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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9월 29일 11시 41분 등록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한다는 것은

 

2014.09.29

10기 찰나 연구원

 

 

  우리는 하고 싶은 것을 하고, 하고 싶지 않은 것을 하지 않는 것을 자유라고 생각했는데, 정말 이렇게만 되면 자유로울까? 그러나 사람이 살아가는데 있어서 하고 싶은 것만을 하고, 하고 싶지 않은 것을 하면서 살아갈 수 있을까? 자신이 혼자 살아간다면 자신이 원하는 것만을 하고 살 수도 있지만 관계를 떠난 존재는 존재하지 않기에 하루 중 어느 순간에는 내가 원하지 않는 상황에 맞닥뜨리게 된다. 어떤 것은 자신이 예상한 일이고, 어떤 것은 자신이 예상도 하지 못했던 어마어마한 일들이 한꺼번에 생기기도 한다. 이런 상황들이 발생했는데도 자신이 하고 싶지 않기에 하지 않고 자신이 원하는 것만을 하고 있으면 즐거울까?

이런 상황들을 그냥 버려두고 자신이 원하는 것만을 했을 때 그로 인한 결과가 더 안 좋게 된다면 그것이 정말 자신이 원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을까?


   그렇다면 자신이 원하는 것은 진짜로 무엇일까? 막연히 현실의 문제를 도피하기 위해 선택한 대안이 아니었나 다시 돌아본다. 지금 현실이 힘든 것은 내가 원하는 일이 아니어서 하면서 내가 원하는 것을 찾아야 한다고 하면서 열심히 찾아다니면서 딴 생각을 하게 됨으로써 현실에서 생기는 조그마한 문제도 크게 생각되고, 예전에는 컨트롤 했던 문제도 이제는 내가 컨트롤할 수 없는 것이라고 지레 포기하고 계속 이건은 내가 좋아하는 일이 아니어서 그래 하면서 스스로의 핑계를 만드는 것은 아니었을까? 예전에는 분명히 참고서도 넘겼던 상황인데 왜 지금은 그것을 맞닥뜨리면서 해낼 수 없는 것일까? 무엇이 나를 못하게 하는 것일까? 이제 나이가 들어서 지친것일까? 분명 이 일도 내가 원해서 시작했던 일인데 왜 시간이 15년 이상 넘어가니 지치고 힘들게 느끼는 것은 무엇일까? 첫 시작의 단추부터 잘못된 것이었을까? 반면에 15년 이상 자신의 일을 계속해나가는 사람들은 무엇이었을까? 그들로 자신의 일을 하면서 그것이 즐겁기만 했을까?


  카를 융도 정신분석이라는 새로운 분야를 만들어서 무의식의 세계를 의식의 세계로 나올 수 있도록 만들었다. 그도 이 일을 하는데 있어서 즐겁기만 했을까? 프로이트를 만나서 스승으로 생각하면서 그를 신처럼 숭배했지만 어느 시점에서는 프로이트와의 관계를 정리할 수 밖에 없었다. 그가 프로이트와의 관계를 정리 하지 않고 계속 스승과 제자사이와의 관계를 유지하려고만 했다면 정신분석이라는 분야가 새롭게 시작되지도 않았을 것이다.


   많은 일들이 의도한 대로 이루어졌으나 항상 나에게 이로운 것만을 가져다 준 것은 아니었다. 그런데 대부분의 일이 저절로 숙명적으로 전개되었다. 나는 내 고집으로 말미암아 일어났던 어리석은 많은 일을 후회한다. 하지만 내가 그런 어리석음을 갖지 않았다면 나의 목표에 이르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므로 나는 실망하면서도 실망하지 않는다. 나는 인간에게서 경이로운 것들을 경험했고 스스로 기대했던 것보다 더 많은 일을 해냈다. 그러나 나는 최종적인 판단을 내릴 수가 없다.

    - 카를 융 기억 꿈 사상


   카를 융도 자신이 원하는 대로 상황들을 몰고 갔지만 그것이 곧 좋은 결과만을 가져온 것은 아니었다고 애기한다. 그러나 자신의 어리석음이 오히려 목표에 이르게 만들었다고 한다. 그래서 한면으로는 실망하지만 다른면으로는 실망하지 않는다고 얘기를 할 수 있다고 한 것이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면 기대와 희망을 가지면서 좋은 결과를 기대한다. 하지만 그것을 무엇으로 보장한단 말인가? 그것이 오히려 더 안 좋은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그래서 때로는 실망하게 된다. 하지만 자신이 원하는 것을 하기 위해서는 하고 싶은 것을 하고 싶을 때 할 수 있고, 하고 싶지 않은 것을 하지 않는 자유도 필요하지만 하고 싶지만 하지 않을 자유도 있어야 하고, 하고 싶지 않지만 해낼수 있는 자유도 있어야 하는 것이리라. 그런 대자유가 있어야만 우리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해낼 수 있는 것이리라. 카를 융은 그런 대자유를 누렸기에 정신분석이라는 눈에 보이지도 않는 분야를 만들어 낼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일이란 무엇인가?

 내가 진정으로 원하고 하고 싶은 일이라면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고 언제든 할 수 있는 시간이나 공간의 이 보이기만 하면 할 수 있어야 하는데 내가 그러고 있는지 반문해본다. 그것을 해낼 수 있으면 목숨마저도 바칠 수 있는 만큼의 열정과 에너지가 있어야 할 것 같은데 무엇이 그렇게 못하게 가로막는 것인지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그리고 그것이 정말 내가 원하는 일인지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점검이 필요한 시점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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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9.29 19:20:46 *.104.9.216
강력한 '끌림' 같은 것이라고 믿는데...쩜쩜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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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9.30 06:06:02 *.146.250.225

그런것 같아요. 일을 하면서도 이게 진정 내 일인가? 의구심이 들 때가 많죠. 자신에 대한 믿음이 먼저인 것 같아요.

어떤  매력, 끌림 같은 것이 있다면 분명 보이지 않는 손길이 나를 인도하는 것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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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0.01 00:21:12 *.222.10.47

그러게요 정말 원하는 것이 있기나 한 것인지 의문이네요. 정말 원하는 것이 뭘까? 깊어가는 가을 밤 찬 바람이 붑니다. 수확의 계절이 돌아왔는데. 이런! 뿌린 씨앗이 뭔지 까먹은 듯 대지를 헤매이네요. 정말 원하는 것이 뭘까? 원한다는 것은 뭘까? 원해서 어쩌겠다는 걸까? 말입니다. 진정 원하는 하루 하루 만들어 가시길 바랍니다. 아무튼 저의 오늘 하루 튀김 요리 같은 하루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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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0.01 09:41:58 *.223.20.243
이 글을 읽는대 왜 이리 찔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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