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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2월 22일 10시 08분 등록

Book Review

코끼리와 벼룩

2014. 12.22

 

 

  1. 저자에 대하여

 

저자 찰스 핸디(Charles Handy)는 피터 드러커와 톰 피터스 등과 함께 세계를 움직이는 사상가 50인에 올라 있는, 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매니지먼트 사상가다. 그는 다국적 석유회사 셸의 간부를 거쳐 런던경영대학원에서 경영학을 가르쳤고, 이후 윈저성에 있는 세인트조지 하우스 학장, 왕립예술학회 회장을 역임했다. 또한 BBC 라디오 방송 「투데이」의 ‘오늘의 사색’ 코너를 진행하기도 했는데, 매니지먼트와 삶에 대한 그의 견해는 수년 동안 사람들에게 영감을 불러일으켰고 교훈을 선사했다. 현대의 경제를 창조적으로 분석하고, 인간성 상실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는 찰스 핸디는 이미 10년 전에 오늘날의 다양한 경제 현상 - 다국적 기업의 확산, 개인 기업의 생존 위기, 조직의 해체, 자유시장 경제의 문제점 등 - 을 분석해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네이버 지식백과] 찰스 핸디 [Charles Handy] (해외저자사전, 2014. 5, 교보문고)

 

  1. 마음 속에 들어온 글귀

포트폴리오 생활자는 자기 자신만을 위하여 고용이 된 사람이다. 이것은 아주 자랑스러운 상황이기는 하지만 동시에 당신의 대타를 내세우지 못한다는 뜻도 된다. 어떤 게임을 하든 당신이 직접 뛰어야 한다. 늘 준비하면서 곧장 게임에 뛰어들 태세가 되어 있어야 한다.

칼찬 무사. 사회에 나온 모든 개인은 언제든 옆에 찬 칼을 내지를 준비가 되어있는 독고다이로 뛸 각오를 해야 한다.

들어가는 글

15. 나는 예측만 가지고는 충분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나는 내가 가르쳐온 것을 몸으로 실천해야 한다고 결심했다. 대기업의 보금자리를 떠나 나 혼자서 바람찬 들판에서 풍찬노숙하는 것이 무엇인지 느껴야 한다고 생각했다. 20세기 고용문화의 큰 기둥이었던 대기업, 그 코끼리들의 세계에서 벗어나 벼룩처럼 나 혼자 힘으로 살아가야 한다고 결심했다. 여기서 벼룩은 프리랜서를 가리키는 말이다.

23. 사람들은 그런 시간 간격을 장밋빛으로 포장하기 위해 ‘제3시대’라는 말을 만들어냈다. 하지만 이름만 그럴듯하게 갖다 붙이면 뭘 하는가. 오늘날 우리는 이 20년이라는 긴 세월을 어떻게 처분해야 할지, 또 그 기간 동안의 생활비는 어떻게 감당해야 할지 정말 난감한 것이다. 20년 전에 이미 대기업들은 사업 활동 범위가 넓어진 만큼 어떤 부분에서는 소규모 경영으로 나가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글로벌 무대에서 효과적으로 움직이려면 로컬 무대에도 신경을 써야 하는 것이다. 이런 논리에는 그럴듯한 구석도 있는 것처럼 들리지만, 그것은 코끼리 회사의 일하는 방식이 전면적으로 재고되어야 한다는 것을 뜻했다. 옛날처럼 본부에서 모든 것을 일률적으로 지시할 수 없게 된 것이다.

 

26. 하지만 새로운 변화는 저 오래된 질문의 타당성을 더욱 타당한 것으로 만들어준다.

- 당신이 완전 통제하지 못하는 것을 어떻게 관리하겠다는 것인가.

- 당신이 만나본 적이 없는 사람을 어떻게 신뢰하겠다는 것인가.

- 가정 내의 대가족이 아니라 한 뭉치의 계약서 더미에 불과한 것에 어떻게 충성심을 느낄 수 있다는 말인가.

- 벼룩과 코끼리가 함께 뒤섞여 살고, 앞으로 벼룩은 숫자가 늘어나지만 코끼리는 숫자가 줄어드는 대신 덩치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이는 시대, 이런 e-시대에 일의 세계는 어떤 모습이 될 것인가.

- 토지나 물건보다는 지식과 노하우에서 가치가 생성되는 이 시대에 자본주의의 미래는 무엇이며 그것은 어떻게 바뀔 것인가.

- 점점 더 커지는 대기업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 특히나 대기업의 매출액이 여러 국가의 예산보다 더 많은 현재 상황에서 대기업은 과연 누구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할 것인가.

- 인터넷에 의해 영토의 개념이 애매모호해지는 버추얼 세계에 우리 사회는 어떻게 적응할 것인가. 조세는 어떻게 징수할 것인가. 국가는 과연 존속할 것이며, 사회는 회사와 마찬가지로 극대화와 극소화를 동시에 경함할 것인가.

아무튼 학습은 학창 시절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어쩌면 우리는 그런 사실에 고마움을 느껴야 할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나중에 배운 학습이 훨씬 더 재미있으니까. 나는 교과서보다는 화랑, 극장, 영화관, 연주회장 등에서 더 많은 것을 배웠다. 여행도 크게 도움이 되었다. 다른 문화권에서 한동안 살아본 경험은 자신의 세상을 다르게 볼 수 있는 렌즈를 마련해 주었고, 너무 익숙하여 아무런 의문도 들지 않았던 사물을 새롭게 돌아보게 했다. p29

31. 하지만 자기 마음대로 스케줄을 잡는 대신에 우선순위를 미리 결정하고, 선택을 하고, ‘노’라고 말할 줄 아는 강인한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포트폴리오 생활은 당신에게 성공의 의미를 재규정하도록 요구한다. 그 과정에서 인생과 인생의 목적에 관한 그 개인의 가치와 신념이 자연히 드러나게 된다.

대기업 생활이 주는 이점 하나는 그런 준종교적 탐구를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대기업의 직원이라는 명함 하나로 그 사람의 수입, 지위, 신분이 자연스럽게 전달된다. 회사에 자신의 시간을 팔아넘김으로써 회사가 규정하는 성공 개념에 암묵적으로 동의하는 것이다. 적어도 그 회사에 다니는 동안에는 말이다. 하지만 회사의 지원이 없는 상황에서는 당신 스스로 당신의 존재를 규정해야 한다.

