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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4월 23일 14시 17분 등록
관리자 혁명 1 - 그들에게 춤 출 무대를 주자. 롯데, 2월 28일

사람들이 회사를 선택할 때는 좋은 이미지나 높은 봉급 그리고 세계적 수준의 복리후생 프로그램등에 매료되어 입사를 결정할 지도 모른다. 그러나 일단 입사를 하고 나면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치는 요소는 바로 직속 상사다. 직속 상사는 직장 생활의 모든 면에서 성공과 좌절의 열쇠를 쥐고 있다.

그러나 유감스럽게 이 세상에는 좋은 관리자가 충분치 않다. 책방에 가면 좋은 관리자가 될 수 있는 조언으로 가득한 책이 빽빽이 진열되어 있다. 그 책의 수가 그렇게 많은 이유는 유능하고 좋은 관리자가 되기 어렵다는 것을 반증해 주는 것인지도 모른다. 우리가 분명하게 알고 있는 사실은 좋은 관리자는 우리의 성과를 도와주고, 우리를 격려하고, 우리가 아침에 즐거운 마음으로 출근하도록 도와주는 사람이라는 점이다. 반대로 나쁜 관리자는 우리를 지치게 하고, 스트레스에 쌓이게 하고, 출근을 지겨운 것으로 변하게 한다. 그들은 힘을 가지고 있고, 내 하루를 지배하고 있고, 내 일상의 행복을 손에 쥐고 있다. 그러므로 좋은 관리자를 만나는 것은 직장 생활 최대의 축복이 되는 것이다.

누가 좋은 관리자일까 ? 갤럽의 마커스 버킹엄이 실시한 백 만명의 직장인과 8만명의 관리자들에 대한 인터뷰와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적어도 다음과 같은 2가지 두드러진 특징을 가지고 있는 관리자가 유능한 상사이다.
첫째는 목표는 주되 방법은 직원에게 맡기는 관리자가 유능한 관리자다. 관리자의 상당수는 무슨 일을 할 때 ‘유일무이한 최선의 방법’이 있는 것이며, 그 방법을 직원에게 가르칠 수 있다고 믿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영업을 잘 하는 20가지 요령’ 같은 것을 가르치고 싶어 한다. 그러나 유능한 관리자는 저항이 적은 길을 선택한다. 즉 직원이 자신의 기질이나 재능을 잘 발휘할 수 있는 방식을 선택하여 목표에 접근하도록 도와준다는 것이다. 모든 사람에게 공통적으로 정해진 유일한 방식이 있는 것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내가 겪어 본 바로도 이것은 정확한 지적이다. 상사로부터 지정된 방법을 지시 받게 되면 개인의 사고 체계와 충돌을 일으키거나 심리적 저항을 야기할 수 있다. 지시와 명령은 개인의 존재가치를 약화 시키며 시키는 대로 행하는 의존도 높은 직원을 양산할 뿐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목표는 주되 목표에 이르는 방법을 통제하려해서는 안된다. 만약 직원이 자신의 방법을 찾지 못하고 해매는 경우에는 약간의 조언을 줄 수는 있다. 그러나 찾아와 도움을 구하지 않으면 말해 주지 않는 것이 좋다. 잔소리하고 싶은 것을 참을 수 있는 것이 바로 현명한 절제다. 배움은 갈구할 때 갑자기 느는 것이다. 너무 빨리 물고기를 손에 쥐어줘서는 안된다. 물고기 잡는 법을 스스로 터득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중요하다. 길게 보아 이것이 훨씬 현명한 방법이다. 목표를 통제하라. 그러나 방법은 맡겨 고민하고 배우게 하라. 이것이 유능한 관리자가 자랑스러운 직원을 만들어 내는 방식이다.

둘째는 직원을 개별화 시킬 수 있는 관리자가 유능한 관리자다. 사람이 많아지다 보면 대부분의 관리자는 ‘아무나 할 수 있는 역할’을 주고, 엄격하게 통제하고 싶은 유혹을 떨쳐버리기 어렵다. 그들은 직원의 개성이나 재능을 고려하지 않는다. 특별한 역할을 기대하지도 않는다. 그러므로 인재를 고르지도 인재로 키우지도 않는다. 적당한 사람을 뽑아 적당한 일을 시키고 직원이 지쳐 떠나면 또 적당한 직원으로 자리를 메꾸면 되는 것이다. 이때 개인은 개별화 되지 못하고 커다란 조직의 나사와 톱니바퀴 같은 소모품으로 인식된다. 바이블과 같은 규칙을 정하고 엄격하게 통제함으로써 관리자의 역할을 다했다고 믿는다. 그러나 유능한 관리자는 이런 유혹을 이긴다. 그리고 사람은 그 기질과 재능에 따른 고유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믿는다. 그들이 가진 가정은 분명하다. “사람은 잘 변하지 않는다. 이미 그 사람 속에 가지고 있는 것을 찾아내어 밖으로 나타나게 해주면 그것이 그의 능력이 된다., 없는 것을 찾아주거나 갖게 하려는 시도는 어리석은 시간 낭비다.” 라고 주장한다.

