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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2월 23일 10시 40분 등록

왜 대통령들은 거짓말을 하는가 - 시민 권력을 위한 불온한 정치사史

원제 The Historic Unfulfilled Promise (2012년)


하워드 진 저, 김민웅 옮김,  일상이상, 2012.



1. 저자에 대하여


■ 하워드 진 (Howard Zinn)  ■

출생/사

1922. 8. 24. 미국 뉴욕시 브룩클린 /2010. 1. 27 매사추세츠

활동분야

역사가, 희곡 작가, 대학 교수, 세계적인 진보 지식인

 

• 발 자 취 •  

• 저 서 •

1951. 뉴욕 대학교 학사

1952. 컬럼비아 대학교 석사, 1958년 동 대학 박사(Ph.D)

1960~1961. 하버드 대학교 동아시아 연구소의 박사후과정 연구원

1956~1963. 스펠만 대학교(Spelman College)의 역사학 교수

1964~1988. 보스턴 대학교 정치학 교수

토머스 머튼 상, 유진 V. 데브스 상, 업턴 싱클레어 상, 래넌 문학상 등을 수상

1980.《미국 민중사(A People’s History of the United States)》:출간 당시 4,000부가 발행되었으나 2009년 말까지 200만 부가 팔린 베스트셀러

《오만한 제국(Declarations of Independence)》:미국의 폭력과 법의 계급성을 폭로

《달리는 기차 위에 중립은 없다(You Can’t Be Neutral on a Moving Train)》:자전적 저서

희곡.《마르크스 뉴욕에 가다(Marx in Soho)1999》

《에마'(Emma, 1976)》

《비너스의 딸들'(Daughters of Venus, 1985)》

 

……

……



 하워드 진은 촘스키와 더불어 세계적인 실천 지성으로 통한다. 촘스키를 좋아하는 나에게 촘스키와 같이 거론되는 무엇이든 다 관심이 간다.

 하워드 진은 뉴욕 시 브루클린에서 태어났다. 그의 부모는 유대계 이민자로 아버지인 에디 진(Eddie Zinn)은 오스트리아-헝가리에서 태어나 1차 세계대전 직전에, 어머니인 제니 진(Zenny Zinn)은 동 시베리아의 이르쿠츠크에서 미국으로 이주했다. 이러한 이주민 가정, 하워드 진은 빈민가에서 성장하였다. 그의 부모는 미국에서 만나서 결혼했을 때 제한된 교육만을 받은 상태였고 집에는 책이나 잡지가 하나도 없었다 한다. 그러나 그의 부모는 뉴욕 포스트에서 각 권마다 10센트와 쿠폰을 보내 20권의 찰스 디킨스 전집을 마련해줌으로써 아들에게 문학에 대한 시야를 틔워주었다고 한다. 그리고 하워드 진은 토머스 제퍼슨 고등학교에서 시인인 엘리아스 리버만이 세운 창의적인 글쓰기 과정을 통해 작문을 배웠다고 한다.

 하워드 진은 세계적 진보 지식인으로서 알려져 있다. 그것은 그의 생애의 경험에서 발현된 것으로 보인다. 청년 시절에는 해군기지 조선소에서 육체노동을 했고 제2차 세계대전에서는  폭격수로 참전하였다가 전쟁에 환멸을 느끼고 반전주의자가 되었다고 한다. 그는 미국 육군 항공대의 490폭격비행단에서 폭격수로 복무하면서 베를린, 체코슬로바키아, 헝가리 등을 폭격했다고 하며 1945년 4월, 서부 프랑스의 로얀에서 있었던 초기의 네이팜 탄을 사용한 폭격에 참여하였다고 한다.

 이 뿐만 아니라 하워드 진은 미국의 흑인 민권 운동, 베트남 전쟁 반대 등의 평등, 평화 운동에 적극적으로 활동하였다. 이러한 활동은 대학에 몸을 담으면서 보다 적극적으로 되었다.  자신이 일하고 있던 보수적인 색채의 흑인 대학교인 스펠만 대학교 학생들의 학습권을 위해서도 싸웠다. 흑인들의 투표권을 쟁취하기 위한 투쟁에 앞장섰으며, 백인과의 평등권을 주장하는 흑인 활동가들에 대한 폭력에 항의하기도 하였다. 스펠만 대학교의 학교당국은 이러한 진의 활동을 못마땅하게 여겨 1963년에 종신교수임에도 하워드 진을 해고한다.

 그의 저서에는 그의 이러한 활동과 생각이 정리되어 있다. 그는 생각하고 생각한대로 행동하는 지식인이었다. 2010년 1월 27일, 87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참고자료


위키백과

알라딘 저자 소개



 


2. 내 마음을 무찔러드는 글귀


옮긴이의 말_시민이 지도자의 선택을 이끌어낸다 (김민웅)


p5 누구를 대통령으로 뽑는다고 해도, 중요한 것은 바른 눈을 가진 시민의식과 양심에 따른 시민행동이다. 이 바탕이 없으면 애초에 아무리 괜찮다고 여긴 대통령이라고 상황에 따른 정치적 이해관계를 앞세워, 역사의 요구를 외면하게 될 수 있다. 하워드 진의 논법에 따르면, 지도자가 민중을 끌고 가는 것이 아니라 민중이 지도자의 선택을 이끌어 내는 것이다.


p5 최근 ‘시민권’이라는 말이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는 중이다. 정치권력과 자본의 권력, 관료 체제의 권력이 자신들의 이기적인 이해관계를 관철시키려는 욕망을 저지하지 않으면 시민 공동체는 고통을 겪게 된다. 시민권은 바로 이러한 현실을 돌파해 나가는 시민들의 기본권 행사라고 할 수 있다. 실로 하워드 진은 이 ‘시민권’의 성장을 위해 전력을 다해 살아왔다.


서문_매튜 로스차일드 (<프로그레시브> 편집인)


p9 하워드 진은 보다 인간적이고 평화적이며 민주적인데다가 정의롭기까지 한 사회를 꿈꾸게 하는 데 그치지 않고, 바로 그러한 가치와 목적을 위해 끈질긴 인내와 즐거움을 가지고 실천하도록 우리를 이끈다. 그건 정말이지, 우리의 일상에 대한 만만치 않은 도전이 아니겠는가?


p11 “진보적 가치의 핵심이 무엇인가라고 묻는다면, 나는 주저하지 않고 인간은 누구나 좋은 것과 필요한 것을 누릴 수 있는 기본권이 있다는 생각이라고 답할 것이다. 그리고 이 점에 있어서 그 어디에서든 불평등은 용납할 수 없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덧붙여 말하기를, “그렇다고 내가 완벽한 평등을 말하려는 것은 아니다. 그건 현실에서 성취하기엔 어렵다. 내 앞에 있는 당신이 입고 있는 스웨터는 내가 입고 있는 스웨터보단 좋다. 그러나 우리가 둘 다 스웨터를 입고 있다는 사실, 그게 중요하다.”


p15 나를 비롯해 나와 같은 생각을 하는 이들은 모두 꿈꾸는 자들이다. 우린 평화로운 세상을 원한다. 평등한 사회를 바란다. 우린 전쟁을 원하지 않으며 자본주의의 착취와 탐욕을 거부한다. 우리는 인간의 품격이 보장되는 사회를 갈망하고 있다.


