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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1월 18일 10시 01분 등록

아름다움을 위해 나는 죽었지 - 그런데 무덤에
적응되자마자, 진실을 위해 죽은 사람이
바로 옆방에 눕혀졌지 -

그는 내게 '왜 실패했냐?' 고 속삭이며 물었지
'아름다움을 위해' 나는 대답했지-
'그래 나는 -진실을 추구하느라 - 그것들은 한 몸이니-
우리는 형제로군' 그는 말했지

그래서 우리는 가까운 친척처럼 밤에 만나-
무덤의 방을 사이에 두고 이야기를 나누었지-
이끼가 번성하여 우리의 입술에 닿을 때 까지 -
그래서 우리의 이름을 덮어 버릴 때 까지-

        - 에밀리 디킨슨 Emily Dickinson, '아름다움을 위해 나는 죽었지'

   위대한 사람은 꼭 성공한 사람들이 아니다. 그들은 반드시 한 때 세상으로부터 이해 받지 못하는 고독과 고통을 겪는 창조적 부적응자들이기도 하다.   이 시에서처럼 아름다움을 위해 죽고, 진실을 위해 죽은 세속의 실패자들이기도 하다. 나는 평범한 인간 속에 살고 있는 위대함에 열광한다. 자신의 삶 속에서 그 위대함을 끄집어 훌륭한 인생을 살아가게 될 평범한 사람들의 잠재력에 대하여 몰두한다.    가끔 그것이 세속적 성공이 아니더라도 슬퍼하지 말자. 달력의 마지막 장을 넘기며 나는 내 인생이 돈이 아니었음에 오히려 감사한다.

나는 이런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이야기가 되었다.

암호랑이가 한 마리 있었다. 새끼를 배고 있었는데 오랫동안 굶주렸다. 어느 날 염소떼를 발견하고 필사적으로 달려들었다. 어찌나 용을 썼던지 그만 새끼를 낳고 죽어 버리고 말았다. 뿔뿔히 흩어져 도망갔던 염소들이 돌아와 보니 어미호랑이는 죽어 있었고 갓 태어난 새끼 호랑이 하나가 울고 있었다. 불쌍히 여긴 염소들은 새끼 호랑이를 대신 키웠다. 호랑이는 매에하고 우는 법을 배웠고 풀을 먹는 법도 배웠다. 호랑이에게 맞지 않은 음식이었으니 그 새끼 호랑이는 참으로 볼품없는 비실이가 되어갔다.

새끼 호랑이는 사춘기에 이르렀다. 어느 날 커다란 호랑이가 염소 떼를 덮쳤다. 염소들은 사방팔방으로 도망갔지만 비실이 새끼 호랑이는 도망도 못가고 멍하니 서 있었다,. 큰호랑이가 새끼 호랑이를 보자 놀라 물었다.

"뭐야 너, 염소들과 사는 것이냐 ? "

" 메에에.... " 새끼 호랑이가 대답했다.

큰 호랑이는 기막히고 화가 났다. 몇 번 쥐어 박아 주었지만 새끼 호랑이는 염소소리로 울 뿐이었다. 그러자 큰 호랑이는 새끼 호랑이를 끌고 잔잔한 호수로 데리고 갔다. 새끼 호랑이는 난생 처음 자기의 얼굴을 보았다. 큰 호랑이는 자기 얼굴을 그 옆에 가져다 대고 말했다.

"이것 봐. 너와 나는 같지 ? 넌 염소가 아니라 호랑이다. 알았느냐 ? 네 모습을 마음에 새겨 호랑이가 되어라. "
새끼 호랑이는 이 메시지를 이해했다.  큰호랑이는 새끼 호랑이를 데리고 동굴로 갔다. 그곳에는 피가 뚝뚝 떨어지는 영양의 고기가 있었다. 큰 호랑이가 한입 베어 물며 말했다.

"너도 먹어라. 마음껏 먹어라"

그러자 새끼 호랑이가 말했다.
"나는 채식주의자인데요 "

"헛소리 하지마라. "

그리고 고기토막 하나를 입에 찔러 넣어 주었다. 새끼 호랑이는 숨이 막혀 캑캑댔다.

"씹어라. 호랑이는 도망칠 수조차 없는 풀을 먹지 않는다.  달려들어 생명을 잡아먹고  생명으로 살아가는 것이다 "

새끼 호랑이는 고기덩어리라는 새로운 깨달음 앞에서 캑캑댔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자기의 몸속과 핏속으로 받아들였다. 그것이 올바른 먹이였기 때문이다. 새끼 호랑이의 포효가 터져 나왔다. 최초의 호랑이 울음소리였다. 드디어 호랑이의 몸에서 염소라는 과거가 뚝 하고 떨어져 나갔다.

우리 모두 염소처럼 살아가는 호랑이들이다. 사회 속에서 조직 속에서 그렇게 길들여졌다. 우리는 어느 때 호랑이로서 자기 얼굴을 인식하게 될까 ? 그리고 호랑이로 포효하며 살아가게 될까 ? 나는 이 질문에 대답하고 싶다. 그러나 오해는 하지 말기 바란다. 내가 염소를 싫어하고 호랑이를 좋아한다고 말이다. 내가 미워하는 것은 다만 우리 속에 지금의 우리 보다 훨씬 더 깊고 더 높은 것이 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하고 자신이 되지 못한 채 다른 사람으로 살고 있는 졸렬한 현재인 것이다.

