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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7월 21일 11시 36분 등록

<율리시스>

1 저자에 대하여: 제임스 조이스(1882.02.02~1941.01.13)

제임스 조이스.jpg

굉장히 많은 수수께끼와 퀴즈를 감춰뒀기에 앞으로 수세기 동안 대학교수들은 무척 바쁠 것이다. 이것이 내 자신의 불멸을 보장하는 유일한 길이다.”

제임스 조이스는 자기의 책과 함께 이 말을 남겼다. 천부적인 재능을 타고난 조이스의 한 방은 후세들에게 멋들어지게 먹혔다. 진정한 밀당의 고수이다.

             -서울대학교 율리시스 독회회원들이 이 책을 8년째 읽고 있다.

  • -이 책을 읽은 사람보다 이 책으로 문학박사가 된 사람들이 더 많을 것이다.

  • -마를린 먼로가 이 책을 읽고 있는 사진 때문에 백치미와 지성미를 겸비한 배우가 되었다.

  • -김종건교수가 J.J 학회를 35년째 운영하고 있다.

  • -아일랜드에 율리시스의 주인공 이름인 블룸즈데이(bloomsday)’의 날이 있다.

  • -다 읽기에는 인생이 너무 짧은 소설, 읽는 내내 계속 읽을 것인지를 갈등하게 하는 소설.

그렇다면 왜 제임스 조이스이고 왜 <율리시스> 인가?

그의 글은 난해하다. 내면과 무의식의 흐름을 쫓아가며 글을 쓰고 있는데, 어느 것이 현실이고 어느 것이 생각인지, 그리고 어느 것이 느낌인지 분리하기 힘든 부분이 많다. 뿐만 아니라 단어 뒤에 숨어 있는 의미는 여러 가지 해석을 만들어 낸다. 무의식과 현실의 경계를 넘나들며 타고 들어가는 그의 글은 어렵지 않은 단어의 배열로 최고의 난해함을 만들어내는데 성공했다. 제임스 조이스에 대해 문외한인 나는 그가 왜 대단한지, 의문을 가지지 않을 수 없었다. 난해한 글을 쓰는 사람이 어디 한 두 사람이던가?

율리시스는 호메로스의 장편 서사시 <오디세이아> 주인공 이름이다. 그리스어로는 오디세우스이고 <오디세이아>는 오디세우스의 노래라는 뜻이다. 조이스는 <오디세이아>의 구성과 주요인물을 빌려, 현대인과 고전 속 인물을 대응시켜 인간의 본질을 파악하려는 작품이다.

그렇다면 먼저 <오디세이아>를 간략하게 살펴보는 것은 어떨까? 트로이 전쟁은 10년동안 그리스 연합군과 전쟁을 하게 된다. 전쟁의 원인은 말도 안되고 납득이 되지 않지만, 그렇다고 하니 따질 길은 없다. 트로이의 왕자 파리스가 스파르타 왕 메넬라오스의 왕비 헬레네를 유괴했기에 헬레네를 되찾기 위해 그리스 연합군이 트로이를 상대로 10년 동안 전쟁을 벌이게 된다. 이 전쟁에서 우리가 이름을 들어봤을 법한 영웅들이 꽤나 많이 등장한다. 예를 들면 아가맴논, 아킬레우스가 그 대표적인 장군이며 이들의 용맹함으로 인해 그리스가 전쟁을 승리로 이끌게 된다. 그리스의 여러 왕 중에 오디세우스는 가장 재치가 뛰어나고 무기에 통달한 사람으로서 전쟁에서 승리한 뒤 부하들을 데리고 아내 페낼로페아가 있는 그리스로 돌아가는 여정을 그린 작품인데, 영웅의 여정은 언제나 늘 그렇듯이 또 다시 10년을 허비할 수 밖에 없는 장애물들을 놓아둔다. 우리가 익히 들어본 마녀 키르케가 사는 섬, 양쪽 괴물이 사는 해협, 트리나키아 섬, 그리고 칼립소가 사는 오귀기에 섬이 그 대표적인 장애물이라 할 수 있겠다. 오디세이아는 이런 장애물을 뚫고 페넬로페에게 돌아가 다시 왕의 자리를 찾는 다는 내용이다.

조이스는 <오디세이아>의 애독자였다고 한다. 조이스는 호메로스를 다면적인 인간을 그린 사람이 호메로스 이후에 또 누가 있는가.”라고 표현했다. 그만큼 오디세우스의 다면적인 모습(가장 지혜로운자인 동시에 키르케의 애인, 칼립소의 연인이며 그럼에도 아내 페넬로페와 아들 텔레마코스를 항상 그리워했고 최초의 신사이기도 한 오디세우스)에 푹 빠져 있었기에 현대인으로 오디세우스를 다시 창조하고 싶어했으며, 그 인물로 블롬을 설정했다. 스티븐 디댈러스는 예술가의 시조로서 조각과 그림과 건축에 뛰어났던 다이달로스가 투영되어 있고, 아내 마리언 볼름은 당연히 페넬로페가 될 것이다. <율리시스>는 이렇게 현대의 젊은 지식인 스티븐 디댈러스와 신문광고 모집인 레오폴드 블롬, 블롬의 부인 마리언 블롬이 주인공이며 더블린이라는 한 장소를 무대로 1904 6 16일 아침 8시부터 그 다음날 오전 2시까지 일어난 일들이 1,200페이지가 넘는 방대한 분량에 걸쳐 묘사한 작품이다.