1. 권력의 뜻에 따르지 않겠다? 살생부에 오르겠다는 말씀이로군


p21 상황이 이렇게 달라지면서 문제가 생기게 되었다. 만일 국가안보에 어떤 새로운 위협이 발생하게 되면, 정부는 이런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국민들에게 희생을 요구하거나 또는 동원 체제를 가동하게 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일들을 민주주의의 과잉에 따라 궁지에 처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민주주의에 일정한 제약을 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 헌팅턴


p22 실업과 인플레이션에 대한 경제적 압박이 강화되면서, 사회 지도층들은 권위에 머리를 숙이는 것이 경쟁에서 살아남는다는 것을 학생이나 선생들에게 일깨우는 일이 더욱 쉬워졌다고 여기게 되었다.


p30 정부는 물론이고 어떤 조직이든 그걸 관리하는 입장에서는, 자신들에게 도전하는 세력의 역량을 잘 파악해 탄압을 하던지 또는 회유를 하던지 그 대응 방식을 결정하게 마련이다. … 존 실버 총장은 교수가 고용계약에 서명을 한 순간, 그것은 자신들의 양심에 따라 움직일 권리도 버린 것이라고 어느 언론 인터뷰에서 말했는데, 이런 식의 사고가 ‘보스턴 대학 5인방’에게 해고의 으름장을 놓게 했고 결과는 대대적인 분노와 반격이었던 것이다.


p33 이런 식의 사고는 1960년대의 변혁 운동에 대해 ‘민주주의의 과잉’을 운운하면서 민주주의의 열풍을 부정적으로 바라본 사무엘 헌팅턴과 삼변회의 철학과 그대로 일치한다. 기존 주류 세력들이 권위에 대한 도전을 막겠다고 대학에 대한 통제력을 강화하려 한 움직임은 바로 이렇게 존 실버의 권위주의에서 노골적으로 표현된 것이었다. 그런데 이것은 단지 특정한 대학 하나에서만 일어난 일은 아니었다. 미국 전역의 고등교육 기관에 걸쳐 주류 세력과 생각을 달리하는 이들을 탄압하는 흐름이 있었고, 대학의 운영과정에 거대 기업의 입김이 작용한 증거가 존재한다.


p35 대학이든 노동의 현장이든, 미국이든 다른 국가이든, 우리는 이와 동일한 상황에 직면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지난 1960년대 이래 생겨난 주류세력에 대한 반발기류에 그 권위가 흔들린 기업과 군은, 자신들의 힘에 누구도 다시는 도전하지 못하게끔 하려 들고 있다. 이런 현실에서 우리는 단지 이와 같은 권력과 권위에 대해 저항해야 할 책임만 있는 것이 아니라, 저항 정신의 유산을 다져나가도록 해야 한다. 그로써 직장이나 가정 또는 학교 그 어디서든 평등주의와 새로운 삶을 가능하게 하는 공동체 그리고 자주적 결정의 이상을 실현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그것은 바로, ‘민주주의’라는 단어 속에 담긴, 아직은 실현되지 못한 약속이다. 그것을 마침내 이루어내야 할 책임이 바로 우리에게 있다.


2. 민간인 사찰? ‘공산주의’라는 말 한마디로 사람을 죽이다니


p38~39 이런 건 정말 기괴하고 웃기는 일이지만, 반공주의는 실로 상당히 심각한 여파를 몰아온 이데올로기이다. 일단 반공주의가 대세를 잡으면, ‘공산주의’라는 말은 합리적인 대화가 불가능하도록 만드는 말 가운데 하나가 된다. “너, 공산주의자지?”라는 말은 상대를 죽일 수 있는 힘을 갖게 되는 것이다.

    바로 이 말을 앞세워 미국은 전 세계의 독재 정권을 지원했고 다른 나라들을 침략했으며 농촌을 폭격했다. 또한 니카라과와 같은 작은 이웃 나라의 경제를 파국으로 몰아갔으며 , 수많은 미국인들이 힘들게 번 돈을 그 무지막지한 무기 생산과 구입에 쏟아 넣었던 것이다. 이건 강탈이나 다름이 없다. 액수는 무려 수조 달러에 달할 정도다.

    베트남 전쟁 당시에 이 ‘공산주의자’라는 말은 뭐든 정부의 뜻에 맞게 정당화하는 데 쓰였다. 10년에 걸친 전쟁, 칠백만 개의 폭탄 투하, 50만 명의 병사 파병, 한 국가를 파멸시키는 일 등 이 모든 것은 다 ‘공산주의자’라는 말 한마디를 내세워 미국이 저지른 짓이었다.


p39 공산주의라는 단어가 들어가기만 하면 사람을 죽일 수 있다고 여기는 이 무서운 현실. 그래서 ‘공산주의’라는 단어는, 미국 사회에서 반공주의 체제 아래 공산주의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토론조차 막았고 일체의 합리적인 대화가 가능하지 않도록 만들었다. 공산주의가 뭔지, 사회주의가 뭔지 제대로 심도 깊은 토론을 할 수 있어야 했던 것 아닌가? 공산주의 국가 소련에 대한 토론도 그렇게 자유롭게 할 수 있어야, 소련에 대한 비판도 합리적인 것이 된다.


p40 우리는 소련 사회가 민중들에게 가한 일에 대해 분노해야 한다고 믿는다. 소련의 정치 때문에 사회주의는 오명을 뒤집어썼다. 나는 사회주의라는 단어가 본래의 좋은 의미를 회복해서, 사람들이 사회주의를 받아들일 수 있기를 바란다. 사회주의는 내게 좋은 이미지로 다가온다.


p40 소련이나 다른 사회주의 국가들에서 행해지고 있는 공산주의나 사회주의에 대해 합리적으로 비판하는 것과, 공산주의를 박멸해야 할 것으로 설정해 놓고 그걸 이유로 다른 나라에 폭탄을 투하하고 수많은 사람들을 무차별적으로 학살하는 것에는 큰 차이가 있다는 사실이다. 이런 행위는 당사자를 구하겠다는 명분을 내세워 사실은 죽여버리는 일이 된다. 공산주의로부터 해방시키겠다고 내세우면서 그걸 근거로 삼아 사람을 죽이는 일을 우리는 언제나 당연시하고 있지 않은가?


