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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2월 10일 06시 54분 등록

, 영웅을 기른 양모와 양부들

 

 

주변에 공개입양을 해서 아이를 기르는 부부가 있나 모르겠다. 차인표 신애라씨 부부가 유명하다.그들은 TV에 산다. 스타감이 높고 실존감은 떨어진다. 내게는 먼 발치에서 본 풍문, 3 케이스의 간접 경험이 있다. 

 

그 집에는 추자나무라고 부르는 호두나무가 있었다. 부인은 얼띠다 싶을 만큼 순박하다. 꼼꼼한 남편은 부인에게 다정했고 눈썹 아래에 흉터가 있었다. 아이가 없다는 것만 빼면 그 부부에게 모자란 부분은 없었다. 부부는 40대 후반도 넘어서 남자아이를 하나 입양했다. 먼 친척뻘 되는 이의 아이를 양자했다. 어느 정도 자란 아이였다. 늙은 아내가 치매증세를 보였는데 성인이 된 양아들은 실망이 되는 듯 했다. 남의 말하기 좋아하는 이들은 조잘댔다. 저럴 바에는 영감 할멈 둘이서 사이좋게 지내다가 한 사람 먼저 가고 조금만 견디다 훨훨 가면 좋았을 것을, 키운 보람이 없네, 없는 우환을 애를 써서 만들게 뭐람. 두번째 경우는 형의 차남을 입양해서 혼자된 동생의 부인이 키웠다. 어떤 사정으로 그런 결정이 내려졌는지는 모르지만 아이의 친모는 친모이면서 큰어머니로 자기 아들이 다른 여자에게서 성장하는 걸 한 동네에서 지켜보아야 했다. 양모는 아들을 대단히 사랑했고 지극정성이었다. ‘엄마를 앙망하는 여자였다. 세번째 경우는 어릴 때 그 집에 양자를 가기로 하고 경제적인 지원을 받으면서 원래 부모 밑에서 자랐다. 성인이 되어 결혼하자 마자 부터 양모를 모시고 살았다. 혈족주의, 특히 남아선호사상이 강한 우리 나라에서 입양은 노후보장의 의미였던가? 

 

신화 속에서 버림 받은 남의 아이를 주워다 잘 길러낸 양모와 양부들이 많다. 잘 길러냈다는 기준? 남아와 여아는 유기되어 양모와 양부 손에서 자랐음에도 본래의 잠재력을 발휘하여 신과 영웅으로 자라났다. 그만하면 잘 기른 것이리라. 어째서 그럴 수 있었던 걸까? 그들이 원래 신과 영웅의 씨앗이기 때문일까? 아니면 환경의 영향일까? 이건 유전 vs 환경이라는 유서깊은 교육학의 연구주제와 닿아있다. 그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우선 손에 짚이는 대로 신들의 이야기를 살펴보고, 인간이었던 몇몇 영웅들의 양육사는 그 다음에 살펴보기로 하겠다.

 

문득 왜 나는 양모와 양부들에게 관심을 가지는가 궁금해진다. 이틀 정도 출퇴근 길에 생각했다. 날이 흐리기도 하고 중국발 미세먼지가 떠돌아 희부윰했다. 전철에 앉아 내다보는 강물 너머의 아파트 단지는 겨울 안개에 가려 보이지 않았다. 나는 결혼을 하고 어쩌면 부모가 될 지도 모른다. 그러니 기본적인 부모됨과 양육에 대한 밑그림과 지침을 가질 필요가 있다. 아이를 갖기 전에 말이다. 이 때까지 살아오는 동안 알게 모르게 축적된 학습이 있겠지만 결혼으로 인해 없던 지위인 아내 다음에는 신생 역할 어머니가 따라 올 수 있으므로 그것에 대한 힌트를 주는 것들에 민감히 반응하는 것 같다. 이 새로운 사업에서 성공하고 싶다. 신과 영웅으로 길러낸다는 건 무슨 의미일까? 공부 잘 하고, 좋은 대학을 가고, 좋은 직업을 가지고, 돈을 많이 벌고 출세하는 일일까? 부모의 SES가 자식의 잠재력을 어느 정도 확정하는 시대가 아니던가? 개천에서 용이 날 수 있는 시기는 이미 지나 갔다. 나는 특수교사다. 대부분의 아이들의 장애는 원인 불명이다. 어떤 부모도 결혼하고 아이를 기다릴 때 우리 아이가 장애를 가지고 태어날 수도 있다는 확률에 대해 진지하게 고려해보지는 않았으리라. 그러나 나는 인구의 10%에 해당하는 일은 실제로 일어난다는 걸 알고 있다. 나에게도 어떤 가능성이든 열려 있는 거다. 어떤 아이가 내게 찾아와도 부모됨을 피워내야 하고, 부부의 협력은 지속되어야 한다. 그런데 친자가 아닌 양자와 양녀를 본래 씨앗대로 길러낸 양모와 양부들의 모습은 탐구해볼 가치가 있다고 나는 생각했다.         

