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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 승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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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2월 13일 06시 29분 등록

가장 뜨거운 순간이 지나간 뒤에 더는 참을 수 없어 쏟아지는 빗줄기처럼 시는 제게 그렇게 다가왔습니다. 시가 빗줄기처럼 쏟아져 저를 때리면 저도 그 비를 다 맞았습니다. 치열하지 않으면 시가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절절하지 않으면, 가슴을 후벼 파는 것이 아니면, 울컥 치솟는 것이 아니면 시가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내 가장 뜨거운 순간이 담겨 있지 않으면, 간절한 사랑과 아픈 소망이 아니면 시가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 도종환, <도종환 시화선집 :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詩란 가장 뜨거운 순간

그렇다면

내면에 시가 없을 때 존재는 시들합니다.

시가 없는 삶은 메마릅니다.


내면에 시를 품을 수 있다면

뜨거운 순간이 쌓여 있는 만큼

존재는 싱싱합니다.

치열함과 절절함이 함께 흐르는 삶은 풍요롭습니다.


한 해가 가고 있습니다.

하루의 궤적을 돌아봅니다.

뜨거웠던 순간들을 찾아 올해를 뒤적여봅니다.

옳거니!

몇 개의 장면이 잡힙니다.

그 순간 속에 존재의 골수가 펄떡입니다.


마음이 뜨거워집니다.

남은 열아흐레 동안

가장 뜨거운 장면 하나

가장 아름다운 장면 하나

만들어 보겠습니다.


내게 시인은 시를 쓰는 사람이 아닙니다.

시인의 마음으로 자신과 삶을 갈고 닦은 사람이 시인입니다.

시 같은 삶은 가장 뜨거운 순간을 발견하고 만들고 나누는 삶입니다.


그 길이 내 앞에 운명처럼 패여 있는 길이라면

더욱 가슴 아리고 그것이 내 발길이 데려온 것이라면

발등을 찍고 싶을 때 있지만

내 앞에 있던 모든 길들이 나를 지나

지금 내 속에서 나를 이루고 있는 것이다

오늘 아침엔 안개 무더기로 내려 길을 뭉턱 자르더니

저녁엔 헤쳐온 길 가득 나를 혼자 버려둔다

오늘 또 가지 않을 수 없던 길

오늘 또 가지 않을 수 없던 길

- 도종환, ‘가지 않을 수 없던 길’ 중에서

20111213sw.gif
* 도종환 시, 송필용 그림,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랜덤하우스코리아, 2007년

* 안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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