3. 민주화를 위해 연대하고 조직화하자


p46 부는 점점 더 상층부 소수의 손에 독점되고, 경제는 건강하지 못하며, 무주택 유랑자가 길거리를 채워나가고 있는 현실, 도시는 폭력범죄가 늘어가고 있으며 마약과 폭음, 그리고 환경의 심각한 훼손 등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조건에서 민주화 혁명이 필요하다는 것을 각성시키는 일이 반드시 불가능한 작업만은 아니다. 한마디로 미국 사회는 지금 부유한 것처럼 보이지만 안으로는 골병이 들어가고 있는데, 이 증세가 도처에서 나타나고 있는 중이다.


p46~47 여기서 내가 “조직하자”고 하는 말의 뜻은, 이미 조직된 세력으로 존재하는 운동을 조직화하자는 것이다. 미국에는 수백만의 시민들을 대변하는 수천의 조직들이 이미 있다. 가령 ‘그린피스’만 해도 벌써 그 회원 수가 2백만에 달한다. 그 수천의 조직들은 평화, 인종 평등, 소비자 권익옹호, 환경, 여성권익, 그리고 다른 여러 중요한 목표를 위해 활동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들 수많은 조직들이 각자의 정체성이 손상되는 일 없이 서로 적절하게 어울리면서도, 느슨한 조직으로 엮어 매우 중대한 사안에 대해 힘을 합쳐 통합적인 위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할 수 있는 길은 무엇일까? 사실 우리는 극우적인 로버트 보크가 대법원 판사로 임명되는 것을 저지하기 위해 대단히 많은 여러 조직들이 힘을 합해 연대활동을 했던 경험도 있다.


4. 교육은 교실 안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p57~58 이 부자 나라라고 하는 미국은 자신의 경제 체제에 대해 무척 확신을 가지고 있는데, 현실은 어떤가? 모든 사람들이 불안한 상태에 있다. 그래서 누구라고 할 것 없이 다들 신경이 날카롭다. 아무리 잘하고 있더라도 불안하기는 여전히 마찬가지다. 어떤 예상치 못한 일들이 생겨날지도 모른다고 두려워하는 것이다. 사실 잘나가고 있다고 여기는 중산층들이 아예 기대할 것조차 없는 하층계급보다 더 불안한 상태에 놓여 있다. 대학 사회 또는 학계에서는 어떤 기준에 그대로 따라야 하거나 전문적이어야 한다는 특별한 문화가 존재한다. 그러나 여기서 전문적이어야 한다는 것은 무언가에 이 사회에 대해 헌신적이어야 한다는 뜻과 같은 것은 아니다.


p65 진보 세력이 내세우는 가치의 기본은 평등사상이다. 평등의 핵심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자신이 살아가는 생애 동안 좋은 것과 필요한 것들을 누릴 수 있는 권리가 있다는 것이다. 이런 문제에 있어서 인간과 인간 사이에 차별이 있어서는 안 된다.


p68 지금처럼 계속해서 빈부의 격차가 심해지면, 우리 사회는 곤경과 재앙, 그리고 갈등과 모순의 폭발로 치달을 수밖에 없다. 당연한 수순이다. 주식 시장의 경기상태를 알려주는 다우존스는 계속해서 치솟고 있다. 지난 15년간 1백 퍼센트 상승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동안에 노동자들의 임금은 도리어 15퍼센트 내려갔다. 다우존스가 올라가는 것만 보이고 노동자들의 삶은 보이지 않는 것이다. 더군다나 미국의 최상층 부자 1퍼센트는 부의 43 또는 44퍼센트를 독점하고 있다. 그 다음 수준에 있는 부자들은 28에서 32퍼센트까지 부를 차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6. 외교적인 해법이 필요하다


p80 베트남 전쟁에서 우리는 이미 교훈을 얻지 않았던가? 시민들의 용기와 훌륭한 판단력 그리고 끈질긴 일관성만이 정치지도자들의 잔혹함과 이른바 전문가라는 자들의 어리석음을 막아낼 수 있다고 말이다.


8. 2000년 미국 대통령 후보들의 거짓말


p95~96 신문마다 1면에는 대통령 후보들의 엄숙한 선언과 공약들이 기재되어 있고, 그 내용은 한결같이 미국인들의 복리에 대한 약속들이다. 그러나 바로 그 1면을 넘기면 체첸 주민들에 대한 러시아의 잔혹한 공격이 보도되어 있는데, 그로즈니 마을의 지하실에서 웅크리며 다음 차례의 연쇄 폭격이 또 언제 시작되는지 몰라 두려움에 떠는 이들의 안전과 생명에 대해서는 어떤 후보도 거의 언급하지 않는다.


p98 문제는 어디에 있느냐 하면, 폭격으로 죽어가는 지구상의 인류 그리고 충분히 치료할 수도 있는 질병퇴치를 하지 못해 사망하는 이들이 미국 선거에 투표권을 갖고 있지 않다는 사실이다. 미국의 정치 체제는 홈리스나 수감자 또는 극빈층처럼 애초에 투표를 하지 않는 미국 시민들의 요구에도 제대로 반응하지 못하는 판인데, 아무리 상황이 비참하다 해도 투표장에서 5천 마일이나 떨어져 살고 있는 사람들까지 돌봐주겠다는 생각을 할 수나 있겠는가? 따라서 우리는 이러한 상황에 대해, 미국 독립선언서에서 나온 말, 다시 말해 자기 국민들에 대한 책임을 위반하는 정부는 마땅히 “바꾸거나 폐기되어야 한다.”는 문구에 의거해 저항하고 또 도전해야만 한다. 이것은 당장엔 가당치 않은 일일 것 같지만, 도처에서 아주 작은 일부터 조금씩이라도 무수히 실천해 나가다 보면 결국 이루어진 목표이다. 시민들 각자가 자신의 불만으로 여기고 있는 일들을 교정하기 위해 정당정치의 테두리 밖에서도 행동하면 한 걸음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것이다.


10. 저항하는 예술가들


p107 저 몸집이 작은 여우는 쥐죽은 듯 꼼짝하지 않고 있었는데,

     전쟁의 개들은 살육을 벌였다.

       - 랭스턴 휴즈, 무솔리나가 에티오피아 침공하는 것을 보면서 적은 기록


p111~112 위대한 작가들은 국가에 대한 ‘충성’이라고 여겨지는 이른바 ‘애국주의’가 만들어놓은 안개를 뚫고 진실을 볼 줄 안다. 마크 트웨인은 그의 걸작 풍자소설 <아서 왕 궁전의 코네티컷 양키>라는 제목의 작품에서 이렇게 말하고 있다.

