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i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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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날
사람들이 온다. 아이 둘과 함께 온 아기 엄마가 온 후 유고 출신의 전직목사님도 오셨다. 통역을 자처하고 마중까지 갔다. 말씀이 꽤 많다. 슬쩍 통역이 귀찮아 질까 몸을 사리게 된다. 내가 아이들을 귀찮아 할까 목사님 내외는 맘을 졸이시나 보다. 어느새 내 호칭이 ‘김자매’가 되었다. ‘김자매’라고 부르시면서 레몬즙 먹기도 재촉하시고, 화장실 청소도 하라셨다. 재미있는 호칭이다. 서울에서는 걸려 오는 전화도 귀찮아 하던 내가 전파수신 불능인 오지에 와서는 은근히 불안하고 불편해한다. 인터넷도 휴대전화도 통하지 않는 곳에서 레몬즙과 숯가루로 하루를 보낸다.
드디어 레몬즙 2리터짜리 PET병 두 개를 해치웠다. 30분 간격으로 한 컵씩 주문을 하셨는데 뒤죽박죽 먹어 치웠다. 숯가루는 오전까지 다섯 번을 더 먹었다. 저녁엔 관장하는 방법을 옆방 내 동기 할머니에게 배웠다. 한 날 들어와 함께 시작해 동기 같은 느낌이 드는 할머니는 3년 전 대장암 판정을 받고 오셔서 말끔히 완치 되셨단다. 다시 한번 건강을 위해 오셨단다. 직접 가르쳐 주신다 하시며 함께 욕실로 가자 시는 데 어떻게 누군가와 함께 똥을 눌 수 있겠는가. 난처해졌다. 할머님 하시는 걸 보고 따라 하겠다며 먼저 해보시라 했더니 당신께 몸을 보이기 싫어하는 게 여자 맞다 하신다. 관장은 레몬즙 400cc에 따뜻한 물을 통에 가득 부어 1.5리터 가량 만들고 삽입관 끝에 올리브유를 살짝 떨어뜨려 중력을 이용 하기 위해 벽에 매달아 놓았다. “웁~”소리가 나왔다. 고양이 자세를 하고 삽입관을 항문에 찔러 넣은 채 레몬즙이 다 사라지기를 기다리는 데 점점 신음소리가 터져 나왔다. 수액이 다 들어감과 동시에 변기에 걸터 앉아 버렸다. 한 5분 정도 참으라셨는데 단 1분도 힘들었다. 밖에 들릴까 염려될 만한 똥 나오는 소리에 웃음까지 나오는데 얼굴은 일그러지고 만감이 교차했다. 얼추 정리가 되었다 싶으면 또 소리가 나고 얼굴이 일그러졌다. 그러기를 수 차례 하고는 변기 손잡이를 당기려는 순간, ‘헉! 이런 시커먼?’ 숯이었다. 숯변이라니 놀랍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하고 아무튼 재미있다. 화장실에 죽 걸려 있는 관장기에 이름이라도 써 놓아야 할 것 같아 어린애 마냥 재미있었다.
아직 똥배와 삼겹살은 여전하다. 오늘 아침엔 살짝 붓기도 했다. 어제는 이동 하느라 피곤할 수 있었다지만, 오늘은 여섯 시 반에 일어나 오전, 오후에 살짝 잠도 잤는데 또 졸리다. 이상하다. 10시쯤 되니 눈꺼풀이 또 무겁다. 워낙 오염된 곳에서 살다 공기 좋고 물 좋은 곳에 오니 적응하기가 쉽지 않은가 보다 한다.
2007-10-11 10:25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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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온다. 아이 둘과 함께 온 아기 엄마가 온 후 유고 출신의 전직목사님도 오셨다. 통역을 자처하고 마중까지 갔다. 말씀이 꽤 많다. 슬쩍 통역이 귀찮아 질까 몸을 사리게 된다. 내가 아이들을 귀찮아 할까 목사님 내외는 맘을 졸이시나 보다. 어느새 내 호칭이 ‘김자매’가 되었다. ‘김자매’라고 부르시면서 레몬즙 먹기도 재촉하시고, 화장실 청소도 하라셨다. 재미있는 호칭이다. 서울에서는 걸려 오는 전화도 귀찮아 하던 내가 전파수신 불능인 오지에 와서는 은근히 불안하고 불편해한다. 인터넷도 휴대전화도 통하지 않는 곳에서 레몬즙과 숯가루로 하루를 보낸다.
드디어 레몬즙 2리터짜리 PET병 두 개를 해치웠다. 30분 간격으로 한 컵씩 주문을 하셨는데 뒤죽박죽 먹어 치웠다. 숯가루는 오전까지 다섯 번을 더 먹었다. 저녁엔 관장하는 방법을 옆방 내 동기 할머니에게 배웠다. 한 날 들어와 함께 시작해 동기 같은 느낌이 드는 할머니는 3년 전 대장암 판정을 받고 오셔서 말끔히 완치 되셨단다. 다시 한번 건강을 위해 오셨단다. 직접 가르쳐 주신다 하시며 함께 욕실로 가자 시는 데 어떻게 누군가와 함께 똥을 눌 수 있겠는가. 난처해졌다. 할머님 하시는 걸 보고 따라 하겠다며 먼저 해보시라 했더니 당신께 몸을 보이기 싫어하는 게 여자 맞다 하신다. 관장은 레몬즙 400cc에 따뜻한 물을 통에 가득 부어 1.5리터 가량 만들고 삽입관 끝에 올리브유를 살짝 떨어뜨려 중력을 이용 하기 위해 벽에 매달아 놓았다. “웁~”소리가 나왔다. 고양이 자세를 하고 삽입관을 항문에 찔러 넣은 채 레몬즙이 다 사라지기를 기다리는 데 점점 신음소리가 터져 나왔다. 수액이 다 들어감과 동시에 변기에 걸터 앉아 버렸다. 한 5분 정도 참으라셨는데 단 1분도 힘들었다. 밖에 들릴까 염려될 만한 똥 나오는 소리에 웃음까지 나오는데 얼굴은 일그러지고 만감이 교차했다. 얼추 정리가 되었다 싶으면 또 소리가 나고 얼굴이 일그러졌다. 그러기를 수 차례 하고는 변기 손잡이를 당기려는 순간, ‘헉! 이런 시커먼?’ 숯이었다. 숯변이라니 놀랍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하고 아무튼 재미있다. 화장실에 죽 걸려 있는 관장기에 이름이라도 써 놓아야 할 것 같아 어린애 마냥 재미있었다.
아직 똥배와 삼겹살은 여전하다. 오늘 아침엔 살짝 붓기도 했다. 어제는 이동 하느라 피곤할 수 있었다지만, 오늘은 여섯 시 반에 일어나 오전, 오후에 살짝 잠도 잤는데 또 졸리다. 이상하다. 10시쯤 되니 눈꺼풀이 또 무겁다. 워낙 오염된 곳에서 살다 공기 좋고 물 좋은 곳에 오니 적응하기가 쉽지 않은가 보다 한다.
2007-10-11 10:25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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