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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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경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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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2월 17일 09시 19분 등록


A Preview of
서른 살 이야기




Part 1
저자 소개


지은이 정경빈은 평범하면서도 조금 별난 직장인이다. 직장 안에서 살아가고 있지만 종종 직장의 룰 보다는 자신의 룰을 더 소중히 여기며 살아 가는 사람이다. 그 중 가장 우선시 하는 원칙은 ‘자신과 가장 어울리는 일, 자신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을 하라’ 라는 것이다.

그는 안으로 타오르는 사람이다. 겉으로 보기에는 그저 조용하고 수줍어 보이지만 안에서는 활활 타오르는 거센 불길이 그를 이끌고 있다. 그는 안에서 이 불길이 항상 유용하게 쓰일 수 있는 방향으로 열심히 부채질을 하는 중이다. ‘사람이 스스로를 세우고, 조직이 직원을 다스리고, 문화가 사람들을 이끄는 법을 배우고 가르친다.’ 이것이 그가 살아가려는 삶의 방향이다.

그는 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연구원으로 현재 직장과 직장인의 이상적인 관계에 대하여 연구하고 있다. 그리고 국내의 한 기업 인사팀에서 이 연구한 것을 토대로 실험을 하는 중이다. 이 실험이 끝나면 그는 조금 더 범위를 넓혀 조직문화에 대한 실험을 할 생각이다.



Part 2
나는 왜 이 책을 왜 쓰려 하나


이 책은 삶의 전환기를 맞이한 나에게 일종의 세레모니와도 같은 것이다. 내가 누군지도 모른 채 자신의 본래 모습과는 다른 일을 하며 살아온 지난 날들을 여기서 마무리하고, 새로운 몸과 마음으로 새 인생을 살아 보려는 그 분기점에 이르러 이 책을 쓰게 되었다.

나는 이 책을 통해 그 동안 내가 생각 없이 직장생활을 하며 겪었던 좌절, 울분, 화남, 허무함 등에 대한 이야기를 모두 토해낼 것이며, 동시에 그것을 발판으로 삼아 일어날 수 있었던 나의 변화에 대한 스토리를 적어낼 것이다. 여기에는 서른을 살아가고 있는 나의 과거, 현재, 미래가 모두 담겨 있다.

이 책이 완성된다면 나는 이것을 나와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는 내 친구들과 후배들에게 권할 생각이다. 그래서 그들이 때때로 나에게 찾아와 얘기하던 그 막막함에 대하여 대답해 줄 생각이다. 나는 누구보다도 평범하기 때문에 그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Part 3
제목


서른 살 이야기



Part 4
목차


서문 - 조금 다른 성공에 대하여
프롤로그 : 나와 당신의 이야기

제 1부 나의 실패 이야기 (꿈을 잊은 시절의 이야기)

1장 준비없이 직장인이 되다
급하게 떠난 대학
서투름이여, 어리석음이여

2장 바쁨과 익숙함
벙어리 3년 귀머거리 3년 (나의 신입사원 시절)
좋은 선배를 만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좋아하는 일을 만난다는 것은
바쁘다는 것에 대하여
돌고 도는 직장생활

3장 방황
이렇게 살아야 하는가 (직장인 4년차의 모습)
갈등이 찾아 오다 (언제, 어떻게, 나에게 던진 질문)
불행은 변화의 씨앗이다

4장 울다, 떠나다
나를 울리다 1 - 그대 스스로를 고용하라
나를 울리다 2 - 마음을 여는 편지
나를 울리다 3 - 꿈을 찾는 자궁
뜨거움을 향해



제 2부 나의 성공 이야기

1장 다시 그림을 그리다

삶을 꿰뚫는 그것 (나와 직업과 미래를 정렬한다)
생각의 전환
큰 그림을 그리는 법
나부터 연구하라
직장이 아닌 직업을 구상하라
내 직업의 이름표
큰 지도를 그려라
몰입과 행복

2장 다시 시작하다

하루부터 경영하라
스승을 모셔라
벗과 함께하라
현장을 찾아 나서라 그리고 떠나지 마라
진실함에 대하여
경영학에서 건지다 (블루오션전략, 플라이휠 모델)