32. 정말 대회나 행사장 같은 데 참석해서 내 이름 밑에 아무런 기관명도 붙어 있지 않다는 사실을 자랑스럽게 여기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지나야 했다. 나는 발가벗은 느낌이었다. 아내는 나의 그런 문제를 잘 이해하지 못했다. 아내는 평생 직함이 없었고 또 그런 것을 필요로 하지도 않았다. 그런 점에서 여자들은 남자보다 더 빨리 성장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남자들도 코끼리의 보호가 없다면 전보다 더 빨리 성장하게 될 것이다.

32. 돈은 인생의 의미는 아니지만 그게 없으면 인생은 아주 비참해진다.

1부 포트폴리오 인생의 시작

1장 시작으로 되돌아가서

38. 젊은 시절의 나는 늘 그런 환경으로부터 도망치고 싶어했다. 그런 환경은 너무 적나라해서 나 자신을 드러내기 때문에 오히려 그것을 싫어했다. 하지만 나는 이제 확실히 안다. 시작은 언제나 중요하다. 우리의 과거는 불가피하게 우리의 현재와 미래의 일부분이다. 생애의 후반기에 접어들어 벼룩의 생활을 영위하려면 먼저 나 자신에게 충실해져야 한다. 자기가 아닌 다른 어떤 것을 염원하거나 가장하는 것은 부질없는 일이다. 그렇다면 나는 과거에 어떤 사람이었는가? p38

40. 누군가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 찾아왔을지 모른다는 것이었다. 모든 사람에게는 각자 나름대로의 장점이 있고, 존경을 받을 자격이 있으므로 결코 단 한사람이라도 소홀히 대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다. 물론 그 가르침은 훌륭한 것이었고 지금까지도 그렇게 믿고 있다. 하지만 정신과 의사는 그게 나에게 스트레스를 가져다주는 한 원인이라고 말했다. 그렇기 때문에 새로 부임한 직장의 무능력한 부하 직원을 칼 같이 자르지 못하고, 부하들을 독려하여 일의 미진한 부분을 수정하도록 채근하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42. 개인에 대한 존경, 진리에 대한 외경이 좋은 미덕으로 여겨지지 않고 하나의 장애로 생각된다면 그건 정말 곤란한 일이다. 내 유년 시절의 이런 유산과 타협하는 데에는 오랜 세월이 걸렸다. 만약 내가 그것을 바꿀 수 없다면 또 특별히 바꾸기를 원하지도 않는다면 그런 미덕이 장애가 되지 않는 생활방식을 찾아봐야겠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리하여 나는 남들을 움직여야 할 책임이 없는 벼룩이 되었고, 내가 본 그대로의 진실을 말하는 작가가 되었다.

43. 부부의 생활방식이 바뀔 때 서로 이혼을 하여 새로운 배우자를 추구하기보다는, 부부 사이에 새로운 형태의 파트너십을 추구하는 것이 더 낫다는 뜻이다. 이런 새 파트너십은 포트폴리오 인생을 시작하는 나에게 아주 중요한 것이 되었다. 

49. 서랍 속 동전으로부터 배운 또 다른 교훈도 있다. ... 그러니까 그저 쌓아놓기만 한 돈은 낭비된 돈이라는 것이다. ‘돈을 남에게 주어버려라. 그렇지 않으면 그 돈은 어떻게든 당신 손에서 사라지게 된다’ 이것은 미국의 위대한 자선사업가인 카네기, 록펠러, 기타 인사들이 힘겹게 배워서 애써 실천함으로써 사회에 기여하게 된 교훈이다.

50. 그러나 30년 뒤 나는 윈저성의 교회에서 나오는 봉급으로 살아가고 있으며 일요일뿐만 아니라 매일 교회에 나가는 나 자신을 발견했다. 인생은 늘 반복되는 패턴을 가지고 있다. 그렇기는 하지만 나는 그것이 상향식의 나선형으로 반복되기를 바라는 것이다.

54. 나는 나의 기억 속에 있는 일들이 정말로 벌어졌는지 의아한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모두 우리의 개인적 역사를 신화화하기 때문이다. 마술적인 소설가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가 자서전 서두에서 말했드싱, “인생에 있어서 정말 중요한 것은 당신에게 실제로 벌어진 일이 아니라, 당신이 기억하고 있는 일과 당신이 그것을 기억하는 방식이다”

58. 과연 내 장례식에 눈물을 흘리면서 찾아줄 사람이 있을까? 성공이란 무엇이며 나와 내 아버지 중 누가 더 성공한 사람인가? p58

내가 아닌 것을 거부하다.

59. 나의 유년 시절은 드디어 나를 사로잡았다. T.S.엘리엇은 이렇게 말했다. “네가 시작한 곳으로 되돌아가 이제 난생처음으로 그곳이 어떤 곳인지 알아보라.

“너 자신을 알라”는 델피의 아폴로 신전에 새겨진 고대 그리스의 명언이다. 그러나 자기 자신을 알려면 먼저 자기 자신이 아닌 것이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하지만 그것을 알아내는 데에는 시간이 걸린다. 나는 사십대 중반에 이르러 여러 가지 역할과 직장을 거치고 난 다음에야 ‘내가 아닌 것’이 무엇인지 깨닫게 되었다. p59

62. 우리는 어딘가에 소속될 필요를 느낀다. 자유의 차변에는 늘 혼자서 해내야 한다는 고독감이 기재되어 있다.

2장 나는 무엇을 배웠나

71. “여우는 많은 것을 알지만 고슴도치는 중요한 것 한 가지만 알고 있다네. p71

“아빠”

83. 아들이 한 수 가르쳐준다는 어조로 말했다.

“연극계에서는 출신 학교나 졸업 성적 따위는 따지지 않아요. 그들이 알고 싶어하는 것은 거기서 무엇을 했느냐는 거예요.

아들의 말은 일리가 있었다.

92. 한때 파블로 카잘스가 이런 글을 쓴 적이 있다고 말했다.

