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기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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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서부터 다들 느끼셨겠지만 다른분들이 이전에 올렸던 단식일기의 아우라와 비교할 때 쪼매 민망한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꽤 오랫동안 과체중을 넘어 과도비만에 시달려 왔던 저로서는 쉽지 않은 결단이며 과감한 도전이 아닐 수 없습니다..^^
먼저 단식 또는 꾸준한 운동을 통한 체중조절을 해볼까 고민만 수십번 해온 저와 같은 '선천성 비만감수증 환자'에게 용기를 내서 시도해볼 수 있는 '식사량 반으로 줄이기 소식 프로젝트'를 권해주신 변경사모 함성 건강 자문위원 정양수님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사실 이번 시도조차도 한달전부터 몇번이고 마음을 먹었다가 이런저런 핑계로 시작을 늦추어 왔는데 어제 저녁 탐미의 기습제안을 엉겁결에 받아들이면서 스타트가 되었습니다. 이런 종류의 결단에는 마음의 준비가 필요하다는 말이 별 영양가가 없다는 사실을 다시금 실감하는 순간입니다.
<정양수님이 권해준 小食 정착 방법>
1. 시작하는 첫날에는 매 끼니에 사과 한개만 먹는다 (워밍업 사과 단식)
2. 둘째날부터 2주까지 평소 먹던 식사량의 절반만 먹는다. 음식종류에 대한 제한은 없다. (전성기때 먹는 량 기준이었으면 절반으로 줄여도 보통사람보다 많이 먹는 수준이 되지 않았을까 싶다..ㅋㅋ)
3. 2주 정도되면 몸이 서서히 절반의 식사량에 적응을 하기 시작한단다. 아마도 최소기간의 개념일 것 같고 그 이후에도 꾸준히 지키는 것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 小食 프로젝트를 통해 얻고 싶은 것 >
1. 최소 10kg의 체중감량 (살들이 부대끼고 옷이 불평하는 상황 탈출)
2. 꾸준한 실천을 통한 변화경험을 갖고 싶다 (부끄럽게도 이전에는 없었다)
3. 100살까지 너끈히 살 수 있는 건강체질을 되찾는 계기를 마련하고 싶다.
< 小食 첫째날 일기 >
보통 늦잠을 즐기는 원잭의 기상시간은 탐미의 아침준비가 끝나는 시간이다. 탐미의 아침식사 시간은 청빈이가 깨어나는 시간과 본인의 컨디션 여하에 따라 2시간 정도의 Range를 가지고 있다. 그런데 오늘만큼은 식사가 해당사항이 없다보니 전혀 깨우지를 않는다. (좋아해야 하는데 웬지 서글프고 섭섭한 느낌이 드는건 왜일까..ㅜㅜ)
일어나자마자 탐미가 회심의 미소를 지으면서 한달전부터 준비해 두었던 사과 하나를 정성스레 갈아서 준다. 평소같으면 홀라당 마셔 버렸을 그 한잔을 나름대로 정성스레 음미하며 아주 조금씩 마셨다. 이때까지만 해도 생각보다 배고픔을 못 느끼고 있었지만 웬지 대비를 해야한다는 생각이 들었던거 같다.
다소 멍한 기분으로 시간을 보내면서 서서히 배고픔이 의식되기 시작됐다. 마침 그저께 우리 집을 방문해 집근처 아름다운 길 몇군데를 가이드 하고 다섯시간이 넘도록 재능해석을 받은 후 여행길에 올랐던 여행자님이 단호박 진빵 한 박스를 보내왔는데 단호박 색깔이 은은하게 도는 그 맛있는 진빵을 탐미 혼자 맛보는 광경에 울컥 설움이 밀려온다..ㅜㅜ
몇 주전부터 집으로 놀러오겠다던 탐미 친구부부가 오늘 방문을 타진하는 전화가 걸려왔다. 탐미가 나의 소식 프로젝트 시작을 전하면서 가급적 내일 방문해 달라고 말하는 모습을 보니 내가 이미 되돌아갈 수 없는 강을 건넜음을 실감하게 되었다.
배고픔을 달래기 위해 컴퓨터 앞에 앉아 글을 읽고 있는데 탐미가 나 모르게 조심스럽게 점심을 챙겨먹는 소리와 냄새가 난다. 탐미의 배려가 느껴지면서도 얄밉다는 생각이 드는걸 보면 나도 참 그동안 먹는 것에 목숨을 걸어왔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 내 모습이 탐미는 측은하면서도 통쾌한가 보다.
이 글을 쓰기 전에 두번째 사과주스를 먹었다. 누리고 비린 것이 그립고 청빈이가 먹는 포테이토 칩에 나도 모르게 손이 가다가 황망히 거둔다. 반나절만에 이런 심경을 느끼는걸 보면 1주일 이상 단식을 하는 사람들이 더욱 대단해 보인다.
내일부터는 적어도 먹을 수 있으니 단식을 택하지 않은게 다행이다 싶다. 벌써부터 양은 절반이지만 어떻게 더 맛있고 야무지게 먹어줄지 설레인다. 밥은 절반으로 줄이더라도 반찬을 왕창 먹어야겠다는 얍삽한 생각을 하다가 정양수님에게 문의를 해보니 당근 반찬량도 보조를 맞추어야 한단다. 그리고 간식도 과일 등을 제외하고는 끊어야 한다는 청천벽력같은 얘기를 해준다..ㅜㅜ
암튼 이제까지 당연시하며 빠른 속도로 게걸스럽게 먹어치우던 음식 하나하나를 찬찬히 제 맛을 느끼며 섭취해야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그 정도로도 내 몸이 충분히 가동될 수 있으며 그동안 필요 이상의 섭취로 의도하지 않게 해쳐왔던 내 몸의 건강지수를 되돌리는 계기가 될 것이다. 원잭 화이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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