    “내가 알고 있는 종류의 충성심이란 어떤 나라에 대한 충성심이지 그 나라의 기관이나 관료들에 대한 것이 아니다. 나라야말로 실체가 있는 것이고 모든 것의 실질적 내용이자 영구적인 존재다. 이건, 뭐가 잘못되어가고 있는지 주의해서 살펴봐야 하고 보살펴야 하며 마음을 바쳐 충성해야 하는 대상이다. 국가 기관이란 옷처럼 외면적인 것에 불과하다. 사실 옷이라는 게 세월이 흐르면 낡아버리고 누더기가 되기도 하며 부드럽고 편한 느낌도 사라지고 그 옷을 입었던 사람을 겨울의 추위와 질병 그리고 죽음으로부터 더는 보호해 주지 못하지 않는가. 그런 누더기에 충성하고, 그런 누더기를 위해 환호하며, 그런 누더기를 경배하고, 그런 누더기를 위해 목숨을 바치는 것은 그야말로 광기에 찬 충성심이라고 할 것이다.”


p112 “나는 언제나 혁명적인 작가로 살아왔고 지금도 그렇게 살고 있으며 앞으로도 그런 모습으로 살아갈 것이다. 그 까닭은 다름이 아니다. 우리가 지키고 있는 법은 법을 불가능하게 하고 있으며, 우리가 누리는 자유는 모든 자유를 파괴하고 있고,, 우리가 손에 쥐고 있는 재산은 조직적 강탈의 결과다. 우리의 도덕은 또 어떤가? 그것은 뻔뻔스럽기 짝이 없는 위선이다. 우리의 힘이라는 것도 겁쟁이들과 병약한 자들이 휘두르고 있고, 우리의 명예는 어떻게 보든 가짜다. 이런 현실에서 나는 기존 질서의 적이다.” - 조지 버나드 쇼, <바바라 소령> 서문


11. 전쟁을 지속시키려는 꼼수에 맞서서


p116 그렇다면 이건 끝이 없는 전쟁이 된다. 지난 시기의 어떤 미국 정부도 이런 식으로 전쟁에 대해 말한 바 없다. 사실 그간 대통령들은 전쟁이 요구하는 희생은 이제 곧 끝난다고 국민들을 확신시키려 애를 썼고, 베트남 전쟁의 경우처럼 전쟁이 일어날 때마다 “터널 끝의 빛이 보인다.”라고 전쟁 종식의 희망을 제시해 왔던 것이다.

    그러나 이번 대 테러 전쟁이 끝날 조짐은 보이지 않고 있다. 부시 대통령은 “이 테러리스트 적들은 전 세계를 전쟁터로 보고 있다. 따라서 우리는 그들이 어디에 있든지 끝까지 추적해 내야만 한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p117~118 그러나 우리는 이 나라에서 테러리스트들의 손에 의해 죽은 것이 아니라 ‘자유로운 시장’이라는 이름의 이윤 체제 때문에 죽은 수천 명의 사람들에게는 정작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다. …“9・11 사건으로 희생된 사람들에 대해서는 우리 모두가 슬퍼해야 하는 걸로 되어 있는데, 산업재해로 자기 직장에서 죽은 수천 명의 사람들에 대해서는 왜 슬퍼하지 않는가?”

    이 질문을 다른 방식으로 더 확장해 볼 수 있다. “식량과 의료 지원이 되지 않아 이 나라에서 매해 죽어가는 수천 명의 아이들에 대해서는 어찌해서 우리는 슬퍼하고 있지 않은가?”

    이에 대한 대답은 분명해 보인다. “그렇게 하면, 외국의 테러리스트들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모호해지고, 노동자들의 안전보다는 자신들의 이윤을 먼저 앞세우는 기업 지배 시스템에 대해 더 주목하게 되기 때문이다. 또한 그런 식으로 문제에 접근하면, 건강하게 자라나야 할 아이들에게 필요로 무료 건강보험, 깨끗한 주택, 최소한의 가족수당보장을 위해서는 돈을 쓰지 않고 수천억 달러의 돈을 군사비에 투입하는 정치 체제가 부각되기 때문이다.”


12. 전쟁의 두 얼굴


p123~124 린드 존슨 대통령. 그는 베트남 전쟁에 지상군 파견을 늘리게 되면 미국 병사들이 죽게 되는 것을 우려했지만, 가장 큰 염려는 그런 결과로 인해 만들어지게 될 그 자신의 정치적 장래였다. 그가 그의 친구인 리처드 러셀 상원의원에게 이렇게 묻는 대목이 나온다. “내가 만일 베트남에서 미국 철수를 결정하게 된다면, 의회가 나를 탄핵하지 않겠어?”


p128 당연히 우리는 정치적 현안에 대해 토론을 해야만 한다. 이라크에 대한 미국의 공격은 국제법에 대한 극악무도한 위반이다. 위험한 무기를 소지하고 있다는 이유만으로는 전쟁을 일으킬 수 있는 근거가 되지 못한다. 만일 그것이 통용된다면 우리는 수십 개 국가를 상대로 전쟁을 해야 할 것이다. ‘대량살상무기’가 문제가 된다면 가장 가공한 ‘대량살상무기’를 가지고 있는 나라야말로 미국이며, 그것을 다른 나라보다 더 많이 사용했을 뿐만 아니라 그 결과는 지구상의 다른 어떤 나라가 한 것보다 참혹하다. 또한 우리는 이 나라가 지난 역사 속에서 팽창과 침략을 해온 사실을 거론할 수 있다. 그에 더하여 이 나라 정부의 최고지도자가 기만과 위선을 자행해 온 강력한 증거도 확보하고 있다.


13.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딱 하나, 아주 간단하다. 전쟁을 막는 것


p130 창문으로 전쟁이 날아 들어오면, 민주주의는 그 창문 밖으로 날아가 버린다. 그래서 워싱턴의 정부 관료들은 이 나라를 전쟁으로 끌고 가려 할 때, 이 나라 안에서나 밖에서의 민주주의에 대해 말한다. 하지만 그들이 진정 민주주의에 대해 말하고 싶어서 그러는 것은 아니다. 이들이 원하는 것은 민주주의가 아니라 자기들이 모든 것을 마음대로 좌지우지 하는 것이다. 이들은 우리가 전쟁을 해야 하는지 말아야 하는지 자신들이 결정하기를 원한다. 이 나라 시민들의 죽고 사는 문제도 자기들이 결정하고 또한 확실하게도, 이라크와 중동 지역의 사람들이 죽고 사는 문제도 자기들이 결정하기를 바라고 있는 것이다.


14. 우리 한목소리로 전쟁 반대를


p138 이런 일이 언제 발생할 것인지는, 적극적이든 침묵으로든 전쟁을 반대하는 수백만 명의 움직임에만 달려 있는 것은 아니다. 정부 내부에서 기득권을 누리던 사람들 가운데 누군가가 내부 고발자로 등장하거나, 정부의 여론 조작에 신물이 나서 진실을 밝히는 글을 쓰는 언론인들이 나타나게 되는 것도 사태를 좌우한다. 여기에는 전쟁에 파견된 병사도 한몫을 할 수 있다. 전쟁이 아니라 학살을 하고 있다는 것에 질린 병사가 정치적 반대자로서 목소리를 내는 것이다.


p139 정부가 가지고 있는 무기가 아무리 막대하고 재정이 엄청나다 해도 정부에는 기본적인 약점이 있게 마련이다. 어떻게든 정보를 통제하려 해도 이 역시 한계가 있다. 정부의 권력이란 결국 시민, 군인, 공무원, 언론인, 작가, 교사 그리고 예술가들이 정부에 복종해야만 유지되기 때문이다. 이들 다양한 시민들이 지금껏 기만당해 왔다는 것을 알아차리기 시작하고 정부에 대한 지지를 거두어들이면, 정부는 정통성도 권력도 모두 잃게 된다. 우리는 지구상에서 이러한 일들이 벌어지는 것을 최근 수십 년간에 걸쳐 목격해 왔다. 어깨에 별을 단 장성들에게 둘러싸인 채 누가 봐도 강력한 권력을 휘둘렀던 지도자들이, 각성한 국민들의 분노에 갑자기 직면하게 되었던 것이다. 수십만 명이 거리로 쏟아져 나와 시위를 하는데 이들을 진압할 임무를 띤 군인들은 총 쏘기를 주저하고, 결국 민심의 반발에 부딪힌 지도자들은 돈가방을 챙겨 공항으로 쏜살같이 도망쳐야 했다.


