈이라고 생각하고 잊지 않을 테다.

 

294 그분은 두 따님이 갑자기 뼈아프게 외치자, 두 따님을 팔에 안고 이렇게 말했습니다. ‘얘들아, 오늘 너희들의 아비는 이 세상을 떠난다. 내 모든 것은 끝이 났고, 앞으로는 나를 봉양키 위해서 너희들은 더 고생을 안 해도 될 것이다. 얘들아, 무거운 짐이었지. 그러나 단 한 마디가 이 모든 고생을 풀어 준다. 나만큼 너희들을 사랑한 사람은 없으니까. 그러나 앞으로 내내 아비 없이 평생을 살아가야 하겠구나.’

 

296 그래도 불행이 그리워지는 것 같기도 합니다. 아버지를 모시고 있을 동안에는 즐거울 이유가 없는 것도 즐거웠지요. 아버지, 그리운 아버지, 지하의 어둠으로 싸이신 분, 비록 저 세상에 계시더라도, 저와 이 동생의 사랑을. 그 사랑을 결코 저버리실 일은 없겠지요.

 

298 과연 괴로움의 바다는 넓기도 하구나

 

안티고네

 

안티고네 : 테베의 선왕 오이디푸스의 맏딸

이스메네 : 안티고네의 여동생

크레온 : 테베 왕, 오이디푸스의 처남

파수병

코러스 : 테베의 장로들로 이루어짐

하이몬 : 크레온의 아들이며, 안티고네의 약혼자

테이레시아스 : 눈먼 늙은 예언자

사자

에우리디케 : 크레온의 아내

 

305 크레온 왕께서 금하고 계신데/그분에겐 내 혈육을 내게서 떼어놓을 권리가 없거든

 

305 우리는 여자로 태어났어요, 이걸 잊지 말아야 해요. 남자와 싸우도록 타고 나지는 않았어요. 게다가 우리보다 강한 힘의 지배를 받고 있어요. 그래서 이런 일들만이 아니라 이보다 더 지고한 명령에도 복종해야 해요. 저는 저승에 계씬 분들께 용서를 빌고, 어쩔 수 없는 일이니 윗 분에게 복종하겠어요. 분수에 넘치는 일을 한댔자 별수없으니까요.

오래 전의 극이니 그 당시의 정황이 어떤지는 짐작이 간다. 다만 자매의 말을 놓고 보면 그 시대라고 해도 天地차이임이 보여진다. 여성이라는 성 에 숨어서 혈육의 도리를 하지 않는 자.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이해되는 것은 아니다. 이런 사람은 늘 적당한 핑개꺼리를 찾아서 행동하지 않는다.

 

309 오히려 두려움 때문에 입을 다무는 자가 있다면 그는 가장 천한 자라고 나는 주장하며, 그렇게 주장해 왔기 때문이오.

 

310 나는 악인을 선인보다 높이 다루지 않을 것이외다.

 

310  그 응보는 죽음이지만 돈벌이에 대한 욕심의 희망이 사람을 파멸시키는 경우가 얼마든지 있었지.

돈벌이에 대한 생각이 아주 많아졌다. 부부는 자기짐을 상대에게 지게 하는 것이 아니다. 그렇게는 함께 갈 수 없는 길이다. 여행하면서 스승이 한 이야기이다. 늘 그렇게 살아왔다. 이제 새삼 인생의 정오를 지나 해가 기울기 시작하는데그 짐을 지는 것에 대한 고민이 깊어졌다. 오랜 시간 내짐은 내가 잘 지고 왔다. 이제 그 짐을 조금 가볍게고 싶은데 그것이 마음에 자꾸 걸려서 넘어가질 않는다. 짐이란 것이 꼭 돈벌이만 있는 것은 아닐 텐데 나는 이것이 제일 큰 짐이 될까. 모든 것에서 타인에게 작은 소리라도 듣고 싶지 않은 기질로 자란 이유를 들여다본다. 책임감 없는 아버지의 영향인가. 그래서 어떤 경우에도 책임지는 것의 모양은 이런 것이다란 원형을 가지고 있는가. 사과에도 이유가 없듯이 책임에도 뒤끝이 없이 무한책임이 원형이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이유이지 싶다. 핑개 대는 것을 싫어하는 성격. 요즘 나는 시장 핑개를 대고 있다. 그런데 핑개가 아니야. 아니라고인간의 욕심이 벌여놓은 일들이 얼마나 많은 파멸을 가지고 오는지 알고나 하는 소리야…! 항변하고 싶은 심정이다.

 

316 제가 액을 면한 것은 크게 기쁜 일이지만, 친구들을 액운에 빠지게 하는 것은 가슴 아픈 일입니다. 하기야 그런 모든 일들이 제 자신의 안전에 비하면야 그리 대단치 않지만요.

 

317 하늘의 법은 어제 오늘 생긴 것이 아니라 불멸한 것이며, 그 시작은 아무도 모르지요. 인간의 어떤 생각도 두려워하지 않는 내가 신들 앞에서 인간의 법을 어긴 죄인일 수는 없어요. 와의 그 포고가 있었건 없었건, 어차피 나는 죽어야 할 몸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어요. 어찌 모르겠어요. 그러나 내 명대로 다 살지 못한다 하더라도, 나는 그것이야말로 이득이라고 생각해요. 나같이 나날을 괴로움 속에서 살고 있는 사람은 차라리 죽는 편이 이득이라고 어찌 생각하지 않겠어요? 나는 그런 운명을 당한 것이 조금도 괴롭지 않아요. 그보다 나의 어머니에게서 태어난 사람이 죽었는데도 장례도 치러 주지 못한 채로 버려 둔다면 그것이야말로 가슴 아픈 일이지요. 이번 일로는 괴롭지 않아요. 내가 이번에 한 일을 어리석게 보신다면, 어리석은 누에는 어리석게 보일는지도 모르지요.

 

318 같은 배에서 태어난 사람을 소중히 여기는 일에 부끄러움은 없어요.

 

321 사람의 세상에서는 무엇이고 도에 지나치면 재앙도 피할 수 없다.

 

323 자기 집 일에 의무를 다하는 자는 나라 일에서도 정의를 보일 것이다.

 

323 신들께서는 사람에게 이성을 심어 놓으셨습니다. 그것은 우리 것이라고 부를 수 있는 온갖 것들 중에서 가장 귀한 것입니다.

가장 귀한 이성을 놓아버린 영혼을 자주 접하게 된다. 그러면 사람이 아닌가? 그렇지 이성이 없는 사람이 사람이라고 하긴 힘들겠지

 

324 자기만이 현명하고 말에서나 정신에서나 자기 만한 사람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알고보면 언제나 아무것도 아닙니다. 아무리 현명한 사람이라 하더라도, 여러 가지를 배우고 때에 따라 굽히는 것은 조금도 부끄러운 일이 아닙니다. 아시다시피 사정없이 쏟아져 내려가는 물가에서 거기에 굽히는 나무는 잔가지 하나도 꺽이지 않지만, 고집 센 나무는 뿌리째 뽑혀서 쓰러지고 맙니다. 또한 배의 돛을 팽팽하게 퍼두기만 하고 조금도 늦출 줄을 모르는 사람은 배를 뒤엎어, 그 다음에는 뒤집힌 龍骨용골을 타고 그 항해를 끝마칩니다. 아무쪼록 노염을 푸시고, 생각을 돌려 주시기 바랍니다. 저 같은 젊은 것도 생각을 말씀드릴 수 있다면, 사람은 천성적으로 무엇이고 잘 아는 것이 가장 좋다고 생각됩니다.

