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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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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2월 29일 09시 35분 등록

1인 기업가로 정의하는 3가지 키워드, 독창적 이름, 한 줄 비전

세가지 키워드 : 작가 / 개발자 / 데이터 분석가

독창적 이름 : IT 인문학자

한 줄 비전 : 과학기술을 일반 대중에게 돌려주자.

 

키워드1. 작가

글을 쓰는게 좋다. 내가 쓴 글이 대부분 맘에 들지 않지만, 가끔은 꽤 괜찮은 글이 써지기도 한다. 그 꽤 괜찮은 글이 써지는 그 순간, 그 느낌이 너무 좋다. 무엇보다 내가 생각했던 것, 내가 고민했던 것들을 다른 이들에게 들려주고 싶다. 공감하고 함께 나누고 싶다. 그리고 가급적이면 여러 사람들과 함께 이야기 하고 싶다. 그래서 잘 쓰고 싶다. 단순히 글을 쓴다는 것에 만족하고 싶지 않다. 많은 이들이 내 글을 찾아보고, 내 글 속에서 새로운 영감을 얻었으면 한다. 속물적이여도 좋다. 잘 팔리는 책, 많은 이들에게 읽히는 책을 쓰고 싶다.

하지만 문제가 있다. 많은 이들에게 읽히는 책을 쓴다는 것이, 그 어떤 일보다 어려워 보인다는 것이다. 쉬운 일이 아니라고는 생각했지만 생각보다 훨씬 더 어려운 문제였다. 첫번째 문제는 지은이 소개란에 적을 내 이력이다. 과학기술 분야의 책을 쓰기로 맘을 먹고 나서 보니, 박사들이 넘치는 이 곳에서 내 경력은 아주 초라하다. 독자들을 사로잡을 수 있는, 혹은 믿음감을 줄 수 있는 작가가 아니였던 것이다. 두번째로는 실제 내 경력이였다. 지례짐작이 통하지 않는 이 곳에서 내가 쓸 수 있는 분야는 극히 제한되있다. 더 폭넓은 경험과 연구가 필요했다. 지금 상태라면 금방 소재 고갈이 올 것이다. 변경영 지원서때 발로 뛰는 글, 취재하고 경험해본 내용만을 적겠다는 다짐을 지키기 위해서는 더 많은 공부가 필요하다. 마지막으로는 열정이다. 회사일, 단순 노동은 열정없이 할 수 있다. 솔직히 지금도 회사일은 별 느낌이 없다. 하지만 책쓰는 건 그게 아니다. 열정없이 쓴 글은 지루하고 뻔해서, 보는 사람도 힘들지만 쓰는 사람도 고역이다. 지금의 난 글에 대한 열정이 없다. 아직 작가가 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거나, 아님 평생 작가가 되지 않거나 둘 중 하나가 될 것 같다.

좋아서 하지만, 잘해야 하는 일. 근사하지만 고통스러운 직업. 하지만 분명 매력 있는 일이다. 기본이 탄탄한 작가가 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인생공부와 전문분야의 공부를 해야한다.

 

키워드2. 개발자

컴퓨터로 무언가를 만드는게 재밌다. 그걸로 군대도 안가고, 지금 돈도 벌고 있으니 참으로 고맙다. 하지만 회사에서 하루종일 컴퓨터를 하지만, 일이 재미가 없다. 뻔하고 창의적이지도 않다. 왜 이렇게 한심하게 회사를 다니는지 나도 모르겠다. 뻔한 회사 생활을 하던 중, 어느날 이왕 이렇게 된 거 훌륭한 개발자가 되보는 것은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기왕 하는 일 조금 더 재밌게, 열심히 해보고 싶었다. 불현듯 들었던 생각이지만 꽤나 강력했다. 의미없이 시간을 허비하고 싶지 않았고, 나중에 회사를 그만뒀을때 치킨집 사장이 되고 싶지 않았다. 아무리 우리나라에서 개발자 대우가 안좋다고 하지만 정말 능력이 있다면 또 다른 이야기일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공부를 시작했다. 공부는 힘들었지만 한가지 값진 경험을 얻었다. 이 분야는 현실과 그리고 예술과 아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걸 알았다. 과학기술이 마냥 오타쿠스럽고 칙칙하다고 생각하지만, 의외로 이곳은 따뜻하고 감성적인 곳이였다. 인문학과 기술이 결합하고, 디자인이 어느 분야보다 중요한 곳이였다. 연구를 하기 위해서는 모든 물체의 심리를 이해 해야하고, 허접하거나 창의적인 제품은 가차없이 팽당하는 곳이였다. 꽤나 흥미로운 분야라는 걸 뒤늦게 깨달았다. 조금 더 일찍 알았으면.. 그래서 조금 더 어릴적에 공부하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

