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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9월 11일 11시 04분 등록

바람이 분다, 발을 뗄 수 있다

 

 나를 자유로부터 묶어 놓는 세가지에 대해 생각할 때 떠올랐던 단어들은 많았다. 밥, 타인의 시선, 외모, 친구, 신념 부족, 얇은 귀, 잘 보이고 싶은 마음 등 이었다. 그런데 쓰다보니 나를 자유로부터 묶는 것은 다 ‘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것저것 핑게를 대 봤자 결국은 ‘나’. 스스로 나의 발을 묶고 있었던 것이다. 이제 그 밧줄을 스스로 풀고 발을 땅에서 떼야겠다. 이때 필요한 것은 ‘신념 그리고 용기’라고 생각한다.

 

바람이 분다. 바람이 내 뒤에서 분다. 그 바람을 타면 나는 더 잘 발을 떼 낼 수 있을 것 같다.

 

<나를 자유로부터 묶어 두는 것 세가지>

 

사람

부모님은 나를 30년간 키워주셨다. 물론 부모 자식 사이는 대가가 지불되야 하는 관계는 아니다. 하지만 이제까지 키워주신 부모에 대한 도리상 내 마음대로 결정 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 콕 찝어 부모라고 이야기했지만 더 크게 범위를 넓히자면, ‘어른’이다. 일명 스스로를 ‘어른’이라고 일컫는 인생의 선배들의 조언은 나를 자유로부터 묶어 둔다. 물론 다른 조언을 하는 어른들도 있지만 대부분의 어른들이 살아본 경험에 의존하여 하는 조언은 나의 발목은 잡는다. 구체적으로 ‘결혼’에 있어서 부모의 조언은 나의 생각과 일치하지 않는다. 생각과 일치하지 않는다기 보다는 나를 마음 가는대로 하지 못하게 방해한다. 나도 염려하는 부분이 있긴 하지만 ‘나다운 결혼, 나다운 삶’을 살기 위한 선택에서 부모님은 나의 발목을 잡는다. 물론, 그 밧줄이 무익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때론 그 줄을 풀고 마음껏 뛰어가고 싶을 때가 있다. 그런데, 나조차 그 밧줄을 쉽게 풀지 못한다는 것이 아이러니다.

 

나(를 신뢰할 수 없음)

그 아이러니로 부터 나를 묶는 두번째 것이 나온다. 바로 신념이다. 신념의 부재라기보다 신념이 약하다. 내가 선택한 것이 어떤 결과를 가져와도, 또 후회하더라고, 그것이 내 선택이었으므로 받아들이고 살만한 신념이 부족하다. 곧 나의 인생을 책임전가하고 싶은 마음이 있나보다. 아주 작은 부분에서부터 나는 선택을 남에게 미룬다. 예를 들어, 시칠리아에 가서 입을 수영복을 사는데, 어머니의 안목을 빌렸다. 내가 남들에게 보여지는 것을 선택할 때는 꼭 어머니의 조언 또는 타인들의 반응을 아주 중요하게 생각하고 고른다. 이태리에서 지갑을 구입할 때도 점원에게 물어봤다. 뭐가 내게 더 잘 어울리겠느냐고, 그랬더니 점원이 니 마음대로 하라고 했다. 가끔 남자친구에게도 여러가지를 물어보는데, 남자친구는 늘 내가 하고 싶은대로 하라고 한다. 그럼 오히려 나는 그에게 그가 조언을 해줘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나는 선택 앞에서 아주 작아진다. 나를, 나의 선택을 믿을 수 없다. 모든 부분에서 그런 것은 아니다. 하지만 많은 부분 영향을 받는다. 싸부님의 제자가 되려고 할 때도 스스로에 대한 신념 부족으로 할까 말까를 엄청 고민했었다. 그때 싸부님을 존경하고, 좋아하는 선배가 ‘한 번 해봐.’ 라고 살짝 흘리듯이 말했던 것을 기억해내어, 그 사람의 조언에 힘을 실어 도전했었고, 도전하다보니 내가 하고 싶어져서 더 매달리게 된 것 같다. 무엇을 시작할 때나, 살 때나, 결정해야 할 때 스스로에 대한 신뢰가 부족한 것은 나의 자유를 방해한다. 그 부분을 많이 고치기 위해 올해의 키워드를 ‘용기’로 잡았다. 부상을 최소화 시키려고 훈련을 적게 하는 선수가 되지 말고, 부상투혼을 이겨내는 선수가 되기로 마음 먹기는 했다. 기회가 왔을 때 잡고, 내가 경험한 것을 통해 배워 나가는 삶을 사는 것이 자유롭게 살 수 있는 한 방법인 것 같다.

 

밥(돈)

아주 현실적인 문제다. 나는 600만원이 넘는 수강료를 내고 아시아코치센터에서 코치자격증을 딸 수 있는 공부를 하고 싶었다. 그때 나의 발목을 잡는 것은 밥벌이었다. 그 과정은 밥벌이를 해야하는 시간에 들을 수 있는 과정이었고, 또 600만원이 넘는 돈이 필요했다. 대학을 다닐 때 처럼 부모님이 등록금을 내주시고, 나는 용돈벌이만 했던 때와는 다른 나이, 다른 역할들이 나를 가로막았다. 돈이 없어서 할 수 없고, 돈을 벌어야 하기 때문에 시간을 낼 수 없던 것이 나의 자유를 묶었던 것이다.

