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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3월 3일 01시 12분 등록

1. ‘저자에 대하여’ - 저자에 대한 기록과 개인적 평가

 

1) 에커만의 성장

늪지와 황야가 마주하는 강변의 작은 도시의 볼품 없는 오두막 집안의 막내로 태어난 에커만. 그래도 푸른 자연과 순박한 암소를 벗삼아 자랐다. 어느 날 문득 담배에 붙은 상표에서 그림이라는 흥미를 느끼고 숨겨진 재능까지 찾게 되지만 당장 먹고 사는 것이 우선인 그는 감독청 직원으로 취직하고, 군청에서 일하고, 시장 비서로 일하다 의용군 대열에도 합류한다. 비록 학문에 대한 열정이 커서 학문 연구의 길로 나아가고 싶었지만 현실은 그를 안락 의자 위에 두게 하지 않았다. 비록 그의 호기심은 의용군 진격에서도 그림에 대한 열정으로 나타났고, 의용군 해산 후 배움과 스승을 찾아 수십여 시간을 걸어갔지만 온전히 그림에 전념할 수는 없었다.

 

다행히 군의 피복을 만드는 회사에 취직하여 틈나는 대로 화가들과 벗하며 학교에서 배우지 못한 기본적인 지식들을 독학했다. 그나마 독서를 통해서였다. 그는 부족한 교양에 목말라 여러 시집을 읽으며 감동을 받았으며, 조국의 병사들이 프랑스에서 귀환할 즈음, 그 환영의 의미로 직접 쓴 시를 인쇄하여 시내에 배포하기도 했다. 시에 점점 관심이 커질 그 때, 그는 괴테의 시집을 읽고 새로운 눈을 뜬다. 그동안 느끼지 못한 내면의 진실을 찾아 간다는 느낌이 든 것이다. 괴테의 여러 작품들을 연구하고 다른 작품들을 소화하는 과정에서 그는 다시 한번 학문적 지식이나 교양이 부족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대학을 다니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그의 상황을 고려하여 김나지움의 한 교수에게 과외를 받다가 결국 학교와 직장을 병행하며 학문에 정진한다. 하지만 이도 잠시 그는 다시 한번 생계에 발목이 잡혀 학교를 그만둘 수밖에 없는 상황에 부딪힌다.

 

이후 주위 사람들의 도움을 통해 이젠 법 학도가 되어 법률을 공부할 수 있었지만 결국 어문학 쪽으로 방향을 돌린다. 그러다 '시학 논고' 라는 논문을 집필하였다. 그는 이 '시학 논고' 를 출판하기 위해 또 도움을 받기 위해 괴테에게 추천사를 부탁하였고 그에게서 긍정적인 회신을 받은 후 직접 만나기 위해 괴테가 머무는 바이마르로 향했다. 한 위대한 인간의 작은 회신으로 인해 큰 용기로 떠난 에커만은 극심한 더위를 뒤로하고 바이마르에서 새로움 삶을 시작하게 된다. 이후 그은 괴테의 수많은 작업을 편집하고 조언하는 비서로 그를 존경하며 따른다. 중간중간 여러 청탁이 그를 유혹했지만 9년이란 기간 동안 충실하게 괴테를 도왔으며 괴테는 이 기간 동안 가장 왕성한 작가 인생을 맞이하게 된다. 에커만은 약 10년간, 1,000번이 넘은 괴테와의 만남의 흔적을 책으로 엮어 냈으며 이는 니체가 '현존하는 독일 최고의 양서' 라고 평한 '괴테와의 대화' 이다. 

 

2) 괴테와의 대화에서 본 에커만의 성격

에커만은 매우 성실하다. 태생적 가난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생을 불운하게 바라보지 않고 현실에서 택할 수 있는 삶에 충실히 임했다. 비록 학문의 길을 온전히 행하지는 못했더라도 그는 그의 운명을 탓하지 않았으며 그 현실에서 할 수 있는 학문의 끈을 놓지 않았다. 나는 바로 이 성실함이 그의 재능을 찾게 해주었으며 학문적 토대를 늦게나마 쌓을 수 있게 해주었고, 결국 괴테와의 만남을 통해 진실된 삶을 걸어갈 수 있도록 해주었다고 생각한다.

 

에커만은 놀라울 만큼 겸손하다. 작은 일이고 어쩌면 당연할 수도 있지만, 괴테는 너무할 정도로 (최소한 책에서는) 에커만을 불러서는 사계절, 아침, , 낮에 구애 없이 자기 집에 오라고 한다. 그리곤 수많은 과제를 던진다. 더욱이 자신이 아닌 다른 이의 청탁은 아예 거절할 것을 명하기도 한다. 하지만 에커만은 늘 겸손한 자세로 괴테의 말에 따른다. 그의 글에는 괴테에 대한 존경이 가득하다. 청탁을 받은 에커만이 들뜬 기분으로 괴테에게 허락을 구할 때에도 길고 긴 꾸지람(?)을 듣지만 그는 어떠한 반박도 없이 그의 말에 따르고, 진실로 그의 말에 따르기 잘했다고 생각한다. 대단한 존경에서 우러나오는 태도이고 이는 그의 천성적인 겸손에서 비롯하였다고 생각한다.

 

에커만은 가끔 엉뚱하다.(적어도 나의 시각에는) 문득 여행을 벼르고 반드시 가리라는 각오를 하기도 하고, 여러 명사들과의 좋은 모임을 마다하고 현재의 유쾌함을 원해 극장에 가기도 한다. 그리곤 (책을 보며 꽤나 웃었던 장면인데) 그가 여러 귀인들을 찾아가지 않는다고 괴테에게 꾸지람을 들을 때 에커만이 자기는 민감하니, 영양분을 너무 섭취하면 정신상태가 엉망진창이 되니 하는 말을 할 때에도. (괴테도 무척 묘한 사람이라고 응답한다.) 때론 그가 존경하는 괴테를 노인이라 하기고 하고 그 노인의 농담도 잘 받아넘기는 재치도 있다.

 

3) 나의 입장으로 돌려본 에커만의 10

만약 나라면, 내가 진정 원하는 분야의 대가를 찾아갈 수 있는 용기가 있을까? 막상 그 대가를 찾아가서 대단한 영감을 매일 얻는다고 해도 10년이란 생활 넘게 그의 비서(따까리를 썼다가 표준어로 고친다)를 할 수 있을까? 그리고 그 하루하루의 배움을 모두 기록하여 1000 페이지가 넘는 기록을 남길 수 있을까? 더 어릴적 에커만을 보더라도 그 가난에서도 가슴속에 꿈틀거리는 꿈을 찾아 학문을 정진하고 밝은 모습으로 커갈 수 있을까? 내가 하지 못했을 것을 한 에커만이기에 무척 대단하다고 생각함이 아닌, 지고한 노력과 영감으로 인류 문학사에 큰 공헌을 한 그에게 마음 한 구석 존경의 마음을 담아 생각을 마무리 한다.

 

 

 

 

2. '내 마음을 무찔러 드는 글귀' -

 

마음에 와 닿는 글들을 모아 다시 음미해 보며 1) 마음을 무찔러 드는 글귀, 2) 작가로서의 기억할 글들, 3) 괴테의 성격이 비치는 글, 4) 인용해 볼만한 글로 분류하여 담았다.

 

1) 마음을 무찔러 드는 글귀

 

p-7. 구 년에라는 세월에 걸쳐 나를 행복하게 해주었던 그분의 말씀의 풍성함에 견주어 볼 때, 내가 그중에서 글로 옮겨 적은 것은 실로 미미하다. 그러므로 나는 마치 두 손을 활짝 펴고 상쾌한 봄비를 잡아보려고 애를 쓰지만 그 빗물의 대부분을 손가락 사이로 흘려 보내고 마는 소년과도 같다는 생각이 든다.

 

: 문자상으로는 사람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는 책의 도입부로서 저자가 대상자를 최대한 많이 알려고 했지만 그저 미미했음에 언급하고 있다.

