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본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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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CoverStory] 하고 싶은 일에 미쳐라 … 의심하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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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09월 05일 (금) 03:04 중앙일보
문이 열려 있는 곳, 내가 당당해지는 곳으로 가라. 분명하다. 누구의 삶이든 그 사람이 가장 잘하는 것이 나타날 때까지는 행복하지 않다. 나는 현실을 이야기처럼 만들고 싶어 하는 이상주의자거나, 이야기를 현실에 맞추려는 낭만주의자를 섞어 놓은 사람이다. 그래서 변화를 다루는 일은 좋아한다. 그러나 조직 속에서 명령을 받으면서 일하는 것은 싫어한다. 어느 날, 나는 글을 쓰고 싶었다. 소설이나 시는 아니었다. 나같이 그럭저럭 살고 있는 사람을 차가운 물 속에 처박아 넣거나 가슴에 불을 싸지르는 작가가 되고 싶었다. 그것은 내가 그동안 해 왔던 경영혁신과 변화경영의 개념과 잘 들어맞았다. 중요한 것은 회사원이 아니라 작가로 나를 바꾸는 것이었다. 명령을 하지도 지시를 받지도 않고 오직 내 마음의 흐름을 따라 자유롭게 일하고 싶었다. 첫 책 『익숙한 것과의 결별』은 사실 내 가슴속에 불을 놓는 작업이었다. 그 책은 나를 위한 책이었다. 내가 최초의 독자였다. 그후 나는 적어도 일 년에 한 권씩 책을 냈다. 변화경영 전문가로 세상에 나를 세웠고 수없이 많은 강연을 했다. 언제가 가장 행복했느냐는 질문에 나는 언제나 ‘지금’이라고 말한다. 진심이다. 왜냐하면 글을 쓰고 강연을 하고 연구원들과 공부를 할 때 나는 가장 나다웠다.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사는 것을 사람들은 부러운 사치라고 여기는 듯하다. 다른 사람들이 생존에 매어 있을 때 자신의 삶을 즐기는 것은 어쩌면 팔자 좋은 불공평이라 생각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내가 인생에서 가장 잘한 일은 작가가 된 일이다. 그것밖에는 잘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그래서 거기에 매달렸다. 다른 곳에는 소질도 없었고, 잘할 수도 없었고, 자신도 없었기 때문에 내가 할 수 있는 곳에 나를 걸었다. 그것은 사치가 아니라 내가 나로 살 수 있는 유일한 선택이었다. 사람들은 오히려 너무 쉽게 자신을 포기하는 경향이 있다. 매일 일을 하고 먹고 마시지만 정말 자기 자신은 없는 공간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살아가는 듯하다. 나는 평범하고 내향적이고 잘하는 것이 별로 없는 사람이다. 세상에 영광스럽게 빛나 보이는 문들은 나에게 다 닫혀 있다고 여겨지기도 했다. 변화경영에 대한 글을 쓰고 강연을 하는 작가로서의 내 인생은 나에게 열려 있는 유일한 길이었다. 그래서 어쩌면 그 길로 가는 것이 쉬웠는지도 모르겠다. 문이 열려 있는 곳, 가지고 있는 것을 가장 잘 쓸 수 있는 곳을 발견하면 그 일에 엎어져야 한다. 명예나 돈 때문만은 아니다. 그것이 천직이기 때문이다. 어느 날 어떤 일에 공명하여 떨림을 얻게 되면 그 문 그 길로 들어서라. 의심하면 안 된다. 모두 버리고 그 길로 가야 한다. 그것이 바로 자기혁명이다. 구본형(변화경영연구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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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평희
늘 좋은 글 그저 감사할 따름입니다. 구본형 선생님.
어느 심리학자는 그것을 상위의 프레임이라고 하더군요.
생계를 위한 직장(업)으로 생각하면 하위의 프레임,
경력을 위한 직장으로 생각하면 중위의 프레임,
천직을 위한 직장으로 생각하면 상위의 프레임,
우리스승님은 이미 상위의 프레임을 가지셨네요.