IT관련 책을 쓰기로 다짐한 후, 훌륭한 개발자가 되는 것은 나에게 책을 쓰는 가장 빠른 길이다. 소설가가 글을 쓰기 위해 산에 들어가듯, 나에게 공부 그리고 개발을 한다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키워드3. 데이터 분석가

세상의 모든 것들은 데이터이다. 원인과 결과의 구성요소이며, 거대한 현상의 일부분 역시 데이터이다. 예를 들어 내가 좋아하는 책들은 일련의 공통 요소들이 있다. 데이터를 통해 분석할 수 있다. 분석을 통해 내가 원하는 책을 추천받는다면 생산자, 소비자 모두에게 좋은 일이다. 이땅의 수많은 솔로들이 미팅 소개팅에서 짝을 만나지 못한 이유 역시 데이터를 통해 해결할 수 있다. 사람간의 끌림도 매정하지만 데이터를 통해 어느정도 파악할 수 있는 것이다. 페이스북의 좋아요 버튼을 분석해서 개인의 정치 성향을 파악할 수 있고, 구글 검색 패턴을 통해 독감 유행 지역을 판단할 수도 있다. 우리는 거대한 데이터 사회에 살고있다.

빅데이터는 거대한 데이터들을 분석하는 기술을 말한다. 앞서 말한 개인화 서비스도 있지만, 기계들간의 주고받는 무수한 데이터를 분석해서 의미있는 결과를 뽑아내기도 한다. 마케팅이나 개인 맞춤형 광고, 그 밖의 다른 응용 기술로 발전할 수 있는 엄청난 파급력을 가진 기술이다. 하지만 우후죽순 사용하는 빅데이터는 실체가 없다. 미국이야 모르지만 우리나라에서 빅데이터를 제대로 사용하는 기업이 없다. 모두들 빅데이터에 대해서 이야기만 할 뿐이다. 어떻게 사용하면 좋겠다는 희망만 떠들어대고 실제 그 기술을 가지고 뭔가를 만들어 내지 못한다. 기술이 없거나 철학이 없는 것이다.

데이터 분석가에 끌린 이유는 바로 이 지점이다. 모두들 이야기만 하지만 실제가 없는 이 기술을 구체화 해보고 싶다. 구현방법에 대해 공부하고, 새로운 기술에 대해 연구해보고 싶다. 무엇보다 IT와 예술, 인문학을 데이터 안에서 엮어보고 싶다. 다른 개발자들보다 내가 앞서는 것이 있다면 이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인문학에 대해서 많이 안다고 볼 수 없지만, 예술에 대해서 전문가라고 할 수 없지만, 다른 기술자들보다는 많이 고민했다고 생각한다. 인문학적 사고를 데이터화하여 우리 사회가 조금은 상식적이고 따뜻한 사회가 될 수 있는데 기여하고 싶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얻는 경험들을 모두 공유하고 싶다. 이 데이터 역시 누군가에게 좋은 데이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1인 기업을 위한 하나의 키워드, 그리고 공식

하나의 키워드 : 경쟁력

공식 : UF=O (Opportunity, Unique, Free)

1인 기업이 경제적 자립을 할 수 있느냐 없느냐는 생각보다 꽤나 중요한 문제이다. 먹고 사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다음 단계는 없다. 직원들에게 월급을 주지 못하는 회사가 파산하듯, 경제적으로 자립할 수 없는 1인 기업은 가치가 없다. 그래서 1인 기업에게 경쟁력은 매우 중요한 문제이다. 경쟁력이 있다면 1인 기업의 경제적 문제가 해결될 것이다. 다른 이가 줄 수 없는 가치를 가진다는 것은 수요, 공급 법칙에 의해서 유리한 입장에 놓이는 것이다.

