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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12월 25일 16시 15분 등록
좋은 생각 6월호
우리는 아주 많은 인생을 가지고 있다

새벽에 깨기 시작한지 이제 5년이 되었다. 나는 새벽에 글을 쓴다. 내가 글 쓰는 시간은 하루에 고작 2 시간 남짓 밖에 되지 않는다. 일년이면 7백 시간 정도에 불과하지만 제법 두꺼운 책 한 권을 쓸 수 있다.

나에게 이 시간은 신성하다. 나를 위해 존재하는 시간이다. 가끔 친한 친구들과 어울려 지난 밤 술자리가 새벽까지 이어질 때도 있긴하다. 그것 또한 괜찮은 일이다. 일탈이 없는 일상은 없는 것이니까. 그러나 대체로 나는 새벽에 글쓰기를 한다. 하루 중에서 가장 잘 깨어 있는 시간이다.

어느 때는 자리에서 눈이 떠지는 순간 써야할 주제, 잘 짜여진 문장이 떠오를 때도 있다. 이런 날은 운이 좋은 날이다. 대체로 아주 푹 기분 좋게 자고 난 날, 가끔 이런 횡재를 만나기도 한다.

새벽은 시시각각 그 얼굴이 다르다. 새벽 4시의 얼굴은 아직 깊고 두껍다. 밤을 닮아 있다. 그러나 6시가 되면 그윽해 진다. 이미 낮의 모습을 하고 있다. 창밖에서 벌어지는 이러한 변화는 하루가 태어나는 과정을 지켜 보는 것과 같다. 하루라는 생명이 다시 태어난다. 나는 그 현장에 있다. 어린아이가 귀엽듯이 막 태어난 하루 역시 귀엽기 그지 없다. 새벽은 어린아이 같다. 어둡고 짙은 혼동의 한 가운데서 어스름이 모양이 잡혀가다가 갑작스런 울음소리와 함께 세상으로 뛰어나온 아이같다. 어둡더니, 나지막한 숨소리 같더니, 언제 이렇게 웃음처럼 밝아졌는가?

어려운 하루가 시작 될 때도 있다. 간밤의 긴 번민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태어나는 하루도 있다. 다시 밝아 오는 생명이 두려울 때도 있다. 하루를 견뎌야 한다는 것이 참혹할 때도 있다. 그렇게 죽어 버린 수 많은 하루들이 있다. 인생은 그렇게 하루하루 죽어가기도 한다.

우리에게 인생은 늘 하루 그리고 또 하루로 다가온다. 말하자면 우리는 아주 많은 인생을 가지고 있다. 일년에는 365개의 인생이 있다. 어제의 나는 죽었다. 그리고 오늘 새로운 내가 생겨난다. 앞으로 10년을 살게 되면 3650 개의 인생을 가질 수 있다. 20년을 더 살게 되면 7300개의 인생을 가질 수 있다. 그렇지, 윤년도 있으니까 5개의 인생을 덤으로 더 가질 수도 있다.

하루는 하고 싶은 일에 쓰기도 짧은 시간이다. 즐겁게 웃고 떠들다 가기에도 짦고 아쉬운 시간이다. 오늘 왜 어리석은 분노와 민망한 싸움과 약간의 돈에 매이겠는가 ? 오늘은 오늘로 이미 아름다운 것이다.
IP *.208.140.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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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8.28 21:29:07 *.212.217.154

하루가 하나의 인생이 되듯,

좋은 하루가 모여 좋은 인생을 만들자.

즐거운 일을 하며,

웃고 떠드는 하루를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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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2.08 18:04:30 *.117.229.136

하루하루 새로운 인생이군요.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나, 내일의 나는 다르겠죠. 

지루한 일상에 얽매여 소중한 오늘을 놓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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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2.23 12:27:02 *.212.217.154

우리가 삶을 잘 살고 못 사는것은

모든것은 하루를 어떻게 사느냐의 문제이지 싶습니다.


또 다시 주어진 오늘하루

후회하지 않게 보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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