 

 

p-9. 우리는 이 뛰어난 인간과 그의 정신을 어느 방향에서 보더라도 다른 색을 반사시키는 다면체의 다이아몬드에 비교해도 좋을 것이다. 말하자면 괴테는 그가 처한 상황에 따라서, 그리고 그가 만나는 인물에 따라서 다양한 인물이 되었던 것이다. 그러므로 나의 경우에도 아주 겸손한 의미에서 이렇게 말해도 좋으리라. 이것은 '나의 괴테'다 라고 말이다.

 

: 그러나 그렇게 잡은 미미함 일지라도 저자가 본 괴테의 일명이 분명 괴테라는 것을, 다이아몬드에 비유하여 말하고 있다. 한정 짓지만 자신이 느껴진다.

 

 

p-9. 이를테면 어떤 인물이 다른 개체를 통과하여 비치는 과정에서 그 고유성을 상실하지 않는 동시에 그 어떤 이질적인 것도 끼어들지 않게 하기란 얼마나 힘든 일이겠는가. 다비드 등이 묘사한 괴테의 초상화는 모두 다 매우 사실적이긴 하지만 거기에는 그림을 그린 사람들의 개성이 다소간 드러나 있다.

 

: 작품에는 작가의 개성이 녹아들 수 밖에 없듯, 자신의 책에도 어느 정도 자신의 개성이 들어있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분명하게 언급하고 있다. 동시에 매우 힘들었찌만 사실적으로 그리려 했다는 노력이 느껴진다.

 

 

p-10. '진리' 라고 부르는 것은 그것이 다만 하나의 대상과 연관되어 있는 경우에라도 결코 작거나 협소하거나 제한적이지 않다. 오히려 그것은 아무리 단순한 것이라 할지라도 동시에 포괄적인 그 무엇으로서, 넓고 깊은 자연법칙의 다양한 계시들과 마찬가지로 그렇게 쉽게 표현할 수가 없는 것이다. 진리는 주장한다고 해서, 아니 주장에 주장을 거듭한다고 해서, 혹은 주장과 반복을 거듭한다고 해서 결론을 내릴 수 있는 것은 아니라. 이 모든 것을 총합해야만 비로소 근사치에 도달할 수 있을 뿐이다.

 

p-11. 이 모든 주장과 모순들이 진리의 개별적인 측면이며, 그 모두가 협쳐져서 본질을 드러내고 진리 자체에 접근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나는 이러저러한 경우에 있어서 언뜻 보면 모순되어 보이는 말들도, 그것들이 다양한 계기들과 변화무쌍한 시기들의 산물인 점을 고려하여 이 책에서 숨기지 않고 있는 그대로 보여주려고 했다. 아울러서 나는 개별적인 부분에 의해서 혼란에 빠지지 않고 전체를 고려하며 모든 것을 적절하게 정리하고 결합시키는 독자 여러분의 통찰력과 형안에 기대를 거는 바이다.

 

: 진리라는 것은 전체적인 관점에서 보아야 한다는 것, 비록 본인이 그런 (매우 어려운) 총체적인 진리에 도달할 수는 없을지라도 모순조차 빠지지 않고 보여주어 독자들에게 해석의 몫을 넘기고 있다.

 

 

p-18. 동물들은 그들의 기관을 통해 배운다고들 말한다. 하지만 나는 인간에 대해서는 이렇게 말하고 싶다. 인간은 그가 아주 우연하게 행한 일을 통해서 자신에게 잠재해 있는 더욱 높은 것을 배우게 되는 법이라고. 나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였다. 그것은 그 자체로서는 보잘것없는 일이었지만 나의 인생 전체에 하나의 전기를 마련해 주었고, 잊을 수 없는 일로 영원히 남게 되었다.

 

: 자신 운명에서의 복선이 느껴진다. 보잘 것 없는 아버지의 담배 한 마리의 말을 그리고 싶은 욕구, 여기에서 그의 새로운 삶이 시작한다는 것.

 

 

p-22. 그러는 동안 그곳에서 나는 네덜란드 사람들의 위대한 그림을 접하게 되었다. 나에게 새로운 세계가 열렸던 것이다.

 

: 조국 의용군에 들어가 네덜란드를 진격하며 우연히 조우한 자신의 운명.

 

 

p-29. 나처럼 단순하기만 한 인간의 생각이나 느낌으로는 미치지 못할 낯설고 현학적인 요소는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또한 나 같은 사람으로서는 생각지도 못할 이국의 오래된 신들의 이름과 맞닥뜨리는 일도 결코 없었다.

 

: 괴테의 시를 처음 보고 느낀 감정. 곧 등장할 괴테의 성향도 짐작할 수 있다.

 

 

p-33. 이렇게 허둥지둥 애를 쓰며 몇 달을 보내자 나의 체력은 그러한 긴장된 생활을 감당해 낼 수가 없었다. 두 주인을 동시에 섬길 수 없다는 옛말은 사실이었던 것이다. 자유로운 공기와 운동의 부족, 먹고 마시고 잠자는 시간과 휴식의 결핍으로 나는 차츰 병약해 졌다. 몸과 마음이 무디어지고, 마침내 학교나 직장 둘 중 하나를 그만두어야 할 적발한 상태에 이르렀다. 그러나 생계 때문에 직장을 그만둘 수는 없었으므로 학교를 단념하는 수밖에 없었다.

 

: 공부와 일, 같이 하며 느낀 저자의 심정. 작가는 글에서 독자와 공감할 수 있는 경험에 대한 아련함을 많이 느끼게 할 수록 자신의 이야기처럼 더욱 감정이입하게 되는데 이 부분에서 나는

지난 날의 경험과 그 안타까움이 떠올랐다.

 

 

p-71. 자신이 보는 것을 이해하고 있으니 말일세. (통찰력)

 

: 공부 필요, 나는 어떻게 이해하고 있나?

 

p-105. 나는 마음속으로 한동안 그와 함께 살아보았으면 하는 소망을 품게 되었고, 그렇게 된다면 나에게 커다란 도움이 될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 저자의 성격이 느껴진다. 배움에 대한 대단한 열망이 있다.

 

 

p-133. 깊은 밤 조각달 그 얼마나 처량하게

눅눅한 광채로 떠오르는가.

 

: 둘간의 대화가 주를 이루다 그들의 실질적인 글도 한번 보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머지않아 나온 실제 문구 이다. 한 문장이지만 아련함이 깊게 느껴진다.

 

 

p-138~144

p-143. 여기 조용한 곳에서 사랑하는 자가 그의 연인을 그리워 하였도다.

 

: 자연, 일상을 소박하게 묘사, 분위기, 마지막에 괴테의 여운을 주는 말로 끝냄.

: 중간에 딱 러블리한 한 문장이 그 감명을 극대화 해주고 있다.

 

 

p-195. 우리들 눈앞을 스쳐 지나가는 풍성하고 다양한 삶은 비록 그 어떤 뚜렷한 경향이 없다 하더라도 그 자체로서 가치가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네. 왜냐하면 경향이라는 것은 알고 보면 단지 개념을 위한 것에 불과하기 때문이지.

 

: 생각해 볼 글. 어떤 경향이 없다고 하면 산만하다고 하는데, 그것은 단지 어떤 것을 쉽게 설명하기 위한 누군가의 판단일 수 있다는 것. 어쩌면 자연에 경향이라는 것이 늘 존재하지 않는다.

 

 

p-208. 바이런 경에 대한. 그는 언제나 야생의 상태에서 살았네. 날마다 그의 눈앞에 정당방위의 필요성이 아른거리는 그런 삶이었지. 그래서 그는 쉬지 않고 피스톨을 쏘았던 걸세. 언제라도 결투를 예상하며 살아야 했던 거지.

 

: 방어적인 설명, 그의 약점에 대한 방패.

 

 

p-212. 인간이 지닌 힘을 공동으로 계발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며 또한 가장 뛰어난 방법이라고들 말하네만, 인간은 그렇게 태어나지 않았어. 인간은 각자 특수한 존재로서 자신을 연마해 나가야 하네. 그러나 그러한 특수한 것들 전체가 모여서 무슨 의미를 이루는가 하는 점도 이해하도록 노력해야겠지.

 

: 생각해 볼 부분.

