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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월 7일 10시 50분 등록

마음속에 설치된 당신의 CCTV는?

당신의  스피치 프레임은 는 어떤 프레임으로  저장되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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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기억 속에는 발표와 관련된 부분들이 여러 가지 모양으로 혼재 되어 있다.

핑크대왕 퍼시의 핑크 색도 있고, 하늘 색, 그리고 쪽팔림의 색도 있는 것 같다.

 

 

하나. 나의 첫 스피치 기억-나의 최초 기억은 유치원때다. 난 6살 때 서부유치원을 다녔다.

난 장미반을 하고 싶었는데, 2층 진달래반이다. 진달래반 선생님은 키가 크고 이뻤다. 그래서 좀 위안이 되었다.

난 그 때도 키가 커  유치원에서도 큰 아이 대접을 받곤 했다. 매주 월요일이면 우린 돌아가며 주말과 일요일에

무엇을 하며 보냈는지 이야기 하는 시간이 있었다. 난 토요일엔 별다른 일이 없이 집에 있었고, 주일 아침엔 평일처럼 일어나

성당을 가야하기에 난 그 시간에 별로 할 이야기가 없었다. 그래서 난 월요일 아침에 돌아가며 이야기 하는 일이 곤혹스러웠다.

아침 햇살이 환하게 비치는 2층 서부유치원 진달래반, 6살 꼬마가 내 순서를 기다리며조마조마

 ‘무슨 이야기를 하지? 엄마 아빠랑 어디 다녀왔다고 지어낼까? ’ 물론 상상력을 발휘한 적도 있었다. 아무튼  내 안의 CCTV 는 월욜 아침에는 엄청 바쁘게 작동을 했던 기억이 있다. 난 덕분에 다른 아이들이 무슨 말을 했는지 기억이 나질 않는다.

 

 

 

둘. 초등학교 때 발표시간들- 난 다행히 공부를 못하지는 않았다.

그건 참 다행이었다. 아니 정확히 말한면 난 공부를 썩 잘하는 편이었다.

특히 저학년 때... 그런데 난 공부를 잘 못하는 아이들을 싫어했다. 내 프레임은 그 때 형성 되었다.

친구들을 판단하고 나눌 때도 난 공부를 잘 하는 아이와  못하는 아이로 나눴다. 지금 생각해 보면 참 못된 프레임인데

내겐 중요한 프레임으로 작동했다. 그 프레임은 큰딸로 인해서 이미 오래 전에 깨어졌다.

아무튼 난  학교 들어가기 전 엄마가 유치원에 남겨 피아노도 치게 하고 계몽사 50권을 읽고 가게 한 것이

위력을 발휘해서였을까? 난 수업시간에 늘 손을 잘 들었고, 특히 국어 시간에 책 읽기를 즐겨 했던 기억이 있다.

가끔 아이들이 책을 더듬 거리며 읽는 것을 난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리고 답답했다.  난 2학년 때부터 임원을 도맡아 했는데,

1학기에 반장을 하면 2학기에 회장을 하고 그냥 아무것도 맡지않고 지낸 해는 한번도 없었다. 그 때는 으레 ‘우리반을 이렇게 하겠습니다.’ 하는 정견발표를 해야 했는데, 무어라 했는지 기억이 안나지만 떨지 않고 잘 했던 기억이 있다.

그러니까 아마도 아이들이 임원으로 뽑았겠지만...

 

 

 

 

셋. 나의 첫 생방기억 - ‘그럼 목천 현장에 나가 있는 진 oo 아나운서를 연결해 볼까요? ’

때는 1987년 8월 14일 목천 독립 기념관 개관을 기념하는 전야제가 있는 날이다. 8월 땡빛에 우린 일찍 도착해서 중계방송 장비를 정비하고 모든 방송 준비를 갖췄다. 온종일 얼마나 땀이 흐르는지 그 날 빌린 '오리지날리‘ 옷은 돌려주지 못하고 내가 구입해야했다.

본사 스튜디오 안에서는 김동건 위원과 신은경 선배가 메인 MC다. 저녁 7시 정도에 시작되어 2번의 차례가 내게 배당 되어 있었다.

서울 스튜디오를 시작으로 목천 기념관 개관 전날을 스케치 하고 전국 각 지방 방송사를 연결하는 축하 방송이었다.