3장 다시 공부하다

책으로 공부하라
글로써 나를 업그레이드하라
가르칠 수 있어야 한다
넓은 세상으로의 티켓
저자가 된다는 것


제 3부 나의 꿈 이야기

1장 꿈과 함께 10년을 가다

1 선비가 되다
2 내가 저자가 되다니
3 조직과 사람은 Win-Win할 수 있다
4 나의 첫 강연
5 대학생을 일으키다
6 후학을 기르는 일
7 가족이란
8 나의 공간
9 풍류를 알다
10 세상이 얼마나 넓음을 아는가

에필로그
나의 두 번째 고개 (인간경영, 직장과 직원의 궁합맞추기, 인문학적 Company)



Part 5
서문


조금은 다른 성공에 대하여

이 책을 완성하기 까지 꼬박 1년이 넘게 걸렸다. 이 정도의 책을 쓰며 뭐 그리 엄살을 부렸냐고 하겠지만 그럴 수 밖에 없었다. 나는 대한민국의 수백만 직장인 중 한 명이다. 나 역시 아침부터 저녁까지는 나의 일터에서 바쁘게 살아야 하고 퇴근해서 돌아오면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야 한다. 하루 중 내 마음대로 쓸 수 있는 여유시간은 별로 없다. 그래서 나는 이 책을 쓰기 위해 죽어있던 새벽을 살렸다. 남들이 모두 잠들어 있는 새벽에 조금 일찍 일어나 두 시간씩 책을 써내려 갔다. 어떤 날은 못 일어나기도 하고 어떤 날은 시간만 보낸 채 한 줄도 못 쓰곤 했다. 하지만 어느새 조금씩 모인 글들이 이 책이 되었다. 나는 새벽을 통해 자신감을 얻었고 또 꿈을 다질 수 있었다.

나는 성공한 직장인이 아니다. 우선, 직장생활을 겨우 6년 넘게 한 놈이 성공을 운운하는 것이 말도 안 되는 얘기이다. 또한 나는 ‘고속승진’, ‘억대연봉’ 같은 말로 대변되는 ‘직장인의 성공’이라는 컨셉에 별로 동의하지도 않는다. 그렇다면 도대체 이 책을 왜 썼을까?

입사할 때 밝고 패기가 넘치던 후배가 있었다. 젊음이 느껴졌고 싱싱했다. 하지만 한 해 두 해가 지나고 나서 다시 본 그는 몰라보게 어두워졌고 또 너무 일찍 늙어버렸다. 그를 보고 있으니 나의 모습이 떠올랐다. 낮에는 직장에 몸을 담고 바쁘게 지냈지만, 퇴근길에 어김없이 나타나 따라다니는 허무함에 못 견뎌 하던 예전의 나를 보게 되었다. 무엇이 우리를 그렇게 만들었을까?

나는 직장 생활을 하던 중 우연한 계기를 통해 나만의 꿈을 찾을 수 있었다. 그 꿈은 내가 현재의 직장생활을 계속하면서도 얼마든지 이룰 수 있는 꿈이다. 그것을 통해 내가 앞으로 어떤 일을 해야 하며 또 어떻게 살아야 하는 지에 대한 어느 정도의 확신을 갖게 되었고 또 그렇게 사는 중이다. 하지만 나의 그러한 경험담이 많은 직장인들에게 공감을 얻고 도움을 줄 것이라고 생각하며 이 책을 썼다면 지나친 오만이다. 오히려 나는 내가 겪은 직장생활의 여러 경험과 그 속에서 계기를 찾아 천천히 변화하게 된 나의 모습을 진솔하게 기록해 보고 싶은 마음이 우선이었다. 그리고 나서 이 기록을 통해 한 사람이라도 도움을 받을 수 있게 된다면 그것 또한 나의 행운일 것이다.

이 책은 총 세 가지 장으로 되어있다. 첫 번째 장은 신입사원으로 입사해서 직장에서 겪고 느꼈던 일들과 내가 변할 수 있었던 계기에 대한 이야기로 되어 있고, 두 번째 장에는 내 삶을 변화시키기 위해 시도했던 많은 방법들에 대한 경험담이 담겨 있으며, 마지막 장은 내가 앞으로 살아나갈 모습들을 상상하며 적어 놓은 미래의 풍경으로 되어 있다.

