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오늘의

마음을

마음을

  • 김도윤
  • 조회 수 3567
  • 댓글 수 0
  • 추천 수 0
2008년 1월 31일 05시 46분 등록


"어둠의 순간에 눈이 보기 시작한다." - 시어도어 레트커



일요일 오후였습니다. 어머니와 조금 가슴 아픈 내용의 통화를 나눈 뒤, 책상 앞에 앉아 동화책을 읽으며 마음을 다독입니다. 창가에 따뜻한 햇살이 비쳐 듭니다. 잠시 창문을 활짝 열었습니다.

해가 기울고 있습니다. 열린 문 틈으로 찬 바람이 스밉니다. 언젠가 슬프게 우리 곁을 떠나간 락 가수가 가는 듯 거친 목소리로 노래를 부르는 오후, 또 하나의 하루가 스쳐 지나갑니다.

저는 지금 이 순간, 이 공간에 살아 있습니다. 맡은 편 옥상 위에서 새 한 마리가 잠시 몸단장을 하다 푸드득 날아오르고, 저 멀리 도시의 지붕 위에는 오늘만의 황홀한 석양이 내리고 있습니다.

하늘이 점점 주홍빛으로 물들어가는 쓸쓸한 듯, 평화로운 오후, 세상은 천천히, 아주 천천히 눈을 감습니다. 저도 살며시 눈을 감아봅니다. 몸 안에서 서서히 따뜻한 어둠이 퍼져 나갑니다.

그렇게 새로운 밤이 까만 눈을 뜹니다.





(2008년 1월 31일, 다섯 번째 편지)


IP *.189.235.111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

VR Left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336 화요편지 - 오늘도 덕질로 대동단결! 종종 2022.06.07 651
4335 화요편지 - 생존을 넘어 진화하는, 냉면의 힘 종종 2022.07.12 708
4334 [내 삶의 단어장] 오늘도 내일도 제삿날 [2] 에움길~ 2023.06.12 712
4333 역할 실험 [1] 어니언 2022.08.04 717
4332 목요편지 사람의 마음을 얻는 법 운제 2018.12.06 736
4331 목요편지 - 거짓말 [2] 운제 2019.03.15 738
4330 [수요편지] 똑똑함과 현명함 [1] 불씨 2023.11.15 739
4329 작아도 좋은 것이 있다면 [2] 어니언 2023.11.30 742
4328 뭐든지는 아니어도 하고 싶은 것 정도는 할 수 있다는 마음 [2] 어니언 2023.11.23 744
4327 모자라는 즐거움 [2] -창- 2017.08.26 745
4326 이상과 현실 [1] 어니언 2022.05.19 745
4325 65세, 경제적 문제없이 잘 살고자 한다면?(9편-노년의 일과 꿈) [4] 차칸양 2018.12.04 748
4324 가족처방전 – 가족은 어떻게 ‘배움의 공동체’가 되었나 [2] 제산 2018.09.10 750
4323 목요편지 : 가을바람이 분다 운제 2018.09.06 751
4322 목요편지 - 어린시절 두 장면 운제 2018.10.11 751
4321 목요편지 - 세상에서 가장 좋은 구두 운제 2019.01.18 751
4320 [금욜편지 48- 신화속 휴먼유형- 하데스형 1- 자기고백] [2] 수희향 2018.08.03 753
4319 목요편지 - 누군가에게 꽃이 되고 싶다 [3] 운제 2019.01.03 753
4318 [늦은 월요 편지][내 삶의 단어장] 2호선, 그 가득하고도 텅빈 에움길~ 2023.09.19 753
4317 [수요편지] 커뮤니케이션이 잘 되는 조직문화 불씨 2023.10.11 7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