 

 

p-221. 사람들은 언제나 독창성이라는 말은 입에 담지만, 그것이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우리들이 태어나자마자 세계는 우리들에게 영향을 주기 시작하며, 그것은 우리가 죽을 때까지 계속되네. 그런 형편이니 에너지와 힘과 의욕을 제외한다면 도대체 우리들 자신의 것이라고 부를 수 있는 것이 무엇이 있을까. 그 모든 위대한 선각자나 동시대인에게 내가 힘입고 있는 바를 일일이 다 열거하고 나면 뒤에 남아 있는 것은 별로 없을 테지.

 

: 독창성에 대한 생각.

 

 

p-240. 자네에게 털어놓을 이야기가 있네. 자네도 앞으로 살다보면 여러 모로 확인하게 되겠지만 말이야. 요컨데 후퇴와 해체의 과정에 있는 모든 시대는 언제나 주관적인 것이네. 반면에 전진해 가는 시대는 늘 객관적인 방향을 지향하고 있네.

 

p-240. 모든 의의 있는 노력이란 내면에서 출발하여 세계로 향하는 것이야. 그러한 시대는 실제로 노력과 전진을 계속하여 모두 객관적인 성격을 지니고 있었네.

: 객관성. 현실의 세계를 직시.

 

 

2) 작가로서의 기억할 글들

 

p-49. 바라건대 자네는 이 책자들을 잘 연구하여 전체 목차를 만들고, 그뿐만 아니라 어떠한 대상들이 불완전하게 다루어졌는지 그리고 어떤 계통을 다시 채택하여 계속 연구해 나가야 할지를 내가 분명히 알 수 있도록 글로 써주게.

 

: 글 공부, 수정에 대한 방향.

 

 

p-56. 현재는 언제나 현재로서의 자신의 권리를 주장한다네. 시인의 마음속에 날마다 솟아오르는 사상이나 느낌은 그 모두가 표현되기를 원하고 표현되어야만 하네.

 

p-57. 그러나 보다 큰 작품을 염두에 두고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머리가 가득 차서 아무 생각도 떠오르지 않고, 모든 사상을 등지고 생활 자체의 안락함까지 잃어버리는 걸세. 단 하나의 커다란 전체를 정리하고 완성하는 데 필요한 긴장과 정신력의 소모를 생각해 보게. 게다가 그것을 막힘 없이 흐르는 시냇물처럼 적절하게 표현하자면 또 얼마만한 정력과 방해받지 않는 조용한 생활환경이 필요하겠는가. 그러나 일단 전체를 잘못 파악하면 모든 노고는 허사가 되고 말지. 더 나아가서 그처럼 규모가 큰 대상의 경우에는 개별적인 부분에서 그 소재를 완전히 자기 것으로 만들지 못하면 전체적으로 여기저기 결함투성이가 되고 마네.

 

: 글을 쓰는 초기 어떤 허황이든 간에 대작에 손을 대었을 시 위험성을 언급. 그날 일상의 모티프를 잡아 자기만의 열정을 담은 작은 글로 시작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하고 있음.

 

 

p-57. 반면에 시인이 날마다 현재를 염두에 두면서 자신에게 주어지는 것을 한결같이 신선한 기분으로 다룬다면 무언가 좋은 걸 만들 수 있고, 때로는 잘 안 된다고 하더라도 그 때문에 모든 것을 잃지는 않는다네.

 

: 시인의 자세

 

 

p-58. 언젠가 목표로 데려갈 발걸음을 내딛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네. 모든 발걸음이 바로 목표가 되고 또 발걸음 그 자체로 간주되어야 하는 걸세.

자네에게 주어지는 것을 모두 곧바로 받아들이도록 하게.

결코 다른 사람들의 요구에 좌우되어서는 안 되며, 자네 자신의 뜻에 따라야만 하네.

 

: 예술에 있어 결과가 아닌, 과정 자체에서의 기쁨, 그리고 발전. 자신에 뜻에 따라.

 

 

p-59. 모든 시는 어떤 계기에서 쓰여야 하네. 말하자면 시를 쓰는 동기와 소재가 현실로부터 나와야 한다는 거지. 그 때마다의 특수한 경우가 보편적이고 시적이 되는 것은 시인의 손길을 거침으로써 비로소 가능해지는 것이네. 이런 의미에서 나의 모든 시는 그 어떤 일을 계기로 쓰였으며, 그 모두가 현실에서 자극을 받고 현실에 그 뿌리와 기반을 두고 있어. 그러므로 나는 허공에서 지어낸 시들을 존중하지 않는다네.

 

: 글이 쓰여지는 계기는 현실에서 나와야 한다는 괴테의 주장이 느껴짐. 시인은 이런 현실의 모티프가 시인의 손을 거쳐 보편적, 독창성이 깃든 시가 나온다고 누차 주장하고 있음.

 

 

p-59. 현실에서는 시적인 흥미를 찾을 수 없다는 건 말이 되지 않아. 왜냐하면 일상적인 대상으로부터 흥미 있는 면을 발견해 낼 정도로 정신의 활동력을 충분히 발휘하는 바로 그점에서 시인의 가치가 드러나니까 말이야. 현실은 모티프와 표현해야 할 대상과 고유한 알맹이를 제공할 뿐이며, 그로부터 아름답고 생기 있는 전체를 만들어내는 것은 시인의 몫이라네.

 

: 위와 같은 맥락에서의 주장. 결국 시인은 어떤 현실에서도 어떠한 모티프라도 찾을 수 있는 정신력이 필요하며 여기에 힘을 불어 넣어야 한다고 주장.

 

 

p-60. 작은 작품을 만드는 데 있어서는 바로 이것이 장점이라네. 자신이 잘 알고 확실하게 다룰 수 있는 대상들만 선택하면 되고 또 당연히 그렇게 할 수 있을 거네. 그러나 대작일 경우에는 그럴 수가 없어. 빠져나갈 길이 없는 데다가, 전체를 연결하는데 필요한 것, 그리고 계획 속에 짜여 있는 모든 것이 표현되어야 하기 때문이지. 그것도 사실에 꼭 맞게 말이야. 하지만 젊을 때는 사물에 대한 지식이 일면적인데 대작은 다면성을 요구하고 있지. 그러니 실패할 수밖에.

 

p-61. 특히 내가 경고하는 바는 자기 멋대로 커다란 걸 꾸며내지 말라는 것이네. 그런 경우에 사람들은 사물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억지로 나타내려고 하네. 젊은 시절에 성숙한 생각에 도달하는 것은 드문 일인데도 말일세. 더욱이 그렇게 되면 시인 자신의 여러 측면이 되어야 할 등장인물이라든지 견해들이 시인 자신으로부터 떨어져 나가버려 앞으로의 창작에 필요한 충실성을 빼앗기고 마네. 그래서 마침내 꾸며내고 긴밀하게 정리하고 연결하느라고 시간만 엄청나게 소비하게 되는 거지.

 

: 괴테가 지속 언급하고 있는 대작에 대한 유의는 다소 달리 생각하면 대작을 시작할 때의 지점, 또는 유의점을 생각하게 한다. 지난 2~3년 되지도 않는 깜냥으로 긴 원고를 쓰겠다고 무작정 달려들어 지우고 다시 쓰고를 반복하며 얼마나 많은 시간을 낭비하였는지... 그 이유에 대한 반성이 들었던 부분이다.

특히 내가 모르는 부분이 나오면 즉시 어떤 인용할 부분을 찾아 인터넷이나 다른 이들의 목소리를 빌려와서 무엇인가 대단한 것을 찾은 냥 좋아했는데 부끄럽기도 하다.

 

 

p-61. 이미 주어져 있는 소재를 다루는 경우에는 사정이 완전히 다르며 더욱 쉬워진다네. 그 경우에는 사실들과 인물들이 주어지므로 시인은 그 전체에 생명을 불어넣기만 하면 되지. 또한 시인은 자기의 것을 덧붙일 필요도 거의 없으니 자신의 충실성도 유지할 수가 있네.

 

: 생명을 불어 넣는 다는 것? 글에 어떤 진실된 영혼이 깃들게 한다는 것이지 않을까, 아직은 잘 모르겠다. 글의 생명에 대해서는 지속 마음을 열어보아야 할 듯 하다.