p142 시인들을 백악관으로 불러 행사를 하려다가 로라 부시는 이를 취소했다. 왜 그랬을까? 로라 부시가 주최하는 행사에 전쟁 문제를 끌어들여 그녀를 당황하게 만든 시인들은, ‘부적절’한 행위를 한 것이다. 바로 이 점이다. 사람들은 이러한 ‘부적절’한 행위를 계속해 나갈 것이다. 그래야만 이른바 정부가 ‘적절성’이라고 하는 것을 거부하는 일이 사람들의 관심사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도대체가 정부가 내세우는 이른바 전문가라는 자들의 식견이라는 것이 뭔가? 그건 자본과 권력이 그냥 자기들이 말하는 것을 고분고분 듣고 그대로 있으라는 것 아닌가? 그게 ‘적절한 행동’이라는 것이다. 자기 전문 영역이 아니면 나서지도 말라고 말이다.


p145 인간의 생명과 자유 그리고 정의에 대해 존중심이 없는 자들이 이 아름다운 우리의 나라를 탈취해 가고 있다 이 나라를 되찾은 것은 이제 우리 손에 달려 있다.


15. 조국을 위해 죽었다고? 정부를 위해 죽은 것이다!


p147 조국을 위해 죽는 것과 어떤 특정 권력이 중심이 된 정부를 위해 죽는 것을 구별하는 것은, 민주주의 사회에서 애국주의의 정의를 올바르게 이해하는 일에 결정적이다.


p148 정부란 자신들의 이익과 권력이라는 저열한 동기를 위해 젊은이들의 목숨을 물건처럼 무모하게 써버리고자 할 때, 언제나 순수하고 도덕적인 동기를 명분으로 내세운다.


p148 1898년 미국이 필리핀을 침략했을 때 그것을 비판한 소설가 마크 트웨인은 ‘반역자’라는 비난을 받았는데, 그는 이를 조롱조의 ‘왕조적 애국주의’라는 말로 되받아쳤다.

    “왕조적 애국주의가 복음이라고 설파하고 있는 바는 무엇인가? ‘왕은 그 어떤 오류도 범할 수 없다.’이다. 그런데 우리는 이 말에다 별 중요하지도 않은 단어를 끼워 넣어 약간 바꾸고는, 노예근성을 가지고 대왕마마를 떠받들 듯이 하고 있다. 이런 식이다. ‘잘했든 못했든, 이 나라 미국에게 오류란 없다.’ 이렇게 되면 우리는 우리가 가지고 있는 가장 소중한 가치를 저버리는 것이다. 그건, 뭔가 잘못되었다고 확신이 들면 국가가 내세우는 깃발과 국가자체에 반대할 개인의 권리이다. 이와 함께 우리가 버리고 마는 것이 무엇인지 아는가? 본래는 그토록 존중심을 불러일으켰으나 이제는 기괴하고 우스꽝스러운 말이 되어버린 애국주의라는 단어이다.”


16. 부시세력, 몰락이 예견된다


p154 역사를 조금만 살펴보면 우리는 무기와 돈 그리고 사람들의 마음을 완전히 통제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정부라고 할지라도, 각성해서 들고 일어나는 시민들의 힘 앞에서는 그들의 권력이 아무것도 아니게 되는 것을 알게 된다. 이런 경우 지도자들은 어느 날 아침잠에서 깨어 일어나 보니 수백만의 분노한 민중들이 수도의 거리에 쏟아져 나온 것을 목격하고, 짐을 챙겨 헬리콥터를 불러서 도망갈 준비를 하게 된다.


p155 역사를 통해 우리가 보게 되는 것은 승리에 만족한 제국들이 자신의 권력을 과도하게 확장하고 그 힘에 대해 과신하게 되어가지만, 그와는 달리 정작 제국의 시민들은 이러한 현실에 대해 갈수록 불편하게 여기게 된다는 사실이다. 자기 아이들은 죽음을 각오하고 전쟁에 나가야 하고 군대의 영광을 위해 일상의 기본적인 필요들을 희생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이러면서 시민들의 불만은 점점 더 쌓여가고 이들이 보다 많은 수로 집결하여 저항하게 되고, 어느 날 상체만 잔뜩 비대해진 제국은 붕괴하고 마는 것이다.


p156 여론의 변화란 애초에 정부의 정책과는 아무런 연관성도 없다고 여긴 낮은 수준의 불만에서 비롯된다. 그러다가 정부 정책에 그 책임이 있다는 것이 분명하게 드러나면서 분노가 일어나고, 사람들은 공개적으로 불만을 토로하고 발언하며 조직하고 행동하기 시작하는 것이다.


p157 저항은 문화의 영역에서 때때로 시작된다. 시인들이 기존 질서에 도전하고, 배우와 작가들이 공개발언을 하며 음악가와 랩 가수들이 자신의 견해를 명백히 밝힌다. 이러한 문화적 저항의 현상을 주류 언론매체들은 처음에는 무시하지만 점차 더는 그렇게 하기 어렵게 된다.


p159 누구도 이길 수 없는 무적의 권력으로 보이는 존재도, 그 자신이 더는 유지할 수 없이 비대해진 몸무게로 인해서만 무너져 내리는 것은 아니다. 그 몸무게를 지탱해 주느라 오랫동안 희생되어 오던 것을 마침내는 거부하고, 끝까지 저항하는 이들에 의해서도 이 강력한 권력은 붕괴된다.

 

18. 왜 미군을 철수시키고 군사비를 줄여야 하는가?


p172 도대체 국가안보라는 게 무엇입니까? 이 나라 정부는 국가안보라는 것을 이렇게 규정하고 있습니다. 우리를 위협할 정도로 강력한 나라는 하나도 없는데 이 나라 저 나라를 차례차례 골라 전쟁을 벌이며, 그곳에 우리의 젊은 남녀들을 파병하는 것이라고 말이지요. 그러나 저는 국가안보란 그런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극가안보는 모든 미국인들에게 건강보험과 직업, 쾌적한 주택과 깨끗한 환경을 확실하게 공급하는 것이라고 믿습니다. 저에게 있어서 진정한 국가안보는, 직업을 잃은 이들과 노인들 그리고 아이들을 보살피는 일입니다. -팀 프레드모어, 군에 입대한지 5년된 병사가 이라크 정찰 임무를 마치고 쓴 편지 중


19. 전쟁을 지지하는 정당에 반대표를!


