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본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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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하는 즐거움, 행복한 동행, 3월 9일
봄은 모든 것을 즐겁게 합니다. 생각을 약동하게하고 무언가를 기대하게하고 마음을 들뜨게 합니다. 모든 것이 소생할 때 느끼는 이 왁자지껄함 속에서 년초에 계획한 일들이 진도를 내지 못하고 둥둥 떠다니지는 않는지요 ? 마침 집중력에 대해 물어 온 분이 있어 오늘은 그 일에 대해 알아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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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산만한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금방 싫증을 내고 이것저것 손을 대 보는 것은 아닙니다. 차분히 앉아서 그 일을 하는 때가 많습니다. 그러나 오래 동안 집중하기는 어렵습니다. 자주 생각이 끊기고 조금 있다 보면 엉뚱한 생각을 하고 있는 나를 발견하곤 합니다. 일을 할 때도 그렇고 책을 읽을 때도 그렇습니다. 그러다 보니 일을 끝내는 시간은 늘 늦어지고, 일의 완성도도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내가 바라는 나는 어떤 일에 미칠 듯이 집중하고 있는 나입니다. 그것은 아름다운 모습이지요. 나에게 어떤 문제가 있는 것일까요 ? 집중력을 높이는 좋은 방법은 없는 것일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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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이 아주 우스운 사람이 있습니다. 미하이 칙센트미하이라는 학자입니다. 이 이름이 우리에게 우습고 낯설어 보이는 이유는 친숙하지 않아서 인 것 같습니다. 사실 이 사람은 헝가리계 미국인이라 톰이나 피터 같은 이름을 쓰고 있지 않습니다. 그러나 시간의 흐름 flow, 즉 몰입에 관한 연구에 매우 유명한 사람입니다. 이 사람은 우리가 어떤 일에 흠뻑 빠져 있을 때 시간의 흐름을 거의 의식하지 못하는 데, 몰입이란 바로 그런 마음의 상태를 말하는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서로 사랑하는 연인들은 그들이 함께 있는 시간이 눈 깜짝할 사이에 흘러가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서로에게 열중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행복이란 감정은 시간의 흐름, 즉 몰입의 정도와 깊은 관련이 있다는 것이지요.
이런 주장에 비추어 보면, 어떤 일에 깊이 빠지지 못하는 이유는 그 일을
깊이 사랑하지 않기 때문인 셈이지요. 몰입의 첫 번째 조건은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입니다. 마음이 빼앗겨야 전념하게 되고 이때 시간은 날아가는 듯 흐르게 됩니다. 어떤 일에 몰입하지 못하는 이유는 그러므로 뒤집어 보면 본인이 원하는 일을 하고 있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먼저 좋아하는 일들로 주위를 채우세요. 적어도 매일 하는 일의 절반 이상은 좋아 하는 일로 채워두면 그 일들에 집중하고 있는 자신을 보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사람이 어떻게 하고 싶은 일만 하면서 살 수 있겠습니까 ? 우리는 늘 해야될 일들로 가득 찬 하루를 보내는데요. 이렇게 생각하는 분들은 몰입에 대해 조금 더 연구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우선 칙센트미하이에 따르면 몰입은 자신의 능력과 도전 과제가 조화를 이루는 범위 내에서 발생한다고 주장합니다. 무슨 뜻인고 하니 능력과 비교하여 너무 어려운 일은 금방 우리를 두렵게 하고 지치게 해서 그 일을 즐기게 되지 못하게 합니다. 그런가 하면 너무 쉬운 일도 도전 과제를 주지 못하기 때문에 금방 지루해집니다.
결국 몰입이란 ‘해 볼만한 일을 할 때 얻게 되는 것’입니다. 조금은 애를 써야 얻을 수 있는 일, 그러나 그 노력이 너무 많은 것을 요구하는 것은 아니고 조금 만 힘껏 팔을 뻗으면 닿을 수 있는 곳에 놓여있는 일이어야 합니다. 그러므로 몰입의 두 번 째 조건은 지금하고 있는 일들은 ‘몰입이 가능한 범위’ 안에 속하도록 재편성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너무 어려운 일은 단계를 만들어 차례로 조금 씩 극복해 가도록 하고 우선 순위를 정하면 벼랑을 오르는 것 같은 절망감을 느끼지 않겠지요 ? 반대로 지금 하고 있는 일이 너무 쉬워서 눈감고도 하는 일이라면 스스로 난이도를 더 높일 필요가 있습니다.
예를 들면 한 시간에 평균 10개의 일을 처리할 때는 누워서 식은 죽 먹기지만 , 12개를 처리하려면 약간 긴장해야 겠지요 ? 손놀림도 빨라지고 머리도 긴장해야하고, 마치 어떤 게임을 하는 듯이 흥분할 것입니다. 이렇게 하면 그 한 시간은 집중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됩니다. 양이 문제가 아닌 일도 있습니다. 이때는 일의 품질 기준을 높여 ‘다른 누구도 나보다 더 잘할 수 없는 상태’ 의 품질을 제공하려고 하면 역시 긴장되고 흥분되는 시간을 가지게 될 것입니다. 바로 이렇게 하여 그 일에 대해서는 양적 질적으로 고수가 되어 가는 것이지요.