 

325 한 사람의 소유물이라면, 그건 국가가 아닙니다./사람이 하나도 없는 사막을 혼자서 훌륭하게 다스리시는 편이 좋겠습니다./신들의 명예를 짓밟으시면, 왕권을 존중하시는 것이 못 됩니다./그리고 아버지를, 저를, 또한 지하의 신들을 위한 것입니다./그러시다면 그 여자는 죽는 거죠. 죽음으로써 또 다른 사람 하나를 죽이는 겁니다.

 

327 사랑이여, 싸움에서 질 줄을 모르는 사랑이여, 재물도 파괴하고, 처녀의 보드라운 볼에서도 밤샘을 한다. 바다 위에서도, 깊은 산골 오두막집들 사이에서도 헤맨다. 불멸의 신들도 덧없이 사는 자도 그대를 피할 길 없고, 그대에게 걸려서 미치지 않는 이가 없다.

 

329 경건한 행동은 칭찬을 받을 만합니다. 그러나 권력을 맡고 있는 사람은 권력의 침범을 참지 못합니다. 당신의 방자한 기질이 몸을 망치게 된 겁니다.

 

330 현명한 사람은 알겠지만, 내가 오빠를 존중한 것은 옳았습니다. 내가 많은 어린애들의 어머니였다면, 또는 남편이 죽었다면, 결코 나라의 뜻을 어기면서까지 이런 일을 하지는 않았을 겁니다. 그런 말을 보증할 만한 법이 있느냐고요? 남편은 죽으면 또 다른 사람을 찾을 수도 있습니다. 먼저 낳은 애를 잃으면 다른 사람에게서 낳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아버지도 어머니도 헤데스가 감추어 놓고 있으니. 형제의 생명은 다시는 나를 위해 생겨나지 못합니다. 그래서  나는 오빠를 소중하게 생각했습니다.

 

330 내가 어떤 신의 법을 어겼다는 것입니까? 불운한 나는 왜 계속 신들에게 매달려야 할까요? 누구에게 도움을 청해야 할까요? 신을 경배했기 때문에 나는 불경건의 죄를 받았으니까요. 하지만 이런 일들이 신들의 눈에 바른 일로 보인다면, 내가 처벌을 당할 때 나도 내 죄를 알게 되겠지요. 하지만 이 사람들이 죄를 지고 있다면 그들이 부당하게도 나에게 당하게 한 것과 똑 같은 일을 당하게 하여 주소서.

 

334 모든 사람이 다 잘못을 저지를 수 있기는 합니다만, 잘못했다 하더라도 그 잘못을 고치고, 고집을 피우지 않는 사람은 이미 어리석지도 않고 불행하지도 않습니다. 우리는 고집을 부리는 것이 바보라는 비난을 면치 못함을 압니다.

고집을 부리지 않는 다는 것은 이미 자신의 잘못을 안다는 것이고 그런 사람은 타인의 마음도 움직일 수 있지.

 

334 생각해서 말씀드리는 충언에서 배우는 것은 즐거운 일이올시다.

 

338 사람이 즐거움을 잃고 나면 살아 있다고 말할 수 없지요. 그저 숨을 쉬고 있는 시체에 지나지 않습니다. 집에 크나큰 재물을 쌓는 것도 좋지요. 왕으로서 영화롭게 사는 것도 좋겠지요. 그러나 그것이 조금도 기쁘지 않다면, 기쁨과 비교해서 다른 것들에는 돈을 한 푼도 못 내겠습니다.

지금 내가 사는 이유를 알아야 함이다. 즐겁지 않으면 행복하지 않으면 산다고 할 수 없는 일이니까. 행복하게 살아야한다. 그 무엇보다고

 

343 이제 더 기도하지 마십시오. 사람에게 정해진 운명은 피할 길이 없으니까요.

 

엘렉트라

 

아이스킬로스의 3부작 <오레스테이아> 2부 제주를 바치는 여인들과 같은 주제를 다른 것. 그리스의 고전 작가들은 같은 전설을 가지고 저마다 개성이 강한 창작 세계를 열고 있었다고 볼 수 있음.

 

늙은 종 : 오레스테스를 기른 충실한 종

오레스테스 : 아르고스의 전왕 아가멤논과 클리타임네스트라 사이에 태어난 아들

엘렉트라 : 오레스테스의 누이

크리소테미스 : 엘렉트라의여동생

코러스 : 아르고스의 젊은 여자들로 이루어짐

클리타임네스트라 : 아가멤논의 왕비

아이기스토스 : 아가멤논의 사촌동생, 왕비와 밀통하여 아가멤논을 죽이고 왕위와 왕비를 차지.

 

347 훌륭한 말은 늙어도 위급할 때는 용기를 잃지 않고 귀를 곤두세우듯이, 할아범은 우리의 기운을 북돋아 주고, 누구보다도 우리를 따라와 주었네.

늙음이 지혜로움과 현명함을 갖추기도 한다.

 

348 기회가 왔네. 기회야말로 사람에겐 모든 일의 최고의 지도자일세

 

352 세월이란 인자한 신

세월이 인자한 신으로 내려앉는 사람도 있고 아집으로 못쓰게 되는 사람도 있는듯.

 

353 마음을 어둡게 가지면, 싸움이 싸움을 낳고

당하지 않아도 될

불행을 당하십니다.

강한 자와 그런 싸움에 걸려들어서는 안 됩니다.

 

356 지금의 이런 풍랑이 거센 처지에서는 사공이 배의 돛을 내리고 항해하듯이 참고 견디는 것이 제일이에요. 어차피 상대편에게 해를 끼칠 힘이 없을 바에는, 무엇인가 꾸미고 있는 듯이 보일 필요가 없어요.

 

356 다만 자유롭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모든 것을 힘 있는 사람에게 맡기고 따를 수 밖에 없잖아요.

 

364 몰염치한 행실은 몰염치한 짓을 하도록 가르치고 있으니까요.

 

364 어젯밤에 저는 두 가지 의미로 생각되는 꿈을 꾸었는데, 만약 그것이 좋은 꿈이라면 리키아의 왕이시여, 그대로 되게 하여 주시옵소서. 만약 불길한 꿈이라면 원수들에게 돌려 주시옵소. 그리고 지금의 제 생활에서 저를 몰아내려고 음모를 꾸미는 자가 있다면 결코 용서하지 마시옵소서. 이대로 언제까지나 아트레우스의 집과 왕위를 이어갈 수 있게 하여 주시옵고, 지금 함께 있는 친구들이나 저를 못살게 굴지도 않고, 고생시키지 도 않는 애들과 함께 즐겁게 살도록 해 주시옵소서.

 

374 아무리 남에게서 칭찬을 받는다 해도, 부끄러운 죽음을 당한다면 좋을 것도 없고 득이 될 것도 없어요. 죽는 것은 무섭지 않지만, 죽고 싶을 때 죽지 못하는 것이 무서우니까요.

 

375 그렇다면 난 가겠어요. 언니는 내 말을 들어 줄 수 없고, 나도 언니가 하는 일에 찬성할 수 없으니까요.

 

376 언니의 생각이 옳다고 생각되거든, 그렇게 생각대로 해요. 그러다가 화를 당하게 되면, 그땐 내 말이 옳았다고 생각하게 될 테니까요.

