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날개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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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글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잠시도 긴장을 풀지 않고 생명의 위협으로부터 방어를 하듯이, 현대인들은 삶의 여유를 누리지 못한 체 일에 몰두하고 자기계발에 열심을 낸다. 취업을 앞둔 젊은이들은 토익 시험에 올인 하다시피 하고, 직장인들은 조직에서 살아남기 위해 퇴근 후에 피로한 몸으로 도서관에서 책과 씨름해야 한다. 이러한 사회분위기 탓에 ‘성공학’과 ‘자기계발’에 대한 책들을 읽는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기회가 되는대로 자기계발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동기 부여하는데 익숙한 필자로서는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인다. 이를 계기로 평생학습과 자기계발에 대한 이해를 심어주고 습관화되도록 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대부분은 근시안적인 목표에 초점을 두고 있다. 일례로, 대부분의 청년들은 오직 취업을 목표로 스펙(spec) 갖추기에 전념한다. 이들에게 자기계발이란 오직 스펙을 충족시키기 위한 수단이다. 자기계발을 “목표성취”와 그로 인한 “자아성취”라는 측면에서 본다면 이러한 노력들은 합리적이라고 평가할 수도 있겠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오직 단기적인 목표달성을 위한 자기계발로 취업에 성공할 확률은 얼마나 된다고 생각하는가? 원하는 기업에 입사하더라도 경쟁에서 살아남을 확률이 얼마나 된다고 생각하는가? 당신도 알다시피 이러한 노력들은 기대와는 다르게 별로 효과가 없다. 필자가 각종 자료를 제시하지 않아도 언론매체에서 그 폐해를 잘 지적해주고 있다.
진솔하게 답해보자. 자신의 경쟁력이 스펙에 달려 있다고 생각하는가? 실망스럽겠지만, 정답은 “아니다”. 이미 각종 언론매체를 통해서 경쟁력은 “스펙”이 아니라 “차별화”에 달려있다고 말하고 있다. 그런데 왜 아직도 수 많은 사람들은 여전히 근시안적으로 생각하는지 모르겠다. 대부분은 실패로 돌아갈 수 밖에 없는데, 그토록 열심을 내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필자의 경우에도 사람을 판단할 때 스펙에는 별로 관심이 없다. 이력서는 참고만 한다.[1] 자기소개서도 관심이 없다. 그보다는 포트폴리오에 더 관심을 둔다. 그 사람의 관심분야와 실력을 가장 잘 드러내주기 때문이다. 포트폴리오만큼 그 사람을 잘 드러내주는 자료는 없다. 만약 포트폴리오가 없다면, ‘열정’과 ‘비전’ 그리고 ‘자질’을 중점적으로 평가한다. 비록 검증된 스펙은 없더라도, ‘무모할 정도의 열정’과 ‘원대한 비전’ 그리고 ‘꿈을 실현시킬 자질’을 가지고 있는지 검증하는데 주력한다.
사실 목표성취를 위한 자기계발은 아주 매력적으로 들린다. 목표달성을 위한 최소한의 노력은 마땅히 지향해야 하지만, 결국에는 쓴 맛을 볼 수 밖에 없다. 자기계발은 궁극적으로 목표성취나 능력향상이 아닌 인간 그 자체와 결부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의 생각과는 달리 목표성취로서의 자기계발은 자기계발이라는 퍼즐의 한 조각에 불과하다. 엄밀히 말하자면, 자기계발의 초점은 ‘목표성취’가 아니라 ‘인간다운 삶’이다. 단순히 ‘성취’를 위한 수단에 머무르지 않고, 인간다운 삶이란 무엇인지 고민하고 실천하는 분야가 바로 자기계발이다.
무엇보다 목표성취로서의 자기계발의 문제점은 목표달성 후에는 이전의 생활로 돌아간다는데 있다. 이래서는 무한경쟁시대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 기업은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인재를 원한다. 기업이 요구대로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인재가 되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하므로, 단기적인 목표성취를 위한 자기계발은 더 이상 무의미하다. 이러한 이유에서라도 힘들고 더디겠지만, 자기계발의 목적을 재고하고 해야만 한다. 한낱 거품과 같은 근시안적인 노력이 아니라 지속적인, 목표성취가 목적이 아닌 인간다운 삶을 위해 고민하고 또 고민해야 한다.
[1] 이와 관련해서는 필자의 <프로필은 잠시 잊어라>란 글을 읽어보라. 책에 관한 이야기이지만, 인재채용에도 동일하게 적용되는 견해를 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