 

 

p-62. 내가 대상과 그 개별적인 부분들을 하나하나 밝고 환한 기분으로 받아들여서 묘사할 수 있고, 또한 세상의 일을 탐구함으로써 차츰차츰 소재의 세부적인 점들까지 제 것으로 만들 수 있을 때까지 말이다.

 

: 글을 쓸 때의 유의, 돌아볼 생각.

 

 

p-80. 자네는 지금 개별적인 것을 포착하기 위해 예술 본연의 높이와 무거움으로 돌진해야 하는 그런 지점에 서 있네.

 

: 시작하는 사람으로서 어느 하나에도 무한한 순수함으로 파고 들어야 하는 호기심을 강조하고 있는 듯 함.

 

 

p-81. 특수한 것을 포착하고 표현하는 것 또한 예술 본연의 생명이라네. 보편적인 것에 머무른다면 누구나 우리를 따라할 수가 있어. 하지만 특수한 것은 그 누구도 모방하지 못한다네. 왜냐고? 다른 사람들은 그것을 체험하지 못했기 때문이지.

특수한 것이 공감을 얻지 못할까 염려할 필요는 없어. 모든 특징은 그것이 아무리 고유한 것이라 할지라도 보편성을 가지며, 돌에서부터 인간에 이르기까지 그 어떤 표현 대상도 마찬가지로 보편성을 가진다네. 왜냐하면 모든 것은 반복되며, 이 세상에 단 한 번만 존재하는 건 없기 때문일세.

 

: 독창성에 대한 생각. 작가 자신의 체험, 그것에 보편성이 결여되었을 것이라고 우려하지 마라. 세상 사람의 생활은 비슷하고 반복된다.

 

 

p-85. 나는 괴테가 그 여행에서 온갖 것에 관심을 가지고 모든 것을 포착하고 있는 것이 기쁘다고 계속해서 말했다. 산맥의 형태와 위치, 암석의 종류, 토양, , 구름, 공기, 바람과 날씨, 그리고 도시들과 그 발생 및 연속적인 발전 과정, 건축술, 회회, 극장, 도시의 제도와 행정, 산업, 경제, 도로 건설, 인종, 생활양식, 풍습상의 특징, 그리고 다시 정치와 군사 문제, 그 밖의 수많은 문제들이 그의 관심사였던 것이다.

 

: 모티프에 대한 그의 열정이 느껴진다. 단순히 모티프를 넘어 그들에 대한 앎.

 

 

p-87. 그런데 말이야, 자네는 희곡으로 작업해 볼 생각은 왜 하지 않나, 가령 정원사와 이야기를 나누는 형식도 괜찮을 것 같은데 말이야? 이런 식으로 잘게 나누면 쉽게 처리할 수 있고 또 대상의 다양한 측면들의 특징을 더욱 잘 표현할 수 있을 텐데. 반면에 포괄적이고 보다 큰 전체를 다루기는 언제나 어렵네. 그렇게 하여 완성된 작품을 만들어내기란 거의 불가능한 걸세.

 

: 희곡에 대한 생각

 

 

p-89.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 그림의 경우와는 사정이 다르다네. 왜냐하면 시라는 것도 역시 말로 되어 있는 이상, 말을 덧붙인다면 다른 말이 죽고 마는 걸세

 

: 시 자체로서 이해할 수 있는. 덧붙임에 대한 주의.

 

 

p-98. 괴테가 말했다. 그것은 이런 연유네, 말하자면 나는 한 장의 카드에 거금을 걸 듯이 현재에다가 모든 것을 걸었네. 그러고는 그 현재를 과장 없이 가능한 한 높이려고 한 것일세.

이 발언은 매우 의미심장하게 느껴졌다. 왜냐하면 괴테의 창작 방식을 명백히 보여주는 동시에 널리 경탄의 대상이 되고 있는 그의 작품에 다양성을 설명해 주기 때문이었다.

 

: 하나 하나에 모든 것을 걸어 창작하는 과정, (사실 이 부분에서 그의 다양성이 설명된다는 것은 잘 이해 가지는 않는다)

 

 

p-132. 우리는 다음과 같은 견해의 일치를 보았다. 즉 예감의 범위가 제한적인가 아니면 광범위한가의 정도에 따라 묘사의 재능 자체도 제한적이 되거나 아니면 광범위하게 된다는 것이다.

 

: 괴테에 있어 예감은 상당한 의미를 가지는 듯 하다. 앎이 매우 중요하다고 하면서도 특정 부분에 대해서는 시인의 천부적 타고남에 의한 예감을 무시하지 않는다. (중요하게 생각한다) 곰곰이 생각해볼 부분이다.

 

 

p-132. 괴테가 대답했다. 사랑과 증오, 희망과 절망이라든지 영혼의 갖가지 상태나 열정의 영역은 시인에게 타고난 것이므로 그것들을 성공적으로 묘사할 수가 있지. 하지만 재판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아니면 의회에서나 대관식에서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가 등에 대해서는 태어날 때부터 알고 있을 수가 없네. 그러므로 그러한 일들의 진실성과 위배되지 않으려면 시인은 경험이나 전통으로부터 그것들을 받아들여야만 하네.

 

: 상기 글 연장선에서의 괴테 생각

 

 

p-133. 괴테가 대답했다. 그럴지도 몰라 하지만 이 세계를 예감에 의해서 미리 알고 있지 않았더라면, 나는 눈 뜬 장님이었을 것이고 그 어떤 탐구나 경험도 전혀 쓸모없는 헛된 노력에 지나지 않았을 거야. 물론 빛은 존재하고 색채는 우리를 둘러싸고 있네. 하지만 자신의 눈 속에 빛과 색채를 가지고 있지 않다면, 우리는 외부세계의 빛과 색채도 알아보지 못하겠지.

 

: 예감에 대한 괴테의 생각. 괴테에 있어 예감을 공부하는 것은 글쓰기에 있어 분명 꼭 다시 확인해 보아야할 내용인 듯 하다.

 

 

p-135. 우리는 창작 과정에서의 경솔함 때문에 결국 매너리즘에 빠지고 마는 화가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였다. 괴테가 말했다. 매너리즘이란 언제나 완성만을 염두에 두면서 창작하는 기쁨을 누리지 못하는 태도야. 그러나 순수하고 진정으로 위대한 재능은 창작 과정에서 가장 커다란 행복을 누린다네. 로스는 염소와 양들의 모발과 털을 지치지도 않고 열심히 그렸는데, 그 끝없이 세세한 묘사에서 우리는 그가 작업을 하는 동안 너무도 순수한 행복감을 누렸을 뿐, 완성에 대해서는 생각지 않았음을 알 수가 있다네. 그러나 재능이 시원찮은 자들은 예술 그 자체에 만족하는 일이 없어. 그들은 창작을 하는 동안에도 완성된 작품이 가져다 주리라고 예상되는 이득만을 눈앞에 그리고 있다네. 하지만 그러한 속물적인 목표와 방향으로부터는 아무런 위대한 것도 생겨날 수가 없겠지.

 

: 매너리즘 생각, 그 자체, 창작 작품. 단지 글의 페이지를 채운다는 생각에, 결과만 바라 본다면 진실로 중요한 것이 빠지게 된다. 영혼이 빈 그거 손이 쓰는 글 정도?

 

 

p-150. 대체적으로 보아 한 작가의 문체는 그 내면의 충실한 반영일세. 명석한 문장을 쓰려고 한다면 우선 그의 영혼이 명석해야만 하며, 스케일이 큰 문장을 쓰려고 한다면 우선 스케일이 큰 성격을 가져야만 하는 것이지.

 

: 괴테 생각. 글이라는 것이 결국은 작가의 그릇에서 나온다는 것.

 

 

p-157. 예술이야말로 그들의 종교가 되어야 하는데도 거꾸로 종교를 예술로 삼으려는 그러한 예술가들의 잘못된 경향에 대해 이야기했다. 종교는 단순히 소재로서만 다루어져야 한다는 것이지

 

: 소재에 대한 집념

 

 

p-177. 자신의 힘을 유용한 것에 집중하게. 그리고 자네에게 아무런 결실을 가져다 주지 않거나, 자네에게 맞지 않는 모든 일은 그냥 지나가게 내버려 두게나.