유능한 관리자는 사람이 가지고 있는 차이에 주목한다. 그들은 꿈을 가지고 애써 노력한다면 무엇이든 이룰 수 있다는 달콤한 주장에 현혹되지 않는다. 우리는 동일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다. 재능도 개성도 능력도 다르다. 유능한 관리자는 직원의 강점에 초점을 맞추고, 단점이 그 강점을 상쇄시키지 않도록 보완해 줌으로써, 재능을 성과로 전환시키는데 전념한다. 그들이 옳다. 직원을 재능에 맞게 캐스팅함으로써 그 직원에 맞는 배역을 맡기는 셈이다.

그렇다고 유능한 관리자들이 모든 것을 직원에게 맡기는 것은 아니다. 그들은 최선의 지침을 잊지 않는다. 정확성과 안정성이라는 최소기준은 반드시 챙겨둔다. 이것은 변호사가 판례를 교범으로 삼고, 회계사가 회계원칙을 따르고, 항공 관제사가 표준항공규약을 지키는 것과 같다. 즉 업계의 프로토콜을 표준으로 준수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표준이 고객을 감동시키지 못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것은 그저 거래의 기초일 뿐이다. 그러므로 유능한 관리자는 직원이 고객의 친근한 비즈니스 파트너가 되도록 격려하고, 고객을 위해 훌륭한 조언자가 될 수 있도록 전문화시키는데 주력한다.

나는 이들이 제시하는 유능한 관리자들이 가지고 있는 두 가지 핵심적 차별성에 한 가지를 더 하고 싶다. 이것은 특히 한국의 문화적 환경 속에서 고려되어야할 가장 중요한 요소다. 한국의 문화적 배경은 기본적으로 관계중심적인 공동체 주의가 강하다. 미국인들이 직장에서 느끼는 스트레스의 대부분은 일에서 오는 반면, 한국인들은 일보다는 주로 인간관계로부터 오는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적절치 못한 상사와의 관계는 특히 스트레스의 온상이다.

20년 동안 직장 생활을 하면서 여러명의 상사와 함께 일해 왔는 데, 그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좋은 상사는 영리한 상사도, 줄을 가지고 있는 상사도, 전문성이 뛰어난 상사도 아니었다. 바로 ‘내게 잘해 주는 상사’였다. 이 사람을 위해서라면 나도 내가 가지고 있는 모든 능력을 다하여 그를 돕고 싶었다. 이 단순한 원칙, 나는 이것을 ‘인간적 애정’이라고 부른다. 유능한 관리자가 되려면 가슴의 크기를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 똑똑한 직원은 그 재능의 빛남 때문에 좀 모자라는 직원은 그 노력 때문에 이래저래 약점투성이인 직원은 오히려 그 약점들 때문에 관심을 가져주면 그들은 믿고 따르게 마련이다.

인간적 신뢰는 관리의 바탕이다. 반대로 관리는 신뢰를 고갈시키는 작업이다. 끊임없이 신뢰를 증진시킬 수 있는 순수한 인간적 애정과 배려가 쌓여지지 않으면 인간을 경제적 이해를 위해 사용해야하는 ‘관리적 행위‘는 늘 갈등을 빚게 마련이다. 사람을 쓰되 그가 관심과 애정을 필요로 하는 한 인간임을 잊지 마라.

적절한 자리에 딱 맞는 적합한 기질과 재능을 가진 사람을 찾아 배역을 정하고, 그 사람이 자신의 기량을 발휘하여 고객을 만족시킴으로써 탁월한 성과를 올리게 하는 것, 이것이 바로 유능한 관리자의 비법이다. 그리고 한 직원의 미래에 개인적 관심을 가져주는 인간적 애정을 가지고 있을 때, 그 관리자는 훌륭한 조언자며, 동기 부여자며, 스폰서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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