그럼 이제 <율리시스>를 살펴볼까? 이번에 과제로 주어진 <율리시스>는 전체가 18챕터로 되어있는데, 그 중에 3개의 챕터만 읽었다. 이것만으로 그의 글의 가치를 다 알 수는 없는 일이다.  그러니 그를 평가하거나 소개하는 글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 그리고 조이스 이전의 글도 읽어보지 못했고, 조이스 이후의 글도 읽어보지 못했기 때문에 그의 작품이 현대문학사에서 갖는 의미 또한 마음속의 울림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글을 따라 갈 수밖에 없는 현실이 아쉽다. 하기야 8년을 읽어도 다 읽지 못하는 그의 글을 며칠 만에 다 낚아챈다는 것은 오만이고 불가능 아닌가?

‘더블린 3부작’이라고 평가 받는 <더블린 사람들> <젊은 예술가의 초상> <율리시스>는 같은 등장인물이 나오고 같은 장면이 계속되기도 한다. 특히 스티븐 디덜러스(<젊은 예술가의 초상>의 주인공)가 레오폴드 블룸을 만나는 과정은 <율리시스>의 중심 에피소드라고 한다.

아일랜드의 더블린은 제임스 조이스와 그의 대표작 <율리시스>의 도시다. 제임스 조이스는 20세기 모더니즘 문학의 금자탑을 이룩한 작가로 추앙 받는데, 실험적인 언어와 이른바의식의 흐름은 그를 특징짓는 키워드라고 할 수 있으며, 블룸의 비밀스러우면서도 관음증적인 성욕이 다양하게 묘사된 부분은, 이 소설이 발표 당시 왜 ‘음란 출판물’ 판정을 받았는지 알게 한다.

그래서 <율리시스>만큼 독자의 손에 들어가기 까지 오래 걸린 책도 없을 것이다. <율리시스> 1914년부터 1921년까지 장장 7년이란 세월동안 조이스에 의해 집필되었다. 1922년 실비아 비치가 경영하는 셰익스피어 서점에서 출판되었지만, 미국으로 간 것은 대부분 불태워지고, 영국에 보낸 것은 세관에서 몰수되었다. 오랫동안 외설문서로 취급받던 <율리시스> 1933년 울지 출판사에 의해 이 책은 외설문서가 아니라 새로운 문학 분야에서 이루어진 진지한 실험이라는 판정을 받으면서 미국에서 출판되었다. 탈고한지 12년 만의 일이다.

이런 ‘제도권 문학계’의 검열과 비판에도 불구하고 <율리시스>에 대한 학계와 독자들의 관심은 이 소설의 지나친 난해함과는 별개로 놀라울 정도로 높았다. 학계에서는 세상에서 가장 많은 논문이 씌어진 소설로 <율리시스>를 꼽고 있고, <율리시스>가 만들어낸 문학박사가 <율리시스>를 읽은 독자보다 많을 것이란 농담까지 있을 정도다. 또 이른바 ‘조이스 산업'이란 말이 나올 정도로, 아일랜드 더블린에는 조이스와 관련한 다양한 관광상품이 개발돼 있다. 더블린에 있는 제임스 조이스 센터는 조이스 문학의 중심 역할을 하고 있다. <율리시스>에 등장하는 그 하루인 6 16일에는 더블린 전역에서 ‘블룸즈데이(Bloomsday)’ 행사가 펼쳐진다. 전세계에서 온 <율리시스> 열성 팬들이 레오폴드 블룸의 발자취를 찾아 더블린에서 다양한 모임을 갖는다. 또 파리, 취리히, 더블린, 트리에스테 등 조이스가 거주했던 도시들에서 조이스 축제가 열리는 등 ‘조이스 산업’은 <율리시스>를 다양한 형식으로 소비하고 있다. 사뭇 부러운 장면이 아닐 수 없다. 한 사람의 작가가 이렇게 많은 파급효과를 미치는 것에 대해서도 놀랍고 그것을 마케팅으로 활용하는 것도 놀라운 일이다. 과연 블룸즈데이에 참가하는 사람들은 제임스 조이스에 대해 얼마나 알까?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게 별 의미가 없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제임스 조이스를 모르고 <율리시스>를 모르면 어떤가? 그로 인해 누군가의 삶이 즐거울 수 있다면 그것만큼 기쁜 일이 또 어디 있을까?