저역시 상위의 프레임을 가지고 있다고 확신합니다.
저도 강연하고 저술하고 지금은 직접 출판의 영역까지 나아갔습니다.
1인 출판가 말이지요. 피터드러커의 말을 빌리자만 1인 지식창조자라고나 할까요?
여하튼 동시대에 선생님과 같은 동감을 가진 동반자가 계신 것만으로도 이 세상은 충분히 행복합니다.
늘 감사드립니다.
늘 첫마음으로
오늘이 가장 치열하고 행복한 날이길 기원드리며,
홍평희 올림
어느 심리학자는 그것을 상위의 프레임이라고 하더군요.
생계를 위한 직장(업)으로 생각하면 하위의 프레임,
경력을 위한 직장으로 생각하면 중위의 프레임,
천직을 위한 직장으로 생각하면 상위의 프레임,
우리스승님은 이미 상위의 프레임을 가지셨네요.
저역시 상위의 프레임을 가지고 있다고 확신합니다.
저도 강연하고 저술하고 지금은 직접 출판의 영역까지 나아갔습니다.
1인 출판가 말이지요. 피터드러커의 말을 빌리자만 1인 지식창조자라고나 할까요?
여하튼 동시대에 선생님과 같은 동감을 가진 동반자가 계신 것만으로도 이 세상은 충분히 행복합니다.
늘 감사드립니다.
늘 첫마음으로
오늘이 가장 치열하고 행복한 날이길 기원드리며,
홍평희 올림
써니
나는 사부님의 이 사진을 좋아한다. 사부님을 지금보다 알기 전 예전 책들에서 글의 주장을 찾기보다 살아 있는 사람의 변화의 흐름을 한 눈에 읽을 수 있어서 더욱 그랬는지 모른다. 지금의 세련됨도 좋지만 꿈을 꾸는 듯한 그때의 앳된 풋풋함을 되돌려 볼 수 있어 좋았다. 마치 아직 잠을 덜 깬 듯한 눈두덩이 느껴지고 그리움이 가득 담긴 애달픔과 무엇을 향한 동경이 꿈틀거림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글 혹은 경영의 진화와 속도로 인한 윤택함이라기보다 일상이 자기다운 흐름을 찾았을 때 삶 자체가 활력을 띠며 흘러갈 수 있는 것 같다. 그리고 그것의 가장 진수는 보편적 경계를 넘나드는 균형감과 어울림의 상생이 아니었을까 생각해 보게 되곤 한다.
이태진
몇년이나 흘렀을까요. 군대를 가기전 중국유학에 대한것과 이런저런 고민에 선생님께 글을올리고.. 답변을받았었는데요..
책에서나 만날수있었던 선생님과 소통을 할수있어서 어찌나 기뻣는지 모릅니다.
역시 인터넷은 세상을 아름답게 하네요. 저는 지금 중국에서 2년째 마케팅을 전공하며 유학생활을 하고습니다. 물론 자기계발에도 게으르지 않으려 노력하고있구요.
언제나 머리가 복잡하거나 힘든일이 있으면 자연스레 선생님의 칼럼을 찾게 됩니다.
그리고 적지않은 자신감과 인생의 지혜를 얻고 내일을 시작합니다.
앞으로도 멋진글. 사람을 바꾸는글 많이 써주세요! 화이팅
책에서나 만날수있었던 선생님과 소통을 할수있어서 어찌나 기뻣는지 모릅니다.
역시 인터넷은 세상을 아름답게 하네요. 저는 지금 중국에서 2년째 마케팅을 전공하며 유학생활을 하고습니다. 물론 자기계발에도 게으르지 않으려 노력하고있구요.
언제나 머리가 복잡하거나 힘든일이 있으면 자연스레 선생님의 칼럼을 찾게 됩니다.
그리고 적지않은 자신감과 인생의 지혜를 얻고 내일을 시작합니다.
앞으로도 멋진글. 사람을 바꾸는글 많이 써주세요!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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