변화는 급격한 것이라 생각하기 쉽다. 비바람에 폭풍우까지 몰아치는 밤이 지나야 다음 날 아침이 달라져 있을 것만 같다. 하지만 변화의 계기는 격할 수 있어도 그 과정마저 격해서는 안 된다. 내가 즐길 수 있어야 하고 내가 납득할 수 있어야 오늘 하루가 새로울 수 있다. 또 그렇게 해서 변한 나의 하루는 나를 닮아 있어야 한다. 그래야 오래갈 수 있다. 평생을 염두한 변화의 여행은 그렇게 시작해야 한다.

변화가 나를 닮아 있으려면 먼저 스스로를 잘 알아야 한다. 여태껏 해왔던 것 보다 더 깊고 진솔하게 자신을 들여다 보아야 한다. 하루 아침에 끝날 일은 결코 아니다. 여러 가지 방법으로 꾸준히 이루어져야 하는 여정이다. 아마 하루를 잘 보낼 수 있다면 그 안에 있는 자신을 찾기란 그리 어렵지 않을 것이고 또 즐길 수 있을 것이다.

급하게 스스로의 목표를 정하고 좀더 빨리 나아가기를 원하는 사람에게는 아마 이 책이 맞지 않을 것이다. 간단한 자기계발서를 읽고 바삐 움직이는 것이 더 나을 것이다. 하지만 막 시작한 직장생활에 공허함을 느끼고 있거나 아니면 본격적으로 직장생활에 들어가기에 앞서 스스로의 모습을 세워 놓고자 하는 사람에게는 이 책이 하나의 여행 지침서 역할을 해줄 수 있을 것이다. 가보지 않은 곳에 길이 하나 있고 또 그 길에 대한 안내가 있다면 한결 떠나기 쉬울 것이다. 마르코 폴로의 동방견문록처럼 나는 이 책이 그런 역할을 해주길 바란다. 소박하지만 강한 변화를 실천할 수 있기를 바란다.

나의 사부를 만나지 못했더라면 나는 이 글을 쓸 수 없었을 것이다. 내가 언제나 타오를 수 있도록 늘 한결 같은 모습을 보여주시는 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소장님께 무한한 존경과 감사를 드리고 싶다. 그리고 함께 길을 가고 있는 변화경영연구소 연구원들이 없었더라면 이 길이 너무 외로워 중도에서 그만 두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또, 직장인으로서 지금의 나를 있게 해준 동부생명 선후배님들께도 쑥스럽지만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

지금 내 모습의 반 이상은 아버지와 어머니의 물림이다. 언제나 나를 걱정하고 지켜주시는 부모님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끝으로 신혼의 시간을 아낌없이 할애해준 아름답고 착한 아내와 방긋 웃음으로 힘을 주는 혜린이에게 늘 고맙다. 이 분들을 언제나 사랑한다.



Part 6
본문 Sample


프롤로그 : 나와 당신의 이야기


"살아가려고 바둥대기는 하지만, 정말 삶을 살고 있는 것일까?"
- 랄프왈도 에머슨

나의 이야기

나는 대학생이 되었을 때의 그 설렘과 두근거림을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한다. 전화를 통해 확인한 합격 소식에 아버지께서는 나를 힘껏 안아주셨다. 나는 전화로 확인한 것이 못 미더워 직접 대학교로 찾아가 운동장에 붙어 있던 합격자 발표 게시판을 보고서야 다시 한번 실감할 수 있었다. 지난 3년간의 고등학교 시절이 떠올랐고 동시에 앞으로 펼쳐질 나의 대학생활에 대한 환상도 구름처럼 피어 올랐다. 너무나도 하고 싶은 게 많았고 너무나도 가벼워 두둥실 떠오를 것만 같았다. 한동안 그렇게 땅 위에서 10cm정도 떠 다니는 듯 했다. 나도 드디어 대학생이 된 것이었다.

나는 취직이 되었을 때의 그 안도감과 약간의 실망도 똑같이 기억한다. 면접까지 합격했으니 언제 다시 나와 신체검사를 받으러 오라는 전화를 받고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하지만 동시에 지난 대학생활에 대한 후회와 앞으로의 삶에 대한 막막함도 찾아왔다. 나는 겨우 직장을 구했지만 그렇게 구한 직장이 뛸 듯이 기쁘지는 않았다. 날개가 접혀 갑갑한 새장 속으로 내 발로 걸어 들어가는 기분이 들었다. 언제고 다시 나오겠다는 다짐도 했던 것 같다. 나는 그렇게 직장인이 되었다.