왜 우리는 학교의 학생들에게 그들의 본질을 가르치지 않는가? 우리는 학생들에게 이렇게 말해야 한다. “넌 네가 누구인지 아니? 넌 하나의 경이야. 넌 독특한 아이야. 이 세상 어디에도 너하고 똑같이 생긴 아이는 없어. 네 몸을 한번 살펴봐. 너의 다리, , 귀여운 손가락, 그것들이 움직이는 모양 등은 모두 하나의 경이야. 넌 셰익스피어, 미켈란젤로, 베토벤 같은 사람이 될 수 있어. 넌 그 어떤 것도 해낼 수 있는 능력이 있어. 넌 정말로 하나의 경이야.

2부 인터넷 시대의 기업 문화 - 자본주의의 과거, 현재, 미래

93. 이제 회사는 그 누구도 단독 소유자가 될 수 없다. 아이디어를 제품으로 바꾸는 사람들의 집단이 누군가가 임의로 소유할 수 있는 재산이라는 생각은 낡아 빠진 생각이다. 앞으로 점점 더 많은 프리랜서들이 자신의 지식을 철저히 통제하기 위하여 회사를 상대로 수수료를 청구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정의하기 애매모호한 지적 재산은 점점 더 벼룩들에게 속하게 될 것이고 점점 더 많이 코끼리들에게 임대될 것이다. p93

3 - 새로운 경제와 그리 새롭지 않은 경제

102. 대학 총장이나 병원장이 해당 기관의 비용을 낮추었다고 해서 좋아할 사람이 정부에는 하나도 없다. 그건 공연히 예산만 삭감하는 결과를 가져오니까 누구나 원하는 바가 아니다.

105. 경영의 신들 The Gods of Management』이라는 책을 썼다. 이 책에는 네 명의 신이 등장한다. 카리스마적 리더를 상징하는 제우스, 논리와 질서를 상징하는 아폴로, 팀워크를 상징하는 전쟁의 여신 아테나, 창조적 개인을 상징하는 디오니소스, 이렇게 넷이다. 각각의 신은 저마다 장점을 가지고 있다. 회사는 늘 이 네 유형의 혼합인데, 문제는 혼합의 정도인 것이다. p105

109. 아폴로 회사들은 새로운 조직을 관리하기 위하여 조직 속에서 성장한 사람들을 선호한다. 그들은 이 격동하는 시대를 헤쳐 나가는 데 있어서 어떤 연속성을 추구하는 것이다. p109

과거의 아폴로형 회사들은 ‘뒤늦게’ 이러한 사실을 발견하고 있다. 만약 다른 회사가 어떤 일의 전문성을 살려 당신 회사보다 더 싸고 더 좋게 그 일을 해낼 수 있다면, 당신 회사가 직접 하기보다는 대행시키는 것이 더 좋다.

114.  “나이키는 개념을 판다”.. 제레미 리프킨이 미국 내의 아웃소싱현상을 지적하면서 한 말이다. 나이키가 세계 최대의 신발 제조업체이기는 하지만 이렇다 할 공장도 기계도 자비도 부동산도 없는 것이다. 이 회사가 꽉 잡고 있는 것은 회사 전체를 단단히 결속시켜 주는 정보 시스템뿐이다.

117. 프랜차이즈(대리점)는 분산기업의 가장 구체적인 형태일 것이다. 리프킨의 설명에 의하면, 프랜차이즈는 현대 기업의 도래 이후 가장 중요한 새로운 비즈니스 조직의 형태라고 한다.

... 나는 이러한 현상이 별로 마음에 들지 않는다. 하지만 회사가 사람을 더 쓰지 않고 자본을 더 투자할 필요 없이 비약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기도 하다. 이것은 모든 나라에서 해마다 수천 개의 신규 소규모 기업이 생겨난다는 뜻이다. 프랜차이즈는 벼룩들을 위한 학교, 혹은 기업가로 가는 첫걸음이 될 수 있다. 

119. 사실 관리자들은 내 연설을 들으려 하기보다는 서로 만나기 우해서 그런 모임에 나오는 것이다. 그러니까 나는 그들의 여행 경비를 합법화시켜주기 위한 도구에 불과하다.

따라서 사람들이 직접 만나야 하는 경우는 인간관계를 형성할 때뿐이다. 의사소통 중 70퍼센트가 시선 접촉, 어조, 몸짓 언어 등에 의존하고 나머지 30퍼센트가 실제 말에 의해서 결정된다고 하니 그럴지도 모르겠다.

120. 나는 최근에 알게 된 수피(Sufi, 무슬림교의 범신론적 신비주의-옮긴이)의 가르침에서 큰 감명을 받았다. 그 가르침은 이렇다.

당신은 하나를 이해하기 때문에 둘을 이해한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둘은 하나 ‘그리고’ 하나의 결합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말로 중요한 것은 여기에서 ‘그리고’의 역할을 이해하는 것이다.  

125. 새로운 코끼리는 다음과 같은 네 가지의 주앧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1. 기업의 규모를 계속 키우면서도 소기업적, 개인적 분위기를 간직하는 것.

2. 창조성과 효율성을 잘 종합하는 것.

3. 번영을 이루면서도 사회적으로 용인되는 것.

4. 회사의 사주는 물론이고 아이디어의 소유자에게 충분한 보상을 하는 것. p123

2000 9, 국제연합이 사무총장인 코피아난은 뉴욕에서 개최된 밀레니엄 정상회담 끝부분에서 전세계의 지도자들을 상대로 연설을 했다. 그는 20세기에서 배운 최대의 교훈이 있다면 그것은 “중앙통제 체제는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124. 옛 것을 포기하는 것은 비록 좋은 출발이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것이 무엇을 할 것인가를 가르쳐주는 것은 아니다.

126. 사실 연방주의는 중앙주의이면서 동시에 탈중앙주의다. 중앙에서 할 수 있는 기능과 결정은 중앙에 남겨두고 나머지 기능은 현지에서 모두 처리하도록 하는 것이다. 정말 중요한 것은 어떤 기능과 결정을 중앙에서 해야 할 것인지 여부를 잘 가려내는 것이다.

130. 혁신과 사업가 정신은 요즘 같이 격변하는 시대에 회사가 살아남기 위한 필수적 사항이다. 역사가 아놀드 토인비는 21가지 경우의 실패한 문명을 검토한 끝에 그 패망의 원인을 이렇게 진단했다. ‘중앙집중화된 소유권’과 ‘변화하는 상황에 대한 부적응’이 그 문명의 붕괴를 가져왔다.