 

383 나는 어떤 좋은 소득이 있다고 하더라도 너를 괴롭히는 것이라면 바라지 않겠어.

 

메디아

 

유모 : 메디아의 유모

크레온 : 코린토스의 왕

두 아이 : 메디아와 이아손의 아이들

선생 : 두아이의 선생

이아손 : 메디아의 남편

코러스 : 코린토스의 여자들로 이루어짐

아이게우스 : 아네테의 왕

메디아 : 코르키스의 왕녀

사자

 

400 그 옛날의 맹세는 어디로 가고, 오른손을 굳게 잡고 맺은 맹세도 이젠 허사인가 하고 슬피 외치면서/다정한 분들의 위로의 마을 들으셔도 마음 없는 돌이나 바다의 파도처럼 아무런 표정도 없으시다니.

 

402 이치에 닿건 닿지 않건 사람이란 너 나 할 것 없이 곁에 있는 인간보다는 자기가 더 중한 법이라오.

 

404 무슨 일이든 과하면 이익은 커녕 그 집에 하느님의 진노가 미칠 때 더한층 크나큰 화가 내린다던가

 

405 죽음이란 언젠가는 오는 법, 행여 바라질랑 마세요.

 

407 구슬픈 음악과 노래로

덜어 줄 줄 아는 이 이 세상엔 없었으니

노랫소리에 괴로움을 씻는 것보다

더 좋은 일은 없을 거야

 

408 산다는 것이 재미가 없어져서 이제는 그저 죽고 싶을 뿐입니다.

 

408 여자들은 집에서 편안하게 살고 있지만 남자들은 창을 들고 전쟁터에 나가야 한다고 그들은 말하죠. 하지만 그것은 아주 잘못된 생각이에요. 한 번 아이를 낳기보다는 세 번이라도 전쟁터에 나가는 것이 나을 테니까요.

대한민국에서 남자의 군 경력이 가산점을 받고 있는 현실. 여성들은 항변한다. 여성의 출산과 관련하여. 같은 맥락은 아니지만 늘 남성과 여성 서로의 피해의식 때문에 설전을 벌이기는 예

나 지금이나 같은가 보다.

 

409 여자란 다른 일에는 소심해서 싸움에는 소용도 없고, 칼날이 번쩍이는 것만 봐도 겁을 내지만, 일단 부부 간의 애정이 짓밟히게 되는 날에는 이보다 더 잔인하고 혹독한 마음을 갖게 되지요. 여자가 한을 품으면 오뉴월에 서리가 내린다는 이야기네. 어쩌면 이렇게 맥락이 같을까

 

409 한껏 돛을 부풀리고서 쫓아오는 적을 앞에 두고, 폭풍을 피해 기항寄港할 항구조차 가까이 없으니. 부당한 처사인 줄은 알지만, 그래도 물어나 봐야겠어요. 크레온 왕이시여, 대체무슨 까닭으로 저를 추방하는 겁니까

 

410 공연히 영리하다는 이유 때문에 어떤 사람에게는 원한을 사고, 어떤 사람에게는 쓸모 없는 인간이라고 욕을 먹으며, 또 그 반대로 생각되거나 다루기 힘든 여자라는 말을 듣기도 하죠.

 

410 남자나 여자나 할 것 없이 잠자코 가슴 속에 생각을 담고 있는 인간보다는 바로 벌컥 화를 내는 편이 더 다루기 쉬운 법이지.

 

413 솜씨도 있겠다. 게다가 여자로 태어난 몸이 아닌가. 다행히 힘이라고는 전혀 없으나 나쁜 일이라면 무슨 일이든지 누구보다도 교묘하게 해내는 여자로 태어난 몸이 아닌가.

이들의 정서는 뭔가 싶다.

 

415 인간의 마음 속에 도사린 병 중에서도 가장 흉악한 몰염치라는 거예요.

 

416 제우스님, 당신께서는 진짜 황금과 가짜 황금을 구별할 수 있도록 분명한 증거의 표시는 인간에게 가르쳐 주시면서, 왜 인간의 선악을 가릴 수 있는 표시는 사람의 몸에 그려 놓지 않으셨나이까.

 

417 우리 궁하게 살지 말고 잘 살아 보잔 말이오. 친구들끼리라도 가난하면 서로가 멀리하는 세상이 아니오. 그리고 자식들을 우리 가문에 알맞게 키워 보자는 거요. 그대에게서 낳은 아이들의 동생들을 더 많이 만들어서, 그 양쪽 자식들을 일족으로 만들어 모도 잘 살아 보자는 거요.

 

417 하지만 여자란 어리석기 한량없는 것이라, 그저 부부 사이만 무사하면 그만인 줄 알고, 거기에 조금이나마 그림자만 비쳐도 아무리 득이 되고 이로운 것도 원수처럼 생각해 버리니, 아닌 게 아니라 이 세상에 여자 같은 것은 없어지고 어디 딴 데에서 아이를 만들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렇게 되면 사람에게 화근 같은 것은 깨끗이 없어지게 될 텐데

 

418 매사에 나는 다른 사람들과는 생각이 달라요. 악인인 주제에 입만 그럴싸하게 놀리는 인간이 제일 먼저 손해를 본다고 생각하고 있으니까요. 말재주로 어떤 나쁜 짓이라도 감쪽같이 속일 수 있다고 생각하는 그런 사람이라면 무엇이든 서슴없이 하려 드니까요. 결국 그런 인간은 진짜 영리한 사람이 못돼요. 당신의 경우같이 말이에요. 그러니까 당신도 내 앞에서 선량한 체 쓸데없는 변명을 늘어놓을 필요가 없는 거예요. 단 한 마디로 당신을 나가 떨어지게 만들 수 있으니까요. 만일 나쁜 짓이 아니었다면  왜 나를 납득시키고서 혼인하지 못하셨죠? 가까운 사람에게 감추지 않고 말이에요.

 

419 마음을 어떻게 가지면 좀더 영리해지는 것인지 아오? 좋은 일을 고통스러운 일이라 생각지 않는 일이오. 행복한데 왜 불행하다고 생각하느냔 말이오.

행복의 기준은 사람마다 다르다. 이아손의 입자에서는 분명 행복한 일이다. 그러나 메디아의 마음을 읽을려고 하는 것은 보이지 않는다. 지금 같은 시대에도 남자는 여자의 마음을 모른다. 하물며 여자의 존재가 한낱 다른 동물들과 같은 전리품정도로만 생각하던 시대에 메디아의 마음을 읽기를 바란다는 것이 가능하지 않은 일이다. 여성의 입장으로보면 백번 천번 이해가는 일인데 말이다. 자신의 출세와 권력을 위한 결혼은 감행하려고 하는 남자가 분명히 보이는데 다른 말로 둘러대고 있다. 그리스비극에서 보기 드물게 주체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는 여성이다.

 

425 , 그러나 이 이상 더 말할 생각은 없군요. 앞으로 내가 해야 할 일. 생각만 해도 한숨이 앞을 가리니…..자식들을 이 손으로 죽이려 하고 있는 것이니까요. 아아, 그러나 누가 뭐래도 자식은 내 자식이야. 아무도 내 손에서 그 아이들을 뺏지는 못해….

 

425 그리스 사내의 감언이설에 넘어가서 고향집을 버렸던 그때에, 하지만 그 사내도 하느님의 도움으로 단단히 죄값을 치르게 될 거야. 나에게 낳게 한 자식들의 무사한 모습을 두 번 다시 보지 못할 것이요. 새색시에게 아이를 낳게 할 수도 없게 될 테니까.

