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본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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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가 사람을 기르고, 운이 사람의 행보를 좌우한다. 그래서 행운을 성공에 이르는 최고의 스폰서라 부른다.
버틀란드 러셀이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 행운이 따르는 시대의 뛰어난 지성인들은 대체로 주변환경과 조화를 이룬다. 필요한 개혁안을 제시하고, 당연히 받아들여지리라고 낙관한다. 그러나 설령 개혁이 일어나지 않는다 하더라도 세상을 혐오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행운이 따르지 않는 시대의 뛰어난 지성인들들은 혁명적 성향을 보인다. 근본적 변화가 절실하다고 느끼고, 자신이 그 실천의 일부가 되어 가까운 장래에 그 변화가 발생하리라 기대한다. 이도저도 아닌 시대의 뛰어난 지성인들은 무엇이 필요한지 알지만 변화가 일어날 가망이 없다고 체념한다. 쉽게 절망감에 빠져들고 현세의 삶을 증오하고 오로지 내세나 신비로운 변용에서 선을 구하고 희망을 찾게된다."
예를들면 16세기 엘리자베스 여왕 치하의 영국작가들은 대체로 현실에 만족한 편이었고, 18세기 중엽 프랑스의 주요 작가들은 혁명가가 되었고, 19세기 초를 넘으면서 독일의 작가들은 국가주의자가 되었다. 시대가 그 시대에 맞는 인물들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그러나 꼭 그게 다는 아니다. 같은 시대를 살더라도, 행운의 크기가 다른 인물들을 키워낸다. 예를들어 동일한 19세기 초를 살았지만 괴테는 현실에 만족한 편이었고, 셸리는 혁명가였고, 레오파르디는 염세주의자가 되었다. 자신이 그 사회에서 얼마나 많은 환영을 받고 있는가의 크기에 따라 삶의 행보가 달라졌던 것이다.
오늘 나는 생각한다. 개인의 개혁은 어느 때 일어나는가 ? 행운이 따르는 유복한 사람은 대체로 현실에 만족하기 때문에 개혁을 원치 않는다. 분명하다. 운이 따르지 않는 사람들, 부적응자들, 중앙에서 멀리 떨어져 경계에 서 있는 사람들은 혁명을 바란다. 여기까지도 분명하다. 문제는 이도저도 아닌 사람들이다. 그들은 늘 절대 다수이고, 가장 답답한 자들이다. 그들은 체념한다. 쉽게 절망한다. 문제를 덮어둔다. 근본적인 질문을 회피한다.
그러나 답을 얻지 못한 근본적인 질문은 반드시 되돌아와 험악한 얼굴로 책임을 묻는다. 마흔살 10년까지 자신의 일에 대해 본질적인 질문을 하고 답을 준비하지 않으면, 쉰 살 이후 자연이 자신을 버리기 전에 사회가 자신을 버렸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러나 이때는 이미 전투력의 태반을 상실한 다음이다. 이도 저도 아닌 삶을 살았다는 것, 한 번도 내가 되어 본적이 없다는 것, 바로 그것이 아무 것도 그 땅에 키워내지 못한 불모지와 황무지의 비극인 것이다.
비가 왔다. 땅이 몸을 열었다. 오늘 작은 묘목 하나를 심어야겠다. 작은 몸 속에 이미 커다란 나무를 품고 있는, 살아있는 격정 하나를.
불확실성이 크고, 경쟁이 치열한 환경 속에 있는 기업들은 대부분 그러한 딜레마를 극복하기 위해 기존 비즈니스모델의 혁신을 추구합니다. 반면, 미래가 불확실하지 않고 경쟁도 치열하지 않은 환경 속에서는 현상유지를 추구하게 마련이지요.
그런데 정작 문제인 기업은 그 중간에 있는 기업들입니다. 적당한 불확실성과 적당한 경쟁강도 속에 있는 기업들은 애써 불확실성을 외면하고 변화의 필요성을 감추려고 합니다. 'All-in하느니 조금씩 베팅하고 오래 살겠다'는 생각이이지만 성장하지 못하면 생존하기도 어려운 것이 그들이 처한 현실입니다.
스스로 눈을 뜨지 않고 타조처럼 머리를 박고 있다면 어떤 위대한 전략가도 그들에게 필승할 수 있는 전략을 만들어 주지는 못합니다. 컨설팅을 하면서 제가 가진 가장 큰 과제가 바로 그런 기업들을 깨우는 것입니다. 무감각의 갑옷을 박박 찢어버리고 현실의 냉정함으로 샤워를 시키고 싶은데, 재주가 모자라 항상 거기서 큰 벽에 부딪치게 되더군요.
더 공부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