132.

첫째, 그들은 열정적이다.

둘째, 그들은 이성적이고 논리적인 것을 뛰어넘어 자신의 꿈에 강하게 매달리는 능력을 갖고 있었다.

셋째, 연금술사들은 제3의 눈을 가지고 있었다.

134. 그러나 더욱 중요한 것은 연금술사들 대부분이 적당한 시기에 황금의 씨앗을 부여받았다는 것이었다.(내가 나의 선생님으로부터 그런 씨앗을 받았던 것처럼). 그들이 존경했던 교사, 첫 번째 상급자, 목사, 대부 등이 그들의 특별한 재능을 알아보고 그들이 그 분야의 특별한 사람이라는 것을 일깨워주었던 것이다. ... 마지막으로, 연금술사들은 실험정신과 창조성을 강조하는 분위기로부터 힘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

137. 공무원들은 태생적으로 위험부담을 싫어한다. 책임 소재를 가리는 것이 성공과 모험에 대한 포상이라기보다 실수에 대한 징벌을 의미하는 것이라면, 누구든 그렇게 소심한 사람이 되고 말 것이다.

138. 이들 벼룩-연금술사들은 돈은 중요한 사항이 아니라고 말한다. 하지만 남들이 자신의 창조정신과 추진력으로부터 소득을 올리는 꼴은 보아주지 못한다. 이런 이유로 지금까지의 코끼리들은 성공이 입증된 연금술사들의 결과를 쉽사리 사들일 수가 있었다. 그들은 때로는 그 연금술사를 내쫓고 그의 제품을 독차지하기도 했다. 그러나 연금술사들은 그런 식으로 쫓겨났기 때문에 새로운 발견을 또다시 해낼 수가 있다. 무엇보다 연금술사들은 한 직장에 있다가 정년이 되어 은퇴한다는 것은 꿈조차 꾸지 않는다.

140. 일본의 거대한 코끼리인 소니와 마츠시다가 할리우드에 진출하여 컬럼비아 픽처스와 유니버셜 스튜디오를 사들인 다음 굉장히 당황한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그곳은 벼룩과 연금술사의 세계였기 때문이다. 연예사업으로 큰 성공을 거둔 배리 딜러는 영화산업에 대해서 이렇게 말했다.

“회사의 소유주가 누구인가 하는 문제는 영화 제작과는 아무런 상관도 없다. 정말 중요한 것은 각 개인의 에너지, 특징, 창조정신이다. 그 나머지는 소음에 불과하다.

141. 국가는 이윤을 추구하지 않기 때문에 그런 수치 비교는 있을 수 없다. 하지만 대기업들이 국가들보다 더 부유하고 더 힘이 세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노키아는 본국인 핀란드의 국내총생산보다 더 많은 매출을 올리고 있다.

143. 몬샌토(Monsanto)는 씨앗을 만들지 않는 ‘자살 씨앗’을 제3세계의 농부들에게 판매하려고 시도하다가 비난의 십자포화를 맞았다. 농부들로 하여금 그 다음 해에도 몬샌토에서 씨앗을 다시 사게 하려는 속셈이었던 것이다. 몬샌토는 그 싸움에서 졌고 결국 회사 이름에 먹칠을 하고 말았다. 명성을 지켜주는 브랜드 이미지는 이렇듯 깨지기 쉬운 것이다. p143

150. 주주는 돈을 내놓고, 다른 사람은 시간, 기술, 아이디어, 경험을 제공한다. 이런 것들도 주주의 투자 자금 못지않게 각종 임대료를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이제 회사는 그 누구의 단독 소유도 될 수 없다. 아이디어를 제품으로 바꾸는 사람들의 집단(회사)이 누군가가 임의로 소유할 수 있는 재산이라는 생각은 낡아 빠진 생각이다.

152. BBC 사장으로 영입된 존 버트는 봉급을 받는 임원이 아니라 자기 소유의 개인회사 명의로 고용 계약에 서명했다. 그는 시대를 앞서 간 사람이었다. 당연히 기업계와 바깥 세상은 그 사실을 알고 깜짝 놀았다. 앞으로 10년 이내에 독특한 재능을 가진 사람들은 이런 방식으로 고용 계약을 맺게 될 것이다.

154. 우리의 회사들은 이제 회사 운영을 인간성의 흐름에 발맞춤으로써 모든 사람에게 혜택이 돌아가게 해야 하지 않을까? 만약 사태가 이런 방향으로 진행되지 않는다면 국면이 전환되어 지적 재산권의 소유자인 핵심 직원들이 회사를 인질로 잡고 보상금을 요구하는 경우가 오지 않을까? 그렇다면 노동자가 생산의 수단을 장악해야 한다는 마르크스의 희망과 예언이 아주 기이한 방식(마르크스가 예상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실현될지도 모른다.

4 - 달라지는 기업 문화 그리고 개인

156. 서른다섯 이전에 발생한 테크놀로지는 우리를 흥분시키고 새로운 가능성의 문을 열어준다. 그러나 서른다섯 이후의 테크놀로지는 우리를 당황하게 하고 난처하게 한다.

158. 24시간 내내 전 세계를 상대로 비즈니스를 하는 것이 가능하게 하기 때문에 우리는 또한 그렇게 하고 있다. 그리하여 우리는 자신을 탈진하게 만든다.

181. 하지만 하늘에서 만나가 공평하게 내리지 않는다고 해서 또는 그 맛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해서 사람들 마음대로 하늘로 되돌릴 수는 없다. 우리는 불가피한 것은 무시할 것이 아니라 받아들이는 법을 배워야 하고 또 그것을 너무 지나치게 좋아하지도 말아야 한다. p181

187. 런던 금융시장에서 하루에 거래되는 돈의 양이 영국의 1년치 재화 및 서비스의 양과 맞먹는 규모이다. 이 때문에 중앙은행이 환율을 통제하려는 시도는 거의 무의미해 보인다. 그렇다면 이들 중앙은행은 일 년에 한 번 정기회의를 통해 이자율의 수준을 결정짓는 것 이외에는 할 일이 없게 되는 게 아닐까?