 

426 그렇다면 당신은 자식들을 죽이시려는 것입니까?/그렇게 하는 것이 남편을 괴롭히는 제일 좋은 방법이니까요. 자식의 목숨과 남편을 괴롭히는 일. 분명 괴롭히는 일이야 되겠는데, 집착에 도를 넘어섰다. 제정신이 아니다. 정신병자다. 비극이라고 하기에도 민망한 소재다. 자식이 소유물이다. 하나의 수단으로 사용했다. 방법이 다르지만 요즘의 교육을 본다. 누구를 위한 교육인지 의심이 갈 때가 많다. 지식으로는 아는듯하다. 실제로는 자식을 부모의 소유물 이상으로 생각하지 않는 부모 참 많다.

 

430 선물은 신의 마음도 움직인다고 하지 않습니까? 백마디 말보다는 한 조각의 황금이라 하였습니다.

 

434 몇 번인가 저는

여자의 몸으로서는 넘치는

어려운 일을 생각하고

까다로운 문제를 이야기도 해 보았죠.

저희 여성들에게도 뮤즈가 찾아와

덕택에 지혜를 얻을 수가 있지요.

모두가 다라고는 하지 않아요.

다만 몇 사람 안 되지만

지혜를 지닌 여자들도 있습니다.

그래서 말씀드리자면

아이를 낳아보지 못한 사람은

아이를 가진 사람보다

행복하다고 할 수 있겠지요.

아이 없는 몸은 자식이라는 것이

좋은 것이지 나쁜 것인지

그것을 모르므로, 여러 가지

고생으로부터

벗어나 있는 거예요.

거기에 비해 집안에

귀여운 자식을 가진 부모의 몸은

끊임없이 고생만 하고 있어요.

어떻게 해서 훌륭하게 키울까,

어떻게 해서 재산을 남겨 줄까 하고

그뿐인가, 이렇게 애지중지 키운 자식의 앞날이

훌륭하게 될 것인지, 불초 자식이 될 것인지,

그것도 모르니 답답한 노릇.

끝으로 무엇보다도 사람에게 무서운

불행의 씨를 말씀드리죠.

돈을 넉넉하게 모았고

자식도 자라나서 올바른

사람이 되었다 체세요.

그러나 그것이 운명이라면

죽음의 신이 자식을 앗아가 저승으로 보내 버린답니다.

가지가지 불행 중에

자식을 없애야 한다는

이 으뜸가는 슬픔을 하느님께서 사람에게

내리심은 무슨 이유일까요

 

438 행복한 사람 따위는 세상엔 없으니까요. 복이 굴러들어오면 남보다 운이 좋다고는 할 수 있겠지요. 그러나 그것이 진정한 행복이라고는 할 수 없으니까요.

 

트로이 여인들

포세이돈

아테나

헤카베 : 트로이의 여왕, 죽은 프리아모스의 왕비

코러스 : 포로가 된 트로이의 여인들

탈티비오스 : 그리스군의 포고인

카산드라 : 트로이 왕녀, 헤카베의 딸, 예언자

안드로마케 : 죽은 헥토르의 왕비

메넬라오스 : 스파르타 왕

헬레네 : 메넬라오스의 왕비였으나, 트로이의 왕자 파리스에게 유괴되어 트로이에 머문다. 트로이 전쟁의 원인이 됨

 

454 운명이 바뀌는 대로 참고 견디어라

운명이 물결치는 대로 흘러가거라

변천되는 숙명에 생명의 배를 맡기고

격랑激浪에 거스르질랑 아예 말아라.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

 

466 제발 이대로 내버려 둬요. 바라지 않는 일은 해줘도 기쁘지 않으니까. 도저히 일어나서는 견딜 수 없을 정도의 고통을 당하고 있어요. 이제까지도 그랬지만 앞으로도 이 고통은 끝이 없을 것이오.

 

467 그대들이 나를 일으켜 주는 것은 고마우나, 무슨 희망을 의지하여 일어나면 좋단 말인가. 이제까지는 트로이 성에서 온갖 호사를 다 하던 이 몸이 지금은 한낱 비천한 종으로 떨어졌으니, 차라리 어서 돌을 베개 삼아 땅바닥에 누워서 눈물이 마르도록 울다가 지쳐서 죽고 싶을 뿐이다. 참으로 사람의 팔자가 좋고 나쁨은 생애를 마칠 때까지 헤아릴 길이 없구나.

인생초년에는 본인의 의지가 아니라 부모나 집안의 상황에 따라 개인의 삶이 달라진다. 그러나  중반을 넘어서면 비슷한 출발선에 있던 동료들이 다른 모습으로 변해있다. 그 차이는 뭘까. 스타트 선에서는 같아 보이지만 매일같이 삶의 방향을 어떻게 잡았느냐에 따라서 현재의 위치가 달라져있다. 인생 장거리이다. 운동경기와 다르게 출발선이 다르다. 그것을 탓하면서 시간을 보내는 사람도 있다. 공평하다고 할 수 없다. 출발선이 조금 앞선다고 계속 그 페이스를 유지하는 것도 아니다. 인생이란 레이스는 내 의지와 상관없이 많이 일들이 벌어진다. 레이스가 마무리될 즈음에 서면 굽이굽이 굴곡이 많았지만 그래도 잘 살았다. 하는 삶이 있고, 왜 이렇게 까지 되었을까 후회하는 삶도 있다. 다 살아봐야 안다지만 마디마디 최선을 다하며 마음으로는 기꺼이 받아들이면서 여유로운 삶을 살아야겠지.

 

471 고통으로 번민할 때는 눈물이야말로 더할 나위 없는 위안, 탄식을 노래하고 고통을 이야기하면 절로 마음이 가라앉는 법

 

472 얘야, 그러나 죽는 것과 사는 것은 역시 다르단다. 죽으면 모든 것이 끝장이지만, 살아만 있으면 그래도 희망이라는 것이 있는 법

아무리 끝을 모르게 망가져버린 인생도 누군가 한 사람만 믿어주면 살아난다고 하던 이야기가 생각난다. 포기하지 않으면 된다. 특히 자식에 관한 한 부모가 믿어주면 부모가 포기하지 않으면 그리고 살아만 있으면 해법이 있다라고…

 

473 어머니께서 슬퍼하시는 폴릭세네의 죽음도 이 몸의 불행에 비한다면 가벼운 것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요. 모든 인간이 가질 수 있는희망조차도 저에겐 없습니다. 이제부터 행복해질 수 있으리라고 스스로를 속일 수 조차도 없습니다. 비록 덧없는 환상이라 할지라도 그렇게 생각하면 조금이라도 위안이 될 수 있을 것을

 

493 간호하는 자 없이, 장례 지내 줄 자조차 없이 덧없이 저승길로 떠난 그리운 내 남편, 당신도 지금 내 비통한 처지는 모르십니다.

 

바쿠스의 여신도들

 

디오니소스 : 바카스, 바쿠스, 바터스 등으로 불림

코러스 : 리디아에서 온 디오니소스의 여신도들

테이레시아스 : 테베의 유명한 눈먼 예언자

카드모스 : 테베의 선대 왕, 손자 펜테우스에게 왕위를 물려준 뒤 은거

펜테우스 : 테베 왕

파수병

소몰이

사자

아가베 : 카드모스의 딸, 펜테우스의 어머니

 

501 이 테베에 사는 여인들은 늙은이, 젊은이를 막론하고 모두 나의 힘 때문에 미쳐서 집을 나가 버렸느니라.

