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지깽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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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다란 강이 굽이치는 흐름으로 릴리오페를 감아안자 그녀는 처녀를 잃고 달이 차올라 아이를 낳았다. 아이가 어찌나 예쁘던지 보는 사람들이 다 넋을 잃고 쳐다보았다. 그 아이의 이름은 그리하여 '망연자실', 즉 나르키코스라고 불리게 되었다. 열 다섯이 되던 해 숲속의 요정 하나가 그를 못견디게 사랑하였다. 그러나 나르키코스는 그녀의 사랑을 거절하였다. 부끄러움과 이루어지지 않는 사랑으로 그녀는 야위어갔다. 나날이 말라 결국 한 줌의 재로 변해 바람에 날아가 버렸다. 그 후 그녀는 목소리로 남았는데 사람들은 그녀를 메아리라고 불렀다.
수많은 이들이 나르키코스를 사랑했으나 이루지 못했다. 그리하여 그들은 하늘을 향해 기도했다. "저희가 그를 사랑했듯이 그 역시 누군가를 사랑하게 하소서. 그러나 그 사랑을 이루지 못하게 하소서. 이로써 사랑의 아픔을 알게 하소서" 그 기도는 이루어졌다. 나르키코스는 호수 속의 자신을 사랑하게 되었다. 깊이 자신을 사랑했으나 입을 맞출 수도 안을 수도 없다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자신이 사랑하는 것이 바로 자기 자신임을 깨닫게 되었다.
"나를 태우던 것이 바로 나였구나. 나를 태우던 불길, 내가 견뎌야했던 그 불, 그 불을 피운 자가 바로 나였구나. 내게 넉넉한 것이 나를 가난하게 하는구나. 아, 나는 참으로 기이한 기도를 해야 하는구나. 신이시여, 그러나 내 기도를 들어 주소서. 내가 사랑하는 것을 내게서 떨어져 나가게 해 주소서. 아, 슬픔이 내 힘을 말리는구나"
슬픔에 겨워 그는 웃옷을 찢고 대리석 같은 하얀 가슴을 쳤다. 그의 주먹에 맞은 가슴은 장밋빛으로 물들었다. 사무치는 그리움 속에서 그 희디 흰 살갗도 빛을 잃고 젊음의 분홍혈기도 빠져나갔다. 제 눈으로 그리 반했던 아름다움도 그의 몸을 떠났다. 모든 이들이 사랑했던 그 모습이 그를 떠나갔다.
나르키코스가 떠난 자리에 그의 시체는 남지 않았습니다. 모두 사라졌지요. 다만 그 자리에 흰 꽃잎이 노란 암술을 둘러싸고 있는 꽃 한 송이가 발견되었지요. 그 꽃의 이름이 수선화입니다. 자신을 사랑한 사내의 영혼이지요.
자기경영은 자신에 대한 걷잡을 수 없는 파괴적 사랑을 떼어내는 것입니다. 다른 사람에게 그 사랑을 나누어 주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사랑이 이루어지게 하는 것입니다. 자기에 대한 사랑이 세상에 대한 사랑을 거부하는 것이라면, 세상에 대한 사랑은 내가 가지고 있는 사랑을 세상에 주는 것입니다. 집착은 곧 결핍입니다. 너무도 집착하여 오히려 나를 결핍으로 몰아가는 것들, 그것을 덜어내어 나눌 때, 세상에 대한 깊은 연민은 갈 곳을 얻게 됩니다.
언젠가 러셀의 책을 읽으며, 오래 그곳에 걸려 쉽게 넘어가지 못한 구절이 있었습니다.
그의 자서전은 이렇게 시작합니다.
"단순하지만 누를 길 없는 강렬한 세 가지 열정이 내 인생을 지배했다. 사랑에 대한 갈망, 지식에 대한 탐구욕, 인류의 고통에 대한 참기 어려운 연민이 바로 그것이다"
좋은 책을 읽는다는 것은 읽는 발걸음을 멈추게하는 놀라움을 선물합니다.
'인류의 고통에 대한 참기 어려운 연민'이 그를 그렇게 오랫동안 이 지구에 머무르게 했나 봅니다.
그의 연표에 이렇게 쓰여 있군요.
Bertrand Russel (1872 - 1970) 정말 100년을 살았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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