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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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1월 9기 수업 전에, 수업 중에 김대수씨가 찍은 사진들.
2013년 11월 23일 변화경영연구소 9기 수업 후기? 아니다. 이건 내 배움의 기록이다.
어제 수업에서 서로를 도우며 빛나는 2명을 보았다. 서로의 기질적인 특성 때문에 같이 있으면 서로를 돋보이게 하는 오미경씨와 서은경이다. 우리는 수업에서도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지만, 수업 후 저녁을 먹고, 찻집에서 음료를 마시며, 그리고 다시 숙소로 돌아와 9기연구원들의 현황과 책쓰기에 대하여, 연구원 방향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오미경씨는 유쾌하고 발랄하며, 진솔하고 이야기가 많은 사람이다. 그런 그녀가 첫 책을 무엇을 쓸 것인가를 이야기할 때 서은경씨를 부러워하는 것을 보았다. 나 또한 서은경씨가 부럽다. 오미경씨와 나는 예술가 타입이라고 할까. 자신이 좋아하고 관심 있는 것에서부터 출발하여 자유롭게 여러가지 방안을 모색해가며 글을 써나가는 타입이다. 그런데 수업을 하다보면 수업의 과제는 자유로운 발상보다는 과제를 이해하고 그에 다른 자신의 해답을 내놓는 것을 요구한다. 주제가 주어지고 그것에 따른 답변은 발산형 사고보다는 자신을 탐색한 후에 주제에 맞춰어 어떤 것을 전개하고 수렴하는 사고를 필요로 한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서은경씨는 이러한 사고, 즉 목표지향적인, 전략적인 사고를 하는 타입인 것 같다.
오미경씨와 서은경씨는 둘 다 행동주의자인듯 보인다. 사고하면 그것을 곧 행동으로 옮기는 적극성이 있으며, 자신이 갖고 있는 생각을 표현하고, 그것에 따른 피드백을 유쾌하게 받아들이는 타입이다. 그러다보니 이 둘은 굉장히 적극적이다. 그리고 둘 다 유쾌하게 자신감 넘치며 자신의 의견을 표현한다.
오미경씨는 최근에 여지껏 연구원 과정을 충실히 하면서 글감의 바닥을 경험했다 한다. 이제는 어떻게 해야할지 막막해졌고 위기감을 느꼈다고 한다. 이러한 경험은 내 현역시절과 비슷하다. 서른번쯤 이었던가, 내 안이 것을 꺼내서 쓰고나니 고갈을 느꼈었다. 그래서 오미경씨를 이해하며, 나 또한 서은경씨가 부러웠다.
밤늦게까지, 아니 새벽까지 우리의 방향성과 어떻게 하면 좋을까를 의논하는 중에 나의 기질과 어려움도 알게되었다.
문요한 선배가 내 개인적인 어려움에 관심을 보이며, 그럼 앞으로 어떻게 할거야라고 물으셨다. 묻고 답을 하는 사이에 나는 또 이전의 패턴대로 내게 닥친 문제를 풀고 있음을 느꼈다.
우리는 모두 강점과 약점을 가진 사람들이다. 오미경씨와 서은경씨가 둘이 함께 있을 때, 서로가 더 도드라져 보이며 빛을 내듯이 각각의 잘하는 영역과 약점 영역이 다르다. 나 또한 그러하다. 이번에 내가 겪고 있는 문제는, 내가 풀어야할 개인적인 문제는 내가 잘 다루지 못하는 영역의 것이며, 내 사고 패턴으로는 이전과 같은 답을 내리게 될 소지가 많은 것이다. 문요한 선배가 내가 선택한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계를 유지하고 그림을 그린다는 구상이 대단히 힘이들고 효과적이고 못한 것이라고 지적한 것은, 문요한 선배 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지적해준 것이었다. 그런데, 나는 이번에 다시 이야기를 듣기까지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었다.
염려는 동기인 박소라에게도 들었고, 도윤이의 걱정스런 눈빛도 보았고, 또한 김영훈님에게도 들었었다. 그리고 그때에 제안도 받았었다. 그때마다 나는 그 제안들을 '글쎄, 그건 언젠가는 원하는 데, 지금은 아닌 것 같은데'라며 거절했었다. 이런 나의 패턴을 감안할 때, 나는 이 문제에 대해 내가 답을 내는 것보다는 조언을 구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오미경씨가 서은경씨에게 자신의 관심분야의 참고할 서적을 찾고, 키워드를 찾고, 글감을 찾아서 칼럼을 써나가는 효과적인 방법을 묻듯이 나 또한 그래야 한다. 그런 생각이 들자, 내 주변에 나와 다른 패턴으로 사고하는 사람들이 떠올랐다. 몇명에게는 전화하고 몇 명은 어떻게 조언을 구할지를 구상했다. 그리고 이야기꺼리를 정리하기 시작했다.
매번 수업에서 배우는 것이 많다. 수업의 주제와 관련된 것을 배우기도 하지만, 내가 수업에서 얻는 것은 이번처럼 사람에게서 배우는 것들이다. 진짜 나를 알아가는 느낌이 든다. 고맙다. 수업을 할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나는 9기들이 배우는 모습을 보며 내가 더 배우게 되어 너무나 고맙다. 우리는 서로가 든든한 지지자가 되고, 훌륭한 조언자가 된다. 그 속에 함께 하는 것이 무척 즐겁다. 그 순간순간이 옹골지게 살아있는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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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래의 사진들은 숙소로 옮긴 후에 김대수씨 발표 할 때 내가 찍은 사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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