 

507 시돈 고을에서 이 땅으로 옮겨와 테베를 이룩하신 아게노르의 아드님을 테이레시아스가 뵙고자 한다고 전해주시오. /우리 늙은이 끼리 약속한 대로, 영검한 지팡이를 들고 아기사슴 가죽을 걸치고 머리에는 포도덩굴을 두르고 왔다고 전하시오.

 

507 신의 춤은 어디서 가서 추면 좋겠소이까. 발장단을 맞추고 희끗한 머리를 흔들면서

 

508 신령 앞에 인간의 지혜 따위는 문제도 되지 않습니다. 우리가 조상들로부터 이어받은 전통이란 영겁의 시간과 더불어 오래된 것. 제 아무리 머리를 짜서 똑똑한 이치를 생각해 낸다 해도, 인간의 재치 따위로 뒤집을 수는 없을 것입니다. 내가 늙은 주제에 머리에 포도덩굴을 장식하고 춤을 춘다고 더러 욕하는 이도 있겠지만, 사실 나이에 따라 춤을 추어서는 안 된다든가 좋다든가 하는 구별을 하실 까닭이 없습니다. 모든 사람에게 한결같이 숭배되고 이사람 저 사람 구별 없이 경배 받고 싶은 것이 신의 뜻임에 틀림없으니까요.

 

509 그대가 멸시하는 이 새로운 신은, 머지않아 이 헬라스 땅에서 얼마나 큰 세력을 갖게 될 것인 것 우리로서는 예측조차 못할 정도입니다. 젊은 왕이시여, 인간에게는 더없이 귀중한 것이 둘 있습니다. 먼저 여신 데메테르가 있는데, 다른 이름으로 부르자면 땅의 신이라 불러도 좋습니다. 이는 단단한 것을 가지고 인간을 길러주는 신입니다. 다음으로 이 세상에 나타난 세멜레의 아드님이 이번에는 포도 열매에서 액체로 된 음료를 만들어 인간에게 주셨습니다. 이 포도 액체가 몸 안에 가득차, 비참한 인간의 고뇌도 멈추고, 나날의 노고를 잊게 하는 잠이 찾아옵니다. 걱정을 털어 버리는 데 이보다 더 좋은 영약은 없습니다. 술이 바로 이 신의 본체라 한다면, 우리 인간들이 신들 앞에 신주神酒를 바쳐 행복을 얻는 것도 이 신 디오니소스의 덕택이라 하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510 신들린 무아의 경지에 이르면 강한 예언의 힘이 생겨납니다. 즉 이 신이 무서운 힘을 가지고 인간 몸 속에 옮겨지면, 신들인 사람은 앞날을 예언하는 능력을 갖게 됩니다. 또한 군신 아레스가 지닌 권능의 일부도 갖추고 있습니다.

 

510 이 세상에서는 힘이 다스린다는 교만한 생각일랑 하지 마십시오. 또한 무슨 생각을 했다가 그 생각이 잘못되었을 경우, 스스로 분별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서는 아니됩니다. 신을 테베로 받아들여 신주를 바치고 머리를 꽃관으로 꾸며 박쿠스의 제사를 모시도록 하십시오. 디오니소스는 여자들에게 색정의 잘못을 저질러서는 안 된다고 특별히 험하게 훈계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본디 모든 일에 있어 몸가짐이 좋고 나쁨은 저마다 타고난 성질에 의하는 것임을 잊어선 아니됩니다. 절개바른 여자라면 바쿠스 잔치에 참가할지라도 몸을 더럽히는 것은 하지 않을 테니까요

 

511  지금의 너는 발이 땅에 붙어 있지 않구나, 생각이 잘못되어 있다는 말이다.

 

511 바쿠스를 숭상하려면 혼자 하십시오. 그런 어리석은 짓을 나한테까지 강요하지는 마십시오. 이처럼 분별없는 생각을 불어넣는 테이레시아스를 그냥 두지 않겠다. 여봐라 테이레시아스가 새의 저괘를 보는 거처로 급히 달려가 몽둥이로 두들겨 부수고, 거기 있는 것도 모조리 부순 다음 금줄도 몽둥이로 두들겨 부수고, 거기 있는 것도 모조리 부순 다음 금줄도 바람에 날려 버리도록 하라. 그렇게 하는 것이 그럴 가장 뻐아프게 해주는 일 됄 테니까. 그리고 남은 자들은, 온 시중을 돌아다니며 여인들에게 수상한 가르침을 불어 넣으며 풍기를 어지럽히고 있는 그 고약한 상판을 한 이국인을 찾도록 하라. 붙잡거든 포박해서 이리로 끌고 와야 한다. 돌로 치는 형으로 숨통을 끊어, 테베에서 바쿠스제를 하면 어떤 변을 당하는지 보여 주리라.

 

513 사람들이 말을 삼가지 않고

무엄한 행동을 할 진대.

종말에는 기어코 화근을 부르리라.

조용한 삶을 보내며

명심해서 절도를 지키면

위험한 재난을 만나지 않고

집안 또한 평안하리라.

 신들은 높고도 먼 하늘에 게시건만

인간의 소행을 지켜보시네.

슬기로움은 진정한 지혜가 아닐진대

분수 넘는 인간의 생각 또한 마찬가지

사람의 생면, 그것은 짧은 것이니

너무 큰 것을 추구하면

눈 앞의 것마저 읽게 되도다.

이런 일은 마음이 미친 자,

또는 어리석은 자들의

소행이라고만 여겨지네.

 

514 원컨대 아프로디테의 거처

키프로스 섬으로 가리라

사람의 마음을 매혹하는

에로스들이 사는 곳.

아니면 비는 오지 않아도

백 개의 이국 강물로

비옥하게 기름진 그곳으로 가리라

또는 올림포스 봉우리를 따라

뮤즈들이 살고 있는 피에리아의

고귀하게 솟아 있는 곳.

, 블로미오스여,

그곳으로 우리를 앞장서 이끌어 주소서.

그곳에는 우아의 여신이

동경의 신과 함께 계시며,

신도들이 광란의 춤을 출지라도

탓하지 않으시니.

 

516 너는 신의 모습을 분명히 보았다고 했는데, 그래, 신은 어떤 모양을 하고 있더냐?/신은 자유 자재한 모습으로 나타나므로 내가 단정해서 말할 것을 하고 있더냐?/신은 자유 자재한 모습으로 나타나므로 내가 단정해서 말할 것이 못 됩니다./또 딴전을 부려 대답을 피하는 구나/아무리 좋은 말을 해도 어리석은 자는 그 뜻을 모르니까요.

 

523 제아무리 화를 내더라도 나는 동요하지 않는다. 마음의 평정을 지키는 것이 군자의 도리니까

 

527 신을 향해 무기를 들어서는 안 됩니다. 내버려 두십시오.

 

530 어느 날엔가

밤새워 춤출 날

다시 오려나.