또 경쟁력은 1인 기업가에게 보람을 준다. 다른 이들이 필요에 의해 자신을 찾는 다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이는 다른 말로 하면 자신의 노하우를 다른 곳에 공헌할 수 있다는 뜻이다. 어딘가에 공헌할 수 있다는 것은 짜릿한 쾌감이다.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 흘렸던 노력들과 수많은 실패의 과정들을 돌이켜 보면 보람은 더욱 커질 것이다. 열심히 노력하고, 노력해서 경쟁력을 가지고, 그 특별한 경쟁력을 가지고 세상과 소통하는 것. 1인 기업가에게는 매우 중요한 문제인 것이다.

그렇다면 1인 기업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일까? UFO(U*F=O)라고 생각한다. O는 기회이다. 성공하고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기회이다. U는 유니크, 특별함을 뜻하고, F는 프리, 자유로움을 뜻한다. 풀어쓰면 1인 기업의 경쟁력은 남과 다른 특별함과 비례하고, 사고의 자유로움과 비례한다. 개인의 능력이 특별하고 유니크 할수록, 사고가 자유롭고 경계가 없을수록 경쟁력을 갖추기 쉽다는 것이다.

먼저 사고의 자유로움이다. 1인 기업은 내가 잘할 수 있는 것, 하고 싶은 것을 하는 것이다. 내 사고를 막는 어떠한 제약도 없다. 권위적인 상사도 없고, 고리타분한 문서들도 없다. 오직 나와 나를 필요로 하는 미래의 고객들만 생각하면 된다. 모든 것을 상상하고, 모든 것을 실현할 수 있다. 일반 기업에 다닐 때보다 금전적 문제에 좌절하고, 환경적 제약에 뜻을 굽혀야 할 때가 많아질 수도 있다. 하지만 사고만은 훨씬 자유로워 졌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다음으로는 특별함이다. 1인 기업은 개인 능력의 특별함, 유니크함을 강화시켜야 한다. 그 어떤 것도 대체될 수 없는, 혹은 대체되기 어려운 기술력이나 능력이 필요하다. 1인 기업의 아이템이 정해졌다면 내가 얼마나 능력이 있는지, 그리고 부족한 능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 끊임없이 고민해봐야 한다. 구선생님이 회사를 다니면서 2년간 꾸준히 책을 읽고 공부를 하고, 마침내 베스트셀러를 내고 난 후에 회사를 그만두고 1인 기업을 시작한 것은 특별함을 갖추기 위한 영리한 과정이였다. 1인 기업은 남들이 가지지 않은 필살기와 그 필살기를 얻기 위한 노력과 열정이 따라야 한다.

결국 1인 기업으로 성공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경쟁력 얻는 것부터가 쉽지 않은 일이다. 수많은 난관을 넘어야 하며 끊임없이 공부하여야 한다. 그 과정에서 포기하고 주저앉을 가능성이 크다. 또 경쟁력만 갖춘다고 해서 1인 기업이 모두 성공한다는 보장도 없다. 운도 따라야 한다.

하지만 기억하자. 시간은 빠르게 변하고 사람들의 요구도 다양해졌다. 지구상에 나와 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혹시 내가 고민을 해결했다면 1인 기업을 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누군가 그 고민을 해결해 줄 사람을 애타게 찾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은 대기업의 패스트푸드같이 형식적이고 정형화된 답이 아닌, 따뜻하고 좀 더 개인화된 답을 원할 것이다. 당신의 노하우와 지적 경험을 그들과 공유하자. 그들에게 도움을 주고 사회에 공헌해 보자. 돌아가신 구선생님이 원하는 것이 어쩌면 이런 것이 아니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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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1.05 22:52:51 *.34.227.139

1기 요맘때 고민은 너무 쓰고 싶은 책의 주제가 많다는 거였다. 새 책을 읽다보면 어느새 그와 관련된 쓰고 싶은 책이 떠오르니 새 책 읽기가 두려울 정도였다고나 할까..  그래도 '게으름'이라는 좀 더 구체적인 화두를 잡고 새 책을 쓸 수 있었던 게 다행이었다 싶다. 준영이 발표를 보면 쓰고 싶은 주제가 참 많을 듯 싶다. 행복한 고민일 수 있지만 잘 찾아갔으면 좋겠다. 사부님이 대단한 것은 1인기업가로 살아갈 모든 준비를 회사에서 다 갖춘 다음에 미련없이 회사를 떠났다는 데 있지 않나 싶다. 사부만큼 회사를 철저히 이용한 사람이 있을까?  부디 회사를 잘 이용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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