이쯤에서 <율리시스>의 특징을 한번 들여다 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첫 번째, 언어유희를 꼽는다. 언어 유희의 대성당 같은 장편소설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1. 재치 있는 농담을 끊임없이 사용한다.

  2. 합성어조어를 만든다

  3. 패러디모방으로 놀이를 한다.

  4. 지저분한 대상과 셀련된 표현의 대립이다.

  5. 외설과 매혹적인 퇴폐를 예술로 승화시켰다.

  6. 노래의 가사인용이다. 소설의 내용을 더 풍부하게 하는 효과가 있다.

  7. 언어의 다양성

  8. 나열목록이 많다.

  9. 수수께끼이다. 조이스는 온갖 퍼즐로 독자를 낚았다.

두 번째, 주술성이다. 언어유희와 주술은 어느 정도에 이르면 분리가 불가능해진다고 한다. 해학과 진혼, 추도와 명랑한 축제라는 색채의 조합은, 조이스의 개성이라기보다는 아일랜드 전통을 그가 충실하고 자세하게 조사하여 작품 속에서 옛 문화를 살려낸 결과이기 때문이다. 조이스는 무시무시한 통찰력으로 추정해 낸 서사시의 가장 소박한 형태에다가 제 고향의 현대 풍습을 입히고는, 그것을 선과 미를 다한 언어로써 이야기한 것이다. 즉 범인들을 중심인물로 삼으면서 그들을 고대 서사시에 나오는 반인반신의 영웅과 미녀와 그 아들에 빗대어 이중으로 묘사한 것이다.

세 번째, 사실주의 소설의 정해진 규칙을 파괴한 것이다. 심리묘사의 내적 독백 형태, 말실수 및 잘못 들음에 대한 관심, 무의식으로의 낙하, 선정적인 일에 대한 언급, 외설한 욕을 태연히 남용하는 것, 지저분한 분뇨담 등이 그것이라 할 수 있는데, 이는 문학적 습관에 대한 반역이자 오랜 폐단에 편안히 젖어 있는 문학자들의 경멸의 상징이기도 하다. 세계 1차 대전 뒤 유럽 문화계의 일반적인 경향은 인간의 내면을 중시하는 것이었는데, <율리시스>는 대대적으로 심리적인 현실을 추구함으로써 리얼리즘의 새로운 장을 열 수 있었고, 20세기 유럽 문학 전체의 새로운 사상을 반영했다.

그럼 제임스 조이스가 살았던 더블린은 어떤 장소일까?

  • -BC300년경 유럽 본토에서 켈트인이 넘어와 정착함

  • -8세기 침입한 데인인이 해상활동기지로 삼은 뒤 독립국 유지

  • -1170년 앵글로노르망인이 데인인을 몰아내고 수도로 삼음

  • -아일랜드는 영국의 지배를 받음

  • -17세기 명예혁명, 청교도혁명 때 반혁명파의 거점이었지만 혁명파에게 제압당함

  • -18세기 이후 정치적, 문화적 독립운동의 중심

  • -제1사 세계대전 후 아일랜드 건국

  • -1922년 자유국 성립

  • -1937년 독립선언

  • -시민의 90%가 가톨릭 신앙, 정복되고 박해받아도 언어와 정치의 자유를 잃지 않는 나라

  • -민족의식이 높아 잉글랜드와 유대인 등 이민족에 대한 반감이 강했다.

1904 6 16일 더블린은 아직 영국으로부터 독립하기 이전의 아일랜드의 수도이다. 이민족에 대한 반감이 강한 더블린에서 조이스는 어떠했을까? 조이스는 조국에 대한 무한한 애정과 자긍심을 이야기한다. 아일랜드라는 나라가 위대할 수 밖에 없는 그들만의 문화, 예술, 과학, 의학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아일랜드의 우수함을 널리 알리고 싶어했던 조이스의 마음이 담겨 있다. 누구보다 아일랜드에 날카로운 칼날을 들이대었던 그였지만 사실은 누구보다 아일랜드를 사랑한 국민이라는 사실을 확인시켜 주었다. 800년이라는 오랜 시간 동안 지배를 받아오면서도 절대로 사라지지 않았던 아일랜드의 역사, 아일랜드의 독립을 위해 투쟁하였던 영웅들, 아일랜드의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을 잊지 않고 그들에 대한 조이스의 생각들을 인물들의 대화 속에서 표현하고 있다. ‘율리시스는 조이스가 아일랜드에 대한 자신의 마음을 담은 헌정 소설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율리시스는 한 나라의 국민으로서 조이스의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제임스 조이스에 대한 궁금증을 증폭시켰으니 이제 그의 인생을 이야기 할까?

1882 2 2일 더블린에서 존 조이스와 메리 머리의 장남으로 태어났다. 가톨릭 예수회계열인 클론고우스 우드 칼리지 초등학교와 더블린의 로열 유니버시티를 졸업했으며, 학업 성적이 우수했기에 학교에서는 교수가 되고 가톨릭에 평생을 바치기를 원했으나, 모범생으로 살아온 그의 삶에 16세부터 회의를 느끼기 시작했다.

