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앨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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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오프수업 후기 – 책이라는 처방전
10기 김정은
드디어 올 것이 왔다. 자신이 쓸 책에 대해 고민해야 할 시간이 왔다. 이미 한 달 전 교장선생님은 과제 공지를 미리 올리셨고 나는 지난 한달 내내 내가 쓸 책에 대해 생각했다. 애초에 내가 쓰고 싶었던 책은 다음으로 미루기로 했다. 내 인생에 대한 성찰을 더 한 후에 쓰기로 결정했다. 그렇다면 나의 첫 책으로 무엇에 대해 어떻게 쓰는 게 좋을까?
종종언니의 책을 기다렸다. 마치 첫 조카를 기다리듯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렸다. 출산예정일이 12월 초라 들은 후 12월 1일부터 <어이없게도 국수>를 검색해 보곤 했다. 조카를 얼른 만나보고 싶은 이모의 조바심이 이럴 것 같다. 강종희 작가님의 친필 사인이 있는 첫 책을 받아 들고 요리조리 꼼꼼하게 뜯어본다. 국수가 다발 째 서 있는 책 표지 앞면도 제품의 특징과 영양성분이 표기된 책 뒷면도 예술이다. 책 속표지의 만화가가 직접 그렸다는 국수 삽화들하며, 군침 돌게 만드는 목차 등 언제나 기발한 착상이 넘치는 강종희 작가님을 그대로 반영한 듯 책 구석구석 재기 발랄하다.
종종언니의 첫 책을 보며 책은 바로 작가 자신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결혼하고 두 아들을 낳고도 일중독자로 살아온 여자의 인생 마흔, 커리어의 정점에 올랐던 어느 날, 예상치도 않게 인생의 전환을 맞아 생면부지 낯선 곳 부산으로 내려가게 된다. 마흔의 반전 앞에서 그녀를 지켜준 이, ‘인생의 중심이 흔들릴 때 나를 지켜준 이’가 바로 국수! 어이없게도 국수였다. 난 국수 마니아도 아니었는데 그녀의 국수 이야기를 들으면서 나도 국수가 좋아졌다. 예기치 않은 일로 심드렁한 날엔 국수가 당겼다. 어느덧 그녀의 국수는 나의 국수가 되었다. 국수는 인생의 처방전일지도 모르겠다.
‘인생은 예측불허, 그리하여 삶은 그 의미를 갖는다’란 말은 나에게도 딱 들어맞는 말이다. 우리 가족에게도 일련의 사건들이 줄줄이 터졌고 그것들을 끌어안으려 부단히도 애쓰는 날들을 보내고 있다. 그 과정에서 선택한 책이라는 소재를 가지고 나는 나와 내 가족의 변화의 과정을 담아보려고 한다. 내가 쓸 책의 가제는 <(온 가족이) 함께 읽기>다.
‘우린 잘 살고 있는 걸까?
아빠의 경제력은 기본, 엄마의 정보력은 필수, 선행학습으로 문제풀이 로봇이 된 아이들, 자녀의 성공을 위해 이 3요소가 모두 갖추어져야 한다는 이른바 ‘기획된 가족’의 시대. 실수로 시험 문제 하나만 틀려도 전교 등수가 200등이 떨어지는 무시무시한 세상에 우리는 살고 있다. 하지만 여기 조금 다르게 살아가는 가족이 있다.
유럽발 금융위기로 남편의 회사는 정체불명의 자본의 손에 넘어갈 수도 있는 상황, 남편은 회사를 지키기 위해 파업에 가담하기로 한다. 직업병으로 직장에서 단 하루도 견디기 힘든 상태의 아내는 남은 건강을 지키기 위해 직장을 그만두기로 한다. 그리하여 뿔뿔이 흩어져 지냈던 가족이 한데 뭉쳤다.
가정 경제가 무너진 시점, 이 가족은 자신들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 나갈까? 아내이자 엄마가 선택한 것은 바로 ‘책’이다. 유치원도 학원도 그만두게 된 아이들을 위해 펼쳐 든 것은 바로 그림책! 엄마는 그림책을 통해 아이들에게 말 걸기를 시도한다. 함께 읽고, 함께 공감하고, 함께 소통하기 시작한다. 구조조정과 파업으로 제2의 성장통을 앓고 있는 남편도 온 가족의 책 여행에 기꺼이 동참한다.
기획된 가족으로 살아가는 것에 회의를 느끼고 있다면 그들의 이야기를 한번 들어보시라.’
이렇게 내가 쓸 책의 소개를 했다. 데카상스와 교육팀의 반응이 좋았다. 모두들 잘 쓴다면 좋은 책이 나올 것 같다고 말씀해 주셨다. 예측불허의 인생, 내 인생은 왜이리 힘든지 분노에 차 있던 시간들이 있었다. 지난 일년간 미스토리를 쓰고 생얼과 맨 살을 드러내며 ‘삶이란 원래 그런 것’이란 걸 알게 된 것 같다. 내가 쓸 책 또한 내 인생의 처방전이 될 것이다. 데카상스 모두가 자신을 쏙 빼닮은 아름다운 책을 출간하게 될 날을 기다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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