p188~189 신부이자 시인인 다니엘 베리건은, 메릴랜드 주 카톤스빌에서 아홉 명의 신부들이 징병기록을 불태워버린 후 ‘카톤스빌 나인’으로 불리게 된 이 사건과 관련해서 ‘기도문’이라는 제목으로 다음의 글을 썼다. “선한 친구들이여, 사죄를 드립니다. 우리는 아이들을 산산조각내고 불태워버리는 대신에, 당신들이 유지하고 있는 이 좋은 질서를 깨뜨리고 서류를 불태워 버렸습니다. 베트남 전몰자 납골당의 객실 앞에서 질서정연한 분위기를 흔들어 사람들을 분노하게 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달리 다른 방법을 선택할 수가 없었습니다. 오, 하나님! 저희를 도와주시옵소서. 선한 마음을 가진 이들이 계속 침묵할 수 있는 때가 지났습니다. 권력에 복종하여 그 틀 속에서 자신을 안전하게 지켜낼 수 있는 시간도 과거사가 되었습니다.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위험은 그런 식으로 해결되지 않기 때문이지요. 가난한 이들이 자신을 방어하지도 못하고 죽어가는 시절도 이제는 어제 일의 되었습니다.”


p189~190 “법이란 거대한 환상에 불과하다. 그것은 법이 아니라 법과 적대하는 법이다. 모호한 조항으로 끝없이 구실을 붙여놓고, 핵무기 실험의 모든 단계를 정당화하고 있다. 보통 사람들은 제대로 읽어낼 수도 없는 면밀한 내용으로 포장해서, 사람들의 마음을 어리벙벙하게 만들고 의지를 마비시킬 뿐만 아니라, 양심을 가지고 행동하기보다는 겁쟁이로 만들고, 저항하기보다는 침묵으로 동조하게 만든다. 우리는 이러한 법, 아니 법에 적대하는 법을 비폭력적으로, 사랑의 마음으로, 그리고 책임감 있게 무너뜨려야만 한다. 우리는 이 법을 위반함으로써 감옥에 우리 같은 이들을 가득 채울 것이다. 핵으로 만들어진 감옥에서 벗어나는 유일한 길은, 우리가 현실의 감옥에 들어가는 길 뿐이다.

   - 다니엘 베리건의 동생 필립 베니건이 핵무기 경쟁에 대한 반대시위를 하면서 한 1983년 <프로그레시브> 기고문


p190 기존 질서에 대한 도전은 지속될 것이다. 상대는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다. 이들에게는 재력과 권력 그리고 언론매체가 있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세계인류가 잇다. 그리고 우리에게는 돈과 무기보다 더 강력한 힘이 있다. 그것은 바로 진실이다.


21. 우리의 대테러 전쟁


p199~200 전쟁 정책의 실패가 분명해 보이는 상황에서 대통령은 묘하게 말 바꾸기를 하면서 딴청을 부리고 있는데도 여론조사의 결과를 보면, 미국인 대다수는 대통령이 대테러 전쟁을 훌륭하게 수행하고 있다고 믿는 것으로 나온다. 이건 정말 충격적인 현실이다.

    첫째, 언론과 TV 매체가 언론으로서 마땅히 해야 할 비판적 기능을 제대로 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독립선언서에도 분명히 밝혀져 있는 것처럼 민주주의 원칙을 지닌 사회에서 정부에 대해 맹목적인 신뢰를 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언론들은 이라크 전쟁의 결과가 어떤 인간적인 비극을 가져오고 있는지 생생하고 아주 분명하게 국민들에게 알려야 하는데, 그 역할을 하지 않고 있다.


p200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부시의 지도력을 받아들이고 있는 두 번째 이유는 야당에서 그 어떤 반론도 제대로 펼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존 케리는 부시의 테러리즘에 대한 개념 규정에 도전적인 질문을 가하지 않고 있다.


p201 이런 끔찍한 테러 행위에 대한 적절한 대응 방책은 무엇인가 하는 점이다. 부시나 새론, 그리고 푸틴이 내놓은 해결책이라는 것은 군사적 행동이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는 테러리즘을 종식시킬 수 없으며, 도리어 더 많은 테러를 야기한다는 것을 증명할 거리는 수도 없이 많다.


p202 명백하게 효과적이지도 않고 오히려 사태를 악화시키는 방식을 러시아, 이스라엘, 미국의 국민들이 지지하고 있는 사실을 무엇으로 설명할 수 있을 것인가? 그것은 공포이다. 인간이 이성을 마비시키는 깊은 공포이자 뿌리 깊은 두려움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일단 이 두려움에 사로잡히면, 사람들은 뭔가 자신들의 안전을 위해 조처를 취했다고 하는 정책을 아무 생각없이 그대로 받아들이게 된다. 대안도 없는 상태에서, 정책의 공백을 군사적 행동으로 메우는 일을 받아들일 만한 것으로 간주하는 것이다.


22. 분노가 힘이 되게 하라


p206 선거에서 당선된 대통령은 자신이 국민들로부터 통치권을 위임받았다고 주장할 수 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다수가 되는, 투표하지 않은 유권자들은 그런 적이 없다고 분명하게 말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부시는 케리보다 더 많은 표를 얻었다. 그러나 유권자 전체의 표로 계산하면 부시는 국민들의 다수로부터 그런 위임을 받았다고 주장하기 어려워진다. 지난 6개월간의 여론조사를 보면, 여론의 절반 이상이 전쟁에 반대한다는 의견을 표명했다. 민주, 공화 그 어떤 정당도 바로 이 전쟁을 반대하는 국민들 과반수의 여론을 대변하지 않았으니 정치적 정당성을 상실한 셈이다.

    그렇다면 이제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이 선거에 대한 불만과 분노를 새로운 힘으로 변모시켜 활용해 나가야 한다. 이 분노와 낙담, 불만과 좌절 안에는 폭발적인 에너지가 거대하게 잠재하고 있다. 이 에너지를 잘만 동원하면, 모든 에너지를 빨아들이는 선거기간 중에 제대로 진척이 되지 못했던 반전 운동을 힘차게 되살릴 수 있다. 선거의 특성상, 그 어떤 절실한 목표를 지니고 있는 사람들의 기력조차도 선거가 다 흡수하는 바람에 그런 목표가 다소 애매해지고, 남은 것은 단지 후보자 가운데 그나마 좀 더 나아 보이는 후보를 대통령으로 뽑는 일이 된다. 그러나 선거가 일단 종료되면, 더는 본래 가졌던 목표에서 물러날 이유가 없게 되는 것이다.


p211 잘못된 길을 가고 있는 것을 알면 방향을 바꿔야 하는데 도리어 속도를 더 많이 내는 광기에 사로잡힌 자들의 모습대로, 부시 정부는 오만하게 고공행진을 계속하면서 벼랑 끝으로 질주하고 있다. 아마도 중간에 멈추고 싶어도 결국 멈추기에는 너무 늦어버리고 말 것이다.