 

: 괴테 생각, 수많은 분야, 그러나 자신과 맞지 않는 곳에 정열을 쏟는 것은 소비적인 것이라는 것을 강조. 단지 저자를 잡아 두기 위한 억지는 아닐 것이라.

 

 

p-186. 괴테가 말했다. 그 여성의 시들 중 하나는 자기 고향의 한 지방을 그리고 있는데, 정말 독특한 성격의 것이네. 그녀는 외부의 대상들에 대한 올바른 방향감각을 가지고 있으며, 아울러 내면적으로도 훌륭한 소질이 없지 않네. 물론 그녀에게도 이런저런 비난을 받을 부분이 있겠지. 하지만 그대로 내버려 두게. 그러면 그녀의 재능이 가리키고 있는 바른 길을 헤매지 않고 가세 될 것이네.

 

: 자신을 찾아 스스로 자연스럽게 나아가는 것에 대한 중요성 언급.

 

 

p-188. 고대와 예술 시의 단순한 모티프

아름다운 속눈썹을 결코 치켜뜨는 법이 없는 한 세르비 소녀의 수줍어 하는 자태.

 

사랑하는 여인을 제3자에게 넘겨주어야 하는 남자의 내면의 갈등. 그 남자는 신부의 들러리 역할을 한다.

 

기뻐하는 모습으로 비치어, 사랑하는 남자의 마음을 다치게 할까 염려하여 처녀는 노래를 부르려고 하지 않는다.

 

젊은 청년이 과부에게, 늙은 남자가 처녀에게, 늙은 남자가 처녀에게 구애를 하는 도덕의 전도에 대한 비탄.

 

어머니가 그 딸에게 너무 많은 자유를 주는 것에 대한 한 젊은이의 비탄

 

한 소녀가 말에게 친밀하고 다정한 말을 건네며, 말은 소녀에게 그의 주인의 경향과 의도를 털어 놓는다.

 

소녀는 사랑하지 않는 남자를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다.

 

아름다운 소녀 급사. 손님들 가운데 그녀의 애인은 보이지 않는다.

 

사랑하는 사람들끼리의 발견, 그리고 부드럽게 잠에서 깨워 일으키는 손길

 

신랑은 어떤 직업을 가지게 될까? 하는 설렘.

 

사랑의 기쁨을 재잘거린다.

 

사랑하는 남자가 외지에서 돌아와서, 낮 동안 그녀를 몰래 관찰하다가, 밤에 그녀를 찾아가 깜짝 놀라게 한다.

 

: 짧지만 참으로 아름다운 모티프이다. 어찌 이런 것까지 포착할 수 있을까 한다. 적어두고 펼쳐보며 누차 느껴야 할 것이다.

 

 

p-191. 이 시가 아름답다고 말할 때 그들은 느낌이라든지 단어, 그리고 시구만 염두에 두면서, 시의 진정한 힘과 영향의 본질은 상황과 모티프에 있다는 사실을 생각지도 않는 거네. 그리하여 모티프가 아무 구실도 하지 않은 채, 느낌과 시구의 울림을 통해서만 그 어떤 종류의 존재를 비추어주는 수천의 시들이 생겨나는 것 또한 무지의 소산이긴 하지만 엄연한 현실이라네.

 

: 모티프의 중요성.

 

 

p-191. 세상은 언제나 똑같아. 상황은 언제나 되풀이 되는 거야. 어느 민족도 다른 민족과 마찬가지로 생활하고 사랑하고 느낀다네. 그러니 왜 한 시인이 다른 시인과 똑같은 시를 써서는 안 된단 말인가? 생활의 상황이 동일한데 왜 시의 상황이 동일해서는 안 된단 말인가?

 

: 비슷한 생활에서 진실로 기인한 내용이라면 그 것이 비슷하다고 해서 비판 받을 수는 없다는 것. 생활의 진실에서 기인한 모티프라는 전제가 있어야 할 듯.

 

 

p-192. 내가 말을 이었다. 그러므로 생활에서 시가 나오는 게 아니라, 책에서 시가 나온다는 견해를 가진 듯한 학자들이 저로서는 정말 이상하게 생각됩니다. 그들은 언제나 이것은 여기에서 따왔고 저것은 저기에서 따왔다! 라고 말합니다.

 

: 상기 내용에 연결해서... 자신의 생활에서 기인해야.

 

 

p-200. 그 작품은 너무 길어서 좀 줄여야 하네. 하지만 그것을 잘라 내거나 삭제하는 게 아니라, 각 장면의 내용을 잘 파악하여 그것을 다만 짧게 만들기만 해야겠지. 그러면 본질적으로는 아름다움을 조금도 상실하지 않고 응축되면서도 여전히 강력한 효과를 나타내게 될 걸세.

 

: 글의 줄임, 요약에 대한 생각해 볼 만한 글.

 

 

p-206. 외부 세계를 포착하고 지나간 상황들을 명석하게 통찰하는 점에 있어서 그는 셰익스피어 못지 않아.

 

: 생각해 볼 글. 나의 모티프가 이렇게 태어난 적은. 이를 위한 연습은?

 

 

p-209. 정신적 작품이란 우선 멋진 표현을 구사하는 주체에 전적으로 달려 있고, 그 소재는 몸소 체험한 위대한 삶에서 가져와야 하며, 그 구체적인 창작 방식에 있어서는 오랜 세월에 걸쳐 숙달되어 달인의 경지에 오른 기예를 요구하는 게 아닌가.

 

: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실마리와 어떤 척도들에 대한 접근 방법

 

 

p-211. 전체를 염두에 두는 진지한 자세는 없으며, 전체를 위해 무언가를 해야겠다는 생각도 하지 않고, 다만 자기 자신을 부각시켜 세상에 가능한 한 분명하게 보이고 싶어 할 뿐이야. 이러한 잘못된 노력은 도처에서 행해지고 있네.

도처에 자신을 화려하게 드러내려는 개인들만 있고, 전체를 위해서 그리고 작품을 위해서 겸손하게 뒤로 물러서는 정직한 노력은 어디서도 볼 수가 없군.

많은 사람들은 완전한 것을 인식하지도 그들의 부족한 노력을 깨닫지도 못하고, 죽을 때까지 얼치기만 만들다가 세상을 마치는 것이네.

 

: 예술에 대한 생각, 그저 보이기 위한 작품들. 여기서 소통에 대한 관점도 가져 본다.

 

 

p-225. 시인은 특수한 것을 포착해야 하네. 그리고 이것을 건강한 것이라야만 그 속에서 보편적인 것을 나타낼 수가 있네.

 

: 특수 + 건강,,, 자연스럽게 보편성이 깃든다.

 

 

p-225. 시인의 정의? '상황에 대한 생생한 감정과 그것을 표현하는 능력이야말로 시인을 만드는 걸세.

: 시인의 본질.

 

 

p-227. 대부분의 인간들에게는 학문이란 그것이 밥벌이가 되는 한에 있어서만 의미가 있는 것이며, 그들의 그것으로써 생존을 유지할 수 있다면 오류마저도 신성한 것으로 만들어버린다는 점이네.

 

: 올바르지 못한 작가의 생각에 대한 괴테의 걱정  (부유하게 태어난 운도 괴테의 작품성에 크게 작용한 듯)

 

 

p-229. 인간이란 이 세상의 여러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태어난 것은 아니야. 문제의 발단이 어디에 있는가를 찾아야 하며, 그리고 나서 이해할 수 있는 범위 내에 머물러야 하는 걸세.

 

: 글의 시작에 대한 시각

 

 

p-233. 별스러운 비평가들에 대한 비판 - 이 소설에서 주인공이 좋지 못한 단체의 사람들과 자나치게 자주 교류한다고 비난하고 있으니 말일세. 그러나 나의 의도는 소위 좋지 못한 단체를 일종의 그릇으로 삼아 그 속에다가 내가 좋은 단체라고 생각하는 걸 담으려고 했던 거네. 그럼으로써 나는 그러한 단체에다가 다양한 문학적 형태를 부여했던 걸세. 만일 내가 좋은 단체를 다시 소위 좋은 단체를 그려냄으로써 보여주려 했다면, 아무도 그 책을 읽고 싶어하지 않았을 테지.