그리고 더블린에서는 예이츠와 그레고리 여사, 러셀, 싱이 중심이 되어 아일랜드 문예부흥운동을 활발하게 하고 있었는데 조이스도 직간접적으로 이 문학운동의 영향을 받게 된다. 작가의 길을 선택하면서 1914 <더블린 사람들>, 1916 <젊은 예술가의 초상>, 1922 <율리시스>를 집필한다. 하지만 <더블린 사람들>로 출간 된 후 끊임없는 소송에 시달려야 했고, 조국과의 불안은 1914년에 정점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1915년 스위스 취리히로 넘어가 그곳에서 죽을 때까지 머문다.

조이스의 사랑은 의외이다. 외설의 경계에 있었던 그의 작품을 생각하면 사생활 또한 복잡하지 않았을까? 하는 선입견이 드는데, 의외로 노라 바너클이란 여성과 회로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녀는 집에서 나와 호텔에서 일하고 있다가 20세에 조이스와 사랑에 빠지면서 그 뒤로 평생 그와 같이하는 삶을 산다. 조이스는 노라와 같이 취리히와 트리에스테를 옮겨 다니며 영어를 가르치면서 생계를 유지했다. 1905년 아들 조지오가 태어났고, 1907년 딸 루시아가 태어났다.

조이스는 <더블린 사람들>로 인해 많은 소송에 휘말려 들기도 했고 그로 인해 조국을 떠나 타국에서 생활고를 겪기도 했지만, 더욱 그를 힘들게 한 것은 계속되는 건강악화였을 것이다. 녹내장으로 시력이 점점 나빠지고 있었고 관절염으로 고생하기도 했으며 또 이가 모두 빠져 의치를 해 넣기도 했다. 그런 속에서 조이스는 <피네간의 경야(Finnegan's Wake)>를 쓰기 시작했다. 1931년 노라와 프랑스 파리에서 뒤늦은 결혼식을 올린 조이스는 이듬해인 1932년 딸 루시아가 정신분열증 판정을 받고 숨을 거두는 등 불행을 겪는다. <피네간의 경야> 1939년 출간됐으나 독자들로부터 외면 당하고 평단에서도 난해하다는 평가를 주로 받았다. 결국 59세의 일기로 1941 1 13일 십이지장 수술 후 생긴 합병증에 의해 스위스 취리히에서 사망했다.

˝나는 지금 너무나 궁핍한 상태에 있기 때문에 1파운드조차 줄 수 없네. 왜 친구들을 빈정대나? 돈이 없어서? 아니면 자네가 곤경에 빠졌을 때 그들이 자네와 싸우고 자네 눈을 멍들게 하고 코를 부러뜨렸나? 돈이 없다는 것은 슬픈 일이네. 그렇지만 돌에서 우유를 짜내고 고지에서 벌거숭이로 사는 사람에게 없는 돈을 뺏으려고 하는 것은 무리네


20
세기의 문제작 율리시스를 쓴 작가 제임스 조이스는 가난과 오만, 그리고 집요함 속에서 평생을 살았다. 젊은 예술가의 초상을 썼던 1904년 무렵, 친구들에게 보내는 그의 편지는 언제나 ´나는 지금 잔인한 가난 속에 살고 있네´라는 신세한탄으로 시작하였으나 궁극적으로는 ´초인 제임스´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 조이스´ 라는 둥의 오만한 서명으로 끝났다. 궁핍한 만큼 자존심도 강했던 조이스는 자신의 채무를 호의로 생각했으며, 친구들은 그것을 자신의 의무로 묵인했다고 한다.

제임스 조이스의 영향

  • -T.S 엘리엇의 조이스의 <율리시스>에 영향을 받아 쓰여졌다고 한다. 같은 1922년 간행되었지만, 잡지에 기재되던 <율리시스>를 읽었기 때문이다.

  • -버지니아 울프와 윌리엄 포크너 등이 작품 속 인물들의 내적 심리를 서술하는 데 『율리시스』가 전범의 구실을 했다.

  • -사무엘 베켓은 조이스의 비서로 일했으며, 그를 비롯한 20세기를 대표하는 문학의 정신적 거장들에게 미친 영향은 새삼 말할 필요가 없을 정도이다.


제임스 조이스씨 이제 만족 하십니까?


이제 만족하시나요? 당신이 남긴 작품 때문에 수 많은 학회가 만들어지고, 50년을 당신의 연구에 쏟은 사람이 있다는 사실에. 우리 나라 최고의 지성이라고 불리는 서울대학교에서 8년째 당신의 책으로 독서모임을 하고 있다는 것에 대해서도 알고 계셨나요? 지금 기분이 어떤지 궁금하네요. 짜릿한 흥분감으로 미소를 짓고 있을지, 당신의 의식으로 잘못 들어가고 있는 우리를 비웃을지….어째든, 우리의 해석이 맞고 틀린 가에 상관없이 당신의 수수께끼는 당신을 불멸의 존재로 만드는데 성공했네요. 저는 당신에 대해서 아직은 잘 모르지만 색다른 도전과 배짱, 자존심은 해석되지 않는 책만큼이나 멋지게 느껴집니다. 당신의 그런 모습을 담고 싶군요.