193. 오늘날의 충성심은 첫째가 자기 자신과 자기의 미래에 대한 것이고, 둘째가 자기 팀과 프로젝트에 대한 것이고, 마지막이 회사에 대한 것이다. p193

195. 인재를 회사 내에 그대로 잡아두기 위해서 기업들은 현재의 직무 범위를 넘어서는 발전의 기회를 사원들에게 제공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재능 있는 직원들이 바라는 게 안식년이라는 것을 발견했다.

5 - 새로운 자본주의와 그 딜레마

201. 그러나 오늘날 전 세계 어디에서나 일하는 사람들은 암묵적으로 자본주의의 기본 이념들을 받아들이고 있다. 미래를 내다볼 때, 자본주의는 이미 서방 세계의 실질적인 종교가 되었고 점점 더 동방 세계의 그것이 되어가고 있다.

210. 하지만 싱가포르는 강력한 리더십만 있으면 가난한 나라들도 이익이 되는 자본주의 체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30년 만에 싱가포르는 모든 시민을 가난에서 구제했다. 그리하여 일부 시민들은 자신들의 점점 커지는 야망이 문제를 발생시키고 있음을 발견하게 되었다….

바로 그것이 성공적인 자본주의의 또 다른 문제이다. 동일한 장소에 머무르려면 전보다 두 배나 더 빨리 헤엄쳐야 하는 것이다. 부모 세대는 아버지 한 사람의 수입으로도 잘살았는데, 오늘날의 부부는 아버지 대와 비교하여 ‘상대적으로’ 잘살려면 부부가 맞벌이를 하면서 더 많은 시간을 일해야 하는 것이다.

217. 나는 나중에 필그림 파더스에 뒤이어 미국에 도착한 퓨리턴들이 독특한 금전 사상을 가지고 왔다는 것을 알았다. .. “당신이 직접 벌어들인 돈은 당신이 인간적 가치를 보여주는 훌륭한 표시이므로 자랑해야 할 일이지 결코 부끄러워할 일이 아니다. 일은 좋은 것이다. 그러므로 좋은 일은 나쁜 일보다 당연히 더 많은 돈을 벌어들여야 한다. 따라서 더 많은 돈을 벌었다는 것은 남보다 더 많이 좋은 일을 했다는 뜻이다.

225. 54세 이하의 소득 그룹 모두에게 해당되었다. 바꾸어 말하자면 예전에 부모가 누렸던 상대적 생활수준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두 사람(부부)이 같이 뛰어야 한다는 것이다. 통계적으로 볼 때, 미국은 나이지리아에 이어 세계에서 제일 불공평한 나라 2위를 차지한다. 미국은 경제가 발전할수록 빈부격차는 더 크게 벌어진다는 이론의 구체적 사례이다. 육체적 완력보다는 지식과 기술을 더 쳐주는 자본주의적 경쟁에서 가난한 사람들은 뒤처지고 있는 것이다.

227. 이런 유동성은 사다리의 밑바닥에 있는 사람들에게 늘 가능성과 희망이 있다는 생각을 심어준다. 하지만 그것은 공포가 가미된 희망이기도 하다. 그 사다리에서 허방으로 떨어진 사람들에게는 별로 전망이 없기 때문이다. 바로 이런 가능성과 공포와 혼합이 미국 전역에서 느껴지는 그 거대한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하지만 그 혼합적 균형이 무너져서, 가령 대공항 시절처럼 공포가 가능성을 압도한다면 미국식 자본주의는 위협을 받게 될 것이다.

228. 토마스 프랭크는 ‘신 아래 하나의 시장 One Market Under God(2000)이라는 책에서 이런 걱정을 했다.

“오늘날 시장은 선거보다 더 분명하고 의미 있게 대중의 뜻을 표현한다.

233. 나는 미국을 방문하고 돌아올 때는 늘 내 몸에 에너지와 흥분이 충전되어 있는 것을 느낀다. 하지만 미국에 살고 싶은 마음은 없다. 미국식 자본주의는 너무나 피곤하다. 미국에서의 생활은 하나의 장거리 경주와도 같다. 당신은 그 경주에서 빠져 나올 수도 없고 또 이길 수도 없다. 당신보다 더 많은 것을 얻어내고, 당신보다 더 빨리, 더 잘, 더 과감하게 해치우는 사람들이 무수히 당신 앞을 달려가기 때문이다. 물론 그곳에는 자기에게 알맞은 경주를 설정하고 자기의 속도와 자기의 목표를 지키면서 달려가는 뚝심있는 친구들도 있다. 하지만 그들은 소수에 불과하다. ... 좀 덜 피곤한 형태의 자본주의는 어디 없을까? 나는 그런 것을 찾아보고 싶다.

236. 1960년에는 세계 인구의 20퍼센트를 차지하는 부자가 전체 부의 70퍼센트를 가지고 있었으나, 이것이 1990년에는 85퍼센트로 올라갔으며 지금도 올라가고 있다. 그리하여 10억명의 인구가 하루 1달러 미만의 돈으로 생활하고 있다. 글로벌 자본주의는 이들에게 뭔가 제공할 게 없을까?

3부 독립된 생활-인생 스크립트 새로 쓰기

6 -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포트폴리오 생활

261. 좋아, 그런대로 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우리의 삶은 단 한 번뿐이고 그러니 그 삶을 영위하면서 그저 근근이 견뎌나가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그렇다면 무엇을 해야 할까? 결국 인생의 목적은 무엇인가?

독립한 첫해 우리의 크리스마스 파티는 단 두 명을 위한 만찬이었다. 나는 자유였지만 또한 외톨이였다. 혼자 있음이 반드시 고독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소속감을 의미하는 것도 아니었다. 벼룩은 무리를 짓지 않는다.

265. 내 마음대로 미래를 창조하고 나의 목표를 설정할 수 있게 되었으므로, 나는 나의 인생의 목적이 무엇인지를 진지하게 생각하게 되었다. .. 나 자신의 인생을 계획하려면 직감에 따른 반응 이상의 것, 그러니까 전략이 있어야 했다. 그리고 어떤 전략이 효과를 발휘하려면 그것은 사명감 혹은 내재된 목적의식에서 흘러나와야 한다. ... 그것은 숨쉬기가 인생의 목적이라고 말하는 것처럼 한심한 일이다. 설혹 다른 회사들에게는 그것이 목적이 될 수 있을지는 몰라도 내게는 안 될 일이었다.