난 이제 방송에 막 투입된지 3-4개월 정도 된 신인인데 최초의 생방송에 투입된 것이다. 날씨도 날씨지만 긴장되서 비오듯 내리는

땀을 주체할 수가 없었다. 물을 마시고, 긴장된 마음을 달래려하지만 콩닥거리는 마음을 진정시킬 방법은 찾지 못했다.

5명의 동기 중에 처음으로 투입된 생방이었다.  아나운서실에서는 각별히 관심을 가지고 선배들이 지켜볼 생각을 하니 더 긴장이

되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1~2분간 간단히 스케치하면 되는 리포트인데도 왜 그리 떨었나 하는 생각에 웃음밖에 나오지 않지만

그 당시 그 일은 내게 엄청난 일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날 가장 큰 장애물은 아나운서실에서 혹은 다른 곳에서 나의 첫 생방송을 보고 있을 선배들과 동료들의 모습이었다. 그래서 난 그 목천 현장에 나의 스케치와 리포팅에 집중 할 수 없었다.

방송을 어떻게 끝냈는지 기억은 없지만, 끝났을 때의 후련함과 안도감은 지금도 느껴진다.

 

 

 

 

우리는 다른 사람들이 나를 주시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정작 우리를 보고 있는 것은 남이 아닌 바로 자기 자신이다.

나의 스피치에 대한 실패한 기억은 여지없이 현재 장애물로 등장한다. 마음속에 CCTV를 설치해놓고 자신을 감시하고 있으면서도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주목하고 있다고 착각한다. 세상의 중심에서 자신을 조용히 내려놓는다면

사소한 것에 목숨을 거는 어리석은 일은 지금보다 훨씬 줄어들 것이다.

 

 

심리학자들은 ‘자기’를 가리켜 ‘독재정권’이라고 부른다. ‘자기’라는 것은 우리가 세상을 보는 방식을 일방적으로

결정해버리기 때문이다. 이런 자기 중심성에서 벗어나는 순간 삶의 여러 면에서 놀라운 변화가 일어난다.

 

 

내가 스피치에 대한 경험이 여러가지 모양의 스피치 프레임으로 자리 잡고 있듯이 아마 여러분도 스피치에 대한 자신의 프레임이

존재 할 것이다. 그 스피치 프레임을 벗어 버리거나 극복할 때 나의 스피치에 집중할 수 있다. 난 다행히 열심히 작동하는 나를 향한 비난의 CCTV를 끄는데 성공했다. 실패의 프레임을 성공의 프레임으로 바꾼 순간 프레임에서 이야기하는 “삶의 여러 면에서 놀라운 변화가 일어난다.”를 경험한 것이다. 가끔씩 아직도 긴장된 자리에 서면 나의 의식이 밖을 향하는 것을 느낀다. 그 때는 외부로 나가는 나의 의식을 차단 시키고 내가 발표할 것에만 집중하면 된다. 물론 그렇게 하기까지 나에겐 감정코칭이 많이 유효했던 것 같다.

 

 

 

 

 

이번주말 오프 수업에는 중요한 발표 자리가 우리를 기다린다. 다들 긴장되는 자리겠지만 한번 스피치에 대한

새로운 프레임을 만드는 자리라고 생각하면 어떨까 싶다.  며칠 전 어바웃 미를 진행한 길수는 아마 덜 떨릴 것이다.

이미 같은 장소에서 현장 경험이 있기 때문에... 오늘부터 D-day에 아주 성공적으로 발표하는 프레임을 만드시길..

매일 밤 혹은 잠자리 일어나기 전에 영상을 한번 돌리는  것이다. 시작부터 마지막 인사하는 모습까지 훌륭하게 발표를 하는

나의 모습을 이미지 메이킹 하는 것이다.  다들  스피치와 관련된 좋은 프레임을  갖는 그 날 까지 화이팅 합시다.

 

 

 

IP *.9.168.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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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1.16 18:11:12 *.154.223.199

자기를 주시하고 있는 게 자기 자신이라고요?

저는 앞에 나가는 자리는 일단 부담스럽습니다.

이 글을 오프수업 전에 읽었어도 저는 떨었을 것 같습니다.

오프수업 준비하느라 회사로 불러서 녹화해가며 연습할 기회 주셨지요.  감사합니다.^^

 

주말이야기, 정견발표, 생방송의 기억, 프레임까지 ...어느 것 하나 빠짐없이 쏙 들어옵니다.

역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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