2 내 마음을 무찔러 드는 글귀


에피소드4 CALYPSO

103 고양이는 머리가 나쁘다고 모두들 말한다. 그러나 사람이 고양이를 이해하는 것보다도 고양이가 우리 말을 더 잘 이해하는 법이다. 이 녀석은 자기가 이해하고 싶은 것은 모두 이해한다. 게다가 집념이 강하다. 나는 이 녀석에게 어떻게 보일까?

>모든 생각과 판단이 지극히 주관적일 수 밖에 없다. 고양이 눈에는 인간이라는 동물이 이상해 보일지도 모르는 일이다. 이해하고 싶은 것은 모두 이해하는 그들의 속성에 비해 자신의 내부조차도 들여다 보지 못하고 매일 허겁지겁 살기 위해 시간이 쫓겨 다니는 뒷모습은 마치 뒤뚱거리는 거위의 엉덩이처럼 보일지도 모르겠다.

103 잔혹하기도 하지, 이 녀석의 성질은. 생쥐의 소리를 들을 수 없게 된 것은 묘한 일이야.

>정말 잔혹하기도 하지. 무엇 때문인지 몰라도 고양이의 본성을 잃게 만든 현실이. 인간의 본성은 그대로 지켜지고 있는가?

103 그는 고양이의 어두운 눈동자가 욕망 때문에 좁아지고, 그 눈이 두 개의 녹색 구슬과 똑같아질 때까지 바라보았다.

>고양이의 눈은 묘하다. 신비스러움과 두려움을 동시에 느끼게 한다. 정말 생각이라는 것이 있다면 무슨 생각을 하면서 살까?

106 동방 어딘가의 나라에서 아침 일찍, 날이 새자마자 출발해서 태양보다 앞서 여행하면 하루의 진행을 단축시킨다. 영원히 그것을 계속하면 이론적으로는 나이를 조금도 먹지 않는다.

>나도 이런 생각을 해 본적이 있다. 어느 나라를 가든 시차가 있기 마련이다. 대부분은 우리 나라보다 하루의 시작을 늦게 한다. 그래서 많게는 열 시간이 넘게 차이가 나기도 한다. 웃긴 것은 비행기를 타고 날아갔을 때는 들 뜬 마음에 잃어버린 시간이 느껴지지 않다가, 다시 우리 나라로 돌아왔을 때 몇 시간이 더 생겼을 때의 기쁨은 말 그대로 회춘하는 기분이다. 그래서 비행기의 꽁무니를 쫓아 동쪽으로 계속 날아간다면 어떻게 될까? 생각 한 적이 있다. 조삼모사……이럴 때 두고 하는 말인 듯 하다. 어리석은 인간의 속성. 당장 눈 앞에 있는 것에 집착하게 되는 인간의 속성 말이다.

109 선술집을 한 번도 스치지 않고 더블린을 끝에서 끝까지 걸어가라고 하는 것은 큰 무리일 것이다.

111 가시와 같은 멸시의 생각이 그의 가슴속에서 점점 강해져 하나의 기쁨이 되었다.

>가시와 같은 멸시의 생각, 기쁨누군가보다 우월하다는 생각은 기쁨을 주는 것일까?

113~114 광야의 도시, 소돔, 고모라, 에돔. 모두 죽어 없어진 이름이다. 죽은 땅에 있는 죽은 바다다. 회색으로 나이 먹은. 지금은 오랜 옛날의 일이다. 거기는 가장 오랜, 최초의 인종을 낳은 곳이다. 캐시디 술집에서 허리 굽은 노파가 1/4파인트짜리 병의 목을 쥐고 걸어오고 있다. 가장 오래된 민족. 온 세계를 훨씬 멀리까지 헤매어, 포로에서 포로로, 늘어나고, 죽고, 그리고 어디에서나 태어나면서. 그것은 지금도 거기에 누워 있다. 이제 그것은 낳을 수가 없다. 죽었다. 노파의. 흰털이 되어 시든 세계의 음부. 황폐다.

>유대인의 생명력과 점점 시들어 가는 모습, 인간의 절정과 황혼이 절묘하게 어우러지는 느낌이다. 이것이 소위 말하는 언어의 유희인가?

117 향수도 이튿날이 되면 케케묵은 김빠진 냄새를 풍기지. 썩은 플라워 워터와 같은.

125 그렇다! 변비약에는 카스카라 사그라다를 한 알. 인생도 이러면 좋을 텐데.

