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만에 만난 덴마크 영화, 더 헌트  (The Hunt)

지난 번에 네덜란드 영화, '로얄 어페어'에서 남자 주연으로 열연했던 ' 매즈 미켈슨'을 다시 만날 수 있어 반가웠다.    

루카스는 이혼을 했지만 우리나라의 예전 집성촌처럼 한 마을에서 자라난 친구들과 돈독한 우정으로 때때로 즐거움이 있는 일상을

누린다. 

  아빠를 정말 좋아하는 아들과 사냥도 하며.

도로의 선 밟는 것을 끔찍이 두려워 하는  7살 소녀 클라라는 우연히 야동을 보는 오빠로 인해 성인의 성기를 보게 된다.

그리고 이 장면은 기억과 진실에 커다란 작용을 한다.

술을 즐기는 아빠와 목청 큰 엄마사이에서 늘 외로운 클라라, 정한 유치원 남자 선생님 루카스를 따르는데 루카스는 아빠의 친구이기도 하다.  꼬마숙녀가 곤경에 처할 마다 공교롭게도 눈에 띄는 남자 선생님을 왕자님, 특별한 대상으로 인지하면서

클라라에게 루카스의 존재감은 점점 커져간다.

급기야  유치원에서 아이들과 놀던 중 루카스에게 기습뽀뽀를 하고 코트 주머니에 사랑을 고백하는 쪽지를 준다.

당황한 루카스는  클라라를 불러 선생님답게 타이르지만 꼬마숙녀는 최초의 사랑이 거절 당한 느낌을 받게 되는데. 

"그럼 엄마한테 주든가 만든 사람한테 돌려줘, 술 뽀뽀는 엄마, 아빠한테만 하고.
 '제 것 아니에요. 거짓말하지 마세요."

루카스 선생님이 자신을 구해주는 왕자님이 되어주기를 바라는 클라라의 갈망으로 거짓말은 이때부터 시작되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루카스를 기다리고 있는  직장 동료 나디아.  서로의 마음을 읽고 연인이 되는 두 사람.
그 두 사람앞에는 어리지만 거대한 폭풍이 되는 연적, 클라라가 기다리고 있다.

뭔가 특별한 감정이 지나갔는데 그 마음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 수 없었던 클라라는 거절 당했다고 생각되는

루카스에 대한 관심을 엉뚱하게 표현한다.

그 거짓말이 클라라를 때때로 도와 주었던 루카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상상도 하지 못한채.

오빠의 야동을 봤을때의 충격을 클라라가 루카스로 바꿔 말하며 안전하고 평화로운 동네 유치원은 일순

 성폭력자 선생님이 근무하는 위험한 우범장소로 전락하고 만다.

당황하는  원장 선생님, 사실일까? 아닐까를 고민하던 그녀는 책임감 때문에  '성폭력'일지도 모르는 사태를 외면할 수 없는 입장. .

"클라라, 이해하기 힘들 테지만 아마 이런 걸 거야. 그날의 끔찍했던 기억을 네 무의식이 차단한 거지 하지만 실제로 일어났어

다 말해줘서 얼마나 고마운지 몰라"    이리송하게 대답하는 클라라에게 유추만으로 진단을 내린 심리전문가의 말.

뒤늦게 사태의 심각성을 느낀 클라라가 수습하는 말을 하지만 아무도 아이의 진실에 귀기울이지 않는다.  
"엄마, 루카스 아저씨한테 화났어? 아저씨는 잘못 없어.내가 바보 같은 말을 했는데 이젠 다른 애들까지 이상한 말을 하고 있어"

 아들 마쿠스의 대부, 브룬만이 유일하게 루카스를 돕는다.

불행중 다행으로 예심에서 아이들이 성추행을 당했다고 묘사하고 루카스 집의 지하실이 사실 없었다는 것을 알게되어

풀려난다.

"이들은 없는 걸 있는 것처럼 묘사하는 능력이 뛰어나.그게 아이들의 상상력이었는지,자기 부모들 걸 본 걸 떠올렸는지 모르겠지만

애들은 진실을 말한다는 인식이 지배적이고,또 대부분은 진실을 말해"

부룬의 대사 중.

 무혐의로 풀려났음에도 가족과도 같았던 강아지 패니가 누군가에 의해 죽임을 당하자, 두려워진 루카스는 그렇게도 함께 지내고 싶었던

아들을 아내에게 보내고 혼자 지낸다. 여자친구 나디아와도 소원해지고  마켓에서 하다못해 식료품 구입까지도 거부당하는 루카스는 그 상황으로부터 도망치는 대신 그 상황을 끝까지 견디어 낸다. 

대문만 나서면 정겨운 친구들이 있던 마을은 이제 풀한포기까지 루카스에게 적의를 품고 있는 듯.

  믿었던 친구들이 등을 돌리고,파노라마처럼 많은 일이 지나간다. 

홀로 굶주리다시피 있던 크리스마스, 루카스는 홀연 옷을 차려 입고 교회에 간다. 그리고 클라라의 아빠이자 베프였던 친구에게  루카스는 절규한다.

"내눈을 봐. 내 눈에서 뭐가 보이긴 하니? 

 
이 영화에서 보여지는 집단심리, 진실과 과장, 마녀사냥.

우리가 어떤 상황을 바라보고 제대로 인지했다고 생각하는  그것은 과연 진실인가, 한 번쯤 의구심을 갖게 되는 영화.

동네에서 자기일을 즐기는 유치원 선생님이 한순간에 성폭행자로 낙인찍혀 모든 것을 잃어가는 과정을 주연배우의 섬세한 연기로

다소 무겁지만 공감할 수 있는 영화였다.

눈만 뜨면 전해지는 경악할만한 사건들, 우리는 제대로 인지하며 그 사건에 대해 말하고 있는 것일까?

단지 집단에 속해 유추하고, 느낌에 기대 재단하는 것이 아닌, '진실' 을 알고 말하고 있는가 말이다.

 ‘루카스’ 역을 맡은 배우 매즈 미켈슨은 코믹, 액션, 드라마 등 다양한 장르로 익숙한 배우이다. . <007 시리즈: 카지노 로얄>에서 잔인한 악역 ‘르 치프레’ 역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 매즈 미켈슨은 이후 <킹 아더>, <삼총사 3D> 등 헐리우드 블록버스터 작품과 최근 웰메이드 작품으로 평가 받고 있는 <로얄 어페어>까지 대중성과 작품성을 고루 지닌 작품에 출연했다.
 

 칸 국제영화제 남우주연상, 유럽영화상 각본상, 벤쿠버 영화제 로저스 관객상, 영국 인디 영화제 최우수 국제 영화상 등 유수 영화제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며 칸이 선택한 두 남자의 수작임을 검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