267. 우리는 잠을 자면서 꿈을 꾸지. 하지만 어떤 사람들은 낮에도 꿈을 꿔. 이런 사람들은 아주 위험하지. 자신의 꿈을 반드시 이뤄내고 마니까 말이야.

268. 하지만 나에게도 꿈이 하나 있었고 그것은 조용한 열정으로 성숙되어갔다. 비록 여러 해 동안 나 자신으로부터 나의 꿈을 감추면서 기업의 중역이 되려고 애써왔지만 내 꿈은 작가가 되는 것이었다. 나는 그 과정에서 내가 타고난 교사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269. 혼자 94일간 바다 위를 떠돌다가 항구로 돌아온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 나의 모험이 하나의 계기가 되어 다른 젊은이들도 그들의 꿈을 실천하게 되기를 바랍니다.

270. 실험을 해보라. 마음에 드는 것은 뭐든지 해보라. 하지만 그것이 하나의 열정으로 성숙하게 될 때까지 그것을 당신 인생의 중심으로 여기지 말라. 그것은 오래가지 못할 테니까.

272. 나는 우선 나의 경쟁자들이 쓴 책들을 모조리 읽어 치우는 것으로부터 시작했다. 그리고 내가 얻은 결론은 이런 것이었다. 경영서는 좋은 개념들로 가득 차 있으나 읽기에 너무 따분하다. 나는 진취적인 사업가들에게 해준 나의 조언이 생각났다. ‘남보다 더 잘하려고 하지 말고 남들과 다르게 하라.

281. 나는 도대체 무슨 권리로 이런 일을 하는가? 하고 자문하게 되는 것이다. 강연회에 자주 나가는 사람들은 누구나 이런 생각을 갖는다. 내가 남들에게 뭔가 중요한 것을 설득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과연 남들이 내 얘기를 들어주기나 할까 하는 회의감 사이에서 힘든 외줄타기를 해야 하는 것이다

283. 당신은 당신 내부에 있는 검증되지 않은 가능성을 최대한 발현해야 한다. 당신은 그런 의무를 회피할 수 없다. ... 르네상스 시기의 철학자 마르실리오 피치노는 그것을 다음과 같이 잘 요약해 놓았다.

“우리는 본질적으로 우리 내부에 있는 가장 위대한 ‘그것’이다. p283

284. 나는 ‘좋아, 그런대로’의 태도를 가진 사람과 한평생을 보내고 싶지는 않아요. 그것은 일종의 최후통첩이었고 나는 그 다음 달 셸에 사표를 냈다. ... ‘좋아, 그런대로’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우리의 삶은 단 한 번뿐이고 그러니 그 삶을 영위하면서 그저 근근이 견뎌나가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7 - 일 구획짓기

286. 우리는 주변 환경에 대하여 우리가 보고 싶어하는 것만을 본다. 우리는 우리의 견해와 편견을 지지해 주는 신문을 읽고, 우리처럼 생긴 사람과 일하고 사귀기를 좋아한다. 우리는 도시의 반대쪽으로는 가고 싶어하지 않으며 지하철 속에서 낯선 사람과 이야기를 하지도 않는다. 우리는 텔레비전에서 드라마를 봄으로써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사는지를 알 뿐이다.

287. 대부분의 여자들은 다중과업적 삶을 살아왔어요. 당신은 그걸 ‘포트폴리오 인생’이라고 부르지요. 하지만 난 그걸 ‘생활 꾸려나가기’라고 부르겠어요.

288. 저부하는 과부하보다는 훨씬 스트레스를 많이 주었다. 나는 이제 몸소 그것을 체험하게 되었다. 디킨스는 마음이 우울할 때면 15마일 산책을 했다고 한다. 하지만 나는 너무 게을렀다. “바로 이게 실업자의 생활이라는 거군” 하고 나는 생각했고, 미래 어느 때에 써먹을지 모른다며 메모를 했다.

288. 나의 실수는 단 하나의 일, 즉 돈을 받고 하는 일(직장)만이 진정한 일이라고 생각한 것이었다. 이런 생각은 다른 종류의 일에 열심인 사람들을 모독하는 것이다. 이런 편협한 일의 정의는 경제적 필요를 인생의 다른 필요보다 우선시하게 만든다.

290. 집안일의 보상은 감사와 사랑(하지만 겉으로는 표현되지는 않는), 가정의 창조와 유지, 소속감을 주는 곳, 혼란스러운 세계 속의 아늑한 섬 등의 형태로 다가온다. 이런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 보상이지만, 소중히 여겨야 하는 것이다. 집안일을 별로 하지 않는 사람들은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는 것이다. 균형 잡힌 생활은 남녀 불문하고 집안일을 포트폴리오에 편입시켜야 한다.

292. 나는 그와는 반대로 글쓰기, 연설하기, 청강하기 등 내가 잘할 수 있는 것으로 자원봉사 활동범위를 제한했다. 이렇게 하면 적어도 남에게 피해를 입히지는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독립적인 벼룩은 기댈 곳이 자기 자신밖에 없다. 돈 버는 일의 미래를 확보하려면 공부하는 일이 본질적인 것이 되어야 한다. 내 경우, 공부의 핵심은 나의 글쓰기이다. 소설가를 포함하여 대부분의 작가들은 실제 글쓰는 시간보다 3배나 많은 시간을 공부하는 데 투입한다. 새로운 생활을 시작했을 때 나는 시골로 내려가 글쓰기에 전념했다.

294. 밭에다 거름을 주기도 해야지만 때로는 변화를 줄 필요가 있어요. 그리고 밭을 놀려서 정말로 쉴 기회를 주어야 해요. .. 공부하는 일도 쉬는 시간이 충분해야 비로소 윤택해진다. 너무 많이 너무 빨리 쓰면 그 다음날은 아무것도 못하는 것이다. ... 나는 어떤 날은 글을 읽거나 쓰고, 어떤 날은 앉아서 생각을 하고, 어떤 날은 그냥 앉아만 있다.

