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본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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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자크 루소는 자신을 비하하는 것을 즐겼다. 실제로 그는 윤리적 덕을 갖추지 못한 문제가 많은 사람이기도 했다. 그러나 그것을 숨기려 하지 않았으며 때로는 과장하기도 했다. 그는 감수성에 호소하고, 열정을 믿는 낭만주의의 창시자였으며, 자연 상태의 '고결한 야만인'을 찬미했다. '인간 불평등 기원론'이라는 논문을 써서 당시 최고의 명성을 얻고 있던 볼테르에게 보냈는데, 볼테르는 다음과 같이 조롱으로 가득한 답장을 써 보냈다.
"인류의 진보에 반대하는 새로운 책을 고맙게 받았습니다... 이만한 기지로 우리를 동물로 만들려고 시도한 사람은 귀하를 빼놓고는 없을 겁니다. 책을 읽으니 네 발로 기고 싶어집니다. 그러나 나는 그런 습관을 버린지 60년이나 지났기 때문에 불행하게도 기는 습관을 다시 시작할 수는 없습니다"
루소와 볼테르는 결코 어울릴 수 없는 앙숙이었다. 볼테르에게 루소는 이성을 믿지 않는 백해무익의 감정적 인물이었고, 루소에게 볼테르는 '불경스러운 나팔, 얍삽한 천재, 야비한 영혼' 이었다. 앙숙은 서로 싸웠지만 그러나 둘 사이에는 미묘한 존중이 있었던 것 같다.
루소는 볼테르에게 보낸 편지 중에 이렇게 썼다. "나는 당신이 싫습니다. 당신이 그렇게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당신이 원했다면, 나는 기꺼이 당신을 사랑했을 겁니다"
볼테르 역시 스위스 당국이 루소의 책을 불태어 버리자, 그 처사를 공격하며, 루소에게 따뜻한 편지를 써 보냈다. "나는 당신이 말하는 것에 하나도 동의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말할 수 있는 당신의 권리를 죽을 때 까지 옹호할 것입니다." 그리고 적들로 부터 도망칠 곳이 없다면 자신의 처소로 오라고 초청했다. (두 사람 모두 자신들이 한 주장들로 인해 고달픈 망명의 길에 오르곤 했다. 만일 두 사람이 한 처소에 있었다면 무지 웃기는 해프닝이 많았을 것이다. )
그들은 인간적인 흠집 때문에 후세의 웃음거리가 되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능과 그 정신의 위대함으로 찬란하다. 시대를 거스르는 사상으로 탄압을 받았지만, 그 용기로 인해 칭송받았다. 위대한 진보가 이루어지려면, 먼저 기득권층의 비난이 폭우처럼 쳐들어오고, 그 비난의 뒤로 더 좋은 것을 바라는 억압된 무리의 칭송이 무지개처럼 뒤따르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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