 

: 글을 전개할 때, 비유하고 대조할 때 생각해 볼 만할 내용.

 

 

p-239. 약간의 주관적인 감정 정도를 토로하고 있는 주제에. 아직까지 시인이라고는 할 수 없는 걸세. 세계를 자기 것으로 만들어서 표현할 수 있어야만 그제야 시인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지. 그렇게 되면 그는 밑천이 다하는 일도 없고, 언제까지나 신선함을 유지할 수 있네. 반면에 주관적인 성질의 사람은 자신의 보잘것 없는 내면을 금방 토해 내고는, 결국 매너리즘에 빠져 파멸해 버린다네.

 

: 시인, 세계, 객관

 

 

3) 괴테의 성격이 비치는 글

 

p-66. 괴테는 모든 사람들을 매우 친근하게 대했다. 그는 이 사람 저 사람에게로 다가가서 자신이 말을 많이 하기보다는 오히려 손님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편이었다.

 

: 괴테의 성격. 뒤쪽에 그는 15분 자신이 말하고 남들의 3시간을 들을 수 있다면 좋다는 것과 같이 비춰볼 수 있을 듯.

 

 

p-68. 괴테는 진정한 가장의 면모를 보이면서 갖가지 요리를 내놓았고 구운 새고기를 능숙한 솜씨로 썰어 주었다. 그러면서 틈틈이 술잔을 채워주는 것도 잊지 않았다

 

: 그는 글 전체에서 매우 부드럽고, 가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p-70. 커다란 영향력의 배후에는 언제나 그에 걸맞는 중요한 원인이 있다고 생각하네. --실망-- . 그러고 난 후에 그의 담시들을 읽어보았는데, 거기서 나는 그의 뛰어난 재능을 보게 되었고 그의 명성에는 원인이 있다는 걸 분명히 확인하게 되었네.

 

: 그의 인간적인 성향을 알 수 있다. 저자도 처음에 언급한 전체적인 관점에서의 진리. 일반 사람이라면 한번 안 좋은 경험에 대해 다시 접근하려고 하지 않았을 것이다.

 

 

p-82. 핀란드에 잘 다녀오게. 라고 그가 나를 향해 장난기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다름 아니라 오늘 공연될 작품은 바이 센투른 부인이 쓴 '요한 폰 핀란드' 였기 때문이었다.

 

: 노인임에도 젊은 기운과 여유가 느껴지는 부분.

 

 

p-84. 비서인 크로이터가 들어와 도서관 업무와 관련하여 무언가를 설명했다. 그가 나가자 괴테는 그의 일솜씨가 대단히 유능하며 믿음직스럽다고 칭찬했다.

 

: 괴테는 자주 직접적으로, 때론 간접적으로 칭찬을 한다. 비평을 불필요한 것이라고 누차 강조하는 반면 직위고하, 본인에 별 상관없는 인물에 대해서도 깊이 바고 좋은 점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p-102. 정말 기뻤네. 자네는 상당한 소질이 있어. 자네에게 말해 두겠네만 만일 다른 곳에서 문학과 관련된 청탁을 받는다면 거부하게. 아니면 최소한 나에게 미리 말해 주게나. 자네는 일단 나와 연을 맺었으니 다른 사람과 관계를 가진다는 게 그리 달갑지 않아

 

: 칭찬을 아끼지 않음, 그의 주위에 상당히 많은 이들과 관계하고 있는데 괴테의 글 솜씨를 넘어 그의 인품에 끌림이리라. 사람에 대한 욕심 또한.

 

 

p-103. 왜냐하면 나는 아무래도 고령인 데다가 잡다한 일이 헤아릴 수도 없는 지경이라 다른 사람의 도움이 없으면 안 되는 입장이기 때문이야

 

: 소박한 성격, 자신의 약점에 대한 꺼리낌 없는 도움을 언급.

 

 

p-116. 괴테가 말했다. 자네가 이 비평문을 쓰면서 인도의 사정을 충분히 알게 된 건 잘한 일이야. 결국 우리의 연구로부터 남는 건 실제로 적용되는 것뿐이니까.

나도 그 말에 동의하면서 대학에 다니던 때의 경험을 말해 주었다. 교수들의 강의 중에서 기억에 남는 건 실제로 적용할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해 준 것들뿐이며, 내가 나중에 직접 실행에 옮겨보지 못한 것은 모두 잊게 되었다는 이야기였다.

 

: 둘의 성격을 보여줌. 실제로 써먹을 수 있는 것에 대한 확신.

 

 

p-155. 나는 인간을 언제나 자립적인 개인으로만 보면서, 그러한 개인을 탐구하고 그 독자성을 알려고 노력해 왔으나, 그 밖에 더 이상 그들로부터 동정을 얻을 생각은 조금도 없었어. 그리하여 나는 이제는 어떤 인간과도 사귈 수 있게 되었고, 또 그렇게 함으로써만 비로소 각양각색의 성격들을 알게 되고 인생살이에 필요한 민첩함을 얻을 수 있게 된 것일세. 성미에 맞지 않는 사람들과 무난히 지내기 위해서는 다양한 측면들이 자극을 받고 발전하면서 완성되는 것이라네. 그리하여 마침내 누구와 부딪쳐도 당해 낼 수 있게 되는 것이지.

 

: 인간에 대한 괴테의 생각. 개인적으로 인간관계에 있어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다. 타인이 판단한 어떤 사람의 오류가 나에게도 그대로 작용하리라는 법은 없다. 그러기에 꺼려할 필요까지도. 실로 그렇다 하더라도 오히려 그런 극성이 나에게는 도움이 될 수 있는 것이고.

 

 

p-176. 요컨데 자네가 나쁜 것을 나쁜 것으로 알아보기만 하면 되지. 그것을 세상을 향하여 한 번 더 말할 필요는 없네. 온 세상과 전쟁을 벌여야 하는 위험에 자신을 노출시키는 꼴이니까 말이야.

 

: 비평에 대한 괴테의 생각. 괴테는 글 전반에서 비평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을 내비친다.

 

 

p-177. 나는 괴테에게 조언을 구한 것이 기뻤다. 그리고 마음속으로 완전한 안정을 얻었으며, 나의 모든 진로에 있어서 그의 충고에 따라 행동할 것임을 결심했다.

 

: 저자의 성격, 충실.

 

 

p-205. 왜냐하면 시인의 불쾌한 감정이 독자에게 전달될 뿐 아니라, 모든 것을 부정하는 태도는 결국 부정적인 것으로 나아가기 때문이지. 그리고 부정적인 것이란 무와 다름없는 게 아닌가. 이를테면 나쁜 것을 나쁘다고 해보았자 무슨 이득이 있겠나? 게다가 좋은 것을 나쁘다고 하게 되면 그것 더욱 나쁜 일이 되고 마네. 올바른 영향을 미치고자 하는 사람은 결코 비방을 해서는 안 되며, 불합리한 일이 있더라도 개의치 말고 오직 바른 일만 하면 되는 걸세. 요컨대 파괴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순수한 기쁨을 느끼는 그 무언가를 건설하는 게 중요하다네.

 

: 부정에 대한 견해.

 


p-213. 그리고 많은 분야를 개관하고, 판단을 내리고, 이끌어 가는 것을 자신의 일로 하는 자는 또한 많은 분야에 대한 가능한 한 깊은 통찰력을 얻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러므로 군주라든지, 미래의 정치가들은 아무리 다방면으로 교양을 쌓아도 충분치 않은 법이다. 왜냐하면 다방면에 대한 조예야말로 자신의 손일인 셈이니까.

마찬가지로 시인은 다양한 분야에 대한 인식에 도달하기 위해 애써야 한다. 왜냐하면 세계 전체가 자신이 다루어야 하고 표현해야만 하는 소재이기 때문이다.

