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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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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1월 11일 08시 07분 등록


   글을 모르는 한 사내가 아리스티데스에게 다가와 깨진 도자기 위에 '아리스티데스' 라고 써 달라고 부탁했다. 이 도자기 파편은 '도편추방제' (ostracism)에 쓰이는 투표에 사용되는 것이었다.   당시 아테네는 누구든 시민들이 도자기 조각에 추방하고 싶은 정치가의 이름을 적어 투표하면,   가장 많이 이름이 나온 사람을 10년 간 도시로부터 추방했다.    아리스티데스는 자신을 추방하고 싶어하는 사내에게 아리스티데스가 그에게 무슨 잘못을 했는지를 물어 보았다.   그러자 그 사내는 대답했다.
 
"아무 잘못도 하지 않았오. 사실 난 그가 누구인지도 모르오. 하지만 다른 사람들이 모두 그가 정의로운 사람이라고 하더군요. 나는 그게 지겨웠소"   

그는 묵묵히 사내가 내민 도자기 파편에 자신의 이름을 써 주었다.
아리스테이데스.jpg

플루타르크 위인전에 등장하는 아리스티데스 (Aristides 혹은 Aristeides 530-468 BC ) 는 기원전 5세기 아테네의 정치가이자 장군이었습니다. 실제로 그는 기원전 482년에 도편 추방을 당했지요. 기원전 480년 페르시아와의 전쟁이 발발하자 그는 다시 돌아와 테미스토클레스와 함께 전쟁을 승리로 이끄는 역할을 맡게 됩니다. 그는 테미스토클레스와는 달리 청렴하고 정의로운 정치가였지요.

세상에 이름을 내 놓게 된 다음에는 늘 세상 사람들의 이목을 받게 됩니다. 그 중에 어떤 비난은 근거없는 것이기도 하고 억울한 것이기도 합니다. 꼭 잘 알려져 있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마찬가지 입니다.   조직이나 회사에서도 오해는 늘 있게 마련이고,   근거 없는 말에 서운해지기도 합니다.     아리스티데스의 일화는 사람의 묵묵함에 대하여 일깨워 줍니다.

자기경영은 가끔 세차게 부딪혀 나뭇잎을 흔드는 바람에 대하여 묵묵히 서 있는 커다란 떡갈나무를 닮는 것입니다.   바람이 나뭇잎을 흔들어 수많은 잡음을 만들어 낸다는 것을 알지만 또 바람이 나무를 꽃피게 하고, 씨앗을 나르고, 가지를 흔들어 흥겹게 춤추게 한다는 것도 알기 때문입니다.    오늘 오래전 살았던 한 사내,   묵묵히 자신의 이름을 적어주던 손길과 마음의 결이 바다를 지나고 대륙을 건너, 긴 시간을 지나 내게 전해집니다. 그 사람이 도자기 조각에 제 이름을 쓰느라 길 가에 쭈그리고 앉아 있는 모습과 넓은 등판이 든든해 보입니다. 묵묵함의 힘입니다.

IP *.128.229.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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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기원
2011.11.15 06:23:37 *.120.143.52
사부님 떡깔나무이고 싶어요. 
떡깔나무에게서 배우고 또 배우고 많이 배워야겠습니다.
이아침 좋은 글 만나서 꼭 저에게 하는 이야기같아서 행복하다해야할지? 제맘이 찔리기도하고 ㅎㅎㅎㅎ

나라면 뒤집어 져서 팔짝팔짝 뛰었을 것입니다. 
감히 내가 누군데...
내가 어떤일들을 했고 뭐감히 니주제에 그런 장난같은 말로....
......
이렇게 논리적이고 확신에찬 나아닌 나를 보게됩니다.
그 고집을 놓고 나면 행복한 본질의 나를 만나게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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