어두운 밤에 흰눈 같은 다리 들고

이슬 머금은 산 속에서

목을 휘두르면서

소리 높이 개를 쫓는

사냥꾼의 목소리 아랑곳없이

둘러친 그물 뚫고

몰이꾼의 눈을 피해

신나게 도망쳐 와

푸른 들판에서 즐겁게 노는

어린 사슴과 같이

한결같이 바람처럼

강기슭 들을 달려

인적 없는 숲 속에서

푸른 잎 그늘을 즐기는 아기사슴과 같이

 

인간 세상에서는 무엇을 지혜라 부르는가

아니 오히려

적을 무찌르는 통쾌함,

그보다 더 좋은

신의 선물이 또 있으랴.

좋은 것이란 항상 기분 좋은 것

 

신의 힘이 나타남은 급하지 않네, 그러나 어김없이

인간의 마음을 미치게 하고

아집에 빠져

신을 숭상치 않는 자 있으면

신의 뜻은 이를 벌하신다.

더디데 흐르는 시간의 걸음걸이

교묘하게 숨기고, 신들은

불경한 무리들을 징벌하신다

예부터 지켜 온 법을 넘어서

생각을 달려 사리를 탐색함은 옳지 않도다

 

신의 존재를 믿으라

이것이 오랜 세월 법으로 되었음은

본연의 이치에 근거하니,

진리 또한 여기에 있다고 믿으면

시간 낭비가 적으리라.

 

인간 세상에서는 무엇을 지혜라 부르는가

아니 오히려

적을 무찌르는 통쾌함,

그보다 더 좋은

신의 선물이 또 있으랴.

좋은 것이란 항상 기분 좋은 것.

 

행복은 바다의 폭풍을 벗어나

무사히 항구에 들어갈 때

행복은 힘든 일 끝내고 될 때,

또한 여러 가지 재물을 구하고

이름을 얻어

남을 능가함도 통쾌하도다

사람은 제각기 희망이 있어

그 희망이 이뤄지는 이가 있는가 하면

물거품처럼 사라지는 이 또한 있네

그러므로 오늘 그리고 내일

그날 그날에 행복이 있으면

그것을 참된 복이라고 우리는 부르네

 

543 한심한 일이로다. 제정신으로 돌아와서 한 일을 알게 된다면 그 고통이 얼마나 크랴. 차라리 지금 상태로 그냥 미쳐 있는 편이 낫겠구나. 행복하지는 못할지라도 자신의 불행을 모르고 지낼 수는 있을 테니.

너무 큰 충격을 받으면 정신이 나가기도 한다. 그럴 때는 제정신이 없는 편이 더 낫다고들 하지. 삶이 저물어갈 때 많이 나타나는 치매도 정작 본인이 불행하지는 않다. 곁에 있는 사람들이 불행할 따름이지. 디오니소스/바쿠스현대인들이 중독되기 쉬운 신이다. 글을 쓰다 생각났다. 내 친구가 지금 어떤상태인지 내일 전화를 넣어봐야 겠다. 평소에 아주 깔끔한 성격의 소유자인 이들 부부는 아마 본인들 생긴대로 아이들을 케어했을 것이다. 어릴적에는 가능하던 일들이 사춘기를 지나면서 부모의 통제 밖으로 나가고자 하는 아이는 어찌할방법이 없다. 어른이 놓아주는 수밖에. 그런데 그 와중에 내 친구는 알코올릭상태인 듯 하다. 왜 자신을 놓지 못하나 안타깝기는 한데그것도 그 사람이 해 내야 하는 몫이니 내가 뭐라 할 것은 아니고. 다만 안부를 물어볼뿐.

 

544 신을 숭상하지 않는다는 점에서는 펜테우스도 너와 같았던 거야. 그래서 신은 너희들을 함께 파멸시켰다. 결국 내 가문은 이로써 멸망되고 말았다. 나는 아들이 없어 너한테서 태어난 펜테우스가 내 가문의 희망을 걸머진 소중한 손자였는데, 이렇게 참혹하게 죽은 몰골을 내 눈으로 보아야 하다니.

 

545 신령을 업신여기는 자들은 펜테우스의 최후를 잘 보고 신을 숭상할 것을 배워야 한다

 

547 신의 뜻은 신비로움으로 나타나고, 신께서는 수많은 뜻밖의 일 하시네

인간이 바라는 것은 이루어지지 않고, 뜻밖의 일을 신은 이룩하시네.

이렇게 하여 지나가노라, 오늘 일도.

 

히폴리토스

 

아프로디테 : 사랑의 여신, 키르리스라고도 부름

히폴리토스 : 테세우스의 아들

시종들

코러스 : 트로이젠의 여성들로 구성

유모

파이드라 : 테세우스의 부인이자 히폴리토스의 계모

테세우스 : 아테네와 트로이젠의 왕

전령

아르테미스

 

551 사실 누구나 자기에게 복종하기를 바라는 것은 인간 세계에서나 신의 세계에서나 마찬가지이다.

 

551 ! 받아 주십시오, 나의 사랑, 당신의 금빛 머리카락을 위해 엮은 이 꽃다발을, 살아 있는 인간 가운데 오직 나 혼자만이 당신과 같이 지내며 당신과 이야기하고 당신의 말을 들을 수 있는 영광을 지니고 있지 않습니까? 그러면서도 당신의 모습은 감히 볼 수가 없습니다. 내 생애의 시작과 끝이 모두 그대와 함께라면, 그렇게 될 수만 있다면….

 

553 인간에게 씌워진 멍에는 어떠한 것일까요?

 

553 거만하고 다른 사람을 사랑하지 않으면 미움을 받는답니다.

 

554 신이나 인간이나 제각기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선택하게 마련이지

 

556 괴로워하는 사람을 돌보기보다는 병들어 있는 편이 낫습니다. 병자란 단지 괴로워할 뿐, 그를 간호하는 사람은 그 때문에 괴로워하고 지치는 거예요. 인간의 생활이란 괴로움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그뿐인가요? 그 불행은 떠날 때가 없어요. 산다는 것보다 즐거운 게 있다 하더라도 어두움이 그것을 휩싸고 우리 눈 앞에서 감춰 버리지요. 땅 위의 존재들이란 찬란한 것처럼 보이게 마련이에요. 우리는 우리가 누리는 삶 이외의 삶. 가령 지하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에 대해선 전혀 알 도리가 없죠. 더욱이 우리는 말이라는 존재에 묶여서 말의 노예가 되고 말죠.

 

557 인간에게 서로 마음 깊숙한 곳까지 스며들지 못하는 어중간한 정은 곧 깨 부수는 게 낫지요.

 

559 제가 아씨를 잃어버리는 것보다 더 큰 불행이 뭐겠어요?

 

560 대체 사랑이란 뭘까?/아씨, 그건 가장 즐겁고도 가장 쓰라린 것이랍니다.

 

561 우리는 선악의 판단은 올바르게 가름할 수 있지만, 그렇다고 반드시 좋은 일만 행하지는 못해. 어떤 사람은 마음이 약해서, 또 어떤 사람은 덕성보다 쾌락이 좋아서, 사람이 사는 곳엔 쾌락이 많은 법이고, 긴 아야기라든가 빈둥거리는 일이라든가, 귀에 솔깃한 악행이나 수치심도 있는 법이지. 수치심에는 두 지가 있어. 하나는 조금도 비난의 대상이 되지 않지만 다른 하나는 가정마다 재앙의 대상이 된답니다. 만약 이 둘을 잘 구별할 수 있었다면 똑 같은 이름은 생기지 않았을 텐데

 

562 내 행위가 아름다운 것이라면 사람들에게 드러낼 수도 있으련만, 그것이 수치스런 것이라면 많은 증인은 가질 것이 못 되고, 내가 달게 받으려면 고통이 불명예스럽고 어떤 여성이라도 그것에 지면 모든 사람의 증오의 표적이 된다는 것도 알고 있었어. 간통이라는 이름으로 처음 그 오명을 뒤집어쓴 여성은 가련하게도 사라져 버렸어, 여성에게 그런 불행한 표본을 처음으로 준 남성은 훌륭한 가문 출신이었지.