세 번째는 집중할만한 일에 집중하라는 것입니다. 이 말을 우수마발을 버리라는 것입니다. 일의 양을 조절하고 세심하게 고른 부가 가치가 높은 몇 가지 일에 집중적으로 노력을 투입하라는 것이지요. 경영학에서는 이것을 ‘선택과 집중’이라고 부릅니다.
이렇게 부가 가치가 높은 일에만 집중적인 투자를 하기 위해서는 어떤 울타리가 필요합니다. 즉 어떤 것들은 가차없이 버려야하고 어떤 일들은 사전에 차단해야합니다. 모든 술자리에 빠지지 않고 다 참석하면서 퇴근 후 시간에 자기계발을 잘해 낼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쓸데없는 약속을 줄이고, 불필요한 전화통을 붙들고 있지 말고, 수동적 오락을 생활에서 제거해 내야합니다.
예를 들어 일을 끝내고 돌아와 TV 채널을 돌려가며 몇시간씩 퍼지게 되면 시간을 잘 보낸 것이 아닙니다. 머리와 가슴을 쓰지 않고 아무 노력없이 다른 사람이 만들어 낸 ‘수동적이고 집단적인 여흥’, 다시 말해서 ‘다른 사람들의 능란한 활동을 피동적으로 구경하는’ 쪽으로 기울어지면 자신이 기획하고 자신이 주연이 되는 삶을 가지는 흥분을 얻어 내기 어려워지는 것입니다.
일단 이렇게 세 가지 원칙을 정해서 실천해 보면 좋겠습니다. 그러면 훨씬 하루를 집중적으로 쓰게 될 것이고, 몰입의 순간을 즐기는 빈도수도 많아지리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 세 가지 원칙이 머리 속에만 들어 있으면 안됩니다. 여러 번 실천하고 훈련하여 일을 처리하는 기본적인 습관이 되게 해야 합니다. 데이비드 흄의 말을 기억하세요. “인생이 방향을 잡아끄는 끈은 이성이 아니라 습관이다” 원칙을 좋은 습관으로 만드세요. 습관이 되면 그때 비로소 그것이 당신의 것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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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은 모든 것을 즐겁게 합니다. 생각을 약동하게하고 무언가를 기대하게하고 마음을 들뜨게 합니다. 모든 것이 소생할 때 느끼는 이 왁자지껄함 속에서 년초에 계획한 일들이 진도를 내지 못하고 둥둥 떠다니지는 않는지요 ? 마침 집중력에 대해 물어 온 분이 있어 오늘은 그 일에 대해 알아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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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산만한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금방 싫증을 내고 이것저것 손을 대 보는 것은 아닙니다. 차분히 앉아서 그 일을 하는 때가 많습니다. 그러나 오래 동안 집중하기는 어렵습니다. 자주 생각이 끊기고 조금 있다 보면 엉뚱한 생각을 하고 있는 나를 발견하곤 합니다. 일을 할 때도 그렇고 책을 읽을 때도 그렇습니다. 그러다 보니 일을 끝내는 시간은 늘 늦어지고, 일의 완성도도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내가 바라는 나는 어떤 일에 미칠 듯이 집중하고 있는 나입니다. 그것은 아름다운 모습이지요. 나에게 어떤 문제가 있는 것일까요 ? 집중력을 높이는 좋은 방법은 없는 것일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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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이 아주 우스운 사람이 있습니다. 미하이 칙센트미하이라는 학자입니다. 이 이름이 우리에게 우습고 낯설어 보이는 이유는 친숙하지 않아서 인 것 같습니다. 사실 이 사람은 헝가리계 미국인이라 톰이나 피터 같은 이름을 쓰고 있지 않습니다. 그러나 시간의 흐름 flow, 즉 몰입에 관한 연구에 매우 유명한 사람입니다. 이 사람은 우리가 어떤 일에 흠뻑 빠져 있을 때 시간의 흐름을 거의 의식하지 못하는 데, 몰입이란 바로 그런 마음의 상태를 말하는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서로 사랑하는 연인들은 그들이 함께 있는 시간이 눈 깜짝할 사이에 흘러가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서로에게 열중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행복이란 감정은 시간의 흐름, 즉 몰입의 정도와 깊은 관련이 있다는 것이지요.
