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앨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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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푸드의 추억
10기 김정은
‘홀푸드’의 추억
2009년~2010년 나는 미국 뉴저지에서 프로그래머로 일했다. 그 당시 그 곳 회사 식당 음식이 입맛에 맞지 않아 도시락을 싸 들고 다니는 번거로운 생활을 하고 있었다. 나와 함께 점심 도시락을 먹던 멤버 중 그 지역에서 오래 살아온 분께서 하루는 외식을 하자고 권하셨다. 미국의 레스토랑에서 외식을 하기에 점심 시간 한 시간이 턱없이 모자라 바깥 음식이 먹고 싶을 때면 주로 배달 음식을 먹곤 했었는데 외식을 하게 되다니 나는 기대하지 않을 수 없었다. 미국의 웬만한 식당들은 기업체에 도시락을 배달하는 곳이 많은데, 배달을 하지 않는 이 식당은 무슨 배짱인가 싶기도 하면서 무언가 특별한 것이 있지 않을까 무척 기대했던 것이다.
차를 몰고 간 곳은 다름아닌 슈퍼마켓! 월마트나 코스트코의 5분의 1 정도 규모의 동네 작은 슈퍼였다. 왠 외식을 슈퍼마켓에서? 나는 시큰둥해졌다. 그러나 그 곳으로 데려와 준 동료가 하는 대로 따를 수 밖에 없었다. 그녀는 즉석 식품 코너에서 마음에 드는 음식을 담아서 계산대에 줄을 섰다. 그 곳은 마치 정육점처럼 음식의 무게를 재어 금액을 산정하는 방식의 계산법을 지키고 있었다. 그렇게 음식을 사서 그 슈퍼 귀퉁이에 있는 작은 테이블에서 먹었다. 음식을 먹으면서 나는 직장인에게 황금 같은 점심 시간에 다른 좋은 레스토랑으로 가지 않고 이 곳 슈퍼마켓에서 외식을 하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미국의 마트에서 즉석에서 바로 사 먹을 수 있는 음식이 피자나 핫도그, 머핀 등 미리 만들어진 음식 몇 종류였다면, 이 곳에서는 밭에서 바로 따 온 듯한 신선한 과일 채소 샐러드와 바다에서 금방 잡아 올린 해산물을 데쳐서 만든 요리 등 건강한 음식들을 먹을 수 있었다. 최소한의 조리 과정을 거쳐 원재료의 맛이 살아있는 그런 맛이었다. 아니, 원재료가 좋지 않다면 그런 맛을 낼 수 없을 것이다. 최상의 원재료 맛, 바로 그 맛이었다.
슈퍼마켓은 멋진 외식 장소가 될 수 없을 것이라는 내 편견을 깨게 해 준 곳, 그 곳이 바로 홀푸드였다. 나를 홀푸드로 안내 한 동료는 홀푸드 예찬자였다. 그녀 말에 의하면 다른 대형 마트와 비교해 볼 때 홀푸드의 식재료가 훨씬 신선하다는 것이었다. 예를 들어 대형 마트의 과일이 일주일 정도 신선도를 유지한다면 홀푸드의 과일은 2,3주 신선도를 유지하더라는 것이다. 그래서 그녀는 식재료에 한해서는 반드시 홀푸드에서 구매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나도 샐러드를 먹으며 그 말에 공감했다. 식사를 마치고 매장을 둘러보며 과일이나 채소가 신선함에 깜짝 놀랐다. 미국의 다른 대형 마트들에서 대형 포장으로 가격을 낮춘 ‘양’ 마케팅을 한다면, 홀푸트는 소형 포장에 적당한 가격을 붙인 ‘질’ 마케팅을 하고 있었다. 그 해 연말, 남편과 큰 딸이 나와 함께 휴가를 보내기 위해 미국에 왔을 때도 나는 그들을 홀푸드에 데려갔다. 태어나 처음 미국을 방문한 딸을 데려가고 싶을 정도로 그 곳은 특별한 곳이었다.
착한 기업 ‘홀푸드’
1980년 텍사스 오스틴의 작은 식료품점으로 시작한 홀푸드는 이제 미국 연방정부에 '유전자변형농산물(GMO) 표시제도' 시행을 압박하는 영향력을 가진 업체가 됐다. 홀푸드가 자체적으로 GMO 표시제를 전면 시행하자, 월마트나 타겟 등 다른 유통업체들도 홀푸드를 따라 GMO표시제를 시행하고 있다. GMO 표시는 철저히 고객의 요구를 반영한 결과다. 고객은 유전자를 변형하지 않은 자연식품을 원하고 있다. GMO를 전혀 함유하고 있지 않다고 표시한 어떤 제품의 경우 매출이 15% 늘었다.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자연식품을 엄선해 소비자들에게 제공하고, 직원들과 지역사회 구성원이 행복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이 회사가 추구하는 핵심가치다. 착한 기업이 시장의 리더가 되는 흐뭇한 현상이다.
경제학자 밀턴 프리드만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기업의 책임은 어디까지나 주주 이익 극대화"라고 말했다. 이에 홀푸드 창업자 존 매케이는 "사람은 먹지 않으면 살 수 없고, 기업도 이익이 나지 않으면 존재할 수 없다. 하지만 사람이 먹기 위해 사는 게 아니듯이 기업도 이익을 내기 위해 존재해서는 안 된다"고 반박했다. 그는 고객만족, 직원행복, 지역사회의 지지 없이 단기적 이윤만으로는 기업의 지속 성장이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착해야 살아남는다?!
“3만 명이 넘는 홀푸드의 직원을 커뮤니티로 묶어주는 공통적인 동기는 바로 세계 식품 공급의 산업화에 반대하여 보다 좋은 먹거리를 사람들에게 제공한다는 것이다. 이를 가리켜 양심적인 자본주의라 말할 수 있다.” (<경영의 미래> p92)
게리 해멀의 <경영의 미래>에서 홀푸드를 다시 만나고 얼마나 반가웠는지 모른다. 그 동안 뉴저지 홀푸드 같은 슈퍼마켓을 찾아 헤맨 것 같다. 강남을 중심으로 몇 군데 들어선 친환경 식품 전문점에서는 식재료의 후덜덜한 가격에 놀라 장바구에 담지 못했고, 생협에서는 그야말로 있는 것만 있는, 선택의 제한이 있어 소비자로서 안타까웠다. 홀푸드는 우리나라의 생협과 친환경 식품 전문점의 중간 형태라 할 수 있겠다.
누구나 건강하고 맛있는 음식을 먹고자 하는 공통의 욕망이 있다. 건강한 음식을 먹기 위해 농업이 지속가능 하여야 하며 환경에 책임감 있게 행동하여야 한다. 사람과 기업, 환경은 공유된 목적의식으로 이루어진 하나의 커뮤니티가 되어야 한다. “모든 음식, 모든 사람, 하나의 지구”는 홀푸드의 핵심 가치다. 홀푸드의 성장 중심에 케뮤니티 중심의 핵심 가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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