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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

여러분이

2013년 10월 21일 12시 59분 등록

스며드는 것.

 

꽃게가 간장속에

반쯤 몸을 담그고 엎드려 있다.

등판에 간장이 울컥울컥 쏟아질 때

꽃게는 뱃속의 알을 껴안으려고

꿈틀거리다가 더 낮게

더 바닥 쪽으로 웅크렸으리라

버둥 거렸으리라 버둥거리다가

어쩌할 수 없어서

살 속에 스며드는 것을

한때의 어스름을

꽃께는 천천히 받아들였으리라

껍질이 먹먹해 지기 전에

가만히 알들에게 말했으리라

 

저녁이야

불 끄고 잘 시간이야..

 

(여덟단어 - 박웅현 중에서 재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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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0.22 08:39:53 *.108.8.66

꽃게의 아픔을 노래한 시인이 있었군요... 간장 게장 무척 좋아하는데... 다음에는 묵념이라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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