>맞는 말이다. 가벼운 변비를 해소하는 것처럼, 어떤 것의 도움으로 인생의 문제를 해결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그리고 때로는 알라딘의 요술램프를 만나기를 바랄 때도 있다. 인생이란, 조이스가 이 책에 숨겨놓은 수수께끼처럼, 많은 수수께끼를 안고 있다. 잘못 풀어 나가면 엉켜버린 실타래를 영영 풀어내지 못하고, 그 안에 매몰된 채 인생을 마감할 수도 있다. 그럴 때는 고르디우스의 매듭을 끊어내는 알렉산드로스의 지혜와 결단력과 용기가 수수께끼를 푸는 방법을 찾을 수 있어야 할텐데.

에피소드 13 NAUSICAA

576 아일랜드인들은 제 집이 아무리 작더라도 자신만의 성으로 생각한다는 격언에 충실히 따라,

>누구나 자기만의 성이 있어야 한다. 아무리 작고 초라할 지라도 자신이 이루어 놓은 성에서 주인이 되어야 한다. 자신의 성을 가지지 못하고 죽는 인생은 부끄러움 그 자체이다. 요즘 분가에 휠이 꽂혀서 그런지 나만의 성에 대한 간절함이 배가 된다. 나도 아주 작은 성일지라도 나만의 공간을 갖고 싶다.

578 그래, 내 명예를 걸고 얘기 안 할게. 하지만 명예는 그럴 가치가 있는 경우에만 명예인법.

>이런 맹세들의 대부분은 깨어지게 마련이다. 왜냐하면 맹세를 하면 할수록 발설하고 싶은 욕구도 커지기 때문이다. 명예가 힘들게 얻어지는 것처럼, 유혹도 많은 법이다.

580 그래서 그런 것이다. 에디 보드먼은 그가 더 이상 그녀의 정원 앞을 자전거로 오가지 않는다는 것 때문에 자기 마음대로 단정을 짓고는 자신이 무척 똑똑하다고 여기고 있었다.

>에디 보드먼처럼 자기만의 생각의 함정에 빠져보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항상 자기의 생각과 판단과 기준이 옳다고 생각한다. 그 안에 빚장을 걸 때, 커뮤니케이션의 빚장도 같이 걸린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자신만의 생각 속에서 다른 무언가가 들어올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둘 때, 누군가를 수용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 둘 때, 통할 수 있는 기본을 갖는 것이다.

582 달콤한 17세 소녀의 가슴을 뒤흔드는 희망과 공포를 아는 사람이라면 그 누가 그녀를 나무랄 수 있겠는가?

>17세 소녀의 가슴을 뒤흔드는 희망과 공포는 무엇일까? 나의 한 번뿐인 17세로부터 너무 까마득하게 멀어진 지금, 그 시절이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아마도 미래에 대한 것이거나 누군지 모를 사랑의 대상에 대한 것이었겠지?

583 여성의 타고난 권리인 사랑을 그는 믿지 않는다.

583 마음의 모든 것을 바치고, 오직 그만의 유일한 한 사람이 되어 부유할 때나, 가난할 때나, 건강할 때나, 아플 때나 언제나 함께하는 앞으로 죽음이 두 사람을 갈라놓을 때까지 그의 약속된 아내가 되기를 바란다.

>누구나 이런 사람을 꿈꾸고, 사랑을 할 때와 결혼을 할 때는 이런 맹세를 하게 된다. 그런데 요즘은 그 맹세라는 것이 너무도 약한 모습을 하고 있는 것 같다. 씁쓸한 일이지만 그만큼 힘든 일이기 때문에 약한 맹세의 힘에 의존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586 그녀처럼 장난 잘 치고 재미있는 여자는 다시없다. 그녀의 성정은 진솔함 그 자체였다. 하느님이 만드신 사람 가운데 가장 용감하고, 가장 진실된 심장을 지닌, 겉과 속이 똑 같은 소녀이기 때문에, 착한 척, 새침한 척 굴지 못했다.

>나도 이런 사람이 좋더라. 진실한 사람. 안과 밖이 똑 같은 사람. 그래서 별 다른 생각을 안해도 되게 하는 사람 말이다. 가끔 두꺼운 커튼을 드리우고 사는 사람들을 만나면, 나는 커튼 안에 갇혀진 공기처럼 답답함이 느껴진다.

589 아이들의 다툼이란 지나가는 여름날의 소낙비와 같은 것이기 때문이다.

592 그녀는 그에 대한 모든 것을 알고 싶었다. 그가 자신과 사랑에 빠지게 된다면, 그의 지난 사랑의 기억들, 추억들조차 모두 용서할 것이며, 그 사람 역시 그 모두를 잊게끔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남자들도 그럴까? 여자들은 자신만이 간직한 사랑이라는 환상주머니 속에 갇혀 사는 경우가 많이 있다. 특히 나는 어렸을 때부터 그랬다. 환상주머니에 있는 룰대로 사람을 판단하고 느끼고 거기에 갇히다보니 현실로 돌아올 때의 아픔이 존재했다.  