나는 직장생활을 하며 너무도 많은 것을 배웠다. 모든 것을 백지상태에서 새로 시작했다. 누구보다도 열심히 배우려고 했고 내가 해볼 수 있는 일은 다 해보겠다는 마음가짐으로 덤볐다. 덕분에 매일매일 바빴고 하루하루가 어떻게 지나가는 지도 모르게 살아왔다. 나의 선배들이 가지고 있는 좋은 것들은 모두 배워보려고 했다. 전부를 가져올 수는 없었지만 일을 빨리 배우는 데에는 도움이 되었다. 그렇게 회사에 코를 박고 신입사원으로 정신없이 3년을 보냈다. 하지만 그렇게 보낼 수 있었던 것은 그 3년이 전부였다. 3년이 지나자 나는 자꾸 나의 현재를 부정하기 시작했다. 가장 큰 질문은 이것이었다. “나는 왜 이 곳에서 이 일을 하며 살게 되었을까? 이것이 나의 천직일까” 나는 이 질문이 떠오를 때마다 답이 떠오르지 않아 답답했고, 그 때마다 답을 피하려 해 부끄러웠다. 나는 누구보다 열심히 배워온 직장인이라고 생각하지만, 내 안에 나는 없었다. 눈을 막고 귀를 닫고 현재의 생활에 적응하려고만 해왔다. 하지만 그렇게 덮어 두었던 모든 것이 딱 3년이 지나자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이제 이렇게 살지는 말자고.


내 친구의 이야기

내 친구 승우는 대학을 졸업하고 곧바로 중견기업에 취직했다. 그 곳에서 그는 3년 동안 경리부서의 회계업무를 담당했다. 타고난 성실성이 있었기에 맡은 업무를 하는 데에는 별 무리가 없었다. 가끔씩 물어보면 그저 그렇게 잘 지내는 것 같았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일이 별로 재미가 없어지기 시작한 모양이다. 일이 손에 익자 성취감도 떨어지게 되었고 매년 같은 업무를 반복하게 되자 지루함도 생기게 되었을 것이다.

승우는 남들보다 경험이 빠른 친구였다. 왜 그런 친구들이 있지 않은가, 학생 때부터 아르바이트도 많이 하고 서클활동도 많이 하는 그런 친구들. 승우가 그랬다. 그는 고등학교 때부터 친구들 몇 명과 어울려 락 밴드도 해보았고 대학 다니는 동안에는 놀이공원에서 아르바이트도 하고 고급 카페에서 매니저도 해보았다. 그러한 모습을 봤을 때 나는 그가 사람들을 자주 만나는 활동적인 일과 잘 맞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그가 회사 경리부서에서 자금관리를 하게 되었다고 하니 조금 뜻밖이었다. 아마 그도 그런 생각을 한 모양이다. 회계장부를 들여다 보며 책상 앞에 앉아 하루 종일 숫자놀음을 해야 하는 것이 마음 편하지 않았을 것이다. 어쩌면 마음 편하지 않은 정도가 아니라 락 밴드를 할 때처럼 피가 끓도록 뛰쳐나가고 싶었을지도 모르겠다. 그는 한참을 고민했다. 결혼도 했고 아이도 생겼으니 대안이 없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는 그의 마음을 따라가기로 했다. 조금 더 자신과 맞는 일을 찾아 나선 것이다.

그는 지금 대형 멀티플렉스 극장에서 매니저를 하고 있다. 예전처럼 사람들을 만나고 영화를 보며 하루를 산다. 그를 보며 나는 이런 생각을 한다. 나도 승우처럼 회사를 나갈 수 있을까?


찰스 핸디의 이야기

“이제 회사 생활을 청산할 때예요”
“그럼 뭘 하지? 어떻게 돈을 벌지?”
“당신은 글쓰기를 좋아하잖아요. 당신의 첫 번째 책도 반응이 괜찮았어요. 그러니 작가가 되어 보는게 어때요?”
“책을 써서는 부자가 될 수 없어”
“왜 부자가 되려고 해요? 우리는 어떻게든 살아갈 수 있어요. 당신도 일하고 나도 일하니까요. 또 필요하다면 당신은 경영학 과정에 다시 나가서 임시 강사를 할 수도 있어요”
“그건 너무 리스크가 많아”
“어차피 인생은 리스크예요. 난 피곤에 찌든 직장인과 함께 사는 게 지겨워졌어요”