 

제우스는 크로노스와 레아의 여섯 번째 막내아들이다. ? 난데없이 왜 제우스가 등장하냐고? 잘알려지지 않은 사실이지만 제우스도 유기된 어린아이였다. 크로노스 아버지는 자식 중 하나가 왕위를 찬탈할거라는 신탁을 듣고 아내가 출산하자 마자 아이들을 모두 삼켜버렸다. 레아는 신생아 제우스 대신 강보에 돌덩이를 싸서 크로노스에게 던져주었다. 빼돌려진 제우스는 암염소 아말테이아의 젖을 먹고 자랐다. 암염소가 죽자 그 가죽으로 아이기스라는 방패를 만들어 사용했다. 천하무적을 상징하는 이지스함의 이름이 이 아이기스에서 유래되었다. 제우스는 이걸 자신의 오른팔인 딸램이 아테나에게 물려주었다. 아테나는 아이기스에 머리가 뱀인 고르곤의 괴물 메두사를 새긴 걸 덧입었다. 메두사의 머리는 페르세우스가 획득한 것이었는데 누구든 그걸 보는 이는 돌로 변하는 힘이 있었다. 아이기스로 돌아가자. 어떻게 겨우 암염소의 가죽 따위가 전지전능한 천신 제우스의 방패가 될 수 있었을까? 유기된 아이 제우스에게는 인격으로 기록된 양모도 양부도 없었다. 그러나 젖을 물린 어떤 모성이 있었나보다. 그녀는 이름과 형태를 얻지 못했지만 죽은 그녀의 가죽은 젖을 물려 기른 제우스의 방패가 되었다. 이 때 가죽의 가치를, 의미있는 이의 별 것 아닌 유품을 소중하게 간직하고 그걸 쓰다듬으면서 마음이 그득해지고 쉬어본 경험이 있는 이들은 알아보리라. 물건의 원래 값어치 때문이 아니라 나와 나눈 사연과 사랑 때문에 다함도 더함도 없는 힘을 가진 것이 된다. 스누피로 알려진 만화 피넛츠에는 담요를 든 소년 라이너스가 나온다. 때가 꼬질거리도록 들고 다니는 아이들에게 세탁기에 넣을 간격조차 참지 못하게 하는 담요는 애착형성을 한 대상과 연합되어 있는 물건이다. 담요를 든 스누피 만화의 라이너스와 아이기스를 두른 제우스의 조각상을 나란히 놓고 찬찬히 비교하며 보고 싶어진다. 제우스도 블랭킷 키드였나? 이건 내 쪼대로 상상해본 거다. 사실이 어떤 지는 확인해 볼거다. 그리스신화는 이런 자유로운 상상이 가능한 여지를 두고 있어 사랑스럽다. 신을 신성불가침의 존재, 질문을 제기하면 신에 대한 불경이 되는 걸로 상정하지 않는다.

