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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4월 19일 07시 57분 등록

"향기로운 사람이 된다는 것은 아름다운 것이다. 향기가 후각적 인지의 대상이 아니라 내면적 마음의 흐름에 실린다는 것은 참으로 아름다운 말이다. 아름다움은 감각의 경계를 벗어난다. 그래서 내면을 닦는 것이다. 진정한 변화는 내면적이다. 본질을 닦음으로써 타고난 자기에게 다가가는 것이다. 그러므로 변화는 유행이 아니다. 머리카락에 노랑물을 들이는 것이 아니다. 그런다고 백인이 되지 않는다. 나를 버리고 다른 사람이 되는 것은 초라하고 비루한 일이다. 비웃음만 살 뿐이다. 고양이가 되고 싶은 가여운 쥐에 지나지 않는다. 좋은 변화는 주변에서부터 핵심을 향하는 내면화 작업이다. 쥐가 쥐임을 깨닫는 것이고 쥐로서 사는 것이다. 그리고 자신이 특별한 동물임을 인식하는 것이다. '미키마우스'나 '미니마우스'가 되는 것이다. 쥐가 되고 싶은 쥐, 이것이 변화의 화두다."


- '떠남과 만남' 중(구본형 저) - 


'변화', 선생님의 인생에서 빠질 수 없는 단어입니다. 저도 '변화'때문에 선생님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의 책을 접하고 읽었습니다. 처음에 전  '리더'로의 변화를 위해 선생님을 만났습니다. 그래서 인지 '변화'에 대한 내용, '변화'를 다룬 이론적인 내용이나 인용된 책들이 무엇인지에 더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일종의 '경영'적 측면에 촛점을 맞춘 것이었지요. 

하지만 어느 순간 저의 방향이 변해 있더군요. '리더'가 아닌 '나'로의 변화로 말이지요. 

전에는 '나다움'에 대해서 생각해본 적이 별로 없었습니다. 그저 주어진 조건, 환경에 맞춰 그냥 그렇게 살아왔던 저 였으니까요. 하지만 선생님을 만나고 '나다움', '나'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했습니다. 이제 '나'는 내 인생의 자연스러운 화두가 되었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것은 무엇인지' '나답게 살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


제가 선생님을 만난건 불과 1분이 채 되지 않습니다. 그 짧은 순간, 그의 목소리를 듣고, 그의 손을 잡고 그의 촉촉한 눈을 보았습니다. 거기에서 그의 뜨거운 가슴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사랑이겠지요. 그리고 선생님이 자신의 생을 마감할 때까지의 순간을 함께 했습니다. 많은 삶들이 추억하고 그리워하고 슬퍼했습니다. 알게되었습니다. 내가 바라보던 그가 참 향기로운 사람이라는 것을......


'떠남과 만남'이라는 책을 읽고 있습니다. 선생님이 20년간 몸담은 조직을 나온 뒤, 제2의 인생을 시작하기전 짧지 않은 시간의 여행과 내면탐구를 잔잔히 풀어놓은 책 입니다. 처음 이 책을 폈을 땐 지금까지 읽지 못한 선생님의 몇몇 책들 중 하나로써 선택한 것인데, 선생님이 안계신 지금은 제목과 내용이 오묘하게 제 가슴을 울리고 있습니다. 


선생님은 이제 우리의 곁에 없습니다. 하지만, 그는 그가 남긴 씨앗으로 꽃을 피웠고, 우리 곁에 그의 은은한 향기를 남겨놓고 가셨습니다. 전 그가 남긴 수 많은 사람들과 교감하고 그들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우게 될 것입니다. 제가 좀 더 괜찮아지면 저도 무언가를 줄 수 있게 되겠지요. 전 여전히 선생님의 책을 읽고 있습니다. 그리고, 여전히 많은 것을 배우고 있습니다. 선생님은 제 곁에 없지만, 언제나와 다름없이 저에게 많은 것을 주고 있습니다. 아낌없는 주는 나무처럼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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