 

563 목숨과 마찬가지로 거룩한 오직 하나의 선은 올바름과 미덕을 간직하고 있는 마음이라고들 하지요.

 

어느 여신의 분노가 당신 위에 덮여 있는 것입니다. 당신은 사랑을 하고 있습니다. 그것이 무슨 이상한 일이란 말입니까? 그런데 당신은 그 사랑 때문에 목숨을 끊으려고 합니다. 사랑하고 있거나 사랑을 했다고 해서 사람들이 목숨을 잃어야만 한다면, 이 얼마나 불행한 일 이겠습니끼? 키프리스가 무서운 힘으로 습격해 올 때, 어느 누구도 그것을 막을 수는 없습니다. 키프리스는 자기를 따르는 자는 부드럽게 감싸줍니다. 그러나 키프리스를 경멸하고 욕하는 자는 가차없이 꺾어 굴복시킵니다.

 

564 나쁜 것을 감춘다는 것은 결코 나쁜 일만은 아닙니다. 집의 기중과 대들보, 문설주가 모두 직선만은 아니지 않습니까? 그러나 우리 인간은 너무 엄격하게만 살려고 하면 안 된답니다.

 

564 슬픈 생각은 버리세요. 사랑을 비난하지 마세요. 신은 사랑하려는 용기를 가진 사람을 북돋아 줄 것입니다. 이 사랑이 아씨에게 타격이 되지 않고, 이 불행을 행복한 결과가 되도록 하세요.

사랑이 늘 행복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행복할려고 사랑을 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하는 것이 사랑이다. 사랑의 다양한 모습 중에 행복한 사랑이 그리 많지 않은 듯하다.

 

568 , 제우스여, 그대는 어찌하여 태양 아래 여자라는, 위선을 일삼는 종족을 태어나게 했는가? 그 이유가 종족의 번식에 있다면 여자보다는 다른 어떤 것이 있었을 텐데

 

569 가장 최선의 일은 쓸모없는 그저 그런 단순한 여자를 갖는 것이다. 영리한 여잔 죽도록 싫단 말이야. 지금 우리집에는 필요 이상으로 현명한 여자는 발도 들여놓지 못하게 하고 있지. 그런 여자들은 키르리스가 썩어 빠지게 만든 영리한 무리야. 바보처럼 생긴 여자는 지혜까 모자라기 때문에 불행에서 벗어날 수 있지. 아내라는 것은 말수가 적고 자기 추억을 지껄이지 않을 정도로 버릇을 길러 놓아야 해. 많은 계집애가 차츰 건방져 가고 있어.

히폴리토스의 대사인데 당시 남자들의 말이겠지. 이들이 21세기에 살았다면 많이 불행하겠다. 사실 주변의 많은 남자들이 기원전남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도 하다. 이상형이 말 잘 듣는 여자이러는 남자와 공존하는 시대이니까.

 

570 세상 사람들은 동기, 과정보다도 결과에 급급해 이리의 선악을 판단하는 법입니다.

 

574 나는 그리운 아내를 잃었도다. 나는 당신을 잃어버렸도다. 당신이 잃어버린 것은 당신 자신이 아니라 오히려 나다

 

576 어떤 확실한 징표가 사람에게 다른 사람의 마음을 읽게 하여 참다운 친구와 거짓 친구를 구별짓게 하지 않으면 안 되겠어. 인간이란 진지한 목소리와 그렇지 않은 다른 목소리, 두 개의 목소리를 가져야 한다. 그리고 진지한 목소리가 거짓 목소리를 정복하지 않으면 안 되지, 우리가 속아 넘어가서는 안 돼.

 

578 이 땅 위에 사는 이상 둘째 자리에 만족하고 있으며, 언제나 좋은 벗들과 함께 행복하게 살기만을 원하고 있습니다. 그래야만 사람 대열에 낄 수 있지 않습니까?

 

579 저는 결코 아버지의 아내에게 손을 댄 적이 없습니다. 단지 마음 속에서라도 말입니다.

 

580 ! 궁궐의 벽이여! 왜 입을 다물고 있느냐?

 가족간에 일어나는 사랑이야기. 계모라고 하지만 아들의 면모를 아비가 모르지 않을 텐데. 왜 이런 상황이 벌어졌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어미가 아니니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것과 어쩌면 남자 대 남자로 젊은 남자에 대한 열등감이 아니었을까? 혼자 생각해본다

 

586 키프리스는 분노를 참지 못하고 있었으니까, 이런 일이 생기기를 바라고 있었던 게지. 그것이 신들의 율법이니, 아무도 다른 신의 소원에 반대할 수는 없어. 그래서 언제나 우리들은 서로 양보하지.

 

587 그 여신은 네가 경멸하자 마음의 상처를 받았던 게다. 그리고 키프러스는 너의 결벽을 싫어했지.

 

587 그만큼 분노가 아버지의 눈을 멀게 한 것입니다.

 

588 히폴리토스여, 아버지를 미워하지 마라, 너는 운명 때문에 죽은 것이다.

설명이 힘들거나 이해가지 않는 부분에서 왠만하면 운명을 들이댄다. 참…할말을 잃는 부분이다

 

3.     내가 저자라면

 

l  목차와 전체적 뼈대에 대하여

 

비극만을 모아둔 것이라 당연하겠지만…인간의 비극중에 제일 가는 비극이 사랑의 실패와 충족되지 않는 욕망인가. 어쩔수 없는 상황에서 벌어지는 정작 본인은 당했다고 밖에 말할 수 없는 오이디프스 같은 경우도 있지만, 다른 이야기들은 자신의 욕망과 욕정을 채우기 위한 살인, 보복등 인간의 원초적인 본능을 다루고 있다. 특별히 달라 보이지도 않는다. 사람이 살아가는 기본은 하나도 변하지 않았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다.

정나라한 표현으로 몸서리가 쳐지는 부분도 많았고, 어쩌면 인간의 탈을 쓰고 저럴 수 있나 라는 생각을 하게 하면서 나의 밑바닥도 들여다 본다. 다르지 않다. 비슷한 경험이 있다. 주체할 수 없는 욕망에 사로잡혀 내가 무슨 짓을 저지를지 모르겠다는 두려움이 함께하던 시기. 가만히 자신을 바라봐야 했던 시기. 누구에게나 일어날수 있는 일을 고전을 통하여 읽으며 아…나만 그런 것이 아니구나. 지금 이 시대가 특별히 더 좋지 않은 상태가 아니구나. 다 비슷비슷했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인간의 원초적인 아픔을 이야기한 걸로 이해된다. 포장지가 바뀌었지만 당시의 비극이 현재의 비극과 맥을 같이 한다. 부부사이에 벌어지는 강력범죄, 부모와 자식간에 벌어지는 다양한 전쟁들….현대에는 밥벌이를 위한 별거의 형태로 나타나는  전쟁 영웅들의 전쟁과 귀환. 가장의 부재, 남편의 부재 속에 나타나는 치정사건들. 미래를 알 수 없는 필멸의 인간이 할 수 있는 한계들. 신탁에 따라 자식을 제물로 받치는 일. 그것이 당연시 받아들여지는 사회. 현대는 무엇을 제물로 받치는가. 청춘? ? ? 같은 주제를 가지고 다양한 언어로 표현하던 당시의 작가들줄거리를 알고 보는 극이라 더 재미가 있었을지 모르겠다. 그 미묘한 차이를 이번에는 어떻게 표현했을까를 살피는 재미. 더 다양한 주제와 소재들이 있었을텐데전하는 극이 많지 않음이 아쉽다. 한낮의 피로를 풀어주는 청량제 역할을 톡톡히 했을 법하다. 그리스극장을 보고 오니 그 느낌이 더 와 닿는다.