 

술과 황홀경의 신 디오니수스는 제우스와 테베의 왕녀 세멜레의 아들이다. 제우스의 사랑을 받은 세멜레는 그 사랑을 자랑하고 싶어서 안달이 났다. 근데 이 연애는 남편의 난봉질에 촉각을 곤두세운 헤라의 레이다망에 딱 걸려들었다. 헤라가 세멜레의 늙은 유모로 변신해서 살살 구슬려 물어보았더니 순진한 처자는 간밤에 자기 방에서 자고간 이에 대해 털어놓았다. 헤라는 세멜레에게 제우스가 헤라여신에게 보여주는 위엄을 보여주어 사랑의 증거를 보여달라고 하라고 시킨다. 제우스를 졸라 무슨 부탁이든 들어주겠다고 먼저 약속하게 한 다음 세멜레는 그 이야기를 한다. 제우스는 아뿔사 했을 거다. 스틱스 강에 걸고 한 맹세를 어길 수가 없었다. 결국 제우스가 휘황한 갑옷을 입고 나타나자 인간 세멜레는 그 천상의 빛을 견딜 수 없어 타 죽고 말았다. 그러나 이 빛은 태 안의 아이를 불사신으로 만들었다. 제우스는 서둘러 제왕절개수술을 시행해 세멜레의 태에 든 태아를 꺼내 자기 허벅지에 넣었다. 그리하여 디오니수스는 두 개의 자궁에서 태어난 자가 되어 여성적 생명력과 남성적 생명을 함께 갖춘 신이 되었다. 달이 차자 제우스는 허벅지를 갈라 아이를 낳았다. 디오니수스는 세멜레의 언니 부부에게 보내져 여자아이로 키워졌다. 그러나 이런 위장에도 불구하고 헤라로부터 아기를 보호하지 못했다. 헤라가 디오니수스를 돌보던 부부를 미치게 만들자 이모부와 이모는 디오니수스를 죽이려 들었다. 제우스는 헤르메스를 시켜 디오니수스 아기를 황금보자기에 싸서 아름다운 니사 산의 요정들에게 보냈다. 요정들은 그를 동굴에서 길렀다. 그곳에서 디오니수스는 스승 실레노스를 만난다. 실레노스는 늙고 친절한, 때때로 술에 취해 비틀거리는 노인으로 보통 그려졌는데 몸의 일부가 말이기도 했다. 실레노스는 그에게 자연의 비밀과 술 만드는 비법을 가르쳐주었다.   

 

대장간의 신 헤파이스토스도 친모가 아니라 양모에게서 자라났다. 헤파이스투스의 출생에 대해서는 두 가지 설이 존재한다. 하나는 제우스가 자기 머리에서 아테나를 낳고서 그녀의 유일한 부모로서 인정된 후 성이 난 헤라가 자가 생식으로 헤파이스토스를 낳았다는 설이다. 그런데 아테나는 완벽한 몸을 타고 태어났지만 헤파이스투스는 기형의 발을 가지고 태어났다. 모성적이지 않은 어머니 헤라는 이 아들을 창피해했다. 그녀는 아들을 버릴 생각으로 올림포스산 아래로 집어던졌다. 또 다른 이야기는 어린 헤파이스투스가 부부싸움을 하는 헤라와 제우스 사이에서 헤라 편을 드는 것에 격분해서 제우스가 아이를 집어던졌다는 거다. 헤파이스투스가 올림푸스산을 데굴거리며 굴러 렘노스 섬에 떨어졌을 때 장애를 입었다는 설이다. 모로 해도 바로 해도 가정폭력 아동학대의 피해자임이 분명한 헤파이스투스는 두 바다 요정 테티스와 에우리노메에 의해 구조되어 열아홉 살이 될 때까지 그들 손에서 자라났다. 그들과 함께 살면서 장인의 기술을 배워 그들에게 아름다운 것들을 만들어 선물을 했다. (원문 출처 ; <우리 속에 있는 남신들>)

 