p211~212 조만간, 인간의 기본적 필요에 의해 쓰이지 않은 채 미국이 가지고 있는 부를 전쟁으로 낭비하고 있는 현실에 지쳐 있는 이 나라를 대대적으로 바꿀 변화가 오게 될 것이다. 이 “인간의 기본적 필요”가 무엇인지를 말하는 것은 별로 어려운 일이 아니다. 어떤 것은 아주 실제적인 것이며 또 어떤 것은 인간의 영혼과 관련된 것들이다. 이는 건강을 위한 의료혜택, 일자리, 기본적인 생활을 할 수 있는 최저임금보장을 제도화하는 것은 물론이며, 인간의 존엄성을 지켜내고 지구상의 다른 인류와 공감을 나눌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23. 변화는 이렇게 온다


p214~215 어떻게 하면 본래 가지고 있던 사회의식이 180도 바뀌게 되는 것일까? …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아는 것은 너무도 중요하다. 왜냐하면, 인류의 미래는 이 사회의식의 근본적인 변화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이 질문에 대한 답이 무엇인지 알기 위해 무슨 그럴싸한 심리학적 실험을 해볼 필요까지는 없고, 우리 자신을 생각해 보고 친구들과 이야기해 보면 금세 파악할 수 있다. 그러면, 우리가 본래 기존 사회에 대해 비판적인 생각을 가지고 태어나 자란 것이 아님을 알게 된다. 우리가 살아가는 중 어느 순간에, 어떤 사실들에 직면하자 놀라게 되고 그간 우리의 의식에 확고히 자리 잡고 있던 신념 체계에 의문을 제기하게 되는 상황이 생기는 것이다. 이 신념체계라는 것은 돌이켜보면, 오랜 세월 동안 가정교육을 통해 생긴 편견이나, 아니면 다른 질문을 허용하지 않는 일방적인 학교 교육의 결과이든지, 또는 신문, 라디오 그리고 TV에서 쏟아져 나오는 이야기들을 그대로 흡수해 버린 내용이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따져 들어가 보자면, 단순하고 명백한 결론에 이르게 된다. 즉, 우리에게는 다른 사람들이 아직 잘 모르고 있는 정보에 대해 알려줄 막대한 책임이 있다는 사실이다. 그런 정보에 직면하면서 그들이 오랫동안 지녀온 생각을 바꿀 가능성이 생기기 때문이다.


p220 이러한 진실들은 이를 어떻게든 억압하고 침묵시키려는 힘을 뚫고 사람들을 일깨운다. 그리고 대통령의 취임사와 백악관의 전쟁 브리핑이 현실과는 얼마나 거리가 있는지를 드러냄으로써, 전쟁주의자들이 쌓아올렸던 신뢰를 붕괴시킨다. 변화를 가져오는 사회 운동이란 이런 역사의 교훈을 세상에 알리고, ‘자유의 확산’이라는 말과 미군의 총격으로 부모를 잃고서 울고 있는 아이의 현실이 서로 어떤 관계에 있는지를 분명히 밝혀나가는 일이다.

 

24. 무기여, 이제 안녕!


p229 정부의 권력이란 시민들이 그 권력의 권위에 복종할 때만 발휘될 수 있는 것이다. 그 복종의 자세가 사라지면, 정부는 무력해진다. 우리는 이러한 현실을 역사를 통해 수없이 보아왔다.


27. 우리는 정치인인가, 아니면 시민인가?

 

p244 사회운동이 법률제정을 하는 정치인들과 타협하는 것을 선택하면, 그것은 사회 운동의 역할이 얌전하게 정치인들의 뒤에 서 있는 것이 아니라 이들에게 압박을 가하고 도전해야 하는 것임을 망각하고 있는 것이다.


p247~248 이미 정신적으로 타락한 워싱턴 정가에서 타협안이라고 내놓는 것들에 대해 사실상의 항복상태에 넘어가지 않도록 진실을 꽉 붙들고 저항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극히 예외적인 존재들 말고는, 의회에서 우리의 정치적 대변자라는 존재들은 정치인으로 그친 채, ‘현실적’ 선택이라는 이름 아래 자신들이 발휘해야 할 성실성을 내버리고 있다.

    우리는 이런 식의 정치인이 아니라 시민이다.

    우리에게는 지켜야 할 그 어떤 직위도 없으며, 있다면 오로지 진실만을 주장하는 양심이 있다. 역사가 말해 주듯이, 이것이야말로 시민이 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일이다.


28. 커트 보니거트를 떠올리며

 

p256 커트 보니거트는 사람들에게 왜 힘들게 계속해서 글을 쓰는가라는 질문에 이렇게 대답했다. “많은 사람들이 나도 당신처럼 생각하고 느끼고, 당신이 관심 갖고 있는 것에 단도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을 너무도 듣고 싶어 한다. 왜 그렇겠는가? 그런 생각과 느낌, 관심을 혼자서만 고독하게 가지고 있지 않다는 확증을 발견하고 싶은 것이다. 우리는 혼자가 아니라 함께라는 사실, 바로 이런 말을 전하기 위해 나는 글을 쓴다.”


29. 선거에만 매몰되지 말라


p260 우리의 목표는 어떻게 해서든지 열정적으로 시민운동을 성장시켜 이것이 어떤 결정적 위력을 발휘하는 수준까지 가게 해서, 누가 백악관의 의회에서 권력을 쥐게 된다 하더라도 전쟁과 사회정의의 정책에 대한 변화를 가져오도록 압박을 가하는 일이다.


p263 역사적으로 입증이 된 바이지만, 공화당이든 민주당이든, 또는 보수주의자이든 진보주의자이든 그 누가 정부의 권력을 쥐게 된다 할지라도 시민들의 직접적인 행동에 직면하지 않으면 정부로서의 책임을 제대로 수행하지 않는다. 여기서 직접적인 시민 행동의 예는 수없이 많다. … 투표는 쉽고 또 제한적인 차원에서만 소용 있게 된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생각하는 시민으로서의 직접적인 행동을 요구하는 민주주의를 지켜낼 수 없다.


30. 오바마는 달라야 한다


p268~269 나는 이번 선거에서 오바마를 찍을 것이다. 오늘날 미국의 타락한 정치 제도가 내게 부여하는 선택치는 달리 없기 때문에 일단 투표장에 가서 투표할 것이다.

    그러나 그러기 전과 후에는, 오바마를 둘러싸고 있는 기득권을 가진 자들의 생각과 기업가들의 이해관계를 그가 거부하게 하고, 진정한 변화를 원하는 수백만 명의 미국 시민들의 뜻에 어떻게든 따르도록 압박을 가하는 일에 내가 가진 힘을 다 모을 것이다.

    한 가지 더 분명하게 해둘 일이 있다. 내가 역사에서 거론했던 ‘승리’의 무익함이란, 이 전쟁에서 이길 수 없기 때문에 문제가 있다는 뜻이 아니다. 도리어 우리는 이기지 말아야 한다. 왜냐하면 그 나라는 우리의 나라가 아니기 때문이다.


