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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2월 23일 23시 49분 등록
우리는 '어떻게 지금 일을 좋아할 수 있을까?' 보다는 '어떻게 하면,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수 있을까?'라고만 고민한다.  

여직원 한명이 나에게 인사를 하지 않아서, 화내다. 또 다른 여직원도 인사를 하지 않는다. '인사하지 않는다'고 짜증을 냈다. 이런 고민을 타인에게 털어놓다. 도대체 왜 마음에 안드느냐? 단지, 네가 사장이니까 너에게 잘 보이지 않기 때문이 아니냐? 돈 벌려고 일하는 것이지, 너에게 잘 보일려고 출근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한다. 할 말이 없다. 맞는 말이다. 

직원도 마음에 안들고, 원재료값이 오르고, 진상 손님 만나면, 장사 못해먹겠다는 생각이 든다. 사업도 내 마음 같지않고, 직장 다닐때처럼 때려칠 생각을 수도 없이 한다. 직장 다닐때는 못난이 상사와 찌질한 업무 때문에 그만둘 생각을 한다. 하고싶은 일도 아니고, 이따위 일로 젊음을 낭비할 수 없다는 생각때문이다. 그래서 이직을 한다. 이직을 해도, 월급쟁이의 일이란, 거기서 거기다. 대단한 업무는 없다. 

옮기고 옮기다 마음에 드는 회사가 없으면, 장사를 시작한다. 내가 생각하는 유토피아적 회사를 만들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운영을 해보면, 내 맘대로 되는 것은 하나 없다. 직원, 손님, 시장상황 모두 내 통제권에서 벗어나 있다. 마치 군대시절, 보일러실에서 어디서 날라올지 모르는 고참의 주먹을 기다리는 심정. 불안하고 답답하다. 직원이 마음에 안들기 시작하면, 일하는 '짓거리'하나 하나가 눈에 거슬리기 시작한다. 이쁜 짓해도 이뻐보이지 않는 것이다. 

경쟁자도 속속 나타난다. 얼마전부터 4,900원, 5,900원 점심부페가 유행하기 시작했다. 저녁에만 장사가 되는 호프집이나 예식장 식당이 점심 장사를 시작한 것이다. 이들이 점심장사를 시작하면, 기존 점심장사를 했던 고기집이며, 밥집은 매출이 반으로 떨어져 버린다. 직장인들 대부분의 꿈이 셔터맨이지만, 손님 없고, 장사 안되고, 벌이가 시원치 않으면, 보험회사의 CF 같은 여유롭고, 평화로운 분위기는 전혀 없다. 

자영업을 하면서 분명한 한가지가 있다. 마음에 드는 직장, 회사가 없듯이 마음에 들어오는 사업도 없다. 일이란, 이래저래 번뇌뿐이다. 천직은 없다. 좋아하는 일을 찾는 방법은, 지금 일을 천직이라고 스스로 세뇌하기다. 오늘 눈이 많이 오는데, 문득 뒤를 돌아보니 나도 자영업 경력 5년차다. 지금까지 나는 어떻게 하면, 내 사업과 내가 좋아하는 일의 교집합을 이룰 수 있을까?를 고민했다. 그런 시도들이 눈에 띄는 성과를 올리지 못했고, 오히려 현업에 방해가 되기도 했다. 지금 고민은 이렇다. 파랑새를 찾기 보다는, '어떻게 하면 본업을 더 잘하고, 좋아할 수 있을까?' 

아래 글은 3년전에 쓰다. 성과를 올리기 위해서는, 그 일에 많은 집중이 필요하다. 어설픈 배움으로 피하지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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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자키하야오의 그림과 이야기는 보편적이면서도 개성이 강합니다. 하지만, 그의 진면목은 제작비 절감에 있습니다. 어디에서 그림을 많이 넣어야 하는지, 적게 넣어도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는지에 대한 감각이 뛰어납니다. 이 능력은 미야자키하야오만의 전매특허일 정도입니다. 제작비를 대폭 절감할 수 있습니다. 수요가 높은 일을 오직 한사람만 할 수 있다는 것은 매력적입니다. 깊이 들어갔기 때문에 자기만이 할 수 있는 일이 생겼습니다. 

생각해 볼 것은 이런 능력을 그가 처음부터 의도했을까 입니다? 이런 능력을 목표로 만화를 그리기 시작했을까?입니다. 그리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체득되었을 겁니다. 피터드러커는 '예기치 않은 성공'에 대해서 주목하라고 말합니다. 예기치 않은 성공을 분석해서 체계적으로 혁신을 수행해야 한다고 합니다. 

예기치 않은 성공은 전력질주 하지 않으면 발견되지 않습니다. 전력질주는 자기 능력의 120%로 일하고, 한 트랙만으로 달리겠다는 각오입니다. 여러 트랙을 처음부터 달리기 반복하는 삶은 혁신은 커녕 기초적인 성과도 올릴 수 없습니다. 트랙은 단순히 업종과 회사를 뜻하는 것이 아니라, 몸에 익은 공간, 낯 익은 사람들, 한손에 쥘 수 있는 업무 입니다. 사람은 생각보다 작은 부분에서 성과를 올릴 수 있습니다.

극작가 '장진'은 '글쓰기는 기능이고, 쓰면 쓸수록 더 잘 쓸 수 있다'고 했습니다. 비단 글쓰기뿐만 아니라, 세상 모든 일을 기능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익숙해지면 더 적은 비용과 시간으로 성과를 창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본인에게 익숙한 것이 강점이고, 좋든 싫든 강점은 지금 하고 있는 일입니다. (중략)

라쇼몽의 쿠로자와 아키라 감독은 막히고 보이지 않으면 다리가 썩어 뭉게지도록 그 벽을 본다고 했습니다. 현업을 통해서 변화를 꿈꿉니다. 예기치않은 성공을 통해서 변화를 꾀합니다. 더 이상 할 것 없다고, 혹은 효과적인 방법이 아니라고, 그만두는 사이에 많은 것을 놓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중략)

방법없음이 방법입니다. 08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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