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녕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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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것을 바꾸어 완전히 새로이 한다는 혁신. 여전히 전세계적으로 화두가 되는 언어로, 우리는 늘 혁신하지 않으면 안 되는, 그래서 늘 혁신을 강요 받는 세상에 살고 있다. 게리 해멀이 말하는 것과 다르게 요즘은 혁신이 아니면 죽음을 달라!라는 절박함은 여느 회사에서나 쉽게 볼 수 있다. 나 또한 회사에서 근무할 때는 늘 매일매일 혁신을 외치는 분위기가 진절머리 나도록 싫기도 했었다. 개인이나 조직이나 늘 혁신은 필요할 것임을 공감하나, 혁신을 위해 일어나는 변화들이 너무 잦음에 왠지 모를 두려움이 느껴지기도 했으며, 내가 누리는 평화가 깨지는 듯한 느낌을 받기도 했다. 아마 이번 주의 책인 ‘경영의 미래’에 나오는 것처럼 기존에 있는 이권들이 깨질 까봐 본능적으로 싫고 움츠러들었는지도 모른다. 휴직을 하게 된 가장 큰 계기도 바로 닥쳐온 환경의 변화가 나의 모든 것을 앗아간 것 같은 상실감이 들었고 이로 인한 피로가 가장 컸으니 말이다. 이번 주의 책은 조직의 혁신에 대한 이야기이다. 저자는 아름다운 기업의 미래를 위해서는 변화하고 혁신하라고 이야기 한다. 또한 혁신에는 의미와 용기가 필요하다고도 말한다. 잠시 잠깐이지만 생활전선에 뛰어들지 않아도 되는 지금 이 시간 동안 개인적으로 한껏 ‘성장’하고 싶은 나는, 개인의 혁신이 더욱 관심이 갔다. 수신제가치국평천하라는 이야기가 있듯이 내가 스스로 혁신이 가능할 때에야 비로소 회사의 혁신도 도모할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물론 나는 본디 나 자신을 혁명하고 싶은 마음이 강한 사람이기도 하다.) 책에 나와 있는 질문들을 나에게 스스로 던져보았다. 대답을 하기가 쉽지 않았다. 무엇을 혁신해야 할까 고민해보니 너무나 고칠 점들이 많아 보여 또 한숨만 쉬었다. 그렇다. 자기 혁신, 자기 혁명을 위한 길은 아직도 나에게는 큰 과제이기만 하다.
‘경영의 미래’ 책을 옆에 끼고 나선 여행 길, 친구들과 대화를 하다가 문득 외로움에 대한 토론이 벌어졌다. 영화는 대부분 혼자 보러 간다는 사람, 밥을 혼자 먹는 것을 좋아한다는 사람, 쇼핑은 반드시 혼자 한다는 사람 등등 나를 제외한 많은 이들이 혼자서 하는 무언가를 좋아하는 모습을 보였다. 홀로 있는 시간이 너무 좋아서 남편이 바쁜 직업인 것이 좋다는 친구도 있었다. 홀로 노는 것이 더 재미있다가도 했다. 반면 나는 혹시나 혼자 밥 먹을 일이 생기면 왠지 외롭고 어색해서 TV를 틀어놓거나 핸드폰을 두 손에 꼭 쥐고 화면에 집중하는 사람이다. 혼자서 쇼핑 다닌다는 것 자체가 상상이 잘 안 가서, 무언가를 사러 갈 때에는 늘 바른 소리를 해주는 남편이나, 혹은 여자들의 가장 좋은 친구라는 엄마를 반드시 대동하기도 했다. 집에 혼자 있는 시간도 의미 있게 보낸 적이 거의 없다. 괜히 외로움에 눈물 짓거나, TV를 보며 세상과 연결된 느낌을 받고자 하거나, 아니면 SNS를 통해 지인들과 소통하고자 했다. 그러고 보면 어린 시절 책을 유달리 많이 읽던 나는 아마 홀로 있는 것이 왠지 모르게 견디기 어려워 책을 그렇게나 읽었는지도 모르겠다. 일견 활발해 보이지만 은근히 anti social인 나는, 그러면서도 홀로 있는 시간의 외로움은 견디기 어려워하는 사람이기도 했다.
여러 일정들이 이어지다 드디어 이틀의 자유 시간이 주어졌다. 어렵게 온 상황인만큼 여기에서만 할 수 있는 일을 해보고 싶기도 했다. 그래서 곧 나는 많은 이들에게 무얼 할꺼냐며 같이 껴달라고 앵벌이(?)를 했고, 결국 밤늦게 까지 사람들을 따라 다녔다. 내가 진정으로 보고 싶은 것들이 아니었고, 연구원 숙제도 할 생각에 더욱더 피곤하고 집에 가고 싶은 마음이 절로 들었다. 그러나 왠지 낙오될까봐 두려운 마음에, 나는 섣불리 먼저 들어가겠노라고 말하지 못했다. 그리고 오늘, 또 다시 많은 사람들이 저녁에 주어진 자유시간에 무얼 할지 각자의 계획을 짜느라 바빴다. 같이 가고 싶은 마음 한 켠에 나의 마음은 혼자 있을 시간이 필요하다고 외쳤다. 그리고 사람들을 따라가다가 나는 그저 스탑 버튼을 과감하게 눌러보기로 했다. 피곤에 지쳐 아프다고 소리를 질러대는 몸과, 연구원 숙제를 할 것도 걱정이 되긴 했지만, 그 무엇보다도 그냥 나를 위해서 이 시간을 보내고 싶었다. 그리고 그 시간을 외로움에 사무쳐 하기 보다는 나와 대화를 하며 즐겁게 보내보고도 싶었다. 모든 책들이 실천이 계획을 이긴다고 이야기 하듯, 오늘 이런 마음이 들 때에 과감하게 지르는 게 맞는 것 같았다.
그리고 홀로 호텔방으로 향했다. 문득 두려움이 스치기도 했고, 길을 잃어 방황하기도 했지만 한편으로 즐거웠다. 첫 출장길, 너무나 떨려서 기도하는 마음으로 혼자 비행기를 타고 또 택시를 잡아 타던 그 순간이 떠올라서 배시시 웃음도 났다. 호텔 옆 작은 식당에 들어가 로컬 사람들을 바라보며 식사를 했고 맥주도 한 잔 시켜 들이켰다. 사실 나 홀로 즐긴 5~6시간의 시간은 별 거 아닌 하루의 기록일 수도 있다. 그러나 여전히 무언가 불안한 나는 자꾸 홀로 있는 시간을 어려워하고 누군가에게 기대려고 한다. 그랬기에 혁신이 필요할 것만 같아 나는 이렇게 홀로 밤을 보내고야 말았던 것이다. 오늘의 작은 혁신을 도모해보며 나는 혁신이라는 것이 그저 마음을 먹으면 가능한 것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느꼈다. 신념이 있는 곳에, 용기가 있는 곳에 혁신은 존재하는 것이다. 그리고 계획을 단순히 실천해야지 라는 마음가짐이 아니라 혁신을 실현해보겠다 라고 생각하는 것이 더욱 강력한 행동의 힘을 불러오는 것도 알게 되었다. 매일의 혁신을 다짐하고 또 실천하며, 나의 삶을 혁신하는 나를 꿈꿔보았다. 우선 내일의 혁신은.. 글쎄 내일 아침에 생각나는 것을 우선 해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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