아레스는 헤라와 제우스의 아들이었다. 어떤 로마신화(오비드 편)는 헤라가 헤파이스투스처럼 성관계를 갖지 않고 혼자서 아레스를 임신했다고도 전한다. 헤라가 아레스의 후견인으로 선택한 이는 기형적인 남근을 가진 신 프리아포스였다. 프리아포스는 먼저 소년을 완벽한 춤꾼으로 나중에는 무사로 훈련했다. 아레스 소년의 성장기 중 어느 때 알로아다이라 불리는 거인 쌍둥이가 소년 아레스를 때려잡는데 성공했다. 그다음 청동 항아리에 아이를 집어넣어 밀봉해 가두었다. 아레스는 열세 달 동안 감금되었다. 그의 의붓어미가 이 사실을 헤르메스에게 말하지 않았다면 구조되지 못했을 거다. 헤르메스가 아레스를 풀어주었을 때 그는 고통으로 거의 죽을 지경이었다. 이렇게 보면 헤라는 남편 감시와 남편의 정부들과 그 정부들의 소생들에게 보복하고 훼방놓으러 다니느라 바빠 정작 자기 자식의 양육은 남에게 맡겨놓은 듯 하다. 헤라에게 헤베라는 딸이 더 있었으니 아들에게만 그리했는 지 딸에게도 무심했는 지는 더 살펴볼 일이다. (원문출처 ; <우리 속에 있는 남신들> )

 

하긴 헤라도 양모와 양부에게서 자라났다. 제우스의 난봉질에 속이 상한 헤라가 양모와 양부를 찾아가는 장면이 로마시대의 재기발랄하고 경박한 시인 오비디우스의 <변신이야기>에 잘 나와 있다. 헤라도 크로노스와 레아의 딸이었다. 함께 삼켜졌다가 토해졌다. 헤라는 양부모에게 보내어져 양육되었다. (이 부분에 대한 자료조사가 더 필요함) 왜 레아는 자식을 하나도 건사할 수가 없었을까? 어찌하여 제우스의 어머니, 아내들, 자매들은 이토록이나 무력한가? 이쯤에서 나는 제우스의 난봉질이 어릴 때의 유기에서 비롯되었나 생각해본다. 알 수 없다. 결혼의 여신 헤라가 저토록이나 제우스 중심으로 살면서도 고통당한 것도 헤라의 유기에서 비롯되었던가? 알 수 없다.

 

물론 많은 신들이 친모에 의해 양육되었다. 페르세포네는 데메테르 여신의 딸이었고 어머니와 독점적인 관계를 가지며 성장했다. 아폴론과 아르테미스는 레토여신의 이란성 쌍둥이 아이들이었다. 아 쌍둥이들도 어머니가 길렀다. 헤르메스는 수줍음많은 동굴의 여신 마이어여신 엄마가 길렀다. 공통적으로 제우스는 이들을 끼치기만 했을 뿐 공사다망하여 언제나 부재중인 아버지였다. 그는 또 다른 종횡 연합으로 통치하고 또 다른 여인과의 연애에 골몰했다.     

 

한국 무가의 버리데기는 부자의 일곱번째 딸이었다. 재산과 벼슬을 물려줄 아들을 원하던 부자는 황룡, 청룡이 하늘에서 내려오는 태몽까지 꾸고서 기대에 부풀었다. 그러나 딸이었다. 나면서부터 부모를 실망시키는 딸을 내다버렸다. 갓 태어난 아기는 처음에는 포대기에 쌓인 채 산 속에 버려졌다. 죽었나 살펴보면 살아있었다. 부자는 쨍쨍 여름에는 푹푹 쪄서 죽으라고 솜옷을 입히고, 쌩쌩 겨울에는 꽁공 얼어죽으라고 삼베옷을 입혔다. 그런데 학이 날아와 여름 뙤약볕은 날개를 펴서 막아주고, 쌩쌩 겨울 바람은 안아서 막아주었다. 버리데기는 생글생글 웃으면서 잘 자라났다. 화가난 부자는 돼지하고 살라며 돼지 우리에 넣었다. 돼지들이 슬금슬금 피했다. 구렁이 굴에 집어넣으니 구렁이도 도망갔다. 화가 난 부자는 딸을 상자에 담아서 강물에 버렸다. 상자는 떠내려갔다. 강을 지나던 산골 할아버지 할머니가 상자를 건져서는 딸 삼아 고이고이 키웠다. (원문 출처 ; <버리데기> 시공주니어) 버리데기는 그런데 효녀로 자라났다. 버린 딸을 찾아와 병들어 죽게된 아버지를 살릴 약을 서천 시약산에 가서 얻어달라는 생모의 요구에 눈물로 응답을 하고 먼 길을 떠난다. 잘 먹이고 잘 입힌 여섯 딸이 아니라 버렸던 딸에게 생겨난 이 지극한 효심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어떻게 이런 도약이 가능했던 걸까?