아일랜드 출신의 경영컨설턴트이자, 유럽의 피터 드러커라고 불리우는 찰스 핸디는 그의 책 ‘코끼리와 벼룩’에서 자신의 ‘포트폴리오 인생’이 이렇게 아내의 자극을 통하여 시작하게 되었다고 회고한다. 다국적 회사인 로열 더치 셸 그룹에서 10년간 직장생활을 하다가 그만두고 다시 대학교수를 거쳐 왕립 연구센터의 학장까지 맡고 있었지만, 그는 그 모든 것을 뒤로 한 채 스스로를 위하여 고용된 포트폴리오 인생을 선택했다. 포트폴리오 인생이란, 어느 한 곳에 소속되어 삶을 살아가는 풀 타임 노동자가 아니라, 다양한 고객이나 거래처로부터 일거리를 받아 일하는 노동 형태이다. 이는 흔히 말하는 프리랜서라는 말과도 유사하며, 누가 정해주는 계획에 의해서가 아니라 자신의 시간과 노동력을 직접 계획하고 배분한다는 의미에서 포트폴리오 인생이라고 한다. 스스로에게 주어진 시간이 많다라는 점에서 보면 이것은 꽤 괜찮은 상황이지만 동시에 자신의 보호해줄 조직도, 자신을 대신해 줄 대타도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늘 일감을 찾아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항상 준비하고 항상 공부해야 하는 것이 포트폴리오 인생의 특징이다.

찰스 핸디는 포트폴리오 인생을 시작하고 나서 자신의 시간을 나름대로 배분했다. 그는 1년을 365일로 보고 그 중 100일은 공부에, 그리고 150일은 일에 투입했다. 돈을 벌기 위해서 이처럼 총 250일을 투자했기 때문에 10%인 25일은 자원봉사의 날로 넣었다. 그리고 나머지 90일은 가사일과 휴일, 여가를 즐기는 시간으로 두었다. 그는 이렇게 비율을 정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키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얘기한다. 설사 일거리가 많아진다 하더라도 절대로 일하는 시간을 늘리면 안 된다는 것이다. 그렇게 해야 포트폴리오 노동자가 일반 직장인 보다 더 자유로워지고 더 여유로운 삶을 살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러한 포트폴리오 인생이 앞으로 점점 더 많아 질 것이라고 예측한다. 풀타임 노동자는 전체 노동력의 절반도 되지 않을 것이며, 나머지 절반의 노동력은 자영업자, 파트타임 근무자, 임시직 노동자, 실업자 등이 될 것이라고 했고 그들이 곧 포트폴리오 인생을 사는 사람들이다. 실제로 2000년대에 이르러 영국에서는 풀타임 노동자의 비중이 전체 노동력의 40%이하로 떨어졌다. 우리나라도 곧 예외가 아닐 것이다.

찰스 핸디는 아마도 좋은 아내를 만난 것 같다. 그가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 할 시기마다 그의 아내가 계기를 마련해 주었다. 그가 셸을 그만 둘 때도 그러했다.

“여보, 당신은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자랑스러워요?”
“좋아, 그런대로…”
“함께 일하는 사람들은 어때요. 특별한 사람들이에요?”
“좋아, 그런대로…”
“그럼 당신 회사 셸은 좋은 일을 하는 좋은 회사인가요?”
“응, 좋아, 그런대로…”
“나는 ‘좋아, 그런대로’의 태도를 가진 사람과 한평생을 보내고 싶지는 않아요”

나 역시도 ‘좋아, 그런대로’에 얼마나 매여 있는가? 나쁘지 않다는 것은 동시에 좋지도 않다는 뜻이다. 나의 생활은 어떠한가? 그리고 당신의 생활은 어떠한가? 그런대로 괜찮은가? 찰스 핸디는 아직 자신의 열정을 발견하지 못한 사람들에게 이렇게 충고한다.
“실험을 해보라. 마음에 드는 것은 뭐든지 해보라. 하지만 그것이 하나의 열정으로 성숙하게 될 때까지 그것을 당신 인생의 중심으로 여기지는 말라. 그것은 오래가지 못할 테니까”