나는 누구나 자신의 이야기, 즉 자신이 주인공인 신화 하나를 만들어 갖기를 바란다. 매일 아침 나는 스스로 훈련한다. 아침에 일어나 불가능한 일 하나를 꿈꾸기 시작한다. 그것은 어제 꾸었던 꿈의 연장일 때도 있고 불현듯 떠오른 다른 꿈이기도 하다. 어쨌든 나는 현실이 아닌 비현실 하나를 믿는 훈련을 해 본다. 내 마음대로 해 볼 수 있는 세상 하나를 창조해 보는 연습을 한다.   그러면 나는 훨씬 괜찮은 글을 쓸 수 있게 된다.  이런 정신적 근육의 훈련이 나를 젊게 만든다. 젊은 사람들이 부르는 노래를 따라 부르지 않아도 열린 마음을 가진 젊은 정신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믿게 된다. 스마트폰을 쓰지 않아도 나는 그 이상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생각을 버리지 않는다. 

   나는 이 훈련 방법을 루이스 캐롤의 소설, '거울 나라의 엘리스' Through The Looking Glass에서 배웠다. 그렇다. 우리는 꿈꾸는 법을 훈련해야한다.  불가능한 꿈을 꿀수록, 매일 그 불가능을 믿는 훈련을 통해 우리의 정신 근육은 단련된다. 불가능한 일을 믿을 수 없다고 ? 그것은 소용없는 일이라고 ?   그럴 지도 모른다. 그러나 인류가 만들어 낸 위대한 일 중 어느 하나도 한때 불가능하지 않았던 적은 없다.   누군가 꿈을 꾸고 목표를 정하는 순간 그것은 현실의 세계로 이끌려 왔다.

  가슴에 불가능한 꿈을 품자.   매일 꿈꾸는 연습을 하자. 아침밥을 먹기 전 불가능한 일 하나 씩을 믿어 보자. 그때 우리는 염소에서 호랑이로 전환하게 된다.

('혁신 경영'을 위한 원고,  2010년 11월 18일 기고문)


IP *.160.33.1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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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2010.11.18 11:48:11 *.88.183.207
뜨거워요. 사부님!  

저도

훈련 또한 연습해 보며 꿈과 현실의 거품을 걷어내고 간극을 좁혀 나가기를 멈추지 않으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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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1.18 13:20:22 *.124.233.1
글을 읽고 심장이 뛰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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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1.19 04:24:58 *.72.153.135
사부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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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민
2010.11.19 09:19:04 *.114.22.135
제 속에 나약한 과거를 버리고 나로 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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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철
2010.11.19 14:08:24 *.6.197.116
thank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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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화
2010.11.19 15:14:40 *.253.124.89
"내 맘대로 해볼 수 있는 세상 하나" 이게 제가 지금 바라는 겁니다.
 이 넓은 세상에 내가 즐겁고 행복 할 수 있는 그런 세상 하나, 정말 그런 세상이 있겠죠??
그 세상을 찾는 게 제 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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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린스
2010.11.23 15:16:36 *.120.82.105
가슴이 불끈하는 이야기네요 이 이야기를 퍼가도 될까요?
구본형선생님 글을 보면 힘이 솟는답니다
지금가지 몰래 선생님이 쓴글을 퍼가도 했었는데요(출처는 밝혔죠 ㅜㅜ;)
이 이야기도 올릴께요
삭제하라 하시면 삭제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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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박
2010.11.24 09:16:03 *.157.60.10
아침부터 비타민 과다복용인데요. 힘이 펄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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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팡
2010.11.26 00:55:32 *.161.214.140

이룰 수 없는 꿈을 꾸고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하며

싸워  이길 수 없는 적과 싸우고

견딜 수 없는 고통을 견디며

잡을 수 없는 저 하늘의 별을 잡자


- 소설 『돈키호테』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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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군
2010.12.03 06:22:59 *.199.64.148
졸음이 확 달아나~
우리를 뛰쳐나와 황야를 내달리던 ~
발견하고, 기록하고 상상하는 연습을 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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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2.13 09:38:30 *.85.240.75
오늘 차가운 월요일아침,,,,,,왜 일찍 일어났을까????멍하던 정신을 번쩍 띄게 하는 팔딱팔딱 튀는 글......감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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ヴィヴィアン
2011.04.13 10:41:57 *.84.208.49
ヴィヴィアンウエストウッドは混乱で魅力的な矛盾のクラフトの人で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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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비니
2011.08.12 09:00:53 *.244.135.145
잘 읽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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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사람
2011.09.13 23:42:39 *.253.124.54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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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1.24 12:58:48 *.212.217.154

불가능한 꿈.

Moonshot Thinking.

오늘도 그 꿈을 향해

걸어가봅니다.

https://youtu.be/3JI9WuRSXG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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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5.10 15:36:34 *.212.217.154

내 안에 잠자는 호랑이가 깨어났습니다.

아직은 사냥이 익숙치 않은 까닥에 종종 먹이를 놓치고 헛발질도 많이 합니다.


하지만 스스로가 정글의 맹수임을 깨달았습니다.

다시는 염소의 삶으로 돌아갈 수 없습니다.


언젠가는 나만의 무리를 만들고

가죽을 남길 수 있음을 의심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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