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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2월 8일 10시 30분 등록

천원의 행복

 

2014.12.08

10기 찰나 연구원

 

 

  연말을 맞이하여 JTS(Join Together Society)에서 주관하는 거리모금에 참석을 하였다.

JTS는 국제 기아·질병·문맹 퇴치를 목적으로 활동하는 NGO 단체로, UN경제사회이사회(ECOSCO)의 특별 협의 지위를 획득한 국제구호단체이다. 법륜 스님이 1991년 성지 순례를 할 때 아이 우유 값을 구걸하던 젊은 여인과 불가촉천민이 사는 둥게스와리 마을 200여명의 아이들이 학교를 가지 않고 길에서 구걸하는 모습을 보고 구호 사업을 발원하여 국제구호활동을 시작한 단체이다.

JTS의 특징은 100%자원봉사자로 이루어진다. 그래서 다른 NGO단체에서는 많이 소요되는 인건비를 5%이하로 하여 운영비를 최소화해서 후원금의 90%이상을 현지 구호 활동에 사용하고 있다. 또한 일회성 단순 지원에 멈추지 않고 현지 정부와 주민들을 자발적으로 참여시켜 지속 가능한 공동체 개발을 하는 것이 목적이다. 1994년 인도의 수자타 아카데미를 시작으로 해서 미얀마, 필리핀, 캄보디아 등 아시아를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언론 매체에 많은 돈을 들여 홍보하기 보다는 그 돈마저도 구호 활동에 잘 쓰일 수 있도록 한다.

   거리모금이 시작되기 전 사전 교육을 1시간 반가량 받는다. 교육을 받고 나니 만족하지 못하고 불평하던 현실이 그들에 비해서 얼마나 많은 것을 가지고 있고, 잘 먹고 있고, 소중한 것임을 알았다. 또한 1천원이면 굶주린 아이 2명을 살릴 수 있는 큰돈인데 얼마나 쉽게 돈을 사용하고 있었던가. 스타벅스 커피 한잔 4천원이면 8명을 살릴 수 있는 어마어마한 돈이었다.

돈은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사람을 살아나게 하는 생명력과 사람을 파괴하는 파괴력두 가지속성을 다 가지고 있다. 그래서 돈을 가치 있게 쓰기 위해서 물고기를 줄 것이 아니라 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주어서 지속 가능한 공동체 개발을 하는 것의 소중함을 알게 되었다.

   거리모금은 2시부터 시작해서 1시간 반 가량 진행되었다. 같이하는 분들의 마중물로 모금을 개시하고 나서 본격적인 시작을 하였다. 처음이라 어색하기도 하고, “1천원이면 굶주린 어린아이 2명을 살릴 수 있습니다. 도와주세요.” 라는 말이 잘 나오지 않았다. 남한테 거리에서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낯설고 힘들었다. 거리에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도와달라고 외쳤지만 많은 사람들이 외면을 하였다. 날씨가 추운 것도 있었지만 외면하는 많은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서 지난날의 나의 모습을 보는 듯 했다. 봉사단체가 너무 많이 생기고 믿을 수가 없어서 도움을 달라고 요청하는 사람들을 나또한 얼마나 많이 외면을 하였던가. 스스로 많이 반성이 되었다.

어느 정도의 시간이 지났는데도 진척이 별로 없는 것을 보고, ‘이렇게 사람들이 남을 돕는 것이 어려운 일이었나? 천 원이면 되는데……. 세상이 참 야박하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 반면에 남의 돈 천원 받기가 이렇게 어려운데, 회사에서 주는 월급은 너무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물론 월급은 내가 일하기에 주는 것이지만 통장으로 월급을 받게 되면서부터는 내 노동에 대한 가치도, 월급에 대해서도 그냥 관념적으로만 존재하고 월급에 대해서 고맙게 생각하지 못하고 있었다.

   행인들에게 도움을 요청하지만 진심어린 마음을 담아서 그들에게 요청하고 있는지 다시 돌아보았다. 굶주린 어린아이를 먹여 살려야 하는 엄마의 애절한 마음이 되어서 그들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있는가 아니면 그저 요청만 하고 있는가. 처음이라는 어색한 마음 때문에 그들에게 가까이 다가가지 않았는데, 나를 낮추고 다시 한 사람 한사람에게 정성스럽게 다가갔다. 그랬더니 그들의 지갑이 열리기 시작했다. 날씨가 추운데도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지갑을 열어서 천원을 모금함에 넣어주는데 얼마나 기쁘던지. 천원이 아니라 몇 천만 원을 받은 기분이었다. 지나가는 외국인들도 많이 있어서 1$를 도와달라고 했더니 기꺼이 내주시고 가는 분이 계셨다. 한국인도 안내는데 외국인이 도와주다니……. 감동이 더욱 진하게 밀려왔다. 결국 성금을 내신 분들은 JTS라는 단체를 잘 알지 못해도, 모금하는 사람들의 정성을 보고 천원을 기꺼이 내주시고 가는 것이었다. 그래서 한 사람 한 사람에 정성을 귀울이는 것이 중요했다.