일과 삶에 대한 이야기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하루하루를 바쁘게 산다. 다들 누구보다도 열심히 살고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 일이 좋아서 그렇게 몰두하는 사람보다는 어쩔 수 없이 그렇게 사는 사람이 더 많다. 직장인들은 항상 자신의 진로와 경력에 대해 고민을 한다. 위의 이야기처럼 항상 하고 싶은 일과 해야 하는 일 사이에서 고민하고 5년 후 10년 후의 막연함에 대하여 걱정한다. 이렇게 고민하는 직장인은 많지만 찰스 핸디나 승우처럼 회사를 그만 두거나 진로를 바꿀 수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직장을 자주 옮겨 다닌 사람들에게는 이직이라는 것이 오피스텔 옮겨 다니는 것처럼 가벼운 것일지 모르겠으나 한 곳에 오래 머물던 사람들이 자리를 바꾸고 일을 바꾸고 사람을 바꾸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그들 중 대부분은 그냥 그러고 산다.

그래서일까? “자신의 일을 찾은 이들은 복 있는 사람들이다. 그 이상의 축복은 요구하지 말자”고 얘기한 토마스 칼라일의 얘기는 충분히 납득이 간다. 도대체 일이란 무엇이기에 이토록 사람들에게 평생의 고민거리를 안겨주는 것일까? 왜 그것은 해야만 하지만 하기 싫은 것이 되어 버렸고 왜 대부분의 사람들은 일에 소비되는 시간을 소모나 낭비와 같은 의미로 느끼게 되었는가? 이왕 평생을 짊어 지고 갈 것이라면 일을 조금 더 신나고 행복하게 할 수는 없는 것인가?

나는 이 책을 통해 이러한 고민들에 대한 내 나름대로의 답을 얘기하려고 한다. 그리고 그 답의 핵심은 ‘삶의 정렬성’에 맞춰질 것이다. ‘삶의 정렬성’이란 한마디로, 내 삶을 이루고 있는 모든 것들을 하나의 가치관에 맞춰 일렬로 세우는 것을 말한다. 나의 일, 나의 취미, 나의 성격, 나의 재능, 나의 인간관계, 나의 꿈, 나의 과거와 미래, 이러한 것들이 서로 제 각각으로 노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큰 틀 안에서 관계를 맺고 돌아가는 것이다. 가장 이상적인 모습이 된다면 아마 이러할 것이다. ‘나는 나의 기질과 재능이 무엇인지 충분히 알게 되었다. 그리고 그러한 나를 최대한 빛나게 해 줄 나의 천직이 무엇인지도 알게 되었다. 나는 그 일을 통해서 하루하루를 살아갈 것이며 그 일을 통해서 사람들을 만날 것이며 그 일을 통해서 나의 꿈과 미래를 만날 것이다. 그 일을 함에 있어서 나에게는 은퇴란 있을 수 없으며 내가 평생을 두고 해내갈 나의 업이 될 것이다.’

생각해 보라.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일과 내가 하고 싶은 일과 내가 10년 후에 할 수 있는 일이 하나의 직선 위에 모두 걸쳐 있으면 얼마나 좋겠는가? 내가 매일 아침 출근해서 하는 일이 예전부터 하고 싶었던 일이고 이 일을 10년 동안 갈고 닦아서 이 분야의 전문가가 된 다음 직장의 울타리가 없이도 나를 팔 수 있을 정도로 독립적이 될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그럴 수만 있다면 내가 직장에서 보내는 시간이 나의 인생을 축낸다는 생각도 하지 않을 것이고, 회사에서 맡은 일이 남의 일이라는 생각도 하지 않을 것이고, 누가 챙겨주는 밥만 기다리지도 않을 것이고, 인생이 지금처럼 이렇게 막막하지도 않을 것이고, 내가 오늘 하루를 사는 것이 얼마나 의미 있는 것인지 매일 느낄 수 있게 되지 않을까? 이것이 내가 말하는 삶의 정렬성에 대한 것이다. 나와 나의 일과 나의 내일이 서로 다른 곳을 바라보지 않고 일렬로 서 있는 모습, 그것이 내가 바라는 모습이다.

아울러, 이러한 활동을 통해 나와 회사와의 관계도 다시 한번 생각해 보기를 바란다. 나는 가급적 회사와 동등한 관계이고 싶다. 거기에 희생하고 거기에 소모되는 존재가 아니라 그곳을 현장으로 삼아 배우고 실험하며 그곳에서 배운 것으로 회사에도 보탬이 되는 그런 관계가 되고 싶다. 나는 솔직히 조직형 인간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누구보다 조직에 도움이 되는 구성원이 될 자신이 있다. 나도 살고 조직도 사는 것, 직원도 살고 직장도 사는 것, 이것이 내가 말하는 또 하나의 정렬성이다.