 

<오프수업을 마치고 생각한 자유>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밥벌이를 할 수 있으면 자유를 누릴 수 있는 것일까?

인간의 삶에서 행복이 지속되지 않고, 순간 순간이듯, 자유도 순간 순간 주어지는 것 같다. 주어질 때 마음껏 누릴려면 내게 있어 자유가 무엇인지 알고 있는게 도움이 될 것 같다.

아, 무엇보다 밥에 관한 문제는 해결될거다. 첫 책에 내가 들이는 노력에 비례해서, 그렇게 될거다. 그렇게 믿는다.

 

 

 

북극성을 따라가는 여자

 

2011년, 책 한 권을 읽고 그때까지 무기력했던 삶과 이별했다. 자신이 누구인지, 자신답게 사는 것이 어떤 삶인지 생각하지 않고 살았던 28년을 떠나면서 그녀는 새로운 세상을 만났다. 자신이 누구인지에 대해 스스로 생각해야 함을, 무엇을 하고 싶고, 되고 싶고, 갖고 싶은지에 대해 생각하면서 비전을 찾아나갈 수 있음을 알았다. 무엇보다 그 과정이 즐겁고 행복했다. 자신을 찾아 가는 길은 쉽지 않지만 가슴뛰는 일임을 경험했다.

‘나답게’ 살기 위해 그녀가 제일 처음 한 일은 큰 책장을 사는 일이었다. 그리고 그녀가 읽은 책들로 책장을 메워나갔다. 책장이 채워져 나갈 때마다 그녀는 새로운 세상에 눈을 뜨게 되고, 자신이 얼마나 좁은 세상에 갇혀 살고 있었는지를 깨달았다. 좋아하는 저자들의 초청 강연회, 세미나, 무료강의 등을 쫓아 다니며 직접 저자들과 만나 소통하고, 책 읽기에 즐거움을 더했다.

인류의 스승들을 만나기 전에 그녀는 종종 제자들에게 꿈이 뭐냐고 질문했었다. 하지만 요즘은 자기자신에 대해 많이 생각해보라고 조언한다. 무엇을 가장 잘하는지, 행복하다고 느낄 때는 언제인지 반대로 무엇을 잘 못하고, 하기 싫은지 등에 대해 스스로 생각할 시간을 마련해주려고 한다. 청소년기는 자아탐색의 시간을 충분히 가져야한다고 생각하고, 학생들에게 삶이 곧 자신을 알아가는 과정임을 일깨워주고 있다. 1등을 칭찬하지 않고, 이전보다 성장하는 학생들에게 칭찬과 격려를 아끼지 않는다. 그녀는 현재 한 중학교에서 수학강사로 일하고 있다.

학생들의 성장을 도우면서 동시에 자신의 성장도 끊임없이 하고 싶은 그녀는 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8기 연구원이 된다. 문학, 역사, 철학의 인문서 사이의 균형을 맞추며 깊이 있게 독서하고, 매주 한 편의 글을 쓰면서 자신의 생각을 정리한다. 좋은 글은 좋은 생각을 이끌어 내지만 좋은 행동으로 연결되기가 쉽지 않음을 깨닫고, 독서가 독서로 그치지 않고 삶을 변화시킬 수 있도록 실행한다. 인류의 스승들이 가르쳐 준 지침들을 삶에 적용해보고, 변화하고 성장하는 자신을 보는 것이 가장 큰 성공이라고 생각한다.

그녀에게 북극성은 ‘세상 모든 빛의 모양들을 빛나게 하는 코치’이다. 그녀와 가장 가까이 있는 다양한 청소년들의 모양들이 자신의 빛을 찾아 따라갈 수 있도록 돕고 싶은 것이 현재 그녀의 북극성이다. 많은 사람들이 삶 전체를 통해 자신이 누구인지 알아가며, 자신만의 북극성을 따라가는 삶을 살길 바란다. 그리고 각자가 자신의 빛을 내며 세상도 더불어 빛나기를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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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9.12 06:19:41 *.194.37.13

카메라를 움직일때, 그 움직임을 가장 먼저 알아차리는게 세린같아.

그 다음, 카메라 앵글 속에 자신의 모습을 자연스럽게 넣어주니깐

찍는 사람이 편안하게 느낄 수 밖에 없는것 같다.

 

이처럼, 세린는 누구든 사람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것 같아.

비록 중요한 결정을 할 때 단점이라고 했지만, 내 생각엔

자신의 모습을 너무도 잘 알기에 사람들에게 가까이 다가가는 것 같아.

사랑하는 부모님에게도, 가르치는 아이들에게 말이야.

 

아마도 너의 첫 책은 사람들에게 북극성이 되어줄거야,

밤하늘에 제자리에 있는 북극성이 아니라, 가까이 다가가서

사람들의 마음을 환히 비쳐주는 그런 북극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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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9.12 09:42:49 *.196.23.76

ㅠㅠ (감동의 눈물)

오빠의 댓글이 제게 엄청 큰 힘이 되어요.

'오빠 댓글 -> 드래그 -> 복사 ->저장'

해둬야겠어요.

 

글 쓸때 힘들면 읽어보고 다시 힘 얻기 위해서..

고마워요 :)

똥쟁이 아빠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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