606 서로에게 이빨을 드러내는 영혼들. 아이는 몇이야? 하지만 소금 한 줌 꾸어줄 생각은 없지.

>어쩔 수 없는 인사, 형식적인 대화, 겉치레….내가 싫어하는 상황인데 이런 것들이 꼭 필요할 때가 있으니 원.

610 개가 덤빌 수 없는 곳에 앉아 있는 고양이처럼. 여자들은 아무것도 숨길 줄 모르고 다 드러낸 채 비너스 그림이나 그리고 앉아 있는 저 고등학교의 윌킨스 같은 인간과는 만나주지 않는다. 그것을 순진하다고 할 수 있을까? 가엾은 바보지! 그의 아내가 고생이야. ‘방금 칠했음이라고 쓰인 벤치에 여자들은 결코 앉지 않는다.

>남자들의 선입견이라고 생각한다. 꼭 그렇지 않다. 능수능란한 남자를 좋아할 거라는 선입견. 그것보다는 어떤 사람이냐가 더 중요하지 않을까? 적어도 나는 그렇다.

612 모든 총알은 저마다 날아가 박힐 곳이 있다

613 남자의 약점은 언제나 그의 아내를 보면 안다

613 여자가 돌보지 않으면 타락해버릴 남자들.

>절대적으로 맞는 말.

616 잔디에 들어가지 마십시오.

>이런 말들에 더 자극 받는 사람들이 있지.

618~619 물론 그 아가씨가 다리를 저는 것은 슬픈 일이지만, 너무 불쌍히 여기지 않도록 조심해야 해. 여자들은 그것을 기회로 삼으니까 말야.

>조이스는 여자들의 이 심리를 어떻게 알았을까? 이 책에 나오는 조이스의 여자에 대한 탐색이 참으로 놀랍고 신기하다.

626 모래는 끔찍한 물질이다. 모래 속에서 아무것도 자라지 않아. 모든 게 사라져버리지.

>그래서 모래는 혼자 쓰이는 것보다 같이 쓰이는 편이 훨씬 나을 때가 많지.

에피소드18 PENELOPE

1133 나잇살 먹고서도 아직 철 들지 못한 것보다 더한 바보가 있을까

>세상에 얼마나 많은 바보들이 존재하는가? ‘철들면 죽는다는 말이 있는 것처럼 철이 든다는 것은 엄청나게 어려운 것인 듯 하다.

1135 나는 가끔 누구라도 좋으니 곁에 있는 남자가 나를 붙잡아 팔에 껴안고 키스해 주면 좋겠다고 생각해 길고 열렬한 키스만큼 황홀한 게 또 있을까 그것은 영혼의 바닥까지 마비시킬 정도다

>나의 행위의 모든 전제조건은 사랑하는 사람과 이다. 내가 이상한 것인지, 페넬로페가 이상한 것인지……

1161 나는 늘 불평만 하는 사람은 아주 싫어 누구나 나름대로의 고통은 있는 법이야

>나도 이런 사람은 싫다. 본인뿐만 아니라 주변의 사람까지도 기운을 빠지게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불평을 가장 많이 듣는 사람은 자기이기 때문에 그 사람은 늘 부정적인 기운에서 빠져 나오기가 힘들다. 가장 큰 피해자는 자기자신인 것이다.

1164 나중에 나는 바나나로 시험해 보았는데 그것이 부러져서 어딘가 내 안에 남는 것이 아닌가 하고 무서웠어

>무서우면 바나나로 시험해보지 말았어야지. 정말 못 말리는 여자군.

1165 그녀는 아마도 사랑하는 남편이 자기의 존재를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을 때 나와 어떤 짓을 했는지 모를 거야

>과거까지 알 필요가 있을까? 현실이 중요하지. 자신의 과거이든 연인의 과거이든, 그 안에 머무르는 것은 많은 에너지의 낭비이다. 이런 일로 기운을 빼는 일은 어리석다.

1168 나는 그 여자들이 50세가 되어 아는 것들보다 15세 때 이미 남자나 인생에 대해서 훨씬 잘 알았어

>그래, 자랑이다. 이렇게 잘 알아서 좋은 것은 무엇일까? 나는 다 알고 싶지 않아. 미지의 영역도 남겨두어야 알아가는 맛이 있지.

1181 오 달거리란 얼마나 성가신가

>성가신 일이지. 그러면서도 한편 조금이라도 변화가 있으면 나이 먹는 징조라는 생각에 잠깐씩 서운하곤 하지. 편한 것과는 별개로 말이야. 모든 것은 한 방향으로 갈 수 없는 듯 해.

