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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0월 27일 11시 52분 등록
이번 일주일은 한 뮤지션 듀오의 성공담을 담은 TV 프로그램을 보면서 다른 주와 달라졌다. 

지난 그래미 어워드 2014에서 신인상을 포함해 총 4개의 상을 휩쓴 프로젝트 그룹이 등장했다. 미국의 랩퍼 매클모어와 프로듀서인 라이언 루이스(Macklemore & Ryan lewis)가 바로 그들이다. 착실한 콜라보를 통한 예견된 성공일거라는 예상과는 달리 이 그룹은 예술가에게 있을 수 있는 최악의 상황을 딛고 성공에 다다르게 된 카타르시스가 있었다. 

래퍼인 벤 메클모어는 시애틀 출신으로 지역 인디래퍼로 경력을 시작했다. 열정에 차있었던 그는 새벽 두 시가 되든 네 시가 되든 하루에 노래를 하나 완성하고 나서야 잠자리에 들곤 했다. 그러던 어느 날 벤은 마이스페이스에서 라이언의 노래를 듣고 반하게 되었다. 그에게 연락을 했고 둘은 함께 작업하게 되었다. 두 사람은 조금씩 인지도를 높여 나갔다. 

그러나 스물 두 살이 된 벤은 마약중독에 빠져 살았다. 술에 취해 녹음실에 들어가지 못하는 날이 더 많았다고 한다. 전환을 준비하며 내실 있게 보내야 할 시기였지만 그는 매일 술을 마시고 약을 했다. 돈이 필요하면 라이언을 불러다 (벤의 표현에 따르면) 그의 재능을 이용해먹었다. 중독은 우울증을 가져왔고 그는 이러다 평생 마약에 빠져 죽게 되겠다고 생각했다. 문득 그는 스스로 이렇게 살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트리샤라는 여자친구의 헌신적인 노력과 아버지의 진심어린 충고 덕분으로 재활원에서 자기 삶을 되찾기 위해 필사의 노력을 기울였다. 위기가 벤을 일으켜 세웠다. 벤은 다시 라이언에게 연락했다. 

그는 우선 음악을 만들기 위해서는 자기자신에 대해 솔직하게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기존 힙합 음악의 대부분이 아무 생각 없이 들을 수 있는 마초적인 특성, 돈 자랑 등으로 점철되어 있다는 것에 대비해 그들은 ‘생각하기’를 음악에 불어넣었다. 그리고 이 차별점으로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들은 (스스로의 표현에 따르면) 별 기대 없이 유튜브에 올렸던 thrift shop이라는 뮤직 비디오를 통해 전세계에 자신들을 알리게 되었다. 처음에는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노래가 되고 그 다음주에는 전세계 음악 차트 대부분에서 1위를 기록했다. 다음 곡인 Can’t hold us 또한 대단한 성공을 거두었다. 그 후 그들은 자신감을 갖고 좀 더 다양한 주제를 다룰 수 있게 되었다. 특히 ‘Same Love’라는 힙합곡은 최초로 레즈비언, 게이, 바이섹슈얼, 트렌스젠더에 대한 평등한 시각을 다루었다. 그들은 사람들에게 알릴 필요가 있는 좋은 생각들을 음악에 담아 전했던 것이다. 

그들의 디스코그래피에 신나는 장면은 별로 없었지만 채널을 돌릴 수가 없었다. 그때 나는 알았다. 인간의 변모, 상상한 아름다움을 심연을 뛰어넘어 현실로 가져오는 노력. 여기에 나는 매료되는구나, 현재 나에게 가장 강렬한 욕망은 내가 주인이라는 선언과 이를 뒷받침하는 성과구나. 여기에 내 차별화가 있을 것이다.
 
우선 나는 나의 현실 속에서 나라는 준마를 좀 더 끈질기게 훈련시켰다. 피곤하다고 가방을 던져놓고 침대로 바로 들어갔을 때 휴식의 달콤함을 경계했다. 책상에 앉아 쓰지는 못하더라도 스마트폰 메모 앱에 몇 줄이라도 끄적거리고 잠들었다. 계속해서 들여다보면서 메모를 글로 다듬고, 글을 쓰는 일 이외에 다른 사건들에서 감동을 느낄만한 거리들을 찾아내 기록해두었다. 지난밤 꿈의 기록도 쉬지 않았다. 

동시에 내가 어디를 향해 가야 할지를 알기 위해 2008년에 업데이트한 10대풍광도 다시 찾아보았다. 그러다 10대 풍광을 잘못 써두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제대로 된 10대 풍광은 시간이 오래 지나고 다시 읽어보아도 거의 변하는 것이 많지 않다. 그러나 내 경우에는 거의 모든 것이 바뀔 필요가 있었다. 가장 중요한 원칙은 ‘나에게 솔직할 것. 진짜로 정말로 엄청 하고 싶은 것만 적을 것.’나는 무엇의 전문가가 되려하는가? 스스로 발굴한 것을 읽어보면 상당히 고무적이다. 골치가 아파서 피하고 싶었던 것이지 아무것도 없지는 않다. 나는 내 안에 온갖 감정이 가장 복잡하게 엉켜있는 곳에서부터 시작하기로 했다.

IP *.50.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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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0.27 23:36:52 *.124.78.132

늘 글쓰기를 게을리 하지 않는 모습이 너무 대단하게 여겨지는걸! 10대 풍광 업데이트 한 것도 멋지고~

차근차근히 자신의 길을 걸어가는 어니언의 미래를 기대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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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0.28 07:51:09 *.50.21.20

ㅎㅎ 고마워 화이팅 받으니까 좋다 언니 

아무 생각 없이 집중할 때 하는 게 중요한거여써 역시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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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0.28 11:21:26 *.196.54.42
"스마트폰 메모 앱에 몇 줄이라도 끄적거리고 잠들었다. 계속해서 들여다보면서 메모를 글로 다듬고, 글을 쓰는 일 이외에 다른 사건들에서 감동을 느낄만한 거리들을 찾아내 기록해두었다. 지난밤 꿈의 기록도 쉬지 않았다."  - 맞아, 이런 자세가 어니언의 매력이야^^ 싱그럽고 활달한 청춘 위에 꽃 핀 자신의 길을 묵묵히 뚜벅뚜벅 걷는 자의 실루엣이 오버렙 되는구만... 참 좋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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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0.29 10:11:12 *.50.21.20

ㅎㅎ 구달님 많이 갈켜주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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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0.28 11:31:12 *.255.24.171

자신에게 진솔해지가가 생각보다 쉽지 않아.

나도 나의 맨얼굴을 제대로 보고 있나? 싶은 생각이 들 때가 있지.

어니언 발동걸리면 큰 일 낼텐데....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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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0.28 12:29:54 *.94.41.89

밖에서 아무리 찾아도 없어서 내 속에 것을 들여다 보니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좋아하고 있다고 말할 수 밖에 없으니

더는 솔직할 수가 없네. 더 잘하는 수 밖에.

지금 하고 있는 일이 꼭 불만족스러워야 할 이유 없음.

다만 더 가치 있고 제대로된 인식이 필요할 뿐! 내 경우는 그렇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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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0.28 14:56:21 *.65.152.130

어이언이라는 준마를 훈련시키고 있구나~~~

글 쓰기, 꿈의 기록, 10대 풍광 업데이트!!

멋지다 어니언!! 기대된다 어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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