 

: 시인의 일. 무척 고된 삶이 짐작되기도 했던 대목이다. 반면 본인이 정치에 임하며 그에 대한 관점이 반영된 부분이지 않을까도 한다.

 

 

p-214. 나의 시 작품의 구체성은 내 눈의 빈틈없는 주의력과 연습 덕분이었네. 그리고 거기에서부터 나온 지식도 높이 평가해야 하네.

 

: 괴테의 노력. 생각

 

 

p-216. 내가 암석을 수집하느라고 그렇게 많은 시간을 낭비하지 않고, 더 나은 일에 시간을 썼더라면, 다이아몬드와 같은 아름다운 작품을 만들었을 테지.

 

: 노력, 완전히 알려는 노력과 자신감.

 

 

p-217. 나는 새로운 그림이 나오면 이 친구에게 곧바로 보여주지 않고, 나 스스로 어느정도 이해할 수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그 그림을 미리 관찰하네. 그렇게 하여 그 그림의 장단점을 분명하게 파악했다는 생각이 든 후에 그것을 마이어에게 보여주는 것이지.

 

: 예술에 대한 접근과 그의 노력. 그는 늘 작품과 사람에 대해 생각하는 인물처럼 느껴진다.

 

 

p-218. 요컨데 괴테가 그렇게 다방면에 몰두하게 된 것은 모든 분야를 탐구하면서 지상에서의 일들은 분명히 인식하고자 한 그의 경향 때문만은 아니라, 이미 알려진 것을 표현하지 않을 수 없는 시대의 요구 때문이었던 것이다.

그는 자신의 등장과 함께 두 가지 커다란 유산을 물려받았다. 즉 오류와 불충분성이라는 유산이 그에게 주어졌기 때문에 그는 그것들을 제거하려 했고, 그러는 과정에서 평생 동안 다방면의 노력을 기울이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 괴테의 운명적 노력

 

 

p-226. 문학 연구가들이나 작가들에게 개인의 독창적 개성이 없다는 점이 우리나라 최근 문학의 모든 병폐의 근원이네. 특히 비평에 있어서는 이러한 결점이 세상에 해롭게 작용하고 있네. 진실한 것 대신에 거짓된 것을 퍼뜨리거나 아니면 초라한 진실 때문에 우리들에게 더욱 이로운 위대한 것을 빼앗아버리기 때문일세.

 

: 개성의 부재와 비평의 날뜀에 대한 그의 견해.

 

 

p-231. 우리가 행하는 모든 것에는 그 결과가 따르는 법이다. 그러나 현명하고 올바른 행동이라고 해서 언제나 유리한 결과가 생겨나는 것은 아니며, 그 반대의 행동이라고 해서 언제나 불리한 결과가 초래되는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오히려 정반대로 좋은 결과를 가져오는 수가 종종 있으니까.

 

: 실수가 운이 될 수도 있다는 것. 무엇 하나 허투루 보지 않는 그의 성격이 드러난 글

 

 

4) 인용해 볼만한 글

 

p-29. 오히려 내가 발견한 것은 모든 욕망과 행복과 고통 속에 있는 인간의 마음이었으며 눈앞에 환하게 펼쳐진 대낮과도 같은 독일의 자연이었으며, 부드럽게 정화된 빛에 싸여 있는 순수한 현실이었다.

 

: 글의 수사법, 비유법 인용

 

 

p-35. 운명이란 성격에 의해 좌우되는 것임을 보여주기로 결심했다. 말로 논쟁하는 것이 아리라 행동으로 그것들에 맞서려고 했다.

 

: 인용. 운명

 

 

p-62. 진정한 대가를 만날 때의 행복을 마음속 깊이 깨닫는다. 그 이로움은 산술적으로는 도저히 헤아릴 수 없는 것이다.

그의 인품을 접하고, 그와 가까이 있는 것만으로도 나의 교양이 높아지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가 한마디 말도 하지 않을 때조차도 말이다.

 

: 사람에 대한 서술 시 인용

 

 

p-64. 나 자신도 이 위대한 정신 곁에서 다시 한번 원기를 얻기 위해 여기로 오지 않았겠습니까.

 

: 나도 누군가에게 이런 사람이 되고 싶다.

 

 

p-65. 정말이지, 고대인들은 그 뜻이 장엄했을 뿐만 아니라 그것을 잘 표현하기도 했어. 반면에 우리 현대인들은 그 뜻은 크지만 그것을 우리 생각만큼 힘차고 생생하게 만들어내지는 못하네.

 

: 표현 인용

 

 

p-82. 그 작품을 계기로 나는 이런 점을 깨달았다. 한 작가에 의하여 그저 평범하게 그려진 인물들은 실제 공연에서는 오히려 그 특징이 더 잘 드러난다. 왜냐하면 살아 있는 인간인 배우들이 그 인물들을 생동하는 존재로 만들고 그들에게 개성을 부여하기 때문이다. 반면에 위대한 작가에 의해 뛰어나게 표현된 인물들은 이미 뚜렷한 개성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실제 공연에서는 그 특성을 어느 정도 상실할 수밖에 없다. 대체로 꼭 들어맞는 연기란 불가능하며, 게다가 자기 자신의 개성에서 쉽게 벗어날 수 있는 배우들은 극히 드물기 때문이다.

 

: 참고해 둘만한 내용.

 

 

p-86. 그가 돌아간 뒤에 괴테는 그에 대해 크게 칭찬하며 말했다. '이제 자네가 매우 유쾌한 관계를 맺고 있는 저 뛰어난 사람들의 존재 그 모두를 나는 고향이라고 부른다네. 사람들이 언제나 기꺼이 돌아가고 싶어 하는 곳 말일세.

 

: 인용, 사람을 고향에 비유.

 

 

p-105. 첼터는 가까이서 접해 보니 정말 호감이 가는 인물이었다. 그는 행복하고 건강한 사람으로서 언제나 순간에 완전히 몰두하는 유형이었으며, 도리에 맞지 않는 말을 하는 경우가 없었다. 게다가 그는 친절하고 편안하며 꾸밈이 없기 때문에 무엇이든 숨김없이 말하고 싶어 했으며 심지어는 매우 거친 말까지도 꺼리지 않았다. 그의 정신적 자유로움이 다른 사람에게까지 전해졌기 때문에 그의 곁에 있으면 가슴을 답답하게 하는 조바심은 순식간에 사라져버렸다.

 

: 사람에 대한 묘사는 그저 인용할 만하지만, 그는 실로 닮고 싶다.

 

 

p-123. 가장 분별 있는 행동은 언제나 스스로 지니고 태어난 일, 자기가 배워서 익힌 일에 힘쓰는 것이며, 다른 사람이 그들의 직분을 다하는 걸 방해하지 않는 것이네.

 

: 인용

 

 

p-155. 배우려는 욕구가 왕성하기 때문에 저의 영혼은 모든 것에 정력적으로 달라붙어 가능한 한 많은 영양분을 섭취하려고 합니다. 저의 마음이 이런 상태였기에 이번 겨울 동안에는 선생님과 교제하고 연극을 관람하는 것만으로 충분히 만족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므로 만일 제가 다시 아는 사람을 만들거나 다른 교제에 열중했더라면, 아마도 저의 내면은 엉망진창이 되었을 겁니다.

 

: 저자의 성격, 비슷한 상황에 글의 전개는 인용할 수 있을 듯.

 

 

p-156. 지는 해가 그것들 위를 가볍게 쓰다듬고 있었다.

 

: 풍경에 대한 인용 시 활용.

 

 

p-225. 셰익스피어는 우리들에게 은쟁반에 황금의 사과들을 담아서 준다네. 우리도 그의 작품들을 연구함으로써 은쟁반을 얻게 되지. 하지만 우리는 거기에다가 감자를 담게 되니, 이것이야말로 고약한 점이라 하겠지.

 

: 재미있는 짧은 대조.