 

l  차례

 

아이스킬로스

 

결박당한 프로메테우스/아가멤논/제주를 바치는 여인들/자비로운 여신들

 

소포클레스

 

오이디푸스 왕/ 콜로노스의 오이디프스/ 안티고네/ 엘렉트라

 

에우리피데스

 

메디아/ 트로이의 여인들/ 바쿠스의 여신도들/ 히폴리토스

 

아이스킬로스의 <오레스테이아>-폴 클로델

안티고네 대립과 소포클레스의 인간예찬-C.P 시갈

에우리피데스의 <바쿠스의 여신도들>-K. 케레니

그리스 비극 극장 상연 관객

그리스.로마 연극사 연표

 

l  감동적 장절

 

29~31

인간이 겪고 있는 고통이 어떤 것이었는가.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는 인간을 보고 그들에게 생각하는 능력을 주었지. 나를 통해서 그들은 이해력을 얻은 거요. 그들을 원망하지는 않고.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을 그들에게 내가 선심을 베풀고 훌륭한 선물을 주었다는 그 사실뿐이오. 그들은 앞을 보지도 못하고 소리를 들을 줄도 몰랐지. 마치 꿈 속에서처럼 되는 대로 살고 있더군. 벽돌이나 잘 자란 나무를 가지고 태양을 가릴 만한 집 한 채도 지을 줄 몰랐어. 가냘픈 개미 떼들이 햇빛도 안 드는 저 땅 속 깊이 묻혀 살 듯이 인간들은 동굴 속에서 살고 있었어. 겨울이 다가오고, 꽃이 피는 봄이나 과실이 무르익은 더운 여름이 다가오는 것조차도 모르고 살아왔지.

사계절을 가늠하는 별들이 떴다 졌다 하는 것을 찾아내는 것도 나한테 배웠고, 무엇 보다도 으뜸가는 기술인 셈하기와 문자의 사용법 같은 것도 가르쳐 주었어. 모든 예술의 어머니인 상상력도 주었지.짐승을 붙잡아 멍에를 걸고 인간 대신 땅을 갈게 해 힘든 일을 시키도록 한 것도 바로 나였어. 고삐 달린 말을 마차에 매달아 부자들의 사치심을 충족시킨 것도 나야. 뱃사람들이 타고 있는 저 말개 돋친 배를 발명해 낸 것도 바로 나였지. 인간들에게 이러한 모든 것을 가르쳐 가며 도와 주었으나, 이제 와서는 나 자신을 구출할 만한 지혜조차도 없는 내가 말이야. 자신의 병을 고치지 못하는 의사처럼 수치를 당하고 계시는 군요. 남의 질병을 모두 고쳐 주신 그대가 이제 와서 정신은 흩어지고 마음은 희미해져 자기 병에 맞는 약을 찾아내지도 못하게 되었군요. /끝까지 들어 보시오. 그러면 더욱더 놀라겠지. 내가 인간에게 준 선물 가운데 가장 훌륭한 것은 바로 병을 낫게 하는 기술이었어. 누구나 병에 걸리기만 하면 먹을 것도 마실 것도 없었고, 먹는 약도 바르는 약도 없었지. 질병을 물리쳐 주는 약초를 고루 섞어 쓰는 방법을 가르쳐 줄 때까지 그들은 병만 나면 그대로 죽고 말았어. 또 온갖 점치는 방법도 가르쳐 주었어. 꿈에서 본 것 가운데 어떤 일이 실제로 일어날 것 인가. 그것을 가려내는 방법을 가르쳐 주었고, 해석하기 어려운 불길한 소리를 분간할 수 있도록 해 주었지. 한길에서 생기는 일을 보고 길흉을 가려내는 방법, 날아가는 새를 보고 길조와 흉조를 알아내는 법도 가르쳐 주었지. 또 인간이 살아가면서 서로 사랑하고 미워하고 다정한 모임을 갖는 법과 미래를 알고자 신에게 바치는 제물의 내장이 어떤 색과 어떤 모양이어야 신의 마음에 든다는 것도 가르쳤어. 신에게 영광을 돌리는 제사장에서 고깃덩이를 기름에 싸돌리고 긴 넓적다리 뼈 따위를 제단 화롯불에 태우는 방법도 내가 가르쳐 주었지. 그뿐 아니라 인간을 이끌어 어려운 과학의 세계를 소개한 것도 바로 나였어. 불길이 갖고 있는 길흉의 징조 같은 것도 내가 가르쳐 주기 전까지는 인간에겐 무의미한 것이었어. 발명에 관한 얘기는 그만하기로 하고, 땅 속 저 깊은 곳에는 인간에게 유익한 물건들이 숨겨져 있지. , , , 등이. 이러한 것들을 내가 일러 주기 전에 파낸 일이 있다고 말할 자가 어디 있는가? 아무도 없지. 허풍을 떠는 자를 제외하고는 말이야. 모든 기술, 모든 물질이 바로 내 손에서 인간에게 넘어간 거야.

 

프로메테우스/앞서 가는 자/선견지명의 신/인간을 위해 불을 훔친 신

인간에 대한 무한애정이 묻어나는 글이다. 인간이 살아가는 필요한 모든 것을 알려준 신이다. 너무 많이 알려주지 않았나 싶다. 말은 앞서 가는 자라고 하는데 처음부터 사람이나 신들에게 나누어줄 능력에 대한 적절한 고려가 있었다면 남아있는 인간에게 불을 주지 않았을지도 모르지. 그랬다면 인간은 먹이사슬의 맨 윗자리가 맨 바닥에 있을지 모르겠다. 먹이사슬의 맨 바닥…그곳은 어떤 사유의 체계를 가지고 있을까?

 

556 괴로워하는 사람을 돌보기보다는 병들어 있는 편이 낫습니다. 병자란 단지 괴로워할 뿐, 그를 간호하는 사람은 그 때문에 괴로워하고 지치는 거예요. 인간의 생활이란 괴로움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그뿐인가요? 그 불행은 떠날 때가 없어요. 산다는 것보다 즐거운 게 있다 하더라도 어두움이 그것을 휩싸고 우리 눈 앞에서 감춰 버리지요. 땅 위의 존재들이란 찬란한 것처럼 보이게 마련이에요. 우리는 우리가 누리는 삶 이외의 삶. 가령 지하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에 대해선 전혀 알 도리가 없죠. 더욱이 우리는 말이라는 존재에 묶여서 말의 노예가 되고 말죠.

 

    누군가를 보살피거나 도움을 주는 일.  물질적으로나 물리적으로 도움을 주는 것이 쉽다. 당연하다. 괴로움이나

    슬픔을   나누어 가지기는 어려운 일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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