 

상자에 담아 강물에 버려진 아기의 대표주자는 출애굽의 지도자 모세다. 모세는 이집트에서 이스라엘 민족의 부부에게서 태어났다. 그런데 태어난 민족 안에서 성장할 수가 없었다. 부모는 아기를 상자에 담아 띄웠고 그걸 이집트의 지체높은 여인이 주워 길렀다. 모세는 이집트 귀족처럼 자라났다. 성장해서 자신의 출신을 알게 되고, 또한 자신의 소명을 알게되는 시기가 온다. 그는 민족의 지도자가 되어 이집트를 탈출한다.     

 

친모와 같이 자랐으되 양부와 자란 경우가 있다. 고구려의 시조 고주몽은 유화부인의 아들이다. 수신 하백의 딸 유화부인은 해모수와 사귀었다. 부모 허락없이 연애한 것에 격분한 부모 하백은 딸을 태백산 남쪽 우발수로 내쫒았다. 여기서 동부여의 금와왕을 만났다. 금와왕은 유화부인을 데려와 궁실에서 살게 했다. 방에 있는 유화의 몸으로 햇빛이 비쳐와 쫒아다니더니 태기가 있었다. 유화부인은 달이 차서 닷되들이만한 알을 낳았다. 깨림직해서 알을 길거리에 버렸다. 짐승들이 먹지도 않고 밟지도 않았으며, 새들은 날아와 날개로 덮어주었다. 심지어 왕이 쪼개려 해도 되지 않자 금와왕은 알을 유화에게 돌려주었다. 어미가 포대기로 싸서 따듯한 곳에 두었더니 알이 부화했다. 그 알에서 나온 아이가 주몽이다. 이규보의 <동명왕편>에 나오는 이야기란다. 주몽이 영특하여 금와왕의 아들들이 시기를 했다. 고주몽은 말을 먹이며 자라났다. 명마의 혀 뒤에 바늘을 꽂아서 비루먹게 한 후 그 말을 차지했다. 이런저런 모험을 거쳐 탈출한다. 그리고 고구려를 세운다. 머니 유화부인은 동부여 금와왕의 서열이 좀 낮은 부인이 된 걸까? 어쨎든 여자는 결혼을 안 한 채로 임신을 하고 아이를 낳는다. 양부는 고주몽에게 친절했다. 아이는 정실부인의 자식들과 같이 자랐고 천대받기도 했다. 그런데 어떻게 이런 상황에서 고주몽 같은 건국영웅이 자라날 수 있는 걸까? 거룩한 아이를 잉태한 여자와 결혼해 양육한 양부에는 예수님의 아버지 요셉도 있다. 이렇게 말하면 나한테 화낼 사람이 있을라나 갑자기 겁먹은 눈빛으로 주변을 둘러보게 된다. 언뜻 보기에 아이의 성장에는 아버지보다는 어머니의 역할이 중해 보인다.

 

생물학적인 친자가 아닌 이들을 잘 길러내는 이 양모와 양부의 양육 비법은 무엇일까? 그리고 왜버려진 아이를 기른 이들이 할멈과 할아범이라는 표현이 잦은 걸까? 또 하나 디오니수스, 헤파이스투스, 아레스의 경우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이 아이들에게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 또 하나의 존재가 있다. 바로 스승이다. 디오니수스는 실레노스에게 자연에 대한 지식과 술빚는 법을 전수받았고, 헤파이스투스는 장인의 기술을 배운 이가 있다. 아레스에게 춤과 무술을 가르친 스승도 있었다. 이건 무엇을 암시하는 걸까? 이런 질문에서 이 꼭지의 탐험은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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