이런 주장에 비추어 보면, 어떤 일에 깊이 빠지지 못하는 이유는 그 일을
깊이 사랑하지 않기 때문인 셈이지요. 몰입의 첫 번째 조건은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입니다. 마음이 빼앗겨야 전념하게 되고 이때 시간은 날아가는 듯 흐르게 됩니다. 어떤 일에 몰입하지 못하는 이유는 그러므로 뒤집어 보면 본인이 원하는 일을 하고 있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먼저 좋아하는 일들로 주위를 채우세요. 적어도 매일 하는 일의 절반 이상은 좋아 하는 일로 채워두면 그 일들에 집중하고 있는 자신을 보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사람이 어떻게 하고 싶은 일만 하면서 살 수 있겠습니까 ? 우리는 늘 해야될 일들로 가득 찬 하루를 보내는데요. 이렇게 생각하는 분들은 몰입에 대해 조금 더 연구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우선 칙센트미하이에 따르면 몰입은 자신의 능력과 도전 과제가 조화를 이루는 범위 내에서 발생한다고 주장합니다. 무슨 뜻인고 하니 능력과 비교하여 너무 어려운 일은 금방 우리를 두렵게 하고 지치게 해서 그 일을 즐기게 되지 못하게 합니다. 그런가 하면 너무 쉬운 일도 도전 과제를 주지 못하기 때문에 금방 지루해집니다.
결국 몰입이란 ‘해 볼만한 일을 할 때 얻게 되는 것’입니다. 조금은 애를 써야 얻을 수 있는 일, 그러나 그 노력이 너무 많은 것을 요구하는 것은 아니고 조금 만 힘껏 팔을 뻗으면 닿을 수 있는 곳에 놓여있는 일이어야 합니다. 그러므로 몰입의 두 번 째 조건은 지금하고 있는 일들은 ‘몰입이 가능한 범위’ 안에 속하도록 재편성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너무 어려운 일은 단계를 만들어 차례로 조금 씩 극복해 가도록 하고 우선 순위를 정하면 벼랑을 오르는 것 같은 절망감을 느끼지 않겠지요 ? 반대로 지금 하고 있는 일이 너무 쉬워서 눈감고도 하는 일이라면 스스로 난이도를 더 높일 필요가 있습니다.
예를 들면 한 시간에 평균 10개의 일을 처리할 때는 누워서 식은 죽 먹기지만 , 12개를 처리하려면 약간 긴장해야 겠지요 ? 손놀림도 빨라지고 머리도 긴장해야하고, 마치 어떤 게임을 하는 듯이 흥분할 것입니다. 이렇게 하면 그 한 시간은 집중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됩니다. 양이 문제가 아닌 일도 있습니다. 이때는 일의 품질 기준을 높여 ‘다른 누구도 나보다 더 잘할 수 없는 상태’ 의 품질을 제공하려고 하면 역시 긴장되고 흥분되는 시간을 가지게 될 것입니다. 바로 이렇게 하여 그 일에 대해서는 양적 질적으로 고수가 되어 가는 것이지요.
세 번째는 집중할만한 일에 집중하라는 것입니다. 이 말을 우수마발을 버리라는 것입니다. 일의 양을 조절하고 세심하게 고른 부가 가치가 높은 몇 가지 일에 집중적으로 노력을 투입하라는 것이지요. 경영학에서는 이것을 ‘선택과 집중’이라고 부릅니다.
이렇게 부가 가치가 높은 일에만 집중적인 투자를 하기 위해서는 어떤 울타리가 필요합니다. 즉 어떤 것들은 가차없이 버려야하고 어떤 일들은 사전에 차단해야합니다. 모든 술자리에 빠지지 않고 다 참석하면서 퇴근 후 시간에 자기계발을 잘해 낼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쓸데없는 약속을 줄이고, 불필요한 전화통을 붙들고 있지 말고, 수동적 오락을 생활에서 제거해 내야합니다.
예를 들어 일을 끝내고 돌아와 TV 채널을 돌려가며 몇시간씩 퍼지게 되면 시간을 잘 보낸 것이 아닙니다. 머리와 가슴을 쓰지 않고 아무 노력없이 다른 사람이 만들어 낸 ‘수동적이고 집단적인 여흥’, 다시 말해서 ‘다른 사람들의 능란한 활동을 피동적으로 구경하는’ 쪽으로 기울어지면 자신이 기획하고 자신이 주연이 되는 삶을 가지는 흥분을 얻어 내기 어려워지는 것입니다.
일단 이렇게 세 가지 원칙을 정해서 실천해 보면 좋겠습니다. 그러면 훨씬 하루를 집중적으로 쓰게 될 것이고, 몰입의 순간을 즐기는 빈도수도 많아지리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 세 가지 원칙이 머리 속에만 들어 있으면 안됩니다. 여러 번 실천하고 훈련하여 일을 처리하는 기본적인 습관이 되게 해야 합니다. 데이비드 흄의 말을 기억하세요. “인생이 방향을 잡아끄는 끈은 이성이 아니라 습관이다” 원칙을 좋은 습관으로 만드세요. 습관이 되면 그때 비로소 그것이 당신의 것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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