295. 나는 그 농부가 저녁이 되면.. 또 새로운 농기구나 씨앗의 소식을 얻기 위해 농업 전문 잡지를 뒤적이리라는 것을 안다. 단지 그는 그것을 일이라고 하지 않을 뿐이다. 그에게 있어서 일은 육체적 노동을 의미했고 나에게 있어서 육체적 노동은 ‘운동’에 해당하는 것이었다. 나는 책과 씨름하는 나의 진짜 일을 감당하기 위하여 심신을 단련시키는 운동을 해야 하는 것이다

299. 나는 친구를 한 명 잃었고 그렇다고 그 단체에 큰 도움을 준 것도 아니었다. 그 후 나는 두 가지 결심을 했다. 하나는 친구가 고객인 회사의 일은 하지 않는다, 이고 다른 하나는 회사에 들어가 일종의 신 노릇을 하지 않겠다는 것이었다. 나는 컨설턴트 일이 내게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을 깊이 깨달았다. 그것은 내가 잘하는 것을 깨닫기 위해서 내가 잘못하는 것을 확실하게 파악한 구체적 사례였다.

301. 우린 가능한 한 돈 버는 일을 적게 하려고 해. 나머지 다른 일을 하기 위한 시간을 최대한 확보하기 위해서 말이야. 돈 버는 일은 총 시간의 절반 정도면 충분하다고 생각해.

302. 난 아이들에게 돈을 물려주는 것은 반대야. 하지만 정말 중요한 점은 이거야. 돈을 버느라고 많은 시간을 투입하게 되면 우리가 정말로 원하는 일을 할 시간이 그만큼 적어진다는 거야. 정말로 하고 싶은 일은 내 경우엔 글쓰기이고 아내의 경우에는 사진을 찍는 것이지. 우린 돈의 노예가 되고 싶지 않아.

303. 자신의 칼로 밥 벌어 먹고 사는 사람은 칭찬과 함께 부상의 위험에 노출돼 있는 것이다. 프리랜서freelance는 원래 용병을 뜻하는 전쟁 용어이다. 생활은 노출된 생활이다. 그것은 자기 신념을 필요로 한다. 비평 혹은 혹평의 형태로 다가오는 피드백으로부터도 배우려는 의욕이 있어야 한다. 고객의 필요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능력은 동시에 혹평에 상처받기 쉽다. 그리고 그런 상처는 좀처럼 아물지 않는 것이다. 인생의 모든 것에는 대가가 따라 붙는다. 하지만 내 경험에 비추어 볼 때, 포트폴리오 일에서 오는 자유는 그런 대가를 지불하고도 남는 바가 있다.

자신의 칼로 밥을 벌어먹고 사는 사람. 그것이 핵심이다.  나는 그것을 칼찬 무사, ‘독고다이라 표현했다. 프리렌서를 하든 아니든 그 자세가 변하는 순간 두려움 속에 조직 안으로 퇴각하게 된다.

8 - 생활구획짓기

320. 갑자기 유명해지니까 지족해야 한다는 나의 생활신조를 잊어버리기가 딱 좋았다. 넘치면 모자란 것만 못한다. 나는 델피의 아폴로 시전에 씌어져 있다는 이 글을 적당한 때에 기억하면서 나 자신을 다잡았다. ... 나의 책 비이성의 시대에서 제시한 결혼 생활의 이론을 기억해 냈다. 나는 책에서만 그런 이론을 제시했을 뿐 정작 내 가정에서는 무시하고 있었다. 정말로 아주 조심하지 않으면 성공은 사람을 망쳐놓는다.

327. 성공적인 결혼 생활의 비결은 인생의 사이클이 바뀜에 따라 결혼 패턴을 적절히 바꾸어주는 것이다. 많은 친구와 동료들은 그들의 전통적 결혼 패턴이 아이들의 성장과 함께 끝났는데도 그런 상황 변화에 잘 적응하지 못했다.

난 내 역할에 갇혀 있다는 느낌이 들었어. 나의 관심사를 공유하는 어떤 사람과 내 인생을 함께 나누고 싶었어.

맺는 글-마지막 생각들-자유로운 개인들의 공동체

343. 철학자들은 오직 세상을 해석하기만 했다. 하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이 세상을 변화시키는 것이다. 우리가 진정으로 변화시키겠다는 의욕만 갖고 있다면 세상은 변화하는 것이다. 중국 속담에는 이런 말이 있다. “행복은 할 일이 있는 것, 바라볼 희망이 있는 것, 사랑할 사람이 있는 것, 이렇게 세 가지이다.” 나는 그 행복을 계획하고 있다.

자유라는 동전의 다른 면이 고독이라면 독립성의 이면은 이기심인 것이다. 자기 자신 속의 가능성에만 맞추어 생활을 하다 보면 다른 사람의 가능성은 무시하기 쉽기 때문이다.

345. 나는 나의 시간을 남에게 저당잡히는 것이 싫다.

죽음이 두 사람을 갈라놓을 때까지 라는 결혼 서약은 많은 사람들에 의해 낭만적이기는 하나 비현실적인 이상으로 치부된다.

354. 자원봉사 활동이 점점 늘어나서 지역 공동체에의 파트타임 참여를 더욱 활성화시킬 것이다. 정부는 지원과 조언을 제공하기 위해 이른바 시민사회의 각종 기구들에 더욱 많이 의존하게 될 것이다. 정부는 그것을 좋은 시민정신을 발휘하는 기회로 밀어붙일 것이나 이러한 움직임은 예전과 마찬가지로 경제로부터 추진력을 얻을 것이다. 현지의 열성적인 사람과 좋은 의도를 가진 사람이 무료로 봉사한다면 그 일은 한결 저렴하면서도 훌륭하게 해낼 수가 있다. 그 동기가 무엇이든 자원봉사 일은 우리의 공동체를 결속시키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

356. 경제발전은 인생의 장에서 판돈만 올려놓았을 뿐 핸디캡을 평준화시키지 못했다. 1981년 당시 나는 두 가지의 정의(正義)가 있다고 말했다. 하나는 사람들에게 그들이 받을 자격이 있는 만큼 주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그들이 필요한 만큼 주는 것이라고.

360. 사실대로 말해 보자면 종교는 사랑이 아니라 공포를 통해 사회를 결속시킨다. 종교는 계율을 정하고 기준을 내리고 징벌을 고안한다. 기독교의 경우, 그런 징벌은 이단재판소의 테러에서 성모 찬송기도를 외우는 것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모든 종교에는 권장 사항과 금기 사항과 징벌 사항이 있다. 많은 사람들이 그러한 전제조건을 믿어주는 한, 종교는 돌아가고 또 사회는 그에 순응한다. 그러나 현대의 세속 사회에서는 그런 전제조건이 더 이상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종교는 분파의 문제가 되었고 상당히 우상 숭배에 접근해 있다.