1182 남자들 주머니가 20개나 있어도 그들의 거짓말을 다 넣기에는 모자라

>나는 이런 남자들의 단세포적인 심리가 이해가 가지 않아. 20개의 주머니, 아니 30개의 주머니를 갖고 있으면 뭐하겠어. 금방 들통나는데. 주머니는 시간이 지나면 투명으로 변하지. 남자들은 그것을 알면서도 당장 그 순간만 모면하고 싶어하지. 아이들이 얼굴만 가리면 다 가려진다고 생각하는 것과 똑 같은 이치라고 생각해. 그래서 남자들을 영원히 철들지 않는 아이라고 하나 봐.

 

3 내가 저자라면

이 책의 가치를, 이 작가의 가치를 알 듯 모를 듯하다. 활자는 그가 위대하다고 말해주지만, 그리 실감나지는 않는다. 그리고 조이스의 의식의 흐름을 쫓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었다. 때로는 소설인지 일기인지 헷길리기도 했다. 그렇지만 나에게도 조이스의 뛰어난 모습들이 포착이 되었다. 하루가 안 되는 시간을 1,200페이지로 설명할 수 있는 그의 능력이 놀라웠다. 그의 탁월한 기술이고, 이런 시도를 과감하게 할 수 있었다는 것은 대단한 용기라고 생각한다. 지금 내가 봐도 파격인 장면들이 있는데 100년전에는 어떠했을까? 그가 접해야 했던 사회적 파장은 그를 고뇌하게 만들었지만 더 단단하게 만드는데도 성공한 것 같다.

에피소드18 페넬로페는 사실 놀랍다. 어떤 부분은 여자 보다 여자를 더 잘 안다고 느껴지는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감정선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었을까? 자료수집은 어떻게 했을까? 궁금했다.

이 책을 맛으로 표현한다면 톡 쏘는 레몬탄산을 마신 기분이다. 내용과 형식의 신선과 파격이 나름 재미있었다. 잊혀지지 않을 것 같다.

<목차와 뼈대>

율리시스 1

1

에피소드1 텔레마코스

에피소드2 네스토르

에피소드3 프로테우스

2

에피소드4 칼립소

에피소드5 로터스 이터즈

에피소드6 하데스

에피소드7 아이올로스

에피소드8 라이스트리곤들

에피소드9 스킬리와 카리브디스

에피소드10 방황하는 바위들

에피소드11 세이렌

에피소드12 키클롭스

에피소드13 나우시카

에피소드14 태양신의 황소들

율리시스2

에피소드15 키르케

3

에피소드16 에우마이오스

에피소드17 이타카

에피소드18 페넬로페

제임스 조이스 생애와 문학

굉장한 말에 대한 조그만 치료-앙드레지드

단테 부루노비코 조이스-사뮈엘 베케트

열린 시학-움베르트 에코

제임스 조이스 연보

<오디세우스>의 현대판이라고 하는데, 사전에 이것을 몰랐다면, 연결시키지 못했을 것이다. 현대인의 여정이 다 블룸같지는 않을 것 같다. 3편 밖에 읽지 못했지만, 그리 공감이 가지는 않는 내용이다.

<좋았던 장과 절>

굳이 고르라면 나우시카편이 이색적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접촉 없이 서로의 시선만으로 얽혀서 쾌락을 맛볼 수 있다는 것이 신기했다. 정말 이런 경험들을 하는 사람들이 있을까? 있겠지. 그렇지만 많을 것 같지는 않다. 파울로 코엘료의 작품 <11>은 이 부분을 모티브로 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보완점>

1. 이 작가와 작품을 알아보지 못하는 나의 수준이 아쉬웠다. 현대문학사에서 이 작품과 작가를 빼고는 이야기 할 수 없다고 말한다. ‘<율리시스>이전의 모든 설화예술이 그곳으로 흘러 들고 이후의 모든 작품이 그곳에서 흘러나온다고 평가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이전의 작품도 그 이후의 작품도 알지 못하기에 이 말을 활자로만 받아들이게 된다. 하지만 제임스 조이스이 특이성 때문에 이 작가의 이름을 잊지는 못할 것 같다.

2. 리뷰를 해야 하는 단락을 찾아내기가 힘들었다. 그런 면에서 숨바꼭질을 하는 기분이 들기도 했다.

3. 8년 동안의 독서토론회어떻게 했을까? 궁금하다.

4. 대단한 집중력을 요구하는 책이다. 조금만 산만하면 금방 조이스의 의식의 흐름에서 탈선하기 때문이다. 문체나 시선이 낯설었으며, 익숙해지는데 시간이 조금 걸렸다. 이것 또한 내 문제이다.

5 소설책을 읽었다는 느낌이 나지 않는다. 이 책의 줄거리를 요약하라면 한 줄로도 표현이 가능할 것 같다. 장르의 파격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몇 자 써보긴 했지만 만족스럽지 못하다. 그의 글을 이러쿵저러쿵 이야기하는 것이 사실은 도를 벗어난다는 느낌이 든다. 모르는 것이 너무 많고, 지극히 한 부분만을 보고 있다는 생각 때문에 더 조심스럽다. 그래서 이 책에 대한 개인적인 평가는 뒤로 미루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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