1시간이 지나자 목이 메어서 소리가 잘 나지 않았지만 굶주린 어린 아이를 위해서 천원만 도와주세요.~” 라고 열심히 외치면서 사람들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모금함은 점점 채워져 갔고, 어느 덧 1시간 반이 되어서 정리를 하였다. 모금함을 들고 왔다 갔다 할 때는 추운지도 몰랐다가 정리를 하려고 하니 추위가 엄습해 왔다. 날씨가 추워서 모금이 잘 안될 것 같아 지레 걱정했지만, 여러 분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해주어서 잘 마무리 할 수 있었다. 도움주시는 분들이 있기에 세상은 아직도 더 밝고 아름다운 것 같다.

 

   누군가를 도와준다고 하면 요즘은 으로 도와줘야 된다는 생각이 많은데, 자신의 시간이나 마음을 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남을 도와 줄 수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달았다. 뭔가 거창한 것을 하려고 할 필요도 없다. 그저 자신의 마음을 내면 되는 것이다. 도와주고 나면 행복과 기쁨이 절로 솟아난다. 돈이 없어도 무재칠시(無財七施)’라 하여 베풀 수 있는 것이 많이 있다. 첫 번째는 화안시(和顔施, 얼굴에 밝은 미소를 띠고 부드럽고 정답게 대하는 것), 두 번째는 언사시(言辭施, 공손하고 아름다운 말로 대하는 것), 세 번째는 심시(心施, 착하고 어진 마음을 가지고 사람을 대하는 것), 네 번째는 안시(眼施, 호의를 담아 부드럽고 편안한 눈빛으로 대하는 것), 다섯 번째는 신시(身施, 몸뚱이를 이용하여 내 힘으로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여섯 번째는 상좌시(床座施, 다른 사람에게 자리를 내주어 양보하는 것),마지막 일곱번째는 방사시(房舍施, 사람들로 하여금 편안하게 쉴 수있는 공간을 제공해 주라는 것)이다. 생각보다 많은 것을 갖고 있으니 이제는 좀 더 많은 사람들과 나누며 함께 할 수 있도록 해야겠다. 그리고 그동안 계획 없이 습관적으로 카드를 이용했던 것에서 돈의 소중함과 가치를 인식하면서 좀 더 의미 있는 곳에 쓰일 수 있도록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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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2.08 11:44:24 *.201.146.217

실천하는 삶...찰나의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늘...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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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2.08 14:36:47 *.113.77.122

피울에게 늘 감사하고 고마울 뿐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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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2.08 12:06:06 *.92.211.151

소중한 경험하셨군요. 음... 저도 정신 차리려면 찰나언니 좀 따라다녀야 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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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2.08 14:37:21 *.113.77.122

이미 잘 하고 있으니 ~ 쭉 밀고 나가면 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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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2.08 12:58:21 *.124.78.132

완전 추운데 고생 많이하셨네요. 늘 행동하고 있는 찰나언니를 보면 부러워요 ^^ 생각은 그만하고 action을 취해야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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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2.08 14:38:15 *.113.77.122

녕이의 속도가 더 빠른 것 같은데 ~ 연구원에 대학원생에 ~~ 그거 아무나 못해 ~~ 녕이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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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2.08 17:57:56 *.50.21.20

천원의 행복, 오백원의 행복, 백원의 행복, 오십원의 행복, 십원의 행복.. 

돈이 주는 행복, 

선순환을 만들어내는 시발점은 의외로 작은, 그동안 당연하다고 머리로는 이해했지만, 

마음으로 따라하지 않았던 그 일들에서 시작하는게 아닐까요?

찰나님의 글을 읽으면서 돈으로 환산할 수 없을거라 생각했던 나만의 보람과 만족과 행복을 주는 일을 하면서 이 행동들이 돈으로 연결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요. 글을 쓰고,여유를 즐기고 분위기를 느끼고... 누군가가 공감을 하는 일련의 행위들... 그럼 이런 것들은 모두 얼마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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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2.08 18:56:56 *.113.77.122

어니언의 마음 내는 만큼 듬뿍듬뿍 쌓이는 부자가 될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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