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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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 글을 쓰는 저는 이해인 수녀입니다
구본형선생님과는(아내되시는 조윤희선생님을 포함)
우리 수녀회가 각별한 인연을 이어오고 있기에
저도 몇 번 뵌 일이 있고 저의 책에
추천글도 적어주시곤 하였지요
제가 구선생님을
2년전 4월 어느날
기차 안에서 우연히 만나뵙고
다음에 또 만나자고 인사를 나누었는데
그것이 마지막이 될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언젠가는 법정스님과 관련있는
성북동 길상사에 같이 가자는 약속도 하였었는데...
신문에서 기사를 보고 어찌나 놀랐던지요
허전한 마음으로 그분이 쓴 책
<일상의 황홀>을 다시 보고 싶어
지인을 통하여 구입해두었답니다
어디에다 추모글을 남길지도 몰라서 여기에 보내도 될런지요?
앵콜추모편지를 5.31일까지 연재해주신다니 위로가 되는군요
저도 암으로 투병 중인데다
동료수녀님 한 분이 갑자기 쓰러져
세상 떠나는 모습을 보고
죽음에 대한 묵상을 많이 하게 되는 요즘입니다
누구보다 가장 슬퍼하실 유가족들에게
부산 광안리 수녀원 우리들이 기도한다는 말을
꼭 전해주시면 합니다
선생님을 따르던 제자들 연구원들
매일 좋은 글을 적어주시는 분들에게도
애도와 함께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여기 와서 며칠 쉬어가시라는 말도 전해주시고요
"오늘은 내 남은 생애의 첫날"임을
되새김하는 겸허함으로 매일을 살아야겠다고 새롭게 다짐해 봅니다.
저의 어설픈 이 글을 모란꽃 곱게 핀 정원에서 기도와 함께 보내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오늘 (2013.4.26) [추모앵콜편지]를 받으시고,
부산에 계신 이해인 수녀님께서 구본형 선생님에 대한 추모글을 보내주셨습니다.
이해인 수녀님께 감사드립니다.
수녀님의 쾌유를 기원합니다.
돌아보면 선생님께서는 누구보다 죽음을 염두에 두시고, 준비해 왔다고도 생각이 드네요.
한 장면에서 영원을 봐 버린 싣다르타처럼 ,
인간의 조건을 한 눈에 보고 계셨던 거지요.
그래서 늘 '지금, 여기'를 누리는 모습을 보여주시는 것으로도 모자라
돌연 길이 끝날 수도 있다는 것을 충격적으로 보여 주셨어도 깨닫지 못한다면
나는 정말 아무 것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섬세하게 추모의 마음을 모아 주시는 우성님에게 감사드리고,
이해인 수녀님께도 감사드립니다.
제 책에도 수녀님이 등장하는 예화를 -- 치료에 대해 김수환추기경께서 보여 주신 공감에 대한 부분--
쓴 적이 있습니다.
쾌유를 기원합니다.
아.. 수녀님의 추모글을 읽으니 정말 놀랍고 고맙습니다.
얼마 전에 수녀님께서는 책 <희망은 깨어있네>에서 화가 김점선 선생님께 보내는 시를 쓰셨지요.
<김점선에게>
장영희 김점선 이해인
셋이 다 암에 걸린 건
어쩌면 축복이라 말했던 점선
하늘나라에서도
나란히 한 반 하자더니
이제는 둘 다 떠나고
나만 남았네요
그대가 그려준
말도 웃고
꽃도 웃는 나의 방에서
문득 보고 싶은 마음에
눈을 감으면
히히 하고 웃는
그 음성이
당장이라도
들려올 것만 같네요
수녀님께선 늘 명랑함과 순수함으로 구본형 선생님의 죽음 또한 받아들여주실 것 같습니다.
수녀님의 건강을 위해 묵주기도 바칩니다.
-레오나르도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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