33. 필요하다면, 봉기라도


p289~290 시민과 정치인 사이에는 차이가 존재한다. 정치인이 해야 할 바와, 시민이 해야 할 바가 따로 있는 것인데, 여기서 하나 주목할 바가 있다. 만일 시민들이, 어떤 일을 정치인들이 굳이 해야 할 임무가 아니라고 여기게 만들면 정치인들은 그걸 하려 들지 않는다. 그러니 정치인의 임무는 시민들이 만드는 셈이다.


p291 시장market이 모든 것을 결정하게 하라는 이야기에 대해 우리는 경계해야 한다. 정부는 시장 대신 무료 의료혜택을 줘서는 안 된다는 주장들을 하는 이들이 있다. 그래서 어떻게 되고 있는가?


p299 우리는 어디까지나 시민들이다. 그러니 이런 정치인들처럼 세상을 바라보면서, “타협을 해야만 해. 정치적 이유를 고려해서 행동해야 한단 말이야.”라는 식으로 주장해서는 안 된다. 대신 우리는 우리의 마음에서 진정으로 우러나오는 것을 말해야 한다.


p300 역사의 진보가 이루어지고, 부당한 질서가 무너진 것은 미국인들이 정치인이 아니라 시민으로서 행동했을 때 가능했다. 이들은 힘든 상황 앞에서 그저 비탄에 빠진 채 낙담하지 않고 행동했으며, 조직적으로 나섰고 필요하다면 봉기를 일으키기도 했다. 그래서 권력에 있는 자들이 이들의 요구와 주장을 외면할 수 없도록 만들었던 것이다. 바로 이것이 지금 우리가 해야만 하는 일이다.




3. ‘내가 저자라면’


■ ‘왜 대통령들은 거짓말을 하는가’의 목차 및 전체적 뼈대


서문_매튜 로스차일드 (<프로그레시브> 편집인)


1. 권력의 뜻에 따르지 않겠다? 살생부에 오르겠다는 말씀이로군

2. 민간인 사찰? ‘공산주의’라는 말 한마디로 사람을 죽이다니

3. 민주화를 위해 연대하고 조직화하자

4. 교육은 교실 안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5. 미국이 이라크에서 저지른 일

6. 외교적인 해법이 필요하다

7. 어찌 저들만 비난할 수 있을까?

8. 2000년 미국 대통령 후보들의 거짓말

9. 어느 진보주의자의 생애

10. 저항하는 예술가들

11. 전쟁을 지속시키려는 꼼수에 맞서서

12. 전쟁의 두 얼굴

13.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딱 하나, 아주 간단하다. 전쟁을 막는 것

14. 우리 한목소리로 전쟁 반대를

15. 조국을 위해 죽었다고? 정부를 위해 죽은 것이다!

16. 부시 세력, 몰락이 예견된다

17. 점령당한 국가

18. 왜 미군을 철수시키고 군사비를 줄여야 하는가?

19. 전쟁 을 지지하는 정당에 반대표를!

20. 이제 우리는 무엇을 할 것인가?

21. 우리의 대테러 전쟁

22. 분노가 힘이 되게 하라

23. 변화는 이렇게 온다

24. 무기여, 이제 안녕!

25. 전쟁은 반드시 실패한다

26. 대통령 탄핵과 민주주의

27. 우리는 정치인인가, 아니면 시민인가?

28. 커트 보니거트를 떠올리며

29. 선거에만 매몰되지 말라

30. 오바마는 달라야 한다

31. 노벨평화상 위원회, 문제 있다

32. 세 개의 ‘성전’, 그 진실

33. 필요하다면, 봉기라도

 

 33가지.

 하워드 진은 왜 대통령들은 거짓말을 하는가라는 이 책에서 미국 역대 대통령들이 내놓은 잘못된 정책들에 관해 이야기한다. 민주주의라는 이름으로 자행되는 일들, 또 공산주의라는 이름 속에 갇힌 사고로 인해 벌어지는 일,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전장에서 미군들이 보여준 비극적이고 천박한 행동들, 부자들과 권력자들의 이익을 위해 희생당하는 노동자의 역경,

이라크 전쟁을 정당화하려는 부시 대통령, 르윈스키와의 섹스 스캔들로 곤경에 처하자 국민의 관심을 다른 데로 돌리기 위해 전쟁을 선택한 클린턴, 2000년 미국 대선 당시에 표심을 잡기 위해 지키지도 못한 약속을 내걸은 대선 후보들의 실체를 파헤친다.

  1980년부터 2010년까지 그가 잡지 ‘The Progressive’에 올렸던 글들을 모은 것으로 이 기간 동안 나타나는 역대 미국 대통령과 수구언론 등 권력층이 벌이는 꼼수들은 하워드 진의 눈을 통해 드러난다. “우리의 정치 지도자들은 왜 거짓말을 하는가?”, “우리는 어떤 나라에서 살기를 원하는가?”, “국가안보란 무엇인가?” 등 국가, 국민 그리고 정치, 정책에 관해 우리가 답답하게 느끼는 부분을 질문하여 그에 대한 그의 생각들을 제시하고 있다. 하워드 진은 결국 자유와 평화와 행복한 미래를 위해서는 ‘시민’의 힘이 필요함을 이야기한다. 항상 깨어있는 시각으로 기득권, 정치권에 대한 견제가 필요하다고 말이다. 잘못된 정치와 정책을 바꾸어나가기 위한 대안은 보다 시민의 힘이 모아져야 하는 것, 조직적인 대안이 필요하다고, 민주주의의 진보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 보완점


 하워드 진의 책을 읽었던가. 뚜렷이 생각나는 책이 없다. 그런데도 그의 이름을 알고 있어 그의 책을 읽은 듯한 착각을 했다. 생각해보니 여러 다른 책들에서 그의 인용문을 많이 봐온 때문이었다.

  그렇다면 이것이 그의 첫 번째 책이다. 잡지에 기고한 글을 묶은 것이라 하는데, 옛날 대통령의 이야기가 많은 이유가 그 때문인 듯하다. 글이 재밌고 편하게 읽힌다. 무엇보다 음모론으로 치부되며 궁금해 할 일들, 역시 대통령이라는, 권력을 가진 이들의 생각은 그렇구나 인정할 수밖에 없는 그들의 생각들을 명확하게 꼽아 내니 읽는 이로 하여금 즐겁게 한다. 풍부한 사료와 자료들과 더불어 날리는 풍자와 해학이 시원하다. 그것만으로 그치지 않는다. 거짓말만 일삼는 자기 이익만 관철하려 애쓰는 기득권에 정치권에 대해 어떻게 해야 할지를 제시한다.

 한편으로 이러한 글들은 어디나 똑같은 것 같다. 정치권, 기득권의 행태가 동일한 양상이고 그렇기에 그에 대한 질책 역시 같다. 이 오랜 기간 동안 같은 패턴의 문제에 대해 지적하고 행동을 얘기했는데 여전히 이런 일들이 일어나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우리는 정녕 책을 읽지 않아서일까. 그래서 이런 목소리를 듣지 못한 것일까. 재밌게 책을 읽고서 늘 이렇듯 같은 이야기를 말하는 책들은 무수히 쏟아져 나오는데 여전한 ‘시민’과 여전한 ‘사회’는 무엇 때문인가 생각하게끔 된다. 눈에 보이지 않게 조금씩 달라져 왔다라고 말하기엔 빨리 변화는 사회로 인해 그 느림이 미학이 되지 않게 여겨진다. 우리는 알고서 속고 있는 것인가, 속아주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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