361. 그 외의 다른 종교도 분명 이런 이야기를 갖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것들은 이야기이지 역사가 아니다. 다시 말하면 하나의 신화로서, 사람들이 추상보다는 구상, 의미 있는 이야기, 메시지가 있는 그림 등을 믿었던 시대의 이야기인 것이다. 그것은 당시의 개인과 사회에 대하여 중요한 진실을 말해주고 있다.

그런 이야기들은 힘을 가지고 있다. 그것은 위대한 음악, 멋진 미술, 장엄한 문학에 많은 영감을 주었다. 그것은 사람들로 하여금 커다란 원칙을 위하여 대규모 전투를 치를 용기를 주었고, 엄청난 고난을 감내하는 인내를 주었고, 심지어 죽음마저도 감당하는 지혜를 주었다. 하지만 역으로 사람들은 그 종교를 부족적 목적에 이용하여 엄청난 범죄를 자행하기도 했다. 사람들의 볼 수도 없고 셀 수도 없는 어떤 것 때문에 기꺼이 사람을 죽이고 또 자신의 목숨을 내놓았는데, 이렇게 하도록 만든 힘은 종교가 아니면 무엇이겠는가?

이런 엄청난 힘을 그냥 내버리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 될 것이다. 하지만 오늘의 시대와 관점에 맞추어 그것을 재해석할 필요가 있다.

362. 나는 개인적으로 재해석을 이렇게 본다. 내가 신과 동의어라고 생각하는 것 가령 ‘선()’과 ‘진()’을 발견하는 것이다. 신은 우리들 내부에 있다.라는 사상을 나는 이렇게 재해석한다. 우리의 내부에는 악도 있지만 선도 있다. 인생이 목적은 우리의 내부는 물론이고 남들의 내부에서 그 선을 현양하고 악을 억제하는 것이다. 나는 인생이 내 안에 있는 진리를 찾아가는 지속적인 추구라고 생각한다. 다시 말하면 나의 양심을 지키면서 살아가는 가운데 나 자신이 실현할 수 있는 어떤 존재를 실현하는 것이다.

364. 문득 하이게이트 공동묘지에 있는 칼 마르크스의 저 유명한 묘비명이 생각난다. 그는 이 말로써 자신의 인생을 변명하고자 했다고 한다.

“철학자들은 오직 세상을 해석하기만 했다. 하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이 세상을 변화시키는 것이다.” 우리가 진정으로 변화시키겠다는 의욕만 갖고 있다면 세상은 변화하는 것이다.

371. 중국 속담에는 이런 말이 있다. “행복은 할 일이 있는 것, 바라볼 희망이 있는 것, 사랑할 사람이 있는 것, 이 세 가지이다.” 나는 그 행복을 계획하고 있다.

 

  1. 저자의 입장에서 다시

포트폴리오 인생. 나는 그런 인생을 시작한 것도 같고 아닌 것도 같다. 맘모스 급의 회사를 박차고 나와 내가 한 일들을 돌이켜보니 2년 반이란 시간을 나는 림보의 상태에 있었던 듯 하다. 할까 말까, 인가 아닌가, 갈까 말까. 인생이 늘 그렇듯 일이 얼마나 많고 적고와 관계없이 시간이 얼마나 걸리든 상관없이 결국 갈 길로 간다. 나는 구본형 선생님을 한번 밖에 못 봤다. 안타깝게도 조금이라도 안다고 말할 수 없다. 그렇지만, 웬지 찰스 핸디는 구본형 사부님과 닮았을 것 같다. 핸디가 좀 더 세속적인 사람이었을 수도 있다. 모든 권위와 젠체를 매스꺼워 하는 나의 성향에도 거부감 없이 다가오는 다감하고 솔직한 멘토. 핸디는 그런 느낌이다. 책이 그를 닮았다면, 나는 그를 좋아할 것이다. 말 한 마디 할 때마다 눈을 찡긋대고 고개를 끄덕이며 추임새가 절로 나올 것이다. 나 이전에 내가 생각하는 것을 말해준 사람은 당연히 고맙고, 공감 가는 동지일 수 밖에 없다. 정신없이 읽기 시작해 제대로 마무리하지 못한 독서가 맘에 맺힌다. 여하튼 나는 이 책을 좀 더 상세히 다시 보아야 하겠다. 특히 인생 스크립트 새로 쓰기의 부분에서 나의 요즘 고민과 일치하는 부분들이 많다.

목차 

들어가는 글 : 인생의 중간에서 새로 시작하기 - 되돌아본 미래
1부 포트폴리오 인생의 시작
1
장 시작으로 되돌아가서
2
장 나는 무엇을 배웠나
2부 인터넷 시대의 기업 문화 - 자본주의의 과거, 현재, 미래
3
장 새로운 경제와 그리 새롭지 않은 경제
4
장 달라지는 기업 문화 그리고 개인
5
장 새로운 자본주의와 그 딜레마
3부 독립된 생활 - 인생 스크립트 새로 쓰기
6
장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 - 포트폴리오 생활
7
장 일 구획짓기
8
장 생활 구획짓기
맺는말 : 마지막 생각들 - 자유로운 개인들의 공동체

이 책은 기획되지 않은 양 자연스럽다. 나는 어떻게 이 생활을 시작했고, 요즘 사회는 어떤 상황이고, 이렇게 요즘 추세에 맞는 나 같은 생활양식은 이렇게 만들어 나갈 수 있다로 이야기하듯, 술술 풀어나가는 내러티브, 좋다. 읽기 편하고 실감난다. 이거 해라 저거 해라 이게 진리다 너는 왜 이러고 있니라는 과도한 개입도 없다. 그럼에도 이 책은 자기개발서다. 체험 수기이기도 하다. 나의 회사생활과 관련한 책, 또는 경단녀에 대한 책을 구상할 때 이런 구성은 도움이 될 수도 있으려나? 고민해보자. ‘자신의 칼로 밥 벌어먹고 사는 사람에 대한 그의 견해와 나의 경험이 일치함을 기뻐하며, 오늘은 일단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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