 

 

 

 

 

3. ‘내가 저자라면 

 

1) 뼈대와 구성

이 책의 구성을 보면 에커만이란 사람의 일기이다. 그리고 내용은 괴테를 만나며 보고 들은 흔적들이다. 큰 흐름은 자신의 일기를 시작하기 전, 전반에서 다룬 괴테를 바라본 그의 관점과 한계를 언급하고, 이후 자신의 인생을 짧게 요약했다. 그리고 이후는 시간 순으로 배열한 일기인데 1~2부는 에커만이 괴테를 처음 만난 1823년부터 괴테가 사망하는 1832년 까지를, 3부는 1~2부에서 다루지 못한 내용을 담고 있다. 

 

뼈대만을 보면 크게 독특한 점이 없어 보인다. 1,000 페이지가 넘는 분량은 그저 날짜 순으로 담겨있고, 1년 단위로 묶어는 두었지만 숫자적 단절을 빼면 어떤 문맥상의 전환은 찾기 어렵다. 그래서 어떤 페이지든 펼쳐지는 대로 읽어 나간다고 하더라도, (1,000페이지 책이 담고 있는 전반적인 흐름을 파악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면) 담고 있는 내용을 이해하는 데에는 크게 무리가 없을 듯 하다. 특히 목차에서 책이 다루고 있는 내용이 무엇인지는 전혀 알 수가 없는데 (무엇인가 시간적으로 배열되어 있구나 하는 이상은... 이런 점에서 요즘 책과 비교하면 꽤 불친절해 보이기까지 하다) 저자는 이를 어떤 주제로 묶는 것에 대해서는 따로 고민을 했을 듯 하다. 하지만 방대한 분량을 어떤 주제에 맞게 분류하기도 쉽지 않았을 것이고 본인의 일기가 다루고 있는 위인의 여러 가치를 본인의 판단으로 나누기도 상당한 부담이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런 점에서 내가 저자라 할지라도 시간 순으로 배열하였을 듯 한데, 혹 독자를 위해 목차에 부연한다면 각 연도에서 발생한 가장 의미 깊은 꼭지의 제목을 따오는 정도였을 것이다.

 

2) 내용의 전개

이런 단순한 목차와 뼈대에 담고 있는 내용은 감히 누가 단순하다고 할 수는 없을 듯 하다. 니체가 '현존하는 독일 최고의 양서' 라 평함에는 분명 원인이 있을 만한 것이었다. 처음 머리말만 읽어보아도 목차에서 느끼는 단순함에 대한 기대는 싹 사라진다. (물론, 책의 무게에서부터 단순함은 느낄 수 없겠지만) 저자의 매우 진지한 어투, 괴테에 대한 숭고한 접근, (9년을 함께하고도 그 시간이 무색할 만큼 봄비가 순식간에 손가락을 흘러내려 자신에 담지 못했음을 언급하는), 매우 겸손하게 자신의 앎을 개별적은 측면이라 언급하며 독자의 통찰에 기대는 부분 등. 마치 범접할 수 없는 대상을 그리며 자신의 묘사가 부족함을 미리 독자에게 사죄하고 있다고 느껴질 정도이다.

 

전개상의 가장 큰 특징은 등장인물들 간의 대화이다. 어떻게 이런 모든 것을 세세히 기록하였을까 하는 감탄은 순식간에 사라지고 (이제서야 다시 한번 대단함을 느끼지만) 그 당시에 내가 어디 숨어서 두 귀만 쫑긋 세우고 있는 듯했다. 아니면 에커만의 자켓에 몰래 녹음기를 설치하고 조용한 작업실에서 여기저기 펼쳐놓은 과자가 말라가는 것도 모른 체 그들의 대화에 몰입하고 있는 것과 같은...

 

들어가는 말은 배치는 무척 적절하다고 생각한다. 진지한 머리말에서 더욱 진지한 일기로 넘어간다고 하면 순간 답답함을 느낄 만하다. 우선 저자가 누군지 몰라 무척 낯설고, 왜 괴테를 만나고 있는지 의문부터 들것이기 때문이다. 저자의 일상은 서민의 향기가 훌훌 나며 독자에게 어떤 부담감 없이 무척 쉽게 다가온다. 그의 가난에서 어떤 우연성에 의해 그림을 그리고, 지식의 열망에 학교를 다니며 돈을 벌다 고된 삶을 겪고, 그러다 글을 쓰며 자신의 열망에 따라 괴테를 만나게 되는 흐름은 무척 드라마틱 하다. 

 

이후 일기의 내용은 분명 읽어봐야 그 대단함을 느낄 수 있고, 여러 번 읽어야 비로서 뜻을 알 수 있을 듯하지만, 몇 번을 더 읽어도 나는 과연 이 내용이 담고 있는 바를 현실에 적용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한 글귀 한 글귀가 워낙 마음을 들뜨게 하니 어디서 책을 놓고 잠시 성찰을 가져야 할지 모를 정도이고, 가까스로 아직 여운이 남은 글을 다시 펼쳐 읽는다 해도 확연하게 그 뜻이 손에 잡히지 않아 돌아가서 다시 읽기를 반복한 듯 하다. 하지만 이는 내용이 어려워서가 아니라, 가슴속에 잠시 머문 그 글귀들이 끝내 사라지지 않고, 마치 떠나가는 사랑하는 여인을 다시 한번이라도 더 보고 싶은 마음이었으며 어찌하며 한번 더 보면 눈앞에 그려라도 볼 수 있을까 하는 애뜻함에서의 발로였다.

 

3) 감동적인 장절 등 기타 사항

책 전반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와 닿는 부분은 등장하는 당시 수많은 이들에 대한 평과 시인에 대한 괴테의 생각이었다. 어떤 뛰어남에는 분명 그 원인이 있다는 것, 수많은 모티프에 대한 집념, 생활-자연 등 수많은 대상에 대한 관심과 지적 통찰력, 독창성과 개성, 객관성에 대한 고찰, 결과가 아닌 모티프-그 소재에 집중하여 열정을 놓지 않는 자세, 부정에 대한 그의 명확한 견해, 특수성과 보편성과의 시원한 연결, 에커만 등 외우기도 힘들만큼 많은 이들에 대한 괴테의 평들... 읽어 나갈 수록 어찌 이렇게 완벽한 사람이 존재하였을까, 어찌 이렇게 많은 생각과 관심으로 하루를 살아가는 열정 가득한 노인네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사라지지 않았다. 수많은 주옥 같은 말들로 에커만이 말한 - 배우려는 욕구가 왕성해서 너무나 많은 이들을 만난다고 하면 내면은 엉망진창이 되었을 것이라는 - 것처럼 나의 정신이 복잡하긴 하지만, 겨우 단순하게 생각하며 현재에 가장 와 닿는 문장을 적자면 '현재는 언제나 현재로서의 자신의 권리를 주장한다네. 시인의 마음속에 날마다 솟아오르는 사상이나 느낌은 그 모두가 표현되기를 원하고 표현되어야만 하네.' 를 꼽고 싶다. 괴테가 말하는 시인은 결국 일상의 사상이나 느낌을 찾아 거기에 생명을 불어 넣는 사람인데 결국 이는 그 어떤 생활에서 표현되어지기를 바라는 무언인가에 대한 관심, 열정이 바로 가장 시작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후에 셰익스피어는 은쟁반에 황금 사과를 담는데, 나는 감자를 담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여 내심 뜨끔했다)

 

기타, 페이지 곳곳에 친절한 주석을 달아 독자의 이해를 도운 것은 매우 고마웠다. 어찌 이리 대단한 사람들과 널리 친분을 쌓았을까 하는 부러움은 잠시, 괴테가 만나고 평하는 이들에 대한 역사적 사실에 대한 쉼터는 나의 부족한 지식에 탐하여 침을 질질 흘리며 그곳을 찾아 헤매게 하였고, 그때마다 그 작은 벤치에서 엉덩이를 조금이라도 붙여 무엇이라도 반추할 수 있는 여유를 만들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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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3.03 02:02:04 *.124.78.132

내 마음을 무찔러 드는 글귀를 참신하게 정리하신 모습을 보며 감동받았습니다 ^^*

책을 제대로 읽고 또 그 느낀 점을 온전히 정리하고 계신 것 같아 부럽네요.

그동안 고생 많으셨습니다~* 즐거운 한 주 시작하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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