이러한 얘기가 얼마나 이상적인 얘기인지는 나 역시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이상적이기에 더욱 얘기하고 싶다. 현실만 바라보며 살기에는 인생이 너무 건조하고 팍팍하다. 구름 위에 떠 있는 궁전을 봐야 가고 싶은 마음 생기고, 그 마음이 생겨야 내일을 생각하면서 오늘을 다르게 살 수 있다. 그것이 꿈의 기적이고, 변화의 첫 단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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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2008.02.17 10:48:50 *.70.72.121
Wow! 좋은 책이 나올 것 같은데요. 오래 성의껏 준비한 저력이 물신 풍기는 걸.

첫 문장을 대하면서 글로 봐서는 가장 사부님을 닮은 조교라는 생각이 드네요. 아마도 실제로도 그렇겠지요? 사부님 책을 읽고 있는 느낌이 들어요. 오래 잘 숙성시켜 배어나오는 분위기 말예요.

진솔함에 빨려들어 가려고 하네요.

찰스핸드가 좋은 아내를 맞은 것이 아니라 아내의 좋은 말을 잘 새겨들은 것 같아요.^^

'삶의 정렬성' 반하겠어요. 내용과 설득이 알차네요. 기대되요. Wow! 멋진 당신! 맛있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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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지깽이
2008.02.17 11:00:38 *.128.229.163

좋다. 너는 거의 다 쓴 것 같구나.
옹박한테 줘 제본할 때 1-2 꼭지 더 올려 두도록 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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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석
2008.02.17 12:05:32 *.209.47.187
우~~ 선비의 승리, 정경빈 스따이루의 승리로군! ^^
누구보다 조용히, 누구보다 꾸준히 준비하는 자는
누구보다 빨리 기회를 맞을꺼고, 또 무엇보다
세상을 거스르지 않으므로 성공이 그의 편이라는 걸
오늘 기획안에서 확인한다.
맙소사~~
그런 기질이 내 안에는 전혀 없으니, 이 노릇을 어찌하나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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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영
2008.02.17 12:44:29 *.239.124.170
경빈씨는 친절한 작가예요.
프롤로그와 샘플이 참 좋네요. 훌륭해요.
본문과 에필로그, 무척 궁금하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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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동
2008.02.17 12:46:50 *.142.152.25
잘 해내기를....
부디 하나의 본보기가 되기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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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빈
2008.02.17 14:13:00 *.183.226.36
고맙습니다.^^
많이 늦었으니 더 늦지 않도록 해보겠습니다. 더 보태야 할 것도 일러주시면 보완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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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뎀뵤
2008.02.18 00:35:37 *.133.220.186
오빠 정말 꾸준히 열심히 했네. ^-^
곧 책이 나오겠어~ 2기에서 첫번째 책을 낸다면 조교로 한 일중 가장 잘 한 일이 될텐데. ㅋㅋ
머. 오빠야 책을 내지 않아도 이미 출산(!)을 했으니 졸업이지만 말야. ;;

오빠 특유의 편안한 문체도 좋고 성실함으로 밀어 부치니 책 나오고 대박 치는건 시간 문제겠어. ^^
보태어야할 것은 나중에 따로 이야기 할 기회가 있을것 같으니 그때 얘기 하껭... ㅎㅎㅎ
일단 쓰자고. 달려 달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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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화
2008.02.18 07:18:34 *.72.153.12
경빈선배, 제목이 너무 마음에 들어요.
'서른'에는 많은 것들을 생각하고 많은 것들을 겪으니까.

차츰 힘을 잃어가는 신입직원에 공감이 가요. 웃음을 잃어버린다고 하죠. 저도 그런 소리 들어봐서.... 남 이야기 같지가 않아요.

경빈선배를 꼭 닮은 놈으로 출산하시라가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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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정
2008.02.26 08:45:31 *.244.218.9
출력해서 읽었어요.

목차랑 서문이 마음에 들어요~
다른 책과 다른 내용이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더 재밌었